[현대물/피폐물/애절물] 연애의 공정성 - 이그린
연재처: 코미코
분량: 본편 67화 + 외전 3화
point1: 한 컷
point2: 줄거리
기: 유지환이 있는 JS 디자인 팀 신입사원으로 고등학교 동창 현호채가 입사한다. 지환은 고등학교 심각한 집단폭행에 지속적으로 시달렸고, 자퇴 후 유학을 갔다. 그리고, 그 최초 선동자가 바로 현호채였다. 지환은 처음에 현호채를 피하다가, 곧 심술을 부리며 괴롭히기 시작한다. 하지만, 현호채는 여유롭게 받아 넘긴다. 그러던 어느날 진심으로 자신을 피하던 지환에 욱한 호채는 힘으로 지환을 누르고, 과거의 공포가 떠오른 지환은 팀장의 도움으로 패션쇼 협력차 장기출장을 가게 된다.
승: 하지만, 그곳에서 고등학교 단찍인 주상욱과, 자신을 괴롭힌 임유성을 만난다. 임유성은 비열하게 지환을 괴롭히지만, 지환을 돕기 위해 온 호채에 의하 실패로 돌아간다. 호채는 지환에게 용서를 구하고, 과거부터 좋아했었다고 고백을 한다. 지환은 호채를 용서하고 연인이 된다. 한편, 지환을 뽑고 한국지사로 보낸 오영하 이사가 한국 지사에 돌아온다. 오영하는 지환을 좋아하지만, 호채와 달달한 연애 중인 지환을 그저 바라보기만 한다. 그러던 중 지환은 큰 실수를 하게 되고, 오영하는 그 책임을 지게 된다.
전: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정신질환이 재발한 지환은 호채를 피하고, 호채는 불안함을 느낀다. 그러던 중 약에 취한 지환이 오영하를 호채로 착각하게되고, 이를 본 호채는 지환을 난폭하게 다룬다. 호채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자신은 지환을 상처입히는 존재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지환에게 이별을 고한다. 한편, 지환과 호채에게 복수를 벼르던 임유성은 지환을 폭행하고, 호채를 찌른다. 둘은 입원을 하고, 지환이 눈을 떴을 때 호채를 찾을 수 없었다. 지환은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폐인처럼 지낸다.
결: 오영하는 그런 지환에게 함께 독일에 가자고 하지만, 지환은 거절한다. 그리고, 우연히 모교를 방문한 지환은, 호채가 그린 자신의 초상화를 발견한다. 지환은 과거 호채가 자신을 좋아하는 것을 알았지만, 맞물려 악화되어 있는 관계를 회복하지 못하고, 결국 호채를 괴롭게 만들고자 죽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자퇴를 했다. 우여곡절 끝에 모든 오해의 발단이 된 수학여행지에서 둘은 재회한다. 지환은 호채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두사람은 아품을 딛고 다시 연인이 된다.
point3 진지충의 review: '굴림수' 연구원, 이그린!
이름은 '그린'이고, 작가 캐릭터에는 푸릇한 새싹이 피어 있지만, 수를 굴리는 것을 보면... 네, 대단한 작가님입니다. 가끔 이그린님의 '수'는...작가님이 한 사람이 처할 수 있는 고통스러운 상황을 얼마나 철저히 연구하면 이런 굴림수가 나올 수 있나?란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이그린님의 굴림수들은 은근히 굳세고 강한 면모를 가지고 있죠. 아이러니한 것은, 이 작품들 모두가 서정성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극도의 피폐한 삶을 사는 굴림수가 있음에도, 촉촉한 감정선이 유려하고 간드러지게 묘사되어 있어 애절함이 피폐함보다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현재 연재 중인 '골든 그레이'에 그레이가 그나마 가장 원만한(?) 굴림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만, 실험체로 만들어져 재벌승계를 위한 도구로 이용되죠. 반면에, 최강 극한의 굴림수는 '화관의 사막' '키릴'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족은 공이 다 죽이죠, 온갖 고문은 다 받고 사창가에 끌려가 비참하게 살다가 마약에 쩔어서 기억이 변조 되죠, 숲에서만 살 수 있는 신체임에도 공이 숲을 모두 태워버려 고통에 시달리며 죽음을 기다리죠, 수는 공이 만든 새장에서 사는데, 공은 결혼합니다. 마지막엔 변조된 기억이 부분적으로 돌아오는데... 작가님 컨디션 난조로 시즌1을 급하게 마무리 된 뒤 시즌2가 나오지 않아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하여, 완결이 난 작품이 '연애의 공정성'뿐이기에 중등도 굴림수 지환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지환과 호채는 서로 첫눈에 호감을 느낍니다. 수석입학, 키크고 잘생긴데다, 힘세고 돈많은 호채는 지환에게 자랑스러운 친구였죠. 반면에 무심한 부모님의 방치에 제대로 된 애정을 받지 못하고 자란 호채는, 첫사랑 지환에 대한 감정을 어찌 표현해야 할지 모릅니다. 호채는 지환이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 화가나고, 누군가와 부딪치기라도하면 타인과 살을 맞댔다는 것이 못견디게 불쾌합니다. 호채의 집착이 나날이 심해지던 와중, 호채는 우발적으로 지환에게 키스를 해요. 놀란 지환은 호채를 피하고, 호채는 난폭해집니다. 그리고, 수학여행지에서 상욱과 키스하는 지환을 발견합니다.
폭팔한 호채는 지환을 괴롭히고, 호채가 무서웠던 반 친구들은 지환을 피합니다. 그리고, 보호해 줄 사람 하나 없던 지환은 비열한 임유성 무리에게 너무 쉬운 먹이가 됩니다. 지환은 끔찍한 학교 폭력에 시달리면서도, 호채와 관계 회복을 위해 학교를 나오지만, 무의미하고 괴로운 1년이 지나고 결국 지환은 자퇴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죽었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호채는 지환이 죽었다는 사실을 듣고, 미쳐서 정신병원에 가게 되요.
이렇게 불행한 과거가 있다면, 성인이 된 후로 보상 해 줄 법도 한데, 진정한 굴림은 계속됩니다. 호채는 삼촌이 팀장으로 있는 팀에 지환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입사를 준비합니다. 때리고, 욕하고, 비난해도, 그저 지환이 살아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용서를 빌겠다고 다짐하죠. 하지만, 눈앞에 자신을 피하는 지환을 볼때마다 참을 수 없는 폭력성이 깨어나요. 지환은 호채와 연인이 된 후에도, 그런 거친 호채를 무서워합니다.
설상가상 임유성이 나타납니다. 하... 이 타지않는 쓰레기는 무엇인가, 최소한의 연민조차 느껴지지 않는 진정한 악역입니다. 성공하기 위해 눈이 먼것도 아니고, 불행한 가정환경을 가진 것도 아니고, 그냥 자신이 무시했던 최약체가 꿈틀거리는 것을 참을 수 없으면서 강자에게는 손이 발이 되게 비는 강약약강의 전형입니다.임유성은 지환을 만나자마자 학교폭력 피해자라는 사실을 떠벌립니다. 패션쇼에 나갈 지환 회사 신발은 다 찟고, 과거 지환의 옷 벗기고 오줌 싸질렀던 사진 터트린다고 협박하죠, 정말 가지가지 합니다. 그것도 먹히지 않으니, 창고에 묶어 놓고 때리고, 택배기사인 척 집에 들어가 강간하고, 경찰에 끌려가는 순간까지 호채를 찌릅니다.
이렇게 구르고 또 뭐가 있냐구요? 예, 또 있습니다. 호채는 지환보다 먼저 깨어나 지환의 병실을 찾아가고, 지환의 부모는 그런 호채를 비난하고 탓합니다. 그 모습을 본 호채의 삼촌이자 지환의 전 팀장은, 부모에게 사랑받는 지환과 함께 할 수록, 부모에게 한톨의 관심도 못받으며 자란 호채가 불쌍해 질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호채를 애타게 찾으며, 무릎꿇고 매달리는 지환을 냉정하게 쳐내버리죠. 다행히, 호채를 만나 힘들게 서로 용서하고 동등한 연인이 되지만...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모습을 지환의 부모에게 들킵니다. 아버지는 분노해서 지환에게 손지검을 하죠. 지환은 호채에게 도망치고, 거기에 또 화난 아버지는 지환의 집을 팔고, 그 안에 모든 물건을 폐기해 버립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가족에게 버림받아요.
그럼에도 지환은 호채에게 청혼합니다. 거친 호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죠.
굴림수가 구르는 이유는, 약하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이 정도 되면 정말 약한것이 맞는가 의심하게 됩니다. 누가 뭐래도 '연애의 공정성'에 진정 최강자는 지환이라고 생각합니다.
굴림수 장인 이그린 작가님! '화관의 사막' 시즌2 언제나오나요? ㅠ.ㅜ 굴림수의 해피엔딩을 보지 못하면, 커피 쏟은 치마 입고 일하는 것 같은 찜찜함이 느껴집니다. 2시간의 긴 코스요리에 마지막은 늘 달달한 디저트로 끝나죠. 해물이든 육류든, 짠것이든 매운 것이든, 마무리는 달달해야 깔끔하게 식사가 종료되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어서 행복해진 키릴과 칼을 보여주세요! 외전에서 지환과 호채가 꽁냥꽁냥 재밌게 사는 것 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