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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물/시리어스물] 디어 마이 러버 - 돗가비

진지한Bgarden씨 2020. 11. 19. 17:33

연재처: 레진코믹스

분량: 본편 55화

 

 

 

 

 

 

 

 

 

 

 

 

 

 

 

point1: 한 컷

레진코믹스

 

point2: 줄거리

기: 종합병원 원장의 차남 펠릭스는 배다른 누이의 약혼자 율리안을 사랑한다. 계모와 누이 이졸데는 펠릭스를 무시했고, 아버지는 관심 조차 없었다. 이졸데와 율리안의 약혼식, 이졸데는 난간에서 떨어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다. 천재 외과의 율리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졸데의 상태는 호전되지 않고, 율리안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런 율리안과 술을 마시고, 취한 그를 집으로 데려다 준 펠릭스는 그에게 입맞춤한다. 그리고 깨어난 율리안은 펠릭스를 이졸데로 착각하고 키스를 하지만, 다음날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승: 펠릭스와 이졸데는 할머니를 닮은 얼굴이었고, 술취한 율리안은 두 사람을 구별하지 못했다. 펠릭스는 그 날 이후 가발을 쓰고, 여자 옷을 입은 채 이졸데를 연기하며, 술에 취한 율리안과 정사를 가진다. 한편, 율리안을 바라보는 펠릭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던 동료 의사 데보라는 펠릭스의 사물함에서 여자의 옷을 발견한다. 데보라는 펠릭스의 여장취미를 비밀로 붙혀주겠다고 협박하며, 집으로 불러 정사를 강요한다. 여장을 율리안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던 펠릭스는, 데보라와 관계를 시작하면서 여전히 이졸데로서 율리안에게 안긴다.

전: 율리안은 술에 취해 펠릭스에게 이졸데를 자신이 난간에서 밀었다고 고백한다. 펠릭스는 율리안을 위해 이졸데를 죽이려 병원에 가지만, 데보라에게 발견되어 실패로 돌아간다. 두개의 약점이 잡힌 펠릭스는 데보라의 무리한 요구를 거부 할 수 없게 되었고, 율리안을 위해 그 모든걸 견디는 펠릭스를 보며 데보라의 마음은 흔들린다. 한편, 자신을 보지 않는 율리안을 보며 힘들어하던 펠릭스는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데보라에게 더 이상 만나지 않겠다고 선언하지만, 데보라는 펠릭스를 떠나 보낼 수 없었다. 데보라는 이졸데를 죽여주겠다고 펠릭스에게 약속한다.

결: 한편, 이졸데 애인 미아가 병원에 찾아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졸데는 깨어난다. 깨어난 이졸데는 율리안에게 사건을 덮어 줄 테니 결혼 후 미아와의 관계를 묵인하거나 파혼하자고 요구한다. 그리고 펠릭스가 율리안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반면, 펠릭스는 자신을 아껴주는 데보라를 좋아하게 되어, 둘은 연인이 된다. 율리안은 이졸데와 파혼 후 병원을 떠나고, 이졸데는 미아와 사랑의 도피를 한다. 데보라의 전 섹파의 섹파가 중간에 훼방을 놓긴 하지만, 펠릭스와 데보라는 알콩달콩한 연애를 한다.

point3: 진지충의 review: 그래서 결론은! 사필귀정!

돗가비님의 작품은 굉장히 의미심장하게 시작합니다. 그리고, 비밀과 상처를 감춘 주인공들이 긴밀하고 아슬아슬하게 스토리를 전개해나가죠. 이런 작품들의 최약점은 바로 결론입니다. 시작은 미미하나 끝이 창대한 이야기는 좋은평을 받는 반면, 시작은 창대하나 끝이 미미한 작품은 용두사미라고 저평가 받아요. 물론, 시작도 창대하고 끝도 창대한 작품이 베스트이긴 합니다.

시작이 창대하고 그 끝마저 창대하려면 쫀쫀한 텐션을 유지해주기 위해 중간 중간 쳐짐 방지 설정들을 촘촘하게 설계 해 놔야 하죠. 어마무시한 비밀이 있다! 정도의 설정으로는, 초반은 신선해도 전개에 쳐짐은 막을 수 없고, 끌려가는 이야기의 결론은 왠만한 반전으로도 기대를 충족하기 힘드니까요. 그런 점에서 전작 '신애서'도, '디어마이러브'도 어려운 길을 택한 셈이예요. 전작 '신애서'에 비해서 '디어마이러브'는 비교적 잘 마무리 되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신작도 기대가 됩니다.

벌려 놓은 건 많고 수습이 안 될 때, 다 죽고 주인공만 살거나 다 버리고 해외로 떠나버리죠. 과거에는 '깨어보니 꿈이었다.'는 치트키가 자주 쓰였는데, 요즘 그건 적어진 듯 합니다. 결국 글은 결론으로 가기 위한 여로인데, 소재는 흥미로우나 결론은 표류하고 있는 글들을 볼 때마다, 의지는 있으나 책임은 없는 것 같아 속이 쓰립니다. 맛집이라고 알고 간 식당 음식이 맛 없을 때, 할인 전단지 보고 간 마트에 할인 물품이 없을 때, 미리보기 읽고 구매한 컨텐츠가 재미없을 때, 일상에서 느끼는 배신감 유발 TOP3입니다.

펠릭스는 가정에서 학대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가족의 애정 어린 돌봄을 받지 못했습니다. 크게 엇나가거나 기대를 한몸에 받을 정도로 튀는 일을 한 적도 없고, 모범적이고 얌전하게 살아왔죠. 그러던 펠릭스는 태양 같은 율리안을 보고 사랑하게 됩니다. 천재 외과의에,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고 상냥한 사람... 음침한 자신과 다르게 주목받는 율리안을 바라보며 연심을 키워가죠. 하지만, 야속하게도 천재 외과의를 자신에 병원에 묶어 두기 위해, 펠릭스의 아버지는 누이 이졸데와 율리안을 약혼시킵니다. 이번에도 율리안이 할 수 있는 건, 그저 지켜보는 것 뿐이었어요.

이졸데는 배 다른 펠릭스가 자신과 닮은 것이 싫어 어릴때부터 괴롭혔습니다. 그리고, 율리안을 좋아하지만 남자라 약혼은 물론 고백조차 할 수 없는 펠릭스를 조롱하죠. 펠릭스는 두 사람의 약혼식날, 달을 보면서 빕니다. 이건 너무 불공평 하다고, 이졸데를 없애달라고 말이예요. 그 순간, 펠릭스의 뒷 편에서 큰 소음과 함께 진동이 느껴지고, 돌아 본 자리에는 이졸데가 피흘리며 낙하해 있었어요. 다친 누이를 보며, 펠릭스는 웃습니다. 그리고 이런 펠릭스를 데보라는 지켜보죠.

데보라는 풋사랑은 어리석다고 생각합니다.율리안과 의대 동기인 데보라는, 진심을 다해 좋아했던 사람이 반짝이는 율리안에게 떠났던 상처를 가지고 있었죠. 그래서 데보라는 다짐합니다. '진심은 실패해.''이제 누구도 좋아하지 않을거야' 그리고 섹파만을 만들고, 그 섹파가 비쳐 오는 진심도 냉정하게 잘라 냅니다. 상처 받은 사람이, 상처를 줄 권리를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혼자 상처 입는 것은 억울한 것이 사람의 본성 같죠? 하지만, 그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책임과 대가도 반드시 따라옵니다. 데보라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데보라는 자신의 과거 모습 같은 펠릭스에게 관심이 생깁니다. 그래서 지켜봐요. 그리고 기회를 찾죠. 펠릭스는 비밀을 지키기 위해 데보라의 협박에 섹파가 됩니다.

사람의 욕심을 끝이 없어요. 데보라는 펠릭스에게 자신이 경험했던 교훈을 알려주려하지만, 되려 펠릭스를 좋아하게 됩니다. 진심이 아니라 몸만 좋으면 된다고 믿었던 데보라는, 결국 율리안을 바라보는 펠릭스의 한결 같은 애정이 받고 싶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요. 펠릭스 역시, 이졸데가 되어서라도 율리안의 사랑을 받고 싶었지만, 이졸데의 이름을 부르며 애정 어린 눈빛을 보내는 율리안과의 시간이 점점 비참해지기 시작해요. 결국, 진짜 원했던 것을 더 이상 숨기지 못하는 순간이 찾아오죠.

그리고 이졸데는 깨어납니다. 이졸데는 틈틈히 노렸던 파혼의 기회가 지금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펠릭스는 율리안과 약혼한 이졸데가 부러웠겠지만, 이졸데는 되려 펠릭스가 부러웠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펠릭스는 어쨌든, 의사가 되었고, 의사로서 살면서, 병원을 이어 받을 수 있는 '필요성'을 인정 받았죠. 하지만, 이졸데가 인정 받아야 하는 부분은 본인의 능력이 아니라, 능력있는 사람을 혈연으로 묶어 두기 위한 연결고리의 기능이었어요. 펠릭스는 율리안과 이루어지지 못하지만, 이졸데는 이미 이루어진 미아와 헤어져야 했어요. 가져보지 않은 상실과, 빼앗긴 상실을 분명 다를테니까요.

이졸데는 약혼 날 화풀이로 율리안에게 진심을 쏟아 냅니다. 율리안을 사랑하지 않고, 사랑한 적도 없으며, 그저 결혼하는 것 뿐이라고 말이예요. 순간 분노한 율리안은 이졸데를 난간에서 밀어버립니다. 아마도 이졸데가 난간에서 떨어진 이유는, 율리안을 자극했기 때문이지만, 만약 이졸데가 덩치가 큰 남성이었거나 율리안이 이성적으로 파혼을 선택했다면 결과는 달랐겠죠.

꼬이고 꼬인 거짓말과 변명은 모두 제자리를 찾아갑니다. 저는 배드엔딩보다 해피엔딩을 선호하는데, 이렇게 모든 인물들이 완벽한 결론에 도달하는 엔딩은 참으로 오랜만입니다. 율리안은 이졸데의 희생으로 성사 된 약혼과 범죄를 저지르게 된 원인인, 병원 원장의 사위자리를 내려 놓고 다른 병원으로 이직합니다. 이졸데는 집 안의 안락함을 버리고 사랑하는 미아와 떠나죠. 펠릭스는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해 주는 데보라는 오롯한 '펠릭스'로서 사랑합니다. 섹파에게 모질었던 데보라는 그 대가를 치룹니다. 섹파의 섹파에게 이간질 당하고 찾아간 섹파의 집에서, 시원하게 싸대기도 맞고 사과도 하죠.

'안 보면 그만이다.''그냥 무시하자.''생각하기 싫다.' 현생에서 자주 듣는 이야깁니다. 문제는 있는데 해결 할 의지는 없고, 방치, 포기, 도피도 한 방법이라는 거죠. 맞는 말이예요. 시간과 에너지도 없는데, 굳이 중요하지 않은 일에 진 뺄 필요는 없겠죠. 그런데, 가끔 생각합니다. 내 인생이 한 편의 극이라면 나는 어떤 캐릭터 일까? 이렇게 떡밥들을 벌려 놓은 나의 이야기는 어떤 결론으로 가고 있나? 말이예요. 어떻게든 살아지긴 하겠지만, 분명 내가 좋아하는 유형의 인물도 아니고 잘 쓰여진 글도 아닐거예요.

뭐니 뭐니해도 가장 깔끔한 마무리는 '사필귀정'! 일이 생겼다면 반드시 제대로 풀려야 엔딩이죠. 예전엔 다들 그렇게 미국으로 떠나시더니, 요즘은 중동도 가고 유럽도 많이 가시더라고요. 쉼표는 좋지만, 덮어 놓고 엔딩을 별로예요. 나의 이야기도 '시필귀정'으로 끝났으면 좋겠네요. 물론, 매~~우~~ 어렵겠지만.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