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우리들의 범주

작가: ISUE

출판사: 도서출판 수려한

출간일: 2017.01.18

분량: 본편 1권

 

 

 

 

 

 

 

# point 1 한 줄

 

 

"너도 노력하는 구나.""죽을 만큼 노력하는 거였어......"

 

 

 

point 2 줄거리

 

 

기: 서강주는 10년 전 어머님의 살인사건 이후 이태범에게 의존한다. 일반인의 생활이 불가능했던 서강주를 지킬 힘이 없었던 이태범은 미국으로 가고, 10년간 힘을 기른다. 그리고, 10년의 기다림 끝내 만난 두 사람은 함께 생활하기로 한다. 이불이 없어 함께 누워있던 서강주에게 이태범은 손을 뻗는다. 자신을 잘 따르고 챙겨주던 남동생은 더 이상 동생이 아닌 남자가 되어 있었다.

 

승: 이태범이라면 연인이든 동생이든 다 좋았던 강주는 이태범의 스킨쉽을 받아드린다. 서강주는 자신의 특수한 상황을 이해해준 사장님의 배려로 일하고 있는 북카페 매니저일과 활동 중인 독서 커뮤니티 사람들 모두 만족스러운 생활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느날 카페로 자신을 데리러 나온 이태범을 본 알바생이 강주를 호모라고 비난한다.  이태범은 강주에게 카페를 나가지 말라고 하지만, 강주는 그럴 수 없다고 한다.

 

전: 한편, 두 사람은 아파트로 이사를 한다. 이사와 청소를 끝내고, 뜨밤까지 보낸 강주는 알람을 듣지 못하고 늦잠을 잔다. 급하게 카페로 출근하는 강주에게 태범은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핸드폰도, 인터넷도 끊긴, 감금의 시작이었다. 회유와 설득, 이후 체념한 강주의 몸은 음식을 거부했다.

 

결: 먹지 못하고 말라가는 강주에게 이태범의 어머니가 찾아온다. 태범이 없이 문을 열 수 없었던 강주는, 태범과 헤어질 것을 강요받는다. 그리고, 속을 게워내다 쓰러진다. 강주가 쓰러진 이후 태범은 강주를 밖으로 내보내 준다. 강주는 태범의 어머니가 다녀갔다는 사실을 끝내 고백하지 못하고, 태범은 강주와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계획하기 시작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강주와 태범의 실패담

 

 

'우리들의 범주'는 '정상외의 범주' 6년 전에 이야기입니다. 시간 순서 상은 '우리들의 범주'가 먼저 이기 때문에, 먼저 읽고 나서 '정상외의 범주'를 읽는 것이 더 낮다는 의견도 있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정상외의 범주'를 먼저 읽는 것을 추천드려요. '정상외의 범주'를 읽으면서 자세히 다루지 않는 '우리들의 범주' 내용이 오히려 정상적이지 않은 둘의 생활에 더 집중하는데 도움이 됐어요.

 

통제가 일상화 되어 있는 것이 이상하지 않는 생활이 '정상외의 범주'라면, '우리들의 범주'는 감금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런면에서, 피폐도는 '우리들의 범주'가 더 높습니다. 더 빻빻하다는 의미죠.

 

세상엔 많은 BL이 있고, 많은 플러팅과 더티토크가 있지만... 정말, 태범이의 강주 맞춤형 첫섹스 강의(?)는 매우... 어우.. 입니다.(흠흠)

 

'정상외의 범주'에서 강주는 태범을 자극하려고, 태범은 계속 참습니다. 태범이 피하고자 했던 것은, 6년 전 서강주에게 집착하고 병들게 만들었던 과거의 답습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0년간 태범은 강주와 함께 있고자 힘을 기르고 노력합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긴 시간이지만, 서강주와 살아가야 할 평생이라는 시간을 두고 보면, 그렇게 긴 시간도 아니라고 생각하죠.

 

'정상외의 범주'에서 태범과 강주는 한 차례 실패를 경험하고 성숙해진 상태입니다. 한차례 조율을 끝내고, 균형점을 찾은 상태죠. 태범은 강주와 따로 살면서 강주를 감금하지 않고, 강주는 태범이 지정한 장소만 가고, CCTV로 태범이 자신을 볼 수 있는 자리에만 앉아서 책을 읽어요. 그래서 강주는 밥을 먹을 수 있고, 태범은 불안에 떨지 않고 웨딩업체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의 범주'에서 태범과 강주는 좀 더 '날 것'의 모습으로 보여집니다. 

 

태범은 10년간 오로지 강주를 보기 위해서, 인내과 인고의 시간을 보냅니다. 그래서 강주를 보는 순간 둑이 터진 저수지처럼 균형을 잡지 못하고 넘쳐흐르죠. 강주를 보는 순간 몸을 만지고, 주변사람들을 폭행하고, 집에 감금하고, 생활을 통제하죠. 오로지 자신뿐이었던, 미국을 가기 전, 친모의 죽음을 보고 공황에 빠졌던 강주로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태범이 10년간 참은 것이 강주에 대한 욕망이었다면, 강주는 그 10년을 태범이 돌아올거라 믿고 버텨왔죠. 강주에게는 오로지 살아있는 것이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태범은 강주가 없는 삶이 힘들지 모르겠지만, 강주에게 태범이 없는 삶은 '불가능'해요.

 

'정상외의 범주'에서 강주는 태범이 자신을 떠나지 않을거라는 것을 알지만, '우리들의 범주'에서 강주는 태범에 대한 그런 신뢰를 가지고 있지 않아요. 그래서, 강주는 태범의 비정상적인 집착을 보면서도, 태범이 떠날까봐 불안해하면서 끌려다닙니다. 그것은 때론, 태범이 멈춰야 할 것을 쉽게 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들의 범주'는 태범과 강주가 겪어야만 했던 그들의 실패담인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 실패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태범의 일생을 건 노력입니다.

 

가끔 집에 가만히 있으면, 곳곳에 놓인 물건들이 보입니다. 그것들 중 하나도 쉬이 만들어 진 것이 없습니다. 다들 쓰임세가 있고, 품이 들어 있는 것이죠. 누군가가 사서 쓰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내가 모를 뿐이예요. 한 사람을 살게 한다는게 그렇습니다.

 

태범은 요리를 하고, 청소기를 돌리고, 시트를 갈고, 한 순간도 쉬지 않습니다. 서강주는 조금의 불편함도 느끼지 않고, 태범이 아닌 어떠한 사람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화장실의 휴지 하나 떨어진 적이 없죠. 어느날 강주는 태범이 뭐든 잘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고작 서강주를 갖기 위해 일생을 걸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다만, 그 서투름이 균형을 잡지 못하고, 무수한 실패가 되었음을 알게 되죠. 강주는 조금씩 섭식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굳게 닫힌 아파트 문은 열리고, 둘은 '정상외의 범주'관계로 성장합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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