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처: 리디북스

분량: 본편 170화

연재처: 리디북스

분량: 외전 20화

point1: 한 컷 & point2: 줄거리

 

전하(왕) X 서안(관리): 거상인 어머니, 무관출신 고위관료 아버지, 무관인 형제들 중 서안은 홀로 책 벌래였다. 서안은 과거시험을 보러가는 길, 목을 축일 겸 주막에 들리고, 우연히 번듯한 양반(?)과 동석한다. 저처럼 과거시험을 보러 올라온 학자쯤으로 생각했던 그는, 사실 이 나라의 왕이었고, 우수한 성적으로, 최연소 장원급제를 한 서안과 주상전하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주상전하께서는 순진한 서안을 놀리는 재미에 푹 빠진다. 그렇게 호시탐탐 놀릴 기회만 노리던 전하는 서안이 귀엽게 보이기 시작했고, 서안은 전하가 장난을 거르는 날이면 못 보게 되어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핑크빛 기류가 폴폴 날리는 궁궐생활은 계속 된다. 결국 전하는 체통을 버리고, 서안은 용기를 낸다. 둘은 염병천병 커플이 되어, 가호의 내로남불을 부추긴다.

 

 

청록(세자) X 가호(운검): 남사당패였던 가호는, 그의 검무를 본 전하에게 스카우트되어 궁궐에 들어오고, 청록은 어린 가호를 보자마자 반한다. 가호는 무술로는 당할 자가 없었지만, 문과적 자질은 없었다. 청록은 가호가 자신의 호위무사가 돼 줄 거라 믿으며, 가호에게 매일 글을 알려준다. 청록의 마음은 깊어만 지고, 그 노력의 결실로 가호는 무과에 합격한다. 하지만, 가호는 세자가 아닌 임금의 호위가 되었다.

 

가호는 세자의 호위는 되어 주지 않았지만, 연인은 되어 주었다. 하지만, 궁궐에 아이돌인 청록은 모든 궁인들의 선망의 대상이었고, 인기도 많았다. 또, 자유로운 영혼인 동생을 대신해, 궁에서 지루하고 혹독한 일정을 소화하며 임금이 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청록은 언제나 가호에게 쩔쩔매며, 애정을 갈구하지만, 가호는 시크하고 쿨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청록이 임금이 될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청록은 가호와 함께 할 방법을 강구중이다.

 

 

청수(대군) X 초연(호위): 비상한 머리와 까칠한 성격, 사람을 가리지 않는 폭력성을 가진 청수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신입 무관 시절, 궁궐 밖으로 나가려는 어린 청수를 데리고 놀아 준 인연으로, 초연은 그 자유로운 영혼과 함께 전국 방방곡곡을 유람하게 되었다. 청수의 짜증이 도를 넘은 어느 날, 초연은 화를 내며 청수의 호위를 떼려 치우고 승진하고 싶다는 말을 한다. 초연을 좋아하는 청수는 거부 당한 상처를 안고 궁으로 들어온다.

 

궁궐에는 가호와 백년해로를 꿈꾸는 청록이 청수를 임금으로 만들고 유배(?)가려는 의사를 밝히고, 일손이 부족했던 주상전하는 일처리 빠르고 똑똑한 청수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초연을 대신할 호위를 뽑자마자 궁을 나가려고 했던 청수의 계획은 지연된다. 불편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청수는 초연과 취중진담을 나누고, 초연 역시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신분의 차를 걱정하는 초연을, 청수는 아주 쉽게 납득시킨다.

 

 

서령(지휘관) X 창랑(부관): 전 지휘관의 정년퇴임(?)으로 국경 지휘관으로 부임한 서령은 부관인 창랑을 만난다. 젊고 집안이 좋은 새 지휘관은 군영 내 군인들의 좋은 안주거리였다. 하지만, 창랑은 서령을 정당히 대우하며, 일을 도왔다. 서령은 그런 창랑이 쉬는 날이면 저자에 나가 어린아이들을 돌본다는 것과, 글을 모르며 정규군이 아니라 월급의 쥐똥만큼 밖에 못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서령은 창랑에게 글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한편, 창랑은 어릴 적부터 동생과 떠돌이 생활을 했고, 동생이 전쟁 중 죽은 후 홀로 떠돌았다. 담뱃값을 벌기 위해, 군영에 남기 위해, 창랑은 몸을 팔았고, 군영에 있는 이들 모두 그 사정을 알고 있었기에 창랑을 더 무시했다. 서령은 그 사실을 알고 창랑을 다그치며 담배를 쥐여준다. 그리고, 입만 열면 예의 바른 싸가지인 서령은 창랑에게 상처를 준다. 그 후 오해를 풀고, 서령과 창랑은 연인이 되지만, 원래 제 버릇은 개를 못 주는 법이다.

 

 

 

point3 진지충의 review: 외전인 듯 연작인 듯, 내용보다 색이 있는 '애신록:진'

 

 

애신록이 170화의 대장정을 마무리 짓게 되었습니다. 애신록은 4컷으로 구성 된 궁중 일상 코믹물입니다. 한 화당 4컷의 단편 5개 나열 되어 있죠. 총 4커플의 알콩달콩한 연애담이 실려있어요. 개그가 기본이기 때문에 웃기지만, 중간중간 애틋하거나 감동적인 이야기들도 섞여 있습니다.

애신록 분량 1등은 주상전하와 서안입니다. 그와 비등한 수준으로 세자와 가호, 그 다음이 청수와 초연, 서령과 창랑 이야기는 아주 짧게 다루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애신록;진'에서는 서령과 창랑의 첫 만남을 자세히 그리고 있습니다.

 

'애신록;진'은.... 서령, 창랑 이외 스토리는 없습니다. 그저, 12세인 애신록 본편에서 불가했던, 농밀한 어른의 사정을 풀고있죠. 하지만, 4컷 틀에서 벗어난 연속성 있는 전개와... 도대체 작가님이 무슨 생각으로 12세를 시작하셨을까 궁금해지는, 씬 장인의 면모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할 만합니다.

 

'애신록;진' 역시 4커플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초야: 주상전하와 서안의 초야를 담고 있습니다. 제목에서 예상 할 수 있는 정확히 그 내용입니다. 서안이 바람 불면 날아갈까 노심초사하는 주상전하 대신, 한껏 요망해진 서안이가 먼저 옷고름을 넘기죠. 하지만, BL공식! 황제와 임금은 모두 절륜합니다. 우리 주상전하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절륜왕자: 제목이 모든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본편에서 세자비 간택을 피하고 싶었던 청록은, 자신이 고자라고 소문을 냅니다. 그때, 가호가 의미심장한 대사를 내뱉는데, 그 근거(?)가 아주 자세히 나와있는 에피소드예요.

   

 

결박왕자: 형은 절륜왕자이고 동생은 결박왕자... 두둥! 세 번째 에피소드는 청수와 초연의 이야기입니다. 역시 내용은 없습니다. 청수의 츤데레적 매력과 초연의 다정공다운 면모를 보여 줄 뿐이죠. 다만, 서안이 요망수라면 청수는 요염수의 매력을 뿜뿜합니다. 정말... 작가님이 본편을 쓰면서, 얼마나 이런 재능(?)을 숨기느라 고생스러웠을까요?

 

낭인: 분량도 많았지만, 유일하게 내용 전개가 있는 편입니다. 떠돌이로 살 수밖에 없었던 흙수저 창랑과, 거상인 어머니 고위관료 아버지 사이에서 부와 명예를 일찍이 경험한 금수저 서령의 첫 만남 이야기입니다. 돈을 벌기 위해 몸을 파는 일도, 떠도는 것도 삶의 일부였던 창랑이, 서령에게 몸을 파는 것에는 비참함을 느끼고, 서령을 떠나는 것에는 머뭇거리게 됩니다. 창랑은 서령에게 정착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예쁘게 웃을 수 있게 돼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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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처: 미스터블루

분량: 본편 24화

point1: 한 컷

미스터블루

 

point2: 줄거리

: 아마추어 록밴드 보컬인 이세율은, 라이브 공연 뒤편에서 늘 자신을 바라보는 대학교 선배 장수빈의 존재를 의식하고 있었다. 어느 날 술 취한 세율에게 수빈은 말을 걸고, 그 다음날 식사 약속을 잡는다. 그 후 신사적인 수빈은 자연스럽게 이어진 데이트에서 능숙하게 세율을 리드하고, 세율은 그런 수빈을 점점 좋아하게 된다. 하지만, 수빈은 세율과 스킨십은 번번이 피한다. 세율의 서운함이 쌓여가던 어느 날, 세율은 술의 힘을 빌려 수빈과 뜨밤을 보낸다.

승: 하지만, 뜨밤 이후 수빈은 세율의 곁에서 종적을 감춘다. 2주의 시간이 흐르고, 참다못한 세율은 수빈에게 전화를 한다. 세율은 자신에게 사과하는 수빈에게 화를 내며 고백하고, 수빈과 세율은 연인이 된다. 그 후 수빈은 전과 달리 세율에게 강한 집착을 보이고, 세율이 수빈의 누나 수진과 우연히 대화 한 날 이후, 수빈은 세율이 자신을 떠날까 불안에 떨기 시작한다. 그리고 술 취한 세율의 친구들이 수빈에게 연락한 날, 수빈은 세율을 감금한다.

전: 수빈의 집안은 부유했고, 최고 권력자인 할아버지는 수빈을 아꼈다. 수빈의 부모님과 누나들은 수빈을 투명인간 취급했고, 관심이 필요했던 수빈은 누나의 새를 죽인다. 수빈은 더욱 격리되고, 수빈의 곁을 지키던 집사 할아버지마저 죽고, 설상가상 그 범인으로 수빈이 지목된다. 수빈은 그 후 가족들의 감시를 받으며 정신과 약을 복용하며 살고 있었다. 그런 수빈은 세율을 잃을까 두려웠고, 두려움에 떠는 수빈을 세율은 포용한다.

결: 세율의 반자발적 감금 생활은 그렇게 지속되었다. 그러던 중 수진은 수빈과 세율의 행복한 모습을 본다. 수진은 할아버지의 총애를 독차지한 수빈을 시기하며, 수빈을 아낀 집사를 죽이고 누명의 뒤집어 씌어 정신병자로 만들었다. 수진은 수빈을 다시 망가트리기 위해 세율을 죽이려 하고, 세율은 방어하려다 수진을 컵으로 내리친다. 수빈은 세율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이 세율을 죽이려 했다고 자수한다. 시간이 흘러 세율의 졸업식, 세율은 수빈을 발견한다.

point3 진지충의 review: 너의 색

온통 흑백으로 뒤덮인 세상에서, 색채를 띤 한 사람이 있다면, 비록 그 끝이 비극으로 끝날 거라는 걸 알고 있더라도 지나칠 수는 없겠죠.

수빈에 세 세율은 그런 존재였습니다. 온통 검은색과 흰색뿐인 무채색의 배경 속에 한편의 수묵화처럼 색을 가지고 있었죠. 결코, 무엇도 가져서는 안 되는 삶이었지만, 수빈은 그런 세율을 놓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세율이 다치지 않도록, 죽지 않도록, 빼앗기지 않도록, 주변일 배회하기만 해요. 하지만, 수빈이 세율을 보고 있었을 때, 그런 수빈을 세율 역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평안한 일생에 돌을 던진다.' 결코 유쾌한 일이라고 볼 수 없을 거예요. '루틴'이란 지루하고 무료하면서도, 깨지게 되면 그것대로 적응과 불편이 따르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길의 끝에서만 시작하는 새로운 시작도 있는 법이죠. 세율은 수빈이 잠겨 있던 잔잔하고 고요한, 불완전한 평화에 돌은 던집니다.

수빈은 부유하나 유복하지 않은 집안에서 자랍니다. 권력자인 할아버지의 절대적 총애를 얻었지만, 덕분에 나머지 가족들에게 배척 당하죠. 가족들의 즐거운 티파티에, 수빈의 홍차는 없었어요. 관심이 필요했던 수빈은 큰 누나 수진의 작은 새를 죽입니다. 그리고, 이 사건은 수빈의 '불완전한 평화'의 시작점이 돼요.

할아버지는 수진의 새가 죽은 것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수빈의 편을 듭니다. 할아버지에게 반기를 들 수 없는 나머지 가족들은 수빈을 고립시키죠. 그리고 그 이면에서 수진은 수빈을 망가트리기 위해 박차를 가합니다. 수진은 여동생의 고양이를 죽이고 수빈에게 누명을 씌웁니다. 그리고 집 안에서 유일하게 수빈을 아끼던 집사 할아버지를 죽이고, 수빈이 그런 것으로 수빈인 것처럼 꾸밉니다. 가족들은 그런 수빈을 집에서 몰아내고, 서로 돌아가며 감시하죠.

수빈은 심지어 사람을 죽였다고 여겨질 때에도, 위기에 처해진 적 없는 평안한 생활을 하는 것 같아 보여요. 하지만, 모든 진실을 알고 있으면서 묵인한 채, 그 불안한 평화를 누려야 했던 수빈에게 행복은 없었죠. 그 심연에 깃든 것이 무엇이든, 표면은 한없이 잔잔한 일상이었습니다.

근 잔잔한 호수 표면에 돌을 던지는 일... 수빈은 세율을 발견하고, 세율은 늘 라이브 공연 장 뒤편에 자신을 응시하던 수빈을 신경 쓰기 시작해요. 수진에게 세율의 존재를 들키면 안 되는 수빈과 첫사랑에 들뜬 세율...승자는 세율이었어요. 결국, 수빈은 세율에게 '평화의 가면'을 벗죠. 그리고, 세율은 수빈의 방에 족쇄를 찬 채 감금 당합니다.

하지만, 감금 당한 세율보다 감금한 수빈이 훨씬 불안해요. 죄책감에 시달리면서도, 우왕좌왕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러면서도 독한 집착욕을 내보입니다. 세율은 그 어설픈 감금범을 다정하게 안아 주죠. 세율 역시 생각치도 못한 힘겨운 연애, 평범했던 일상이 깨지는 사건의 연속이었지만, 그보다 수빈을 먼저 안심시켜주려 합니다. 세율은, 수빈의 사랑이 기형적이라도,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끼고 소중히 여깁니다. 그리하여, 자발적 감금은 이어지죠.

수진은 기껏 망가트린 수빈이, 세율에 의해 행복해지려는 것을 보지 못하죠. 세율을 죽이려 하고, 세율은 손에 닿는 물건을 수진의 머리로 휘둘러요. 피 흘린 채 쓰러진 수진과 떨고 있는 세율을 본 수빈은, 가족들의 위선의 성 안에서 안전했던 거짓 평화를 스스로 깨트립니다. 세율을 죽이려 했다고 자수하죠. 세율은 모든 것이 끝나고 나서야, 수빈이 세율을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불안한 연애를 할 수밖에 없었는지 알게 돼요.

수빈은 세율을 발견 한순간, 이런 비극을 예상했는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망가진 채로 살아가는 것이, 누구도 죽지도 괴롭힘당하지도 않는 방법이라고 말이에요. 하지만, 그래도 멈출 수 없는 순간이 다가옵니다. 세율에게도 말이에요. 수빈을 보내고, 세율은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옵니다. 단지, 충격의 여파인지, 세상의 모든 것이 흑백으로 보이기 시작하죠. 그리고, 졸업식 당일, 흑백의 풍경 속에 단 한 사람, 색채를 수빈을 보게 돼요.

세율 역시 그 사람을 만나면, 평온한 일상을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는 일렁임 정도가 아니라, 바위를 부수는 파도에 휘말릴 수도 있다로 말이에요. 하지만, 수빈이 그랬듯 세율에게도 멈추지 못하는 순간이었죠. 세율은 도망치는 수묵화 속으로 뛰어듭니다.

삐용삐용! 경고음인 줄 알았더니, 알고보니 길잡이별이었더라... 길을 잃지 않고, 꼭 나를 발견해 달라고 외치는 간절한 등댓불이었더라... 수빈에게 세율이, 세율에게 수빈이 그렇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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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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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처: 봄툰

분량: 본편 10화 + 크리스마스 외전 3화

point1: 한 컷

봄툰

 

point2: 줄거리

기: 같은 아파트, 같은 동, 어머니들은 고등학교 동창인, 이한결과 김수호는 소꿉친구다. 이한결은 김수호를 13년째 알고 지냈고, 8년째 짝사랑 중이었다.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바쁜 어머니는 늘 부재중, 외로운 한결을 챙긴 건 수호와 수호 어머니였다. 한결은 이런 관계가 깨지는 것이 두려웠고, 마음을 숨긴 채 친구의 자리를 지킨다.

승: 그러던 어느 날,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양도혁이 이사 오고, 같은 학교를 다니게 된다. 그리고 양도혁은 이한결이 김수호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바로 알아차린다. 비밀이 들킨 한결은 전전긍긍하면서도 수호를 좋아하는 마음을 멈추지 못한다. 결국, 수호를 잊기로 결정하고, 이혼 후 따로 사는 아버지에게 가기로 한다. 그리고, 수호 몰래 전학을 준비하는 한결에게, 도혁은 고백한다.

전: 한편, 수호는 한결이 자신을 피하면서, 도혁과 가까이 지내는 것에 불쾌감을 느낀다. 그리고, 도혁은 그런 수호에게 한결의 전학 계획을 알리며, 심란함을 부추긴다. 수호는 한결에게 따지기 위해 집으로 찾아가고, 수호와 다정하게 뒹구는 꿈을 꾸며 낮잠을 자던 한결은, 자신을 깨우는 수호를 발견하고 당황한다. 수호는 화를 내고, 두 사람은 싸우게 된다.

결: 화해하지 못한채 시간은 흐르고, 한결과 수호는 수학여행을 간다. 설상가상 조장인 양도혁이 제비뽑기를 잘 못하면서, 한결은 혼자 수호와 같은 방에 배정된다. 어색함 속에 한결은 술을 마시게 되고, 엄한 놈한테 따 먹일(?) 뻔한 위험에 처하지만, 수호가 나타나 한결을 구한다. 수호는 한결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며, 전학 가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다. 한결은 그런 수호에게 키스한다.

point3 진지충의 review: 크리스마스트리가 보고 싶습니다.

외출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왜 TV에서조차 크리스마스를 다루는 쇼 프로, 영화, 심지어 드라마도 하지 않을까요? 생각해 보면, 이 즈음 방영되는 드라마 속 배경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있거나, 아니면 주인공이 큰 크리스마스트리가 있는 광장에서 만나기도 하고, 굳이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만들지 않더라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은 쉽게 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더불어, 꼬마전등이 가로등보다 밝게 거리를 비추던 거리도 쓸쓸하더군요. 이렇게 크리스마스트리가 보기 힘든 성탄절을 맞이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그럼에도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인지, 귀가하는 사람들 손에 케이크가 하나씩 들려있더라고요. 저도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금색 달을 들고 있는 케이크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늘 제가 한, 가장 크리스마스다운 일은, 산타와 루돌프가 뛰노는 케이크 사진을 찍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음... 생각해 보니, 올해는 크리스마스카드도 몇 장 못 받았네요. 이 맘때면 기발한 카드들 보는 재미도 제법 있었던 것 같은데... 어쨌든, 그렇습니다.

크리스마스트리를 봐야겠어!!!라는 미션으로 웹툰을 뒤지다, '킵홀딩온'을 발견했습니다. 2018년에 나왔던, 담백하고 짧은 단편이예요. 소꿉친구 삽질물의 전형적 클리셰 작품이죠. 소심한 모범생 이한결과, 놀기 좋아하는 인기남 김수호는 소꿉친구예요. 쌍둥이 형과 가정적인 부모님을 둔 수호와 매일 싸우다 결국 이혼한 부모님을 둔 한결, 심지어 어머니는 바쁜 나머지 한결을 내내 집에 홀로 둡니다. 한결의 어머니가 한결을 사랑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한결은 잘 돌봄 받지 못했고, 자주 바람맞았어요.

한결은 무덤덤하고 무심한 성격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외로운 겁쟁이가 웅크리고 있었죠. 한결은 수호가 좋아지면 좋아질수록 더더욱 땅을 팝니다. 그리고 그런 한결의 모습은, 수호에게 거리감으로 느껴져요. 한결을 오래전부터 좋아한 수호는, 그 마음이 '사랑'인지 인식하지 못하면서도, 그런 한결의 태도에 불안함을 느끼기 시작해요. 그리고 어느 날, 열심히 삽질중이던 두 사람 앞에 양도혁이 나타납니다. 트리거 양도혁의 등장으로, 한결은 수호로부터 도망치고, 수호는 참았던 섭섭함과 불안으로 폭주하죠.

참, 정석적인 전개죠? 결론도 클래식합니다.

트리는 외전에서 나옵니다. 과거 한결은 크리스마스에 어머니와 고대하던 공연을 보기로 하고, 맘껏 들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해외 출장 중이던 어머니는 비행기 연착으로, 또 한결과 약속을 지키지 못하죠. 수호는 혼자 농구를 하고 있는 한결을 집으로 데리고 옵니다. 산타클로스가 초가 애처롭게 녹았지만 마냥 즐거웠던 크리스마스, 하지만 그때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숨기기 급급한 짝사랑중이었어요. 그리고, 연인이 된 현재의 크리스마스로 넘어옵니다. 수호는 한결이 보지 못했던, 그 공연의 티켓을 선물해요.

트리를 2D로 봐야 하는 성탄절입니다. 자중해야 하는 위기의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기분까지 가라앉을 필요는 없잖아요. 크리스마스가 한 시간 남았네요. 기쁘고, 설레고, 들뜨는 하루를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물론, 책 속에서 말이죠. 외출은 포기해도, 행복은 포기하지 않은 성탄절 되시길 바랍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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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처: 봄툰

분량: 본편 4화

point1: 한 컷

봄툰

 

point2: 줄거리

기: 과거 금수저로 살았던 재경은 집안이 망하면서 삶이 곤두박질 친다. 지인들은 연락이 끊기고, 그럭저럭 맞는 대학을 나와 취직하지만 회사는 망하고, 월세는 독촉 받는 생활... 하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살아가려한다. 그러던 중 아는 형을 통해 일하게 된 호텔 바에서 과거 옆 집에 살던 동생 세주를 만나게 된다.

승: 그리고 눈을 떳을 때는, 이미 세주와 뜨밤을 보낸 뒤였다. 자신을 쫒던 어린 아이는 근사한 미남이 되어 있었고, 다행히(?) 아직까지 건재한 재력을 유지하고 있는 세주는 재경에게 섹파와 동거를 제안한다. 갈 곳 없던 재경은, 자존심을 접고 세주의 제안을 수락한다.

전: 세주와의 생활이 계속 되면서 재경은 점점 세주에게 물들어 간다. 세주는 재경을 단순히 섹파로 대하지 않았다. 함께 밥을 먹고, 세주가 필요로 하는 것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챙겨주었다. 재경은 세주의 그런 행동을 호감으로 느끼는 자신을 비참하게 생각하며, 세주를 떠나기 위해 준비를 한다.

결: 한편 세주는 갑자기 차가워진 재경의 태도에 당황스러워 한다. 그리고, 재경이 취업을 준비하며 집을 나갈 계획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재경을 몰아 부치고, 재경은 도망친다. 재경을 쫒아간 세주는 재경에게 고백을 한다. 재경은 세주의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point3: 진지충의 review: <아닌 것> - 에린 헨슨

당신의 나이는 당신이 아니다.

당신이 입은 옷의 크기와 몸무게나

머리색깔도 당신이 아니다.

당신의 이름도

두 빰의 보조개도 당신이 아니다.

당신은 당신이 읽은 모든 책이고,

당신이 하는 모든 말이다.

당신은 아침의 잠긴 목소리이고

당신이 미처 감추지 못한 미소이다.

당신은 당신 웃음 속의 사랑스러움이고

당신이 흘린 모든 눈물이다.

당신이 철저히 혼자라는 걸 알 때

당신이 목청껏 부르는 노래

당신이 여행한 장소들

당신이 안식처라고 부르는 곳이 당신이다.

당신은 당신이 믿는 것들이고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며

당신 방에 걸린 사진들이고

당신이 꿈꾸는 미래이다.

당신은 많은 아름다운 것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당신이 잊은 것 같다.

당신이 아닌 그 모든 것들로

자신을 정의하려 결정한 순간에는

한 해 정도는, 하얗게 불태웠다. 이만하면 됐다. 잘 살았다. 스스로를 토닥여 줄 법도 하고, 만족 할 법도 한데... 언제나 겨울철 차가운 놀이터 그네에 앉아 있으면 한 숨부터 나옵니다. 서울 하늘 별이 있을리도 없는데,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며 무엇을 찾는 건지 목이 뻣뻣해 질 때까지 움직 일 줄도 모르죠. 연말이 가까워 오면 느끼는 불안은, 저의 고질병 입니다.

올해 어피님의 장편 단행본 '향하는 길의 마지막 걸음'이 나와 물개 박수를 치며 환호 했었죠. 그 만큼 어피님의 작품이 귀합니다. 서정적 작화와 스토리로 단편을 보면서도 기대감이 많았던 작가님이라 장편을 쓰시면 대작이 나올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명불허전이었어요.

'유일적 시선'은 4편의 정말 짧은 단편입니다. 재경이 가장 비참한 시절에, 과거 자신을 동경해 쫒아 다니던 어린 동생을 만나 엮이게 되는 이야기 입니다. 물론, 세주가 어릴 때부터 쭉 일편단심 형을 좋아했기에 달달물로 끝났지만, 저는 재경이 느꼈을 복잡한 심정이 시린 겨울 날씨와 어우러져 유독 공감하며 봤습니다.

아마도 세주는 재경의 손목에 찬 만원짜리 시계는 관심조차 없었겠지만, 재경은 세주가 찬 천만원 짜리 시계를 볼 테고, 세주는 단지 재경에게 어울리는 시계를 사주는 것이겠지만, 재경은 세주에게 시계라는 화대를 받은 것일테죠. 상황 탓을 하기에, 이미 스스로 정해 버린 가치를 부정하기는 힘들고, 세주의 호의를 순수하게 받아들이기는 더욱 힘들어요. 그래서 갈등이 생기고, 그 갈등을 해결하려 하면 할 수록 비대칭한 관계는 재경을 비참하게만 만들죠.

그런 재경에게 공유가 추천 받았다는 시를 소개하고 싶네요.

'당신의 가치는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세주면 봉 잡은거죠. 부디, 그 입가에 걸린 웃음이 고소, 비소, 냉소에서 벗어나 가벼워 졌으면 좋겠네요. 모두가요.

 

 

 

※ 동일 작가의 다른 웹툰 리뷰

 

2020/08/23 - [BL 웹툰] - [수인물/달달물] Please love me

 

[수인물/달달물] Please love me

웹툰제목: Please love me 작가: 어피 연재처: 봄툰 분량: 본편 9화 # point1: 한 컷 # point2: 줄거리 기: 어릴때 부터 몸이 약했던 서지하는 예민한 아이였다. 건강한 형과 비교를 당할 때마다 더욱 더 삐

b-garden.tistory.com

 

 

 

> 원문

 

<Not> - Erin Hanson

 

You are not your age,

Nor the size of clothes you wear,

You are not a weight,

Or the colour of your hair.

You are not your name,

Or the dimples in your cheeks,

You are all the books you read,

And all the words you speak,

You are your croaky morning voice,

And the smiles you try to hide,

You’re the sweetness in your laughter,

And every tear you’ve cried,

You’re the songs you sing so loudly,

When you know you’re all alone,

You’re the places that you’ve been to,

And the one that you call home,

You’re the things that you believe in,

And the people that you love,

You’re the photos in your bedroom,

And the future you dream of,

You’re made of so much beauty,

But it seems that you forgot,

When you decided that you were defined,

By all the things you’re not.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

연재처: 레진코믹스

분량: 본편 55화

 

 

 

 

 

 

 

 

 

 

 

 

 

 

 

point1: 한 컷

레진코믹스

 

point2: 줄거리

기: 종합병원 원장의 차남 펠릭스는 배다른 누이의 약혼자 율리안을 사랑한다. 계모와 누이 이졸데는 펠릭스를 무시했고, 아버지는 관심 조차 없었다. 이졸데와 율리안의 약혼식, 이졸데는 난간에서 떨어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다. 천재 외과의 율리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졸데의 상태는 호전되지 않고, 율리안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런 율리안과 술을 마시고, 취한 그를 집으로 데려다 준 펠릭스는 그에게 입맞춤한다. 그리고 깨어난 율리안은 펠릭스를 이졸데로 착각하고 키스를 하지만, 다음날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승: 펠릭스와 이졸데는 할머니를 닮은 얼굴이었고, 술취한 율리안은 두 사람을 구별하지 못했다. 펠릭스는 그 날 이후 가발을 쓰고, 여자 옷을 입은 채 이졸데를 연기하며, 술에 취한 율리안과 정사를 가진다. 한편, 율리안을 바라보는 펠릭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던 동료 의사 데보라는 펠릭스의 사물함에서 여자의 옷을 발견한다. 데보라는 펠릭스의 여장취미를 비밀로 붙혀주겠다고 협박하며, 집으로 불러 정사를 강요한다. 여장을 율리안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던 펠릭스는, 데보라와 관계를 시작하면서 여전히 이졸데로서 율리안에게 안긴다.

전: 율리안은 술에 취해 펠릭스에게 이졸데를 자신이 난간에서 밀었다고 고백한다. 펠릭스는 율리안을 위해 이졸데를 죽이려 병원에 가지만, 데보라에게 발견되어 실패로 돌아간다. 두개의 약점이 잡힌 펠릭스는 데보라의 무리한 요구를 거부 할 수 없게 되었고, 율리안을 위해 그 모든걸 견디는 펠릭스를 보며 데보라의 마음은 흔들린다. 한편, 자신을 보지 않는 율리안을 보며 힘들어하던 펠릭스는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데보라에게 더 이상 만나지 않겠다고 선언하지만, 데보라는 펠릭스를 떠나 보낼 수 없었다. 데보라는 이졸데를 죽여주겠다고 펠릭스에게 약속한다.

결: 한편, 이졸데 애인 미아가 병원에 찾아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졸데는 깨어난다. 깨어난 이졸데는 율리안에게 사건을 덮어 줄 테니 결혼 후 미아와의 관계를 묵인하거나 파혼하자고 요구한다. 그리고 펠릭스가 율리안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반면, 펠릭스는 자신을 아껴주는 데보라를 좋아하게 되어, 둘은 연인이 된다. 율리안은 이졸데와 파혼 후 병원을 떠나고, 이졸데는 미아와 사랑의 도피를 한다. 데보라의 전 섹파의 섹파가 중간에 훼방을 놓긴 하지만, 펠릭스와 데보라는 알콩달콩한 연애를 한다.

point3: 진지충의 review: 그래서 결론은! 사필귀정!

돗가비님의 작품은 굉장히 의미심장하게 시작합니다. 그리고, 비밀과 상처를 감춘 주인공들이 긴밀하고 아슬아슬하게 스토리를 전개해나가죠. 이런 작품들의 최약점은 바로 결론입니다. 시작은 미미하나 끝이 창대한 이야기는 좋은평을 받는 반면, 시작은 창대하나 끝이 미미한 작품은 용두사미라고 저평가 받아요. 물론, 시작도 창대하고 끝도 창대한 작품이 베스트이긴 합니다.

시작이 창대하고 그 끝마저 창대하려면 쫀쫀한 텐션을 유지해주기 위해 중간 중간 쳐짐 방지 설정들을 촘촘하게 설계 해 놔야 하죠. 어마무시한 비밀이 있다! 정도의 설정으로는, 초반은 신선해도 전개에 쳐짐은 막을 수 없고, 끌려가는 이야기의 결론은 왠만한 반전으로도 기대를 충족하기 힘드니까요. 그런 점에서 전작 '신애서'도, '디어마이러브'도 어려운 길을 택한 셈이예요. 전작 '신애서'에 비해서 '디어마이러브'는 비교적 잘 마무리 되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신작도 기대가 됩니다.

벌려 놓은 건 많고 수습이 안 될 때, 다 죽고 주인공만 살거나 다 버리고 해외로 떠나버리죠. 과거에는 '깨어보니 꿈이었다.'는 치트키가 자주 쓰였는데, 요즘 그건 적어진 듯 합니다. 결국 글은 결론으로 가기 위한 여로인데, 소재는 흥미로우나 결론은 표류하고 있는 글들을 볼 때마다, 의지는 있으나 책임은 없는 것 같아 속이 쓰립니다. 맛집이라고 알고 간 식당 음식이 맛 없을 때, 할인 전단지 보고 간 마트에 할인 물품이 없을 때, 미리보기 읽고 구매한 컨텐츠가 재미없을 때, 일상에서 느끼는 배신감 유발 TOP3입니다.

펠릭스는 가정에서 학대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가족의 애정 어린 돌봄을 받지 못했습니다. 크게 엇나가거나 기대를 한몸에 받을 정도로 튀는 일을 한 적도 없고, 모범적이고 얌전하게 살아왔죠. 그러던 펠릭스는 태양 같은 율리안을 보고 사랑하게 됩니다. 천재 외과의에,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고 상냥한 사람... 음침한 자신과 다르게 주목받는 율리안을 바라보며 연심을 키워가죠. 하지만, 야속하게도 천재 외과의를 자신에 병원에 묶어 두기 위해, 펠릭스의 아버지는 누이 이졸데와 율리안을 약혼시킵니다. 이번에도 율리안이 할 수 있는 건, 그저 지켜보는 것 뿐이었어요.

이졸데는 배 다른 펠릭스가 자신과 닮은 것이 싫어 어릴때부터 괴롭혔습니다. 그리고, 율리안을 좋아하지만 남자라 약혼은 물론 고백조차 할 수 없는 펠릭스를 조롱하죠. 펠릭스는 두 사람의 약혼식날, 달을 보면서 빕니다. 이건 너무 불공평 하다고, 이졸데를 없애달라고 말이예요. 그 순간, 펠릭스의 뒷 편에서 큰 소음과 함께 진동이 느껴지고, 돌아 본 자리에는 이졸데가 피흘리며 낙하해 있었어요. 다친 누이를 보며, 펠릭스는 웃습니다. 그리고 이런 펠릭스를 데보라는 지켜보죠.

데보라는 풋사랑은 어리석다고 생각합니다.율리안과 의대 동기인 데보라는, 진심을 다해 좋아했던 사람이 반짝이는 율리안에게 떠났던 상처를 가지고 있었죠. 그래서 데보라는 다짐합니다. '진심은 실패해.''이제 누구도 좋아하지 않을거야' 그리고 섹파만을 만들고, 그 섹파가 비쳐 오는 진심도 냉정하게 잘라 냅니다. 상처 받은 사람이, 상처를 줄 권리를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혼자 상처 입는 것은 억울한 것이 사람의 본성 같죠? 하지만, 그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책임과 대가도 반드시 따라옵니다. 데보라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데보라는 자신의 과거 모습 같은 펠릭스에게 관심이 생깁니다. 그래서 지켜봐요. 그리고 기회를 찾죠. 펠릭스는 비밀을 지키기 위해 데보라의 협박에 섹파가 됩니다.

사람의 욕심을 끝이 없어요. 데보라는 펠릭스에게 자신이 경험했던 교훈을 알려주려하지만, 되려 펠릭스를 좋아하게 됩니다. 진심이 아니라 몸만 좋으면 된다고 믿었던 데보라는, 결국 율리안을 바라보는 펠릭스의 한결 같은 애정이 받고 싶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요. 펠릭스 역시, 이졸데가 되어서라도 율리안의 사랑을 받고 싶었지만, 이졸데의 이름을 부르며 애정 어린 눈빛을 보내는 율리안과의 시간이 점점 비참해지기 시작해요. 결국, 진짜 원했던 것을 더 이상 숨기지 못하는 순간이 찾아오죠.

그리고 이졸데는 깨어납니다. 이졸데는 틈틈히 노렸던 파혼의 기회가 지금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펠릭스는 율리안과 약혼한 이졸데가 부러웠겠지만, 이졸데는 되려 펠릭스가 부러웠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펠릭스는 어쨌든, 의사가 되었고, 의사로서 살면서, 병원을 이어 받을 수 있는 '필요성'을 인정 받았죠. 하지만, 이졸데가 인정 받아야 하는 부분은 본인의 능력이 아니라, 능력있는 사람을 혈연으로 묶어 두기 위한 연결고리의 기능이었어요. 펠릭스는 율리안과 이루어지지 못하지만, 이졸데는 이미 이루어진 미아와 헤어져야 했어요. 가져보지 않은 상실과, 빼앗긴 상실을 분명 다를테니까요.

이졸데는 약혼 날 화풀이로 율리안에게 진심을 쏟아 냅니다. 율리안을 사랑하지 않고, 사랑한 적도 없으며, 그저 결혼하는 것 뿐이라고 말이예요. 순간 분노한 율리안은 이졸데를 난간에서 밀어버립니다. 아마도 이졸데가 난간에서 떨어진 이유는, 율리안을 자극했기 때문이지만, 만약 이졸데가 덩치가 큰 남성이었거나 율리안이 이성적으로 파혼을 선택했다면 결과는 달랐겠죠.

꼬이고 꼬인 거짓말과 변명은 모두 제자리를 찾아갑니다. 저는 배드엔딩보다 해피엔딩을 선호하는데, 이렇게 모든 인물들이 완벽한 결론에 도달하는 엔딩은 참으로 오랜만입니다. 율리안은 이졸데의 희생으로 성사 된 약혼과 범죄를 저지르게 된 원인인, 병원 원장의 사위자리를 내려 놓고 다른 병원으로 이직합니다. 이졸데는 집 안의 안락함을 버리고 사랑하는 미아와 떠나죠. 펠릭스는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해 주는 데보라는 오롯한 '펠릭스'로서 사랑합니다. 섹파에게 모질었던 데보라는 그 대가를 치룹니다. 섹파의 섹파에게 이간질 당하고 찾아간 섹파의 집에서, 시원하게 싸대기도 맞고 사과도 하죠.

'안 보면 그만이다.''그냥 무시하자.''생각하기 싫다.' 현생에서 자주 듣는 이야깁니다. 문제는 있는데 해결 할 의지는 없고, 방치, 포기, 도피도 한 방법이라는 거죠. 맞는 말이예요. 시간과 에너지도 없는데, 굳이 중요하지 않은 일에 진 뺄 필요는 없겠죠. 그런데, 가끔 생각합니다. 내 인생이 한 편의 극이라면 나는 어떤 캐릭터 일까? 이렇게 떡밥들을 벌려 놓은 나의 이야기는 어떤 결론으로 가고 있나? 말이예요. 어떻게든 살아지긴 하겠지만, 분명 내가 좋아하는 유형의 인물도 아니고 잘 쓰여진 글도 아닐거예요.

뭐니 뭐니해도 가장 깔끔한 마무리는 '사필귀정'! 일이 생겼다면 반드시 제대로 풀려야 엔딩이죠. 예전엔 다들 그렇게 미국으로 떠나시더니, 요즘은 중동도 가고 유럽도 많이 가시더라고요. 쉼표는 좋지만, 덮어 놓고 엔딩을 별로예요. 나의 이야기도 '시필귀정'으로 끝났으면 좋겠네요. 물론, 매~~우~~ 어렵겠지만. ㅠ.ㅜ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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