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이클립스

출간일: 2019.02.28

분량: 본편 1권

 

 

 

 

 

 

 

 

 

 

 

point 1 책갈피

"내 선물을 마음에 들지 않아 할 것 같았어."

렌레이는 내 얼굴에 키스를 퍼부어 대며 다시 속삭였다.

"그래도 모든 게 괜찮아질 거야, 하루. 내가 당신을 섬기고 있잖아."

귀중한 뭔가를 아루듯 애틋한 손길로 내 얼굴을 매만진다. 렌레이는 차가운 입술을 내 입술에 맞대었다.

"......다신 나를 울리지 마."

point 2 줄거리

기: 형사이자 친형인 나루의 부탁으로, 의대생 하루는 마약 하나비라를 입수하기 위해 클럽을 찾는다. 그리고 클럽을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하루는 해일금융 서해일이 렌레이 조직의 보스 리자오를 살해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리자오의 어린 아들 렌레이를 구출해 달아난다. 그리고, 이 사실을 형 나루에게 알리고, 하루는 나루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레인 레이를 보호한다. 그동안 10살인 렌과 친해진 하루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고받으며 추억을 쌓는다.

승: 하루는 나루를 믿고 렌을 보내려 하지만, 나루가 정부에 렌을 맡기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 하루는, 조부모에게 렌을 보내주기 위해 상해로 밀입국한다. 친구 태민이 만들어 준 위조 여권으로 힘겹게 상해에 도착하지만, 렌의 막내 이모 리자영은 렌과 하루를 택시에 태워 도피시킨다. 하지만, 택시는 전복되고, 하루가 깨어났을 때, 렌과 형은 죽었고, 심지어 형이 부패 형사였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하루는 진실을 찾기 위해 형사가 된다.

전: 14년의 시간이 흐르고, 하루는 강력계 수사 팀장이 되었다. 하루는 가짜 하나비라 유통을 조사하던 중, 하나비라를 먹고 환각 상태에서 마약상이자 사이코 연쇄살인범 김락희를 때려죽인다. 위기에 몰린 하루를 찾은 것은 마약 수사국 최 국장이었다. 하루는 형의 절친이자 짝사랑 대상인 손중원 과장과 중국 측 친이경감과 함께, 가짜 하나비라 수사팀에 참여한다. 하루는 김락희로 위장해 잠입 수사를 진행한다.

결: 그리고 스셴의 차기 수장인 된 렌과 재회한다. 렌은 김락희로 위장한 하루를 강간하지만, 곧 사랑한다며 끼고돈다. 하루는 렌에게 양가적 감정을 느끼며, 렌과 수사팀 사이에서 정보를 나른다. 하지만, 수사가 계속될수록 하루는, 하나비라 이면에 모종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음을 알게 된다. 결국, 하루는 진실에 도달하고, 형의 누명과 중원의 모략과 부패, 렌의 계략을 확인한다. 하루는 중원을 죽이고, 렌에게로 돌아간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만신창이

리다조님은 암흑가 조직을 배경으로, 쫒고 쫓기는 사건물을 참 잘 쓰시는 작가님이죠. 물론, 그래서 '적신'이 그중에 으뜸이냐? 물으신다면, 그건 아닙니다. 쫀쫀하고 밀도 높게 진행하던 사건이, 막판에 중원과 렌의 대사로 퉁쳐진 것 같은... 용두사미라는 인상을 받은 작품이었어요. 단권이라는 분량의 한계도 분명 있었을 테지만, 초중반부에 기대치를 너무 높이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결론의 아쉬움을 키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렌의 태도 살짝 잉???했고요.

물론, 그럼에도 '적신'은 몰입도 높은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특히, 제목이 의미심장해요. '적신', '벌거벗은 몸' 혹은 '죽음 직전의 황폐하고 처참한 상태'... 분명히 결론을 암시하고 있지만, 그 해석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이 있을 듯합니다.

사건물은 해피엔딩과 배드 엔딩이 명확합니다. 해결되면 해피이고, 해결이 안 되면 배드인 셈이죠. 그러면, '적신'은 비밀이 밝혀지지 않고 베일에 가려진 끝나는가? 묻는다면, 아닙니다! 나름 결자해지, 인과응보의 결말을 맞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적신'이 해피엔딩이냐 묻는다면, 글쎄요...입니다.

수인 하루는 형 나루에게 누명을 씌운 범인을 죽였고, 공인 렌은 어머니의 원수를 갚고 스셴의 수장이 되어 하루를 가졌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하루의 모습은 '적신'을 떠올리게 합니다. 마치, 진실의 실체가, 사람의 심연이, 세상의 본 모습이, 사실은 만신창이라는 듯 말이에요.

하루와 나루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하루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던 나루는, 그 집안과 의절한 채 경찰이 됩니다. 그리고, 형보다 못하다는 열등감을 가지고 살았던 하루가, 의사인 부모님이 바라는 의대생이 되죠. 집안 좋은 마약쟁이 친구 태민이 하루에게는 가장 큰 일탈이었었죠. 하지만 예고도 없이, 수동적이지만 평화롭던 날들의 끝이 찾아옵니다.

하루는 언제나 최선을 다해 선택합니다. 살인자들은 무서웠지만, 어린아이를 방치 할 수 없어 렌을 구했고, 형이 렌을 정부에 넘기려 했을때도, 거래의 도구로 아이를 이용하려는 어른들에게서 렌을 보호합니다. 형 나루가 부패 경찰이라는 오명을 쓰고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자, 그 뒤에 있을 거대한 음모와 맞서기 위해 경찰이 됩니다. 그리고 14년, 포기하지 않고 진실을 밝히려 노력하죠.

가짜 하나비라 유통 수사를 위해 마약상 김락희로 위장 잠입했을 때도, 가장 희생적인 선택을 합니다. 하루는 렌에게 상처를 줄 수도 없었고, 수사를 어그러뜨릴 수도 없었죠. 그래서, 렌에게 하루라는 사실을 밝히지 못하고, 얼굴 예쁜 창남이 되어 렌에게 몸쓸 취급을 받습니다. 또, 오랫동안 짝사랑해 온 중원이 대시 해 올 때도, 흔들리지 않고 냉정하게 수사를 진척시켜나갑니다.

하지만, 하루는 결국 만신창이가 됩니다. 일반인이면서 동정심에, 해일 금융과 렌레이파, 크게는 상해 스셴과 엉키게 됩니다. 나루의 반대에도, 렌과 함께 상해로 가면서, 나루의 오명을 밝힐 골든타임을 놓치죠. 14년이란 시간동안 중원에게 속아, 나루의 죽음과 관련된 진실에 조금도 근접하지 못합니다. 만약, 렌이 없었다면, 하루는 마지막까지 살인자를 옆에 두고 살인자를 쫒는, 눈뜬 장님으로 살아야 했을 거예요.

그리고 진실은 더 가관입니다. 중원은 좋은 형인척하지만, 실은 금수저로 태어난 하루와 나루를 폄하하죠. 하루가 자신의 만행을 알았을 때, 하루를 향해 머뭇거리지 않고 방아쇠를 당기는 비정함을 보입니다. 여자친구와 파혼의 원인도, 나루를 살해하게 된 이유도, 모두 뒷돈을 받고 범죄를 묵인해 준 부패 행각때문이었지만, 가난을 핑계 삼아 스스로를 정당화합니다. 그리고,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하루를 흔들기 위해, 하루를 사랑하는 것 처럼, 하루의 애정을 악용해요.

결국, 이타적이고 최선을 다해 살아온 하루가 마주해야 하는 가장 날 것의 진실은, 첫사랑의 추악한 민낯이었고, 비겁하다고 비난했던 형의 정의, 삽질만 열심히 해온 무능한 자신과, 정의라는 가면을 쓴 부패한 공권력이었죠. 그리고 그 설계자는 렌이었고요. 하루의 믿음과 신념, 노력은 모두 허상이었습니다. 하루는 모든 걸을 놓아 버립니다. 그리고 렌을 선택하죠. 렌은 만신창이가 된 하루를 섬기겠다고 말합니다.

벌거벗은 몸, 적신, 죽음 직전의 황폐하고 처참한 상태, 역시 적신... 어쩌면, '꾸미지 않은 본신은 처참한 상태'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화려한 깃털로 스스로를 치장하고, 비싼 옷을 두르며 자치를 높이려는 허세가, 본질을 가린다고 여길지 모릅니다. 하지만, 실은 그 본질을 덮어야만 행복할 수 있다면, 거짓은 오히려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환상일 거예요. 마치, 매트리스처럼요. 빨간 알약을 드시겠습니까? 파란 알약을 드시겠습니까? 어떤 선택을 하든, 결국은 기어코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 마는 것이, 인간의 예정된 비극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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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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