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제목: 꿈의 초상
작가: 엔엔, 오제이
연재처: 코미코
분량: 본편 24화
# point1: 한 컷
# point2: 줄거리
기:고3인 박현재는 중3때부터 과외 선생님 한이음을 짝사랑하고 있다. 어느날 같은 아파트에 사는 형이 초를 선물해 준다. 수험생에게 좋다는 초를 켜고 자던 날, 현재는 꿈 속에서 자신과 이음의 전생을 보게 된다. 일제강점기 부유한 포목점 아들이었던 박현재는, 자신의 친구 집 하인이었던 이음과 매일 밤 밀회한다.
승:현재는 꿈 속 이음과 현실 속 이음 선생님의 공통점을 발견한다. 그리고 초를 켜고 자는 날은 날이 늘었다. 과거 박현재는 독립운동 자금을 대고 있었다. 일제에 항거했던 이음의 아버지는 쫒기게 되고, 비가 내리는 날 가족들과 흩어져 외톨이가 되었다. 자신을 간절히 원하는 현재의 마음을 알면서도, 잃을 것이 많은 현재이기에 계속 선을 긋는다. 현실 속 이음이 제자 현재에게 그러는 것 처럼...
전:꿈 속 현재는 이음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나라를 잃은 시대, 아무것도 없는 서로가 서로에게 유일한 것이 되어주기로 한다. 그리고 독립군으로부터 현재는 동포를 인신매매하는 친구의 장부를 빼와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이음은 현재를 대신해서 주인에게서 장부를 찾는데 성공하지만, 그 과정에서 불이 나고 목숨을 잃는다. 현재는 이음이 없는 삶을 외롭게 살다가 쓸쓸히 생을 마감한다.
결:현재는 수능을 보고 성인이 된다. 그리고, 자신과 같이 이음도 전생을 꿈꾸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러나 이음은 과거의 이음이 그랬듯, 쉽게 현재에게 다가가지 못한다. 현재는 과거의 이음과 현재의 이음 모두 자신이 사랑하는 이음이라고 말한다. 현재와 이음은 연인이 된다.
# point3: 진지충의 review: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시대
시놉시스를 보지 않아도 눈물이 날 것 같은 클리셰가 있습니다. 저는 주로 20세기 초를 배경이면... (ㅠ.ㅠ) 그 시대는 한국, 중국, 일본, 미국, 유럽, 심지어 베트남 아프리카 할 것 없이 다 찌롱수치가... 물론, 그 전 시대에도 전쟁은 있었고, 신분제나 종교탄압이나 마녀사냥 같은 시대적 비극은 존재했죠. 하지만, 유독 20세기 초가 지뢰인 이유는 비교적 가까운 시대이기도 하고, 정말 누구도 행복해 질 수 없는 시대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예요. 승전국은 있지만, 승리한 개인은 없을 수 밖에 없었던 시대...
친구의 집을 방문했을 때, 현재는 하인인 이음을 처음 봅니다. 둘은 서로에게서 눈을 떼지 못해요. 내 나라 아닌 곳에서 정당하게 누릴 수 있는 부는 없었기에, 이음의 주인도 현재 아버지도 친일로 이룩한 거짓 평화를 누려요. 그런 아버지를 둔 현재는 부끄러우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소극적 지식인이었고, 이음은 저항하는 가족을 잃어 본 적 있는 실향민이었죠. 이음은 독립에 관심이 없고, 다만 현재가 가진 부와 지위를 빼앗기지 않기만을 바랍니다. 그러다, 어느날 독립군이 자금을 대달라며 현재를 찾아오고, 현재는 이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죠.
이음과 현재의 밀회는 오로지 밤이 되고서야 이루어지고, 아침이 오기전에 끝나죠. 현재는 늘 아쉬워 하지만, 이음은 밤에 숨어 만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깊어 져서도 안 되고, 무엇인가 바뀌어서도 안 되는, 그저 남의 눈을 피해 잠시라도 누릴 수 있는 작은 행복에 만족하죠. 해가 지고서야, 어두운 곳에서야, 비로서 무엇이라도 가슴에 품어 볼 수 있었던 시대의 단편이 되어서요.
그런 이음이 현재를 사랑한다는 것을 인정하죠. 그것은 이음에게 현재의 선택을 함께 할 용기를 줍니다. 이제 눈가리고 아웅하기를 포기합니다. 현재와 이음은 만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서로를 사랑하고 있었고, 현재는 그걸 말하고 싶어하는 걸 알고 있었어요. 자신은 일제에 부모를 잃었고, 자신의 주인은 이 땅의 어린이들을 팔고 있죠. 내가 모른척해도 없어지지도 나아지지도 않는 일들을 제대로 볼 용기, 그리고 그 선택이 이음을 죽게 만들었죠.
이 시대를 살기 좋은 시대라고 부르긴 힘들겁니다. 이 시대를 위로하는 책들과 살기 힘들다는 것을 수치로 보여주는 데이터들이 연일 뉴스에 나오고 있죠. 어느 시대든 비틀린 구조 속에서, 배드엔딩을 맞을 수 밖에 없는 많은 사람들이 있을거예요. 그래도 조금씩 앞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더 좋아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과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시대는 그 장애를 하나씩 극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대학에 입학한 현재는 몇년 후 취업난에 시달릴거예요. 실업자가 될 수도 있고, 면접 준비를 하면서 표정 연습을 하는 신세가 서러워 질지도 모르죠. 내 나라 없는 설움은 없어도 내 집 없는 설움은 있고, 먹는 것이야 그 때보다 풍족해 졌지만, 단 하루도 돈 벌지 않으면 물 한모금 사 마실 수 없죠. 서울에서 시냇물을 떠 먹겠습니까?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둘은 태양 아래에서 서로를 볼 수 있고, 누군가의 희생없이도 사랑 할 수 있죠. 둘이 함께 할 수 있는 시대... 두 번째 삶이 해피엔딩이라고 불릴 수 있는 유일한 이유겠죠. 그리고 충분한 이유일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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