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비하인드
출간일: 2018.05.30
분량: 본편 2권 + 외전 1권
point 1 책갈피
나는 종종 꾸던 꿈을 떠올리려 애써 보았다. 좋은 일이 없어 살아가기 힘들 때마다 그나마 행복한 상상을 하게 해주는 꿈을 떠올리고는 했다. 아이를 낳고 황후가 되어 호아제와 행복하게 사는 꿈. 혹은 황제에게 사랑받아 임신하는 꿈.
나는 허리띠에 검을 조심스레 끼워 넣었다. 차가운 쇠와 부드러운 황금의 감촉이 마치 꿈과 현실처럼 부드럽게 맞물렸다.
나는 내꿈이 사랑받고 싶다는 내 욕망을 나타낸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에서야 그 꿈들이 사실은 내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미련하게도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그 꿈들은 태어나고 싶었던 작은 것들의 마지막 소망이었단 것을.
나는 시체가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아 턱을 괴었다. 마음속에서 용서라는 단어가 찢어져 사라졌다.
point 2 줄거리
기: 토룡신을 모시는 방씨의 나라, 방씨가 방씨를 죽이면 천재지변이 일어난다. 황제의 화풀이 인형 기조는, 황제가 암살단 토벌을 위해 친정했을 때 시장에서 사온 사노비이다. 양인이 황제의 어향을 잔득 묻히고 있으면서도, 접객소에 빈궁하게 살며 온몸에 상처가 가득한 기조는 멸시당힌다. 어느날 기조는 율목친왕이 자살 한 폐궁 근처 연못에서 동부 이민족을 토벌하고 환궁한 동천왕을 만나고, 동천왕은 황제의 어향을 풍기며 떨고 있는 기조를 자신을 꾀려는 후궁이라고 생각하고, 형수라 놀린다.
승: 하지만, 동천왕은 황제의 폭력에 길들여져 비굴한 기조의 모습에 괜히 빈정상하고, 희빈에게 고초를 겪은 것에 화가 났다. 작은 선물과 음식에도 감동하는 기조를 보며, 황제의 미끼여도 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노를 달라는 동생의 요구에 황제는, 군벌이 될 위험에도 불구하고 동천왕을 동쪽으로 보낸다. 동천왕이 다시 돌아왔을 때 역시 기조는 비루하게 살고 있었다. 한편, 황제는 동천왕과 기조를 지켜보면서, 기조가 각인을 맺은 상대가 동천왕이라고 확신한다.
전: 과거 살수 마을을 도륙한 황제는, 기억을 잃은 기조 역시 살수라 생각하고 신문하기 위해 데려오지만, 곧 자신에게 연정을 보이는 기조에게 애정을 느낀다. 하지만, 기조의 매캐한 향은 자신의 죄를 떠올리게했고,타인과 각인된 음인의 향이라고 생각한다. 황제는 율목친왕을 아는 듯 한 기조의 행동과 결착한 음인이 자신의 아이를 낳지 못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분노하여 기조를 폭행한다. 동천왕을 기조의 각인상대라고 확신한 뒤 그를 이용해 기조에게 자신의 아이를 임신시키려 하지만 실패한다.
결: 결국 황제는 동천왕의 희락기에 기조를 보낸다. 희락기를 보낸 기조와 동천왕은 발현열로 잊었던 기억을 찾고, 율목친왕의 자살과 관련된 진실을 공유한다. 또한, 기조는 자신을 돌보던 권의관이 살수였음을 기억해 내고, 그가 복수를 위해 황실에 들어와 벌인 일들을 듣게 된다. 그리고, 황제는 곳곳에 발생하고 있는 지진이, 기조가 가진 자신의 아이를 때려 죽인 것에 대한 토룡의 벌이라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황제는 동천왕에게 양위하고, 기조는 아이를 낳고 그의 황후가 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돌고 도는 나선처럼
이루어지지 않기에 '꿈'이라고 부르는 거겠죠. 나선몽은 세 사람의 실현 되지 못한채 비극적 현실이 되어버린 행복한 꿈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같은 꿈을 꾸었음에도 놓치고 말았던 기회들이 안타까우면서도, 한편으로 그 트리거가 과거의 '죄'라는 점에서 원점을 벗어나지 못하는 나선을 생각나게 합니다. 그 돌고 돌아 마주 할 수 밖에 없는 나선에 대해서 풀어 보자면 이렇습니다.
1) 양인이자 관군인 기조의 아버지는 음인 사내를 만나 정을 쌓고, 임신을 기뻐하며, 출산 후 결혼을 계획합니다. 하지만, 시정잡배들의 난동을 진정시키는 과정에서, 녹슨 칼에 베이고 죽게 되죠.
2) 음인 사내는 기조를 낳고, 살수들이 위장한채 살고 있는 화전민 마을에서 기조를 키웁니다. 그곳에 살수였던, 권의원이 관군이었던 자신의 양인을 은밀히 살해했다는 사실을 알고, 복수 하기 위해서 였죠. 그리고, 음인 사내는 권의원을 신분을 속여 살리고, 나머지 마을 사람들은 관군에 고발하여 도륙합니다.
3) 기조를 대피 시킨 후 음인사내는 자살합니다. 그리고, 기조는 음인사내의 장사를 지내주기 위해 자신의 몸을 팝니다. 한편, 살아남은 권의원은 황궁으로 들어와 복수를 꿈꾸죠. 음인사내가 바란대로, 홀로 살아 남아 괴로워하면서요.
1-1) 황제와 동천왕의 친모인 태후는 욕심이 많았고, 계속 수렴청정을 하고 싶었죠. 그리고 자신이 죽인 귀비가 낳은 첫째 황자 율목천황을 없애고 싶었어요. 그래서 막내이고 어린 동천왕을 황제로 옹호하고자 하지만, 동천왕은 발현 전이었고 양인으로 발현한 현 황제가 등극하죠.
1-2) 율목친왕은 자유로워지기 위해, 자신과 닮은 기조를 대리로 황궁에 두고자합니다. 살수마을에서도 괴물같은 능력을 지닌 기조가 율목천황 대신 죽기를 바라며 그를 황궁으로 보냅니다. 반면, 율목천황은 일이 성공 후 협박 당하거나 쫒길 것을 대비해, 유서에 살수들에게 대해 자세히 기록을 남기죠. 공식적으로 율목친왕 죽은 후 관군이 살수들을 전멸시킬 수 있도록요.
1-3) 기조는 율목친왕 대신 궁에 머물며 동천왕을 만납니다. 그리고, 서로 친해지고 정으로 발전하죠. 기조는 괴물의 의리로서 동천왕을 지켜주겠다고 약속합니다.
1-4) 율목친왕과 왕래가 많던 황제는, 율목친왕의 궁에서 그를 기다리는 동안 첫번째 희락기를 맞습니다. 그리고, 율목천왕인 척 하고 있던 기조를 강간합니다. 그때, 타는 듯한 매캐한 향을 맡습니다.
1-5) 기조는 율목친왕이 동천왕을 죽이라고 하자, 율목친왕을 죽이고 자살한 것 처럼 꾸밉니다. 그리고, 그때 발현열에 들뜬 동친왕이 찾아오죠. 기조는 동천왕을 기절 시키고, 그의 궁으로 데려다 줍니다. 그리고 둘은 각인됩니다.
1-6) 기조 역시 음인으로 발현하면서, 동천왕을 데려다주고 오는 길에 쓰러지고, 권의원에게 발견됩니다. 기억을 잃은 기조를 권의원은 마을로 데려오고, 사냥꾼이었다고 속입니다.
4) 황제는 율목친왕이 남기 유서를 토대로 살수 마을을 찾고, 그들을 전멸시키고 돌아오는 길에 기조를 봅니다. 그 마을에 살아남은 살수 임이 분명하지만, 기억이 온전치 않은 기조를 바로 죽이지 않고 장례비를 주고 데려옵니다.
5) 기조가 황궁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권의원은, 황제를 맞이하기 위해 단장하는 기조에게 향기 계속 독해지는 탕약을 먹입니다. 기조가 소박맞길 바란 행동이었지만, 뜻밖에 결과를 불러옵니다.
6) 자신을 진심으로 좋아하며 몸을 붉히는 기조를 보며, 황제는 초야에 기조에게 결착합니다. 대대로 황실은 결착한 상대에게서 아이를 보았죠. 향이 독하다며 내지 않던 기조는, 결착이 결착인지도 모르고 순간 고통에 향을 내게 됩니다. 그리고, 황제는 율목천왕의 궁에거 맡았던 그 향을 기억합니다. 기조는 일반 살수가 아니라, 자신이 율목천왕을 강간했을 때 그 장소에 있었던 살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심결에 '형'이라는 말에 반응하는 기조를 보고 확신하죠.
7) 기억이 완전치 않았던 기조는 황제에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고, 황제는 그것을 거짓말이라 여기고 분노하죠. 그래서 정신을 놓고 기조를 때립니다. 또, 이 매캐한 향은 태후에게서도 났던 것을 떠올립니다. 각인된 상대가 있는 음인의 향이라고 확신하고, 기조에게 아이를 보기 힘들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황제가 결착한 음인을 해하려는 세력에게서 기조를 보호하고자 접객소에 보냅니다.
8) 하지만, 각인은 영혼의 얽힘이라 기억이 잃은 기조는 동천왕과 각인이 끊긴 상태였어요. 기조는 매번 결착하는 황제의 아이를 임신하지만, 권의권의 방해로 알려지지 않습니다. 반면, 황제는 결착 후 한달이 지나도록 회임 소식이 없는 기조를 보며, 각인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유산할 때까지 폭행하죠. 그리고, 방씨가 방씨를 죽인 벌로 천재지변인 지진이 발생합니다.
9) 음인의 향을 역하게 생각하는 동천왕을 보며, 동천왕이 극양인으로 발현한 시기고 기조의 발현시기가 비슷한 것을 떠올립니다. 또, 그 시기 살수인 기조가 궁에 있었다고 확신했던 황제는, 둘이 각인을 했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동천왕의 향에 취한 기조를 안음으로서 자신의 아이를 임신시키려고하지만, 실패합니다.
10) 방씨의 아이는 씨를 따지지 않기에, 결국 기조를 임신시키는 법은 동천왕에게 보내는 법밖에 없다고 생각한 황제는 동천왕의 희락기에 기조를 보냅니다. 기조는 황제의 행동에 배신감을 느끼고, 희락을 함께 보낸 두 사람 각인과 함께 기억을 되찾습니다.
사실, 나선몽에는 중간 중간 설정이 충돌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가령, 황제가 '극양인으로 발현한 동생에게 열등감을 느끼며 평인이기에 자신의 신하 일 수 밖에 없는 율목친왕에게 우월감을 느껴서 친하게 지내는 거'라고 회상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율목친왕의 죽음 직전에 동천왕은 '극'양인으로 발현하는데 어찌 그 전에 친해 질 수 있을까요? 율목친왕에게 친애의 감정이 없다고 말하고 싶은거였겠지만, 그냥 평인 형에게 느끼는 아우 황제의 우월감 정도로 썼으면 좋아겠다고 생각했습니다.
3명의 관점에서 서술되고, 알고 있는 진실의 부분들이 조금 다르다 보니, 회수 안 된 떡밥도 좀 있고 상충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동친왕의 비정상적으로 길었던 발현열이 모후의 계략인지, 살수마을의 '진짜' 의뢰인은 누구인지, 평인인 율목친왕이 극양인으로 발현한 동친왕을 죽여서 얻는게 무엇인지, 만약 태후가 친아들 두명을 죽이고 율목친왕을 황제로 만들려고 율목친왕에게 동친왕을 죽이라고 시킨거였다면 애당초 두 사람은 한편이었던 건지, 등등 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켜켜히 쌓인 복수와 원한, 숨겨두었던 죄들이, 손끝에 스칠 만큼 가까이 있는 행복을 놓치게 만든 구성이나 그 행복들을 꿈으로 꾸는 부분들이 흥미로웠습니다. 또, 기조가 서서히 기억을 찾으면서, 성격이 변하는 부분들도,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지만 재탕을 하다보니 설득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탕 할 수록 생각이 많아지는 소설이랄까요. 꼭, 여러번 끓여야 더 맛있어지는 카레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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