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처: 레진코믹스

분량: 본편 37화

 

 

 

 

 

 

 

 

 

 

 

 

 

 

 

 

 

point1: 한 컷

레진코믹스

point2: 줄거리

기: 어느날 잘 놀고, 몸은 깃털보다 가벼운 김우진 앞에 김훤이 나타난다. 첫눈에 반했다고 치대는 김훤이 귀찮았던 우진은 무리한 요구를 하지만, 김훤은 그 요구를 들어준다. 그 후로도 우진은 다른 사람을 만나고, 돌연 잠적하는 등 김훤을 엿 먹이지만, 김훤은 우진을 포기하지 않는다. 김훤은 상처 입고 화를 내면서도 우진을 한결같이 사랑했고, 우진은 그런 김훤이 사랑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우진은 김훤에게 정착하려고 한다.

승: 하지만, 집을 찾아 온 어머니와 싸우고 뛰쳐나 온 우진은 우연히 만난 전 파트너와 뜨밤을 보내고, 김훤에게 들킨다. 우진은 김훤이 더이상 자신을 받아 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두려움을 느끼지만, 김훤은 그런 우진도 기꺼이 받아준다. 우진은 김훤의 큰 사랑을 느낀다. 우진은 김훤과 동거를 시작하고, 김훤에게 길들여진다. 한편, 우진은 오랜만에 본가에 가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어머니와 의붓형과의 대화를 통해 잊고 있었던 '기억'을 떠올린다.

전: 우진에게는 예쁜 누나가 있었다. 정서적으로 불안한 누나는 인기가 많았지만, 걸핏하면 학교를 빠졌고, 엄마와 갈등이 많았다. 우진이 중학교를 간 이후로 누나는 우진에게 폭력을 휘둘렀지만, 우진은 그런 누나도 좋아했다. 그리고, 우진을 무조건 사랑해주던 단짝도 있었다. 하지만, 어느날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거지가 단짝친구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 자리에 있던 우진은 무서워 도망친다. 그리고 돌아온 집에서 자살한 누나를 발견하고, 충격으로 기억을 잃는다.

결: 한편, 김훤이 출장을 간 뒤, 우진과 연락이 뜸해지다 끊기게 된다. 우진은 의붓형으로부터 단짝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김훤이 그를 죽인 거지라고 확신한다. 그 즈음 김훤은 우진이 만났던 조폭에게 퍽치기를 당하고 입원한다. 우진은 그런 김훤을 찾아와 죽이려고 하지만, 자신이 김훤을 너무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만 확인한다. 돌아온 김훤은 우진에게 자신이 그 단짝이었다고 말하며 자신을 잊고 도망친 우진을 비난한다. 그리고 이번엔 자신을 쫒아오라고 말하고 떠난다. 우진은 집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김훤을 찾는다.

point3: 진지충의 review: 70%... 아쉬움

우진 쌍둥이 지호와 김훤 쌍둥이 우혁이 나오는 '자취 요리왕'이 카카오페이지에서 절찬리 연재중입니다. 두둥! 가위님 전작과 다르게, 무겁지 않고 유쾌한 소재라 새롭고, 낯익은 얼굴들이 있어 익숙하고... 뭐 그렇습니다. '씹어 삼키다.'의 임팩트가 강해서 그런지, 아직까지 가위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 도 그 작품입니다. '자취 요리왕'이 그보다 더욱 인상적인 작품이 될 수 있을지, 계속 지켜봐야 할 듯 하네요.

'씹어 삼키다.'를 보면서, 가위님의 작품이 밀푀유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처음에는 매끄러운 페스트리 위에 올려진 크림필링과 과일 장식에 눈길이 가지만, 실제로 먹어보면 그 속에 켜켜이 쌓인, 촉촉한 페스트리가 맛있는 밀푀유가 진짜 맛있는 밀푀유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책이든 웹툰이든, 텍스트는 결국 시놉시스를 보고 고를 수 밖에 없지만, 실제로 감동을 주는 포인트는 작가님이 심어둔 이런 저런 메세지라든가, 독자가 다양하게 해석해도 모순이 없는 복선, 설정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번 읽고 싶은 책, 여러번 읽어도 다른 색의 감흥을 받을 수 있는 책, 한 번 먹으면 계속 생각나는 달콤한 디저트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도망, 망각'을 처음 봤을 때 두근두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신작이다!' 속으로 동동동 거리면서요.

기대가 지나쳤던 걸까요. 너무 열린 결말이라, 북풍 한기도 거침없이 들어 올 것 같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김훤은 뭘 하고 싶었던 걸까요? 작가님 후기에 비타민에 대한 해석은 독자에게 맡기셨지만, 비타민을 먹을 때마다 우진이 일관 된 반응을 보인게 아니라... 의미심장한 등장에 비해 쓸쓸한 퇴장이었습니다. 해석이 아니라, 상상이 필요한 것 같아요.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도망, 망각'은 흥미로운 작품이었습니다. 우진은 불우한 어린시절과 누나의 죽음으로 기억을 잃습니다. 하지만, 머리가 떠올리지 못한 기억이, '도망'이라는 습관으로 남아있죠. 우진은 정착하지 못하고 계속 무엇인가로부터 도망칩니다. 우진이 가족, 학교, 친구 심지어 연인 조차도 일정 선 안에 들어오면, 도망쳐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막 사는 생각 없는 인생처럼 보이지만, 그건 어쩌면 우진의 망각 너머에 있는 '과거'로 부터의 필사적 도망 중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진은 외로웠고 사랑받고 싶었어요. 과거 누군가에게 받았던 무조건적 사랑, 어디든 자신을 쫒아오는 사람, 뒤돌아 서면 언제든 마주칠 수 있었던 눈빛에 대한 그리움을 벌충하려는 듯 사람을 찾습니다. 물론, 관계는 길게 가지 못합니다. 결국, 그 모두는 '그'가 아니었고, 우진은 그저 '질렸다'고만 생각하죠.

그런 우진 앞에 김훤이 나타납니다. 김훤은 우진에게 무조건적 사랑을 퍼부으며, 우진이 무엇을 하던지 한결 같이 쫒아 오죠. 우진은 김훤에게 길들여집니다. 김훤이 떠난 이후, 그의 집에서 계속 김훤을 기다리며, 불안해하죠. 우진을 정착하게 만든 제대로 된 사랑은, 우진에게 도망 갈 생각조차 빼앗아 버립니다.

사실, 이 부분에서 저는 김훤의 계략이나, 가스라이팅, 약물 같은 요소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김훤은 처음부터 우진을 알고 있었고, 이우진이 아닌 주우진이라는 이름으로 우진을 부를 수 있는 사람이었죠. 우진은 김훤이 자신을 버릴 수 있다는 두려움에, 용서를 빌고 애정을 구걸하지만, 김훤은 이미 매정하게 도망치고 자신을 완전히 망각한 우진을 경험했습니다.

창고에서 머리에 피가 터진 자신을 두고 도망친거야 무서웠다고 치지만, 병원에 오지 않고 서울로 이사 가 버린 것은 우발적이라고 볼 수 없었어요. 고의 혹은 의도적으로 그 기억을 지워야 했던 나약한 무의식은 우진 안에 있었고, 그건 언제든 반복 될 수 있는 거였죠. 분명, '사랑'을 깨닫는 것 만으로 우진을 온전히 묶어 둘 수 있다고 생각할까 싶었습니다.

긴 시간 우진을 잊지 못하고, 원망하고, 복수를 다짐하고, 찾아서 자신을 사랑하게 만드는 과정에 비해, '나를 찾아라.'는 미션이 끝이라는 것이 싱거웠어요. 출장도 '진짜' 출장이고, 감기약과 비타민도 '진짜' 감기약과 비타민이었다니... '가만 두지 않겠어!'하고 쳐들어간 적진에서 사과 받고 화해 한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도망, 망각'에는 섭공으로 무려 이복형이 나옵니다. 완벽한 스팩, 오래 전 부터 동생에게 위험한 감정을 키워 온, 거침없는 뒷조사와 메인공을 위험에 빠트리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비범한 인물이죠. 그래서 좀 더 배덕한 관계로 발전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이 분도 비장하게 등장하셔서 부재중 전화만 남기고 떠납니다. 누나를 죽을 때까지 몰아부치고도 자신의 위신이 더 중요했던 모친도, 결정적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떡밥 하나 던지고 얌전히 펜션사업을 시작하십니다.

'도망, 망각' 안에는 너무나 매력적인 장치들이 많았는데, 70%수준에서 멈춘듯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건, 작가님의 작품에 대한 제 기대치가 높기 때문이겠죠. 메인 일러스트에 우진이 피우는 담배처럼, 위험하지만 끊을 수 없고, 케케하고 쓰지만 위로가 되는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작가님이 많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위에서 말했듯, '도망, 망각'은 저에게 재미있지만 아쉬운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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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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