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symphonic

출간일: 2019.12.09

분량: 본편 5권 + 외전 1권

 

 

 

 

 

 

 

 

 

point 1 책갈피

그들은 틀렸다. 고통은 진화의 시작이 아니다.

모든 바이러스에서 자유롭다고 한 들 그것이 진정한 신인류도 아니었다. 바이러스는 또 다시 변이할 테고, 완전한 돌연변이라 불리던 그 역시 목숨을 잃을 뻔했지 않나. 언제나 세상에 완벽한 진화란 없다.

진화의 시작은 생존에서 비롯됐다.

생존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다양한 이유가 있었다. 가족, 친구, 혹은 연인, 그들을 위해 생에 집착했고, 시티의 사람들도 그들과 삶을 함께하기 위해서 죽음을 물리치고 살아남았다. 저도 살아있기에 그를 만날 수 있었고, 그는 살았기에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었다.

석화에게는 곽수환이, 곽수환에게는 석화가 바로 생존의 이유였다.

그래서 그들은 또 한번 진화할 수 있었다.

"...... 수환아."

갓 태어난 아이가 첫 소리를 내듯 석화는 152일 만에 처음, 그의 이름을 불렀다.

"잘 돌아왔어."

point 2 줄거리

기: 아담제약사의 바이러스 유포 후 급속도로 퍼진 아담바이러스로 인해 소수의 인류만이 생존하여 통합국을 이룬다. 그 중 하나인 레인보우시티 소속 육군 소령 곽수환은 수석 연구원 석화를 제주로에서 여의도 쉘터로 데려오는 임무를 맞는다. 돌연변이로 뛰어난 지능을 가졌지만 극약체인 석화를 보며, 역시 돌연변이로 최강육체를 지닌 곽수환은 더러운(?)관심을 갖는다. 오박사의 사망으로 그의 연구를 이어 받게 된 석화는, 오박사의 생가를 찾아가고 그곳에서 진화된 아담바이러스 감염자를 만난다.

승: 어느날 석화는 반군단체 에덴동산에 납치되고, 그들은 오박사가 석화에게 남긴 유언을 들려준다. 새로운 형태의 아담 바이러스의 존재와 오박사의 유언... 석화는 박사의 죽음과 레인보우시티의 시스템에 의구심을 갖는다. 한편, 에덴동산은 아담 바이러스 백신을을 개발하고 실제 효과를 보이지만, 시티 수뇌부는 백신배포를 막으려한다. 그즈음 최호언 박사가 석화의 연구실에 온다. 석화는 이런 시티 수뇌부에 대한 불신이 심해지고, 석화를 걱정한 곽수환은 돌연 컨트롤러로서 석화를 직위해제 후 감금한다.

전: 포박 당한 석화는 아담에게 물리고도 변이하지 않고 고열에 시달리다 깨어난다. 석화는 스스로가 면역체임을 깨닫는다. 곽수환의 연구원이었던 부모와 불치병인 동생 모두 아담으로 변이했고, 곽수환은 가족을 죽인채 오박사에 의해 시티 시민이 되었다. 그런 곽수환은 석화만은 지켜주겠다고 말하고, 석화와 애뜻한 관계가 된다. 한편, 최호언은 석화와 곽수환을 찾아오고, 곽수환은 그가 에덴동산의 교주 서번트임을 알아채지만, 석화를 지키지 못하고 빼앗긴다. 최호언은 석화에게 출생의 비밀을 알려준다.

결: 최호언은 에덴동산을 통해 바이러스를 유포하고, 이 사태를 수습하며 새로운 마스터로 선출된다. 석화와 곽수환은 그 사이 러시아로 도망가 백신을 개발해 다시 시티로 돌아오고, 최호언은 석화를 납치한다. 곽수환은 명예시민인 재벌가문을 모아 납치된 석화를 구하고, 최호언의 악행을 고발하며 쿠테타를 일으킨다. 최호언은 죽고 쿠테타는 성공하지만, 진화된 바이러스 자제가 된 석화는 러시아로 도피하고, 큰 부상을 입은 곽수환은 의식불명이 된다. 깨어난 곽수환은 석화를 찾아간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No man is an island(누구도 홀로 떨어진 섬은 아니다.)

분명 해가 진 후에 읽기 시작했는데, 다 읽고 나도 해가 져 있더군요. 무서운 책이예요. 더티토크가 특기인 똘아이공과 4차원 미인수가 나오는 코믹물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남근석조차도 진지하게 느껴지는 시리어스물이 되죠. 물론, 공수의 입과 행동은 비범함(?)을 유지합니다. 다만, 독자1의 생각은 소다 넣은 달고나처럼 무럭무럭 부풀어 오릅니다. 쌍팔년도 느낌의 일러스트와 다르게, 실현 가능한 현생 미래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었어요.

레인보우시티(레보시)의 갈등은 크게 '바이러스 확산'과 '돌연변이' 두 가지 갈래로 나뉩니다. 둘 다 인재(人災)라는 공통점이 있죠.

아담 제약사는 자사의 백신을 팔기 위해 바이러스를 퍼트립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는 빨랐고, 변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백신 개발으로 인해 인구는 급격하게 감소합니다. 결국 정부 기능은 상실하고, 단 세계의 국가만이 남게 되죠. 분명히, 바이러스의 시작은 한 제약회사의 욕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유래없이 짧은 변이 주기는, 아담 바이러스를 통해 시민들을 통제하고자 하는 시티의 수뇌부의 작품이었죠. 그리고 마치 '양철북'처럼 아담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해주겠다는 미명아래, 인권은 묵살되요.

백신개발을 위해 암암리에, 하지만 공공연하게 사람을 대상으로 한 끔찍한 실험은 반복됩니다. 가족이고 친구이고 연인이었던 사람들 조차, 바이러스에 감염 되면 즉살하는 환경 속에서, 생명존중 따위는 의미없어지죠. 그리고, 늘 그렇듯이 그 대상은 힘 없고, 가난하고, 소리 낼 수 없는 사회적 약자들이었어요. 레인보우시티에 시민이 되지 못한 사람들, 그 경계선 밖에서 있는 사람들은 바이러스로부터도 레보시 시민들로부터도 '인간'이 아니었죠. 그래서, 그들은 자신을 구해줄 메시아를 염원하게 되고, '에덴동산'이라는 종교는 그 마음의 균열을 비집고 탄생합니다.

하지만, 인권이 없는 것은 레보시 시민들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군인들은 성욕을 감퇴하는 주사를 정기적이게 맞고, '마더'라는 중앙 AI에 의해 모든 생활을 감시 받습니다. 늘 전시 체제인 상황 속에서, 군인들은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반군성향'이라는 의심만으로 시민을 고문하고 심지어 죽일 수도 있어요. 그리고 이 위기로 인해 절대 권력을 가지게 된 이들은, 바이러스가 사라지길 바라지 않습니다. '우리는 백신을 만들고 있다.'라고 선전하며 불합리한 체제를 정당화 시키면서, 치료제를 개발은 막아요. 그리고, '에덴동산'은 '반군'으로 정의됩니다.

레보시는 결국, 바이러스를 퍼트린 것도, 계속 된 변이를 일으킨 것도, 자연발생적인 것이 아니라 '사람'에 의한 재난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돌연변이' 역시 그렇습니다. 바이러스가 퍼지고, 바이러스에 적응하기 위해 신인류는 진화했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완전한 거짓말이었어요.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백신개발이라는 미명아래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 만연하면서, 과학자들은 생각합니다. 어떤 바이러스에도 내성을 가지고 있는, 신체와 지능 모두 우월한 '완벽한 인류'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그들은 DNA 조작을 통해, 그 가능성을 실현시키려합니다. 심지어, 자신이 낳은 자식들을 대상으로 해서도 말이죠.

실험의 대상이 된 많은 '하자품'들은 죽음이라는 '폐기'를 당해요. 살아있는 오롯한 시간을, 측정되지 않는 고통이라는 값으로 채운채 말이죠. 그리고, 일부는 부분적 성공을 거둡니다. 석화의 경우는 뛰어난 지능을 얻었지만, 밥을 먹다가도 방전되어 기절 할 만큼 부실한 신체를 가집니다. 그리고, 언제나 누군가에게 짐이 되는 부채감을 떨치지 못하고, 죽음과 낙오를 수시로 각오해야만 하는 인생을 살죠.

이런 희생으로 인해, 드디어 완벽한 인류를 만들어 내긴 합니다. 어떠한 하자도 없는 완성품, 곽수환 말입니다. 그런데, 그래서 인류는 발전했는지, 곽수환의 존재가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열었는지, 그 존재의 탄생이 죽어간 불량품들과 그들의 마땅히 누렸어야 하는 행복의 무게보다 가치있는지, 대답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곽수환이 힘들고 가까스로 지켜낸 것은 석화 한 사람이었고, 인류를 구해낸 백신은 하자품인 석화가 개발했죠. '완벽한 인류'... 정말 "so what?"입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아시나요? 카스9 단백질을 이용해서, 유전자 일부를 자를 수 있는 가위죠. 사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완벽한 인류를 만드는 기술은 공상 과학 소설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1950년대, 핵이라는 무기를 만들고, 쇠덩이를 우주로 쏘아올리는... 인류의 가장 보배로운 기술이 '과학'이라고 여겨지는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거예요.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이 완벽한 인류를 만들 수 있다는 자만심에 죽었죠. 하지만, 이제는 사람 전체 DNA지도를 볼 수 있는 DNA시퀀싱도 가능하고, 그 지도에 일부를 편집하는 기술도 가능해 졌습니다. 게다가 배아에 일부 유전자를 자르면, 그건 대대손손 유전도 됩니다. 무시무시한 기술이죠.

유전자 자리 '하나'의 변이로, 일생을 고통받는 환자들을 생각하면 당장 실용화 해야 할 것 같지만, 강한 신체, 뛰어난 지능, 파란눈과 금발, 큰 키와 탄탄한 근육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면, 과연 그 유혹을 거부 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돈이 있다면, 내 몸에 든 배아를 조작해 훌륭한 유전자를 대대손손 남겨주고 싶겠죠. 그리고, 그럴 수 있는건, 페니실린을 개발해서 인류가 감염의 고통에서 벗어난 것 처럼, 진화와 발전이라고 주장 할 겁니다. 그것이 전 인류에게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을지라도 말이예요. 과학은 가치 중립적이라고 말이죠.

저는 무신교이기 때문에, 이런 과학의 발전이 신의 섭리에 반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거부할 수 없는 발전의 흐름이고 필요했기에 개발된 기술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레보시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야 했던 이유가, 반드시 바이러스 때문이 아니었던 것 처럼, 양날의 검이라고는 생각합니다. 곽수환은 시티를 구하는 것에 관심이 없었고, 최호언은 뛰어난 지능으로 백신에 기생충을 심어 아담 바이러스를 퍼트렸죠. 견제 수단이 없는 강자의 욕심은 비극으로 끝나기 마련이닌까요.

층간소음에 시달리지 않는 꼭대기층은 아무리 설명해도 공룡처럼 절구찍는 소리를 내며 걷습니다. 쿵쿵쿵!하고 말이죠. 약자가 되보지 않은 강자가 약자를 위한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은 무지의 희망사항? 공상 속 정의의 사도? 현대판 돈키호테? 정도요.

그래서, '진화는 생존에서 비롯됐다.'는 구절이 가슴에 꼿혔습니다.

살아야 할 이유도 없는 진화는, 기왕이면 많이 발전하는 것이 좋다는 과학만능주의가 될 거예요. 그래요. 그럼 그렇게 발전해서, 누구는 잘먹고 잘살고 누구는 성욕 감퇴 주사 맞으며 살아야하나요? 자연이 '의도없이 저절로 생겨난 것'이라면 과학은 '의도를 가지고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것'이어야겠죠. 그리고 그 '의도'에 대해서 따져묻고 감시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누가 만들든,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 그건 내가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하는 일이니까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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