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연필

출간일: 2017.12.04

분량: 본편 3권

 

 

 

 

 

 

 

 

 

point 1 책갈피

리오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도 머리로는 알고 있을 것이다. 부모의 사랑을 못 받았다고 해서 모두가 그녀 같은 선택을 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어린시절을 떠올려 베풀고 기부하며 사는 사람들도 많았다. 결국 다 자신이 선택한 길이다.

point 2 줄거리

기: 이카르트 제국의 황태자 자이비드는 지네마물이었던 전생 기억을 가지고 태어난다. 100년 정도 산 마물은 감정을 배우지만, 80년 된 마물었던 자이비드는 감정을 모른다. 자이비드는 자신의 감정을 실험 하기 위해, 절대적 애정을 보이는 제타크를 화상을 입히고 손발톱을 뽑아내고 채찍질을 하는 고문을 자행 한 뒤 내친다. 고문을 받으면서도 자이비드를 걱정하던 제타크는 마지막 순간 증오를 내비치고, 사라진다. 이후, 자이비드는 기도 중 미래를 바꾸라는 신의 계시를 받는다.

승: 계시 속 황제가 된 자이비드는 완전한 마물이 된 제타크에 의해 참혹하게 죽고, 제타크는 국가를 멸망시킨다. 그리고, 그 날 신관들에게 끌려 온 제타크를 본 자이비드는 시종으로 들인다. 미래를 바꾸기 위해 자이비드는 제타크에게 용서를 빌며 눈치를 보고, 제타크를 보호하기 위해 황태자 직위도 내려 놓는다. 과거와 다르게 인간이 아닌 반 마물인 제타크는 실수로 자이비드의 오른팔을 불구로 만들지만, 자이비드는 그 또한 용서한다. 제타크의 복수심은 조금씩 흔들린다.

전: 한편, 사교계의 중심인 카리알은 자이비드에게 집착하며, 제타크를 경계한다. 카리알의 가문은 고아원 아이들을 대상으로 잔혹한 실험을 하고, 그 유일한 생존자가 바로 제타크였다. 카리알은 과거 자이비드에게 내쳐진 제타크를 죽였지만, 시체와 융합한 마물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그러던 중 우연히 점쟁이에게 자이비드가 곧 죽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제타크는 그것이 카리알로 인한 것이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제테크는 자신의 과거와 카리알의 악행을 고발하고, 오랜 가문의 만행은 공개된다.

결: 한편, 자이비드는 제타크를 마계로 돌려보내려 한다. 제타크의 몸은 탈피를 거쳐 성인이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마계로 돌아가야만 했다. 제타크와의 이별을 결심하자, 자이비드는 전생에 만난 나비사내처럼 괴로움에 눈물을 흘린다. 제타크는 마계에서 못 돌아올거라고 믿는 자이비드에게 꼭 돌아오겠다고 약속을 한다. 그리고 7년 뒤, 정원에서 차를 마시는 자이비드에게 완전한 성인이 된 제타크가 나타난다. 두 사람은 여행도 하며, 행복한 삶을 함께 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결국 이거슨! 웃긴맛!

차원이동물, 빙의물, 환생물... 소설 속 '현생'조차 스스로 풀릴 길이 막막해서 '초월'의 힘을 빌리는 이야기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즐겁게 읽으면 그만 일지 모르겠지만, 가끔은 시대의 반영인 것 같아서 입맛이 쓴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오늘 리뷰할 작품이 심각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거 뭐지? 갸웃 갸웃 하면서도, 계속 웃게 되는 개그물이예요. 더불어, 공수가 빙의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빙의하는 독특한 현상도 발생한달까요? 흠흠...

내용은 분명 매우 잔인합니다. 이야기는 한 고아원에서 발생한 비극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사교계의 중심 귀족인 하트레인가는 힘없는 고아들을 이용해 '키메라'를 만드는 실험을 합니다.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마물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자이비드는 의례상 방문한 고아원에서 이상함을 느끼죠. 그리고, 그 원인을 찾아 내려간 지하에서 끔찍한 장면을 보고, 살아 남은 한 아이를 업고 나옵니다. 바로, 어린 제타크였죠. 당시 하트레인가의 부인은, 아이를 데려가는 대가로 자이비드의 기억을 지웁니다. 충격으로 인한 기억상실로 사건은 마무리 되고, 제타크는 자신의 구원자인 자이비드를 보기 위해 입궁을 꿈꿉니다.

하지만, 고아에게 기회는 돌아오지 않았죠. 결국, 제타크는 자이비드를 감시하기 위한 첩자가 되어서야 입궁하게 됩니다. 제타크는 자이비드의 제대로 된 정보를 가져오지 못하는 무능한 첩자였고, 그 탓에 고된 체벌을 받습니다. 그리고 하트레인가도 제타크에게 잔혹한 행위를 멈추지 않죠. 하지만, 제타크는 자이비드가 대신 먹으라고 넘겨 준 정력제가 훨씬 괴로웠어요. 제타크의 삶에 자이비드가 아닌 다른 것들은 익숙한 고통이었고, 자이비드 곁에서 있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충신이었죠. 하지만, 그런 제타크를 자이비드는 무참히 밟아버립니다.

자이비드가 고문을 시작했을 때, 제타크는 첩자인 것이 들켜서 고문을 받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곧 그것이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자이비드의 실험이며, 그건 하트레인가, 카리알과 같은 것이었죠. 제타크는 무참히 상처입고 버려져, 카리알에게 눈과 혀가 뽑히고 장이 꺼내져 죽습니다. 그리고, 10년 미만의 마물과 자타크의 시체가 융합 된 채, 마물의 몸에 제타크의 정신이 합성 되어 자이비드 앞에 나타납니다.

하지만, 읽으면서 잔인하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습니다. 이미 피폐에 물들어 버려서 그런 것인가... 라고도 생각 할 수 있지만! 감정을 느끼는 듯 느끼지 못한 자이비드와 촉수 괴물이 된 만만치 않는 성격에 제타크 콤비가 보여주는 만담이 웃깁니다.

자이비드는 마물의 기억을 가지고 있고, 일부 감각이 인간에 비해서 뛰어나죠. 그런 우수함과 더불어 황후의 장자라는 정통성이 황태자로서의 지위를 견고하게 만들어 줍니다. 하지만, 제타크의 등장과 함께, 자이비드는 쿨하게 황태자 자리를 내려 놓습니다. 결국, 미래 제타크는 자이비드가 황제였기에, 그 땅을 도륙했던거였으니 말이죠. 하지만, 자이비드는 폐태자를 안주 삼는 귀족들의 조롱과 비하에 어떠한 굴욕감도 느끼지 못해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자이비드에게 부끄러움인란, 보는자의 몫일 뿐인걸요. 그러면서도, 제타크의 복수심을 없애야 하는 목표 때문에 어설픈 감정 연기를 합니다.

한 침대에서 제우고, 연인이라고 공표하고, 애정의 정점인 뜨밤도 보냅니다. 문제는 자이비드가 못느끼는 감정을 제타크가 대신 느낀다는 거예요. 과거 제타크에겐, 자신을 고아원 지하에서 구해준 은인에 대한 충심과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 연심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그것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단지 그것을 덮고 남을 정도의 증오심이 생긴거였어요. 하지만, 자신을 위해서 희생하고 용서를 비는 자이비드를 보면서, 조금씩 그 증오심은 희석되고 그 아래 있었던 따끈한 감정들이 샘솟아 오릅니다. 욕정도 함께요. 하지만, 성장하지 않은 신체에는 번데...흠흠...그래서, 적극적으로 촉수를 이용합니다. 전 촉수 애용자 자이비드의 코치를 받으면서...

물론, 감동구간도 있습니다. 10년 미만의 마물은 자아조차 없지만, 100년 된 마물은 감정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자이비드는 전생에 자신을 거두어 준 나비사내를 생각합니다. 외로움, 슬픔, 연민, 애정, 행복... 인간의 감정을 느끼는 나비사내는 80년 된 자이비드 역시 시간이 지나면 감정을 느낄거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제타크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그를 탓하지 않으며 곁에 둔 것이, 그때 나비사내가 말했던 감정이 생긴걸까? 의심하죠. 분명 자이비드는 제타크에게 애정을 느끼고 있었지만, 감정을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자이비드는 제타크에게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을 하고 맙니다.

그로부터의 시간이 지나고, 마물로서 살았던 80년과 인간으로 살았던 20년의 시간이 흐를즈음에, 자이비드는 깨달아요. 그리고, 그건 제타크에 관한 모든 감정이었죠. 제타크는 그런 자이비드에게 '감정의 무게'를 이야기 합니다. 차리리 감정을 못 느끼는 것이 더 나았다고 생각 할 만큼, 자이비드가 느껴야 하는 감정의 무게는 신체의 고통을 능가하는 것이었어요. 처음으로 인간의 껍데기를 쓴 마물이 아닌, 마물이었던 인간으로서 자이비드는 눈물을 흘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총 합을 더하면! 그래도 '마물의 환생기록'을 웃긴맛입니다. 아~~~~주~~~ 먼 과거에 일본 요괴물 중에 촉수를 애용(?)한 작품들이 제법 있었던 것 같은데, 한 동안 마물이 나와도 촉수 플레이가 이토록 효과적(?)인 경우가 드물어 그런지, 묘~~한 병맛이 느껴지는 작품이었어요. 게다가, 감정을 느끼지 못하거나, 잔혹사에 의해 정상적인 정서를 가지지 못한 능력자의 이야기는 서양풍 BL에 섭섭치 않게 자주 등장하는 소재지만, 그 무심한 4차원과 입걸걸한 마물과의 갑을인듯 을갑인듯 한 관계는 신선했습니다. 흔한 재료에, 비기 감미료를 더하면, 새로운 맛이 되는 듯한 느낌!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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