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비욘드

출간일: 2018.10.04

분량: 본편 1권

 

 

 

 

 

 

 

point 1 책갈피

"네가 가슴만 안 만지게 했어도 너 좋아하는 거 평생 몰랐을걸."

point 2 줄거리

기: 윤강우는 소꿉친구 남대영의 긴급한 호출에 그의 방으로 찾아간다. 대영은 대뜸 자신의 부푼 가슴을 만져 보라고 시키고, 대영은 대영을 만지며 우유를 흘리는 그의 가슴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병원에 가기 무서웠던 대영은 강우에게 일주일만 기다렸다가 병원에 가겠다고 약속하고, 강우는 그 동안 대영을 도와 주기로 약속한다.

승: 대영의 가슴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우유가 흐른다. 어느날 외부라 수습 할 수단이 마땅치 않았던 강우는 대영의 가슴을 빨아 우유를 마시고, 그렇게 우유를 제거해주면 한 동안 흐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 한 두 사람은, 틈틈히 그 활동(?)을 반복한다. 그러면서 강우는 대영을 친구가 아닌 이성으로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전: 강우는 대영에게 고백하고, 대영은 아주 잠깐 거부하지만 곧 강우를 보면 얼굴이 붉어지는 자신을 발견한다. 두 사람은 연인이 된다. 그간 연애 경험이 많았던 강우는 대영에게 적극적으로 스킨쉽하고, 대영도 곧 잘 강우를 따라간다. 대영은 일주일이 지나 병원을 가지만, 특별히 심각한 진단이나 주의사항을 받지 않고 온다.

결: 젊고 건강한 두 대학생은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는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이것이... 바로 하이퍼 리얼리즘?

리뷰를 쓰기 전에 이렇게 아무 생각이 없는 작품은 처음입니다. 저는 책을 덮고 나면, 뭔가 골몰해 집니다. 작가님이 의도하신 바일수도 있고, 그저 제가 꽂힌 것일 수도 있겠지만, 요는 뭐든 생각이 많아 진다는 거죠. 그런데, 이 책을 다 읽었음에도, 마치 백지와 같은 이런 상태가 참으로 생경합니다. 분명, 달달한 일상물, 소꿉친구에서 연인으로 변하는 플롯이 결코 드문 클리셰도 아닌데 말이예요.

줄거리는 한 줄로 요약 됩니다. 공은 첫 만남부터 소꿉친구에게 특별히 끌렸으나 사랑이라 인지하지 못 했으나, 그 친구의 신체적 변화를 계기로 깨닫고 연애하는 이야기!

그 친구의 신체적 변화는 가슴이 커지고 젖이 나오기 시작하는 것인데... 이것에 스토리를 반전 시킬 장치라고 생각했지만, 말 그대로 그냥 그런 현상입니다. 오메가버스도, 판타지고, 심지어 시한부도 아닙니다. 더불어, 이로 인해 다른 신체적 변화를 연쇄적으로 발생시키거나 기존 인간관계나 사회적 위치를 위기로 몰아 넣지도 않습니다. 심지어 병원에 가지만 특이 사례로 주목 받지 않지조차 않죠. 평범히 걸어 가서, 평범히 걸어 나옵니다.

그냥, 어느날 가슴이 부풀과 우유가 나오는 소꿉친구의 가슴을 보다가, 아! 두근두근거리네! 내가 얘를 친구가 아닌 이성으로 좋아하는 구나! 너도 나 좋아하지! 사귀자! 하고 꽁냥꽁냥...

수가 공의 누나를 잘 따르고, 수의 집 부모님이 재정적으로는 지원하되 수를 돌보지 않는 사정이라든가, 그래서 수가 공의 부모님에게 아들처럼 여겨지는 것... 이 무엇 중 하나라도 갈등의 요소가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 갈등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누나도, 수의 부모도, 공의 부모도 아무것도 하지 않거든요.

그래, 뭐 수의 신체변화나 가족, 친구들의 관계 변화는 없다고 하더라도... 공과 연인이 되기까지, 뭔가 과정이 있겠지? 싶었지만... 공이 고백하고, 잠시 머뭇거리던 수는, 곧 공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본인도 깨닫습니다.

공은 잘 생겨서 인기도 많고, 여자친구도 있었죠. 그런 공은 어릴때부터 수에게 접근하는 사람들은 본인이 먼저 끊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집착인지도 모르고 태연히 다른 여자친구를 사귀며 절륜남으로 성장합니다. 수는 어릴 때부터 칭찬 받기 위해 책을 열심히 읽고, 수석으로 입학해서, 친구도 사귀지 않고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만 하며, 공과만 친하게 지냅니다. 그런데, 어느날 공이 고백하자, 가까이서 봐왔던 그의 연애사에 대한 불쾌함이나 공의 성향에 대한 큰 의문점을 가지지 않고, 공을 받아드려요.

뭐... 사귀는 과정까지는 순탄해도, 이렇게 다른 공과 수가 연애를 하는데, 맞춰 나가는데 여러 사건들이 발생하겠지? 싶었지만... 공은 전혀 거부감 없이, 틈만 나면 쪼물락거리기 바쁘고, 수 역시 처음임에도 별 거부감 없이 잘 느낍니다. 중간에 공이 다치기도 하고, 공의 친구들도 만나지만, 어떤 후속 사건의 계기가 되지 않습니다. 그냥, 스쳐지나가는 사건이죠.

그래요. 이게 바로 극현실주의, 하이퍼리얼리즘 아니겠습니까? 그냥 어느날 몸에 변화가 생길 수 있지만 적당히 조절하며 살아가고, 어느날 뜬금없이 연인이 생기지만 별다른 사건 없이 사랑하고, 내가 생각보다 적응이 빠르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는 생활... 기승전결은 없고, 그럭저럭 살게 되는 잔잔, 평범한 일상들 말이죠.

분명, 공이 수를 아끼는 달달물은 맞긴 한데... 원래 짜고 쓴 음식 뒤에 먹었을 때 달달함이 극대화 되는 거잖아요. 엄청 싱겁지만, 굳이 맛을 따지자면 단맛에 가까운... 그런 핫초코를 한 잔 마신 기분입니다. 음... 오늘 전화로 열변을 토한, 제 친구의 '어제 겪은 이야기'가 더 흥미진진했던 것 같아요.

뭐.. 백포백은 읽어주는 것이 인지상정이니, '새로운 유형의 소설과의 조우'라고 생각해야겠죠?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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