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B&M

출간일: 2018.05.04

분량: 본편 1권

 

 

 

 

 

 

point 1 책갈피

"저야 올림픽에 나가는 것만도 감지덕지지만 선배는 다르잖아요. 선배는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니까.... 혹시 1등을 놓치거나 하면. 걱정되지 않으세요?

충동적이었지만, 한 번쯤 꼭 묻고 싶던 것이기도 했다. 내 물음에 액정만 내려다보던 선배가 눈을 들었다. 선배가 말했다.

"진천에서 가장 일찍 일어나는 팀이 어딘지 알아?"

"어디인데요......?"

"우리야.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

"그리고 우리팀에서 가장 일찍 일어나는 사람은 나야."

"......"

"훈련장에 마지막까지 남는 사람도 나고."

"......"

"내가 가장 잘하는데, 내가 1위인데. 나보다 오래 하는 사람이 없어. 다들 나보다 늦게 일어나고 일찍 훈련장을 떠나지. 다른 나라 선수라고 다르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내가 계속 1등일 수밖에 없는거고"

자랑이 아니었다. 사실에 대한 담담한 기술이었다.

point 2 줄거리

기: 연이은 우연과 행운으로 '어쩌다 국대'가 된 이여준은 금메달리스트 남지훈과 룸메이트가 된다. 동계올림픽 첫 출전인 여준은 스타 선수이자 무수한 메달의 주인공인 지훈을 보며 긴장하지만, 지훈은 '형'이라고 부르라며 무심한듯 여준을 챙겨준다. 여준을 무시하며 메달을 반쯤은 포기한 감독을 대신해, 지훈은 여준에게 귀한 노하우를 알려주며 족집게 과외를 해준다.

승: 지훈의 코치와 함께 노력형 천재인 지훈의 훈련 모습에 자극받은 여준은 죽을 듯 훈련하기 시작하고, 그런 여준을 말리며 지훈은 음험한 스킨쉽을 시도한다. 지훈에게 몸이 반응한 여준은 부끄러움과 혼란스러움에 지훈을 피하지만, 지훈은 별거 아니라고 되려 쿨하게 다독여준다. 이윽고 올림픽은 개막하고 올림픽 선수촌에서 역시 지훈과 여준은 같은 방을 쓰게 된다.

전: 1500m 개인전, 여준은 캐나다 리트리버의 더티 플레이에 넘어지고, 동료 선수의 진로방해를 해 실격당한다. 남지훈은 여유롭게 금메달을 딴다. 낙담해 땅까지 파고 드는 여준을 반드시 금메달리스트로 만들겠다는 지훈은, 여준에게 특효약이라며 사심이 가득한 '그런 짓'을 한다. 그 효과(?)로 여준은 쇼트트랙 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한다.

결: 한편, 게이인 캐나다 리트리버는 여준에게 접근한다. 순진한 여준은 홀랑 잡아 먹힐 뻔 하지만, 지훈에 의해 건져진다. 그리고, 여준은 미친 줄 알았던 지훈에게 고백을 받는다. 여준을 군대에 보내지 않기 위해, 지훈은 여준을 꼭 금메달리스트로 만들어야 했던 것이었다. 여준은 지훈과 사귀고, 그의 집착과 변태끼 충만한 연애를 시작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올림픽

저는 스포츠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실, 잘 모릅니다. 주변에 야구 광팬들이 많아, 가끔 끌려가서 치킨을 먹고 오긴 하지만, 규칙도 잘 모릅니다. 올림픽과 월드컵도 역시 잘 챙겨보지 않습니다. 결과만 뉴스로 접하는 정도랄까요. 금메달 숫자는 기억해도, 종목과 선수이름은 잘 외우지 못합니다. 오히려 BL소설에서, 가장 열심히 스포츠를 공부하는 것 같아요.

그러다 얼마 전 뉴스를 보며, 1년에 한 번 있는 수능시험인데 올해 수험생들 마음이 참 고되겠다. 생각하고 있자니 문득, 올림픽은 4년에 한 번 열리지.... 떠오르더군요. 30살이면 사회초년생까지는 아니라도 어디서 전문가라고 듣기는 힘든 나인데, 그 나이면 선수들은 은퇴를 하죠. 그렇게 수명 짧은 일에 전력을 다 받혀, 4년에 한 번 오는 기회에 평가를 받고, 남은 생에 그 결과를 꼬리표로 달고 살아야 한다니... 참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수를 할지언정, 적어도 수능은 매년 보고싶은만큼 볼 수있을테니까요.

그래서 스포츠에서 드라마 같은 극적 순간들이 펼쳐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절실함이 주는 감동은 분명 큰 울림이 있겠죠.

하지만, 일단 BL 스포츠물에 공수는 대게 '천재성' '수려한 외모'를 디폴트 값으로 가지다 보니, 그런 감동은 미미한 한 편입니다. 천재도 이 만큼 열심히 한다! 와 범재가 열등감과 한계를 극복 해 나가는 이야기는 분명히 다를테니까요.

여준의 국가대표 선발전 최고 성적은 8등입니다. 올림픽과는 거리가 먼 '선수'였죠. 그래서, 여준이 얼떨결에 국가대표가 된 후 누구도 여준이 금메달을 딸거라고 기대하지 않습니다. 효자 종목 메달 하나가 날라간 것을 아쉬워하는 사람들만 가득했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거의 유일한 사람이 있었으니, 천재, 금메달, 아이돌 외모, 선망의 대상 모두 혼자하는 지훈이었습니다.

지훈은 과거 동계체육대회에서 여준을 봅니다. 여리여리한 체구에 예쁜 얼굴, 보는 순간 한 눈에 반합니다. 그리고 일부러 반칙의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푸쉬로 여준을 넘어트리죠. 여준은 그런 지훈에게 원망은 고사하고 순진하고 동그란 눈을 껌뻑이고, 지훈은 이 연두부 같은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해요.

지훈은 여준이 가능성 없는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준의 미진한 성적은, 그의 지나친 배려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준은 상대가 휘청하면 받쳐주고, 추월을 시도하다가도 상대가 넘어 질 것 같으면 주저하다 기회를 빼앗기죠. 짧은 시간 승부를 내야하는 쇼트트랙에서, 성공하기 힘든 성격이었습니다. 오히려, 이기적이고, 승부욕 강하고, 자애심 강한 지훈이 더 좋은 선수의 자질을 가진 셈입니다.

하지만 그런 지훈조차도 여준과 함께 이기고 싶어 집니다. 올림픽 금메달은 있지만 '올림픽 정신'은 없었던 지훈이, 메달은 없지만 '올림픽 정신'만은 충만한 여준을 통해 변하죠. 그래서, 결코 누구에게도 알려주지 않았던 노하우를 전부 방출하며, 여준의 가능성을 깨워줍니다. 물론, 몸싸움에 약한 여준은 개인전에서 실격을 받지만, 여준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은 지훈의 독주때문만은 아니었을 거예요. 충분히 국가대표 한사람 몫을 할 수 있을 만큼의 능력과, 지훈의 충격 요법(?)... 큼큼

지는 법을 모르는 지훈은 기어코 여준을 가집니다. 솔찍히, 여준이 그냥 끌려가는 것 같긴 하지만... 늘 지켜봤던, 존경해마지 않는 지훈이 불도저처럼 밀고 들어 오는데, 막을 방법은 없죠. 이미, 결혼해서 낳을 아기 이름까지 생각하는 직진 집착남! 잠시 오메가버스인가 생각하다 오메가버스가 아닌데도 너무 자연스러워 더 소름 돋은!

뭐.. 그래도 금메달도 따고, 손해보고 살던 순둥이 곁에서 평생 함께 하겠다는 이기주의자 연인도 얻고, 여준도 해피엔딩입니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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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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