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블루코드

출간일: 2020.08.06

분량: 본편 4권 + 외전 1권

 

 

 

 

 

 

 

 

 

 

 

 

 

point 1 책갈피

 

 

"형님께서 자비로우시기를 나는 바라지 않아요. 그러니 구태여 이리 자애롭게 마음을 쓰실 필요 없습니다."

 

 

 

point 2 줄거리

 

 

기: 이화국은 황룡의 피가 황족에게 이어져 내려오는 황룡의 나라이다. 황룡의 피를 이어 받은 황제는 금색머리와 눈을 갖게 되고, 황제가 승하 한 후에 다음대 황룡의 피를 갖은 황제가 금색머리와 눈으로 변하게 된다. 황룡의 피 이외에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재상 박제문은, 이해언을 어릴때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키우며, 이해언을 제외한 모든 황족들을 죽인다. 그리고 이해언은 그 곳에서 자신의 첫사랑이자, 박제문의 외동아들 박기준을 만난다.

 

승: 유일하게 살아남은 황족인 이해언의 머리가 금색으로 변하고 황제가 되자, 박제문은 그를 허수아비로 만든다. 어떠한 결정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사람이 아닌 자들을 모두 처결하고, 수시로 해언에게 치욕을 주며 황제 위에 자신이 있음을 각인시켜 준다. 이런 박제문에 반기를 든 황후가 죽고, 맞수가 없어진 박제문과 해언의 후궁이 되어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기준 사이에서, 해언은 몸과 마음을 모두 내어준 빈껍데기 생활을 한다.

 

전: 해언의 애정을 거절 할 수 밖에 없었던 기준은, 죽은 전 황후와 모종의 계약을 하고, 해언을 지키기 위해 후궁이 된다. 하지만, 해언은 그런 기준을 증오하며 상처 준다. 기준은 모든 비난을 박가와 자신에게 향하도록 사치스럽고 잔인한 생활을 이어가고, 한편으로 해언이 스스로 세력을 모을 수 있도록 뒤에서 도으며, 살아남은 다른 황족 '원이'를 태감으로 삼아 보호한다.

 

결: 절대 권력의 말미에서 박제문은 기준이 박가의 모든 혈족을 죽였고, 자신을 죽이고, 스스로도 죽음으로서 역사에서 박가를 지우고, 황룡의 분노를 잠재우려 함을 알고 절규한다. 해언은 급히 궁으로 돌아오지만, 기준의 계획을 막지 못한다. 해언이 자신의 피와 또 다른 황룡의 피인 '원이'의 피를 기준에게 먹이자, 기준의 머리는 황금색으로 변한다. 그는 패악한 롱화귀비가 아니라 황룡의 유일한 반려인 '황후'로서 평화롭게 살아간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착한 악'과 '못된 선'

 

 

'착한 악'과 '못된 선'이라니... 무슨 말장난인가 싶으시죠? 그럼에도 왠지 뭔지 알 것도 같지 않으신가요? 고전이나 클래식을 읽으면 주로 '절대 악'과 '절대 선'이 나와요. 누가 봐도 못된 놈! 누가 봐도 착한 놈!이요. 그런데, 실제로 못된 놈인데 안스러움이 들고, 착한 것 같은 뭔가 찜찜한... 그런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옳고 그름과 선 악은 다른 차원의 문제이긴 하지만, 규범이든 도덕이든 공동체가 잘 굴러가기 위해서 사람들은 기준을 세우고 살아요. 그 기준에 대한 의심이 안정성을 해치는 '악'이 될 수 있기에, 우리는 옳고 그름이든, 선 악이든 다수가 비슷한 답을 낼 수 있도록 훈련을 받고 살아왔죠. 그런데, 그런 사회적 차원이 아니라, 한 인간의 삶에 있어서 정말 선과 악은 구별 할 수 있을까요?

 

롱화귀비전에서 박제문은 '절대 악'입니다. 고민 할 필요가 없어요. 저는 이 책을 연재로 읽었는데, 정말 박제문 나오면 그 날은 그닥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롱화귀비도 '악'입니다. 아주 많은 사람을 죽이거나 잔인하게 신체를 훼손합니다. 심지어 박제문보다 더 많이 죽여요. 자신이 유일한 은신처였던 해언이 애정을 갈구 했을 때는 매몰차게 몰아내다가, 해언이 자신을 거부하자, 그를 매우 탐하고 집착하죠. 하지만, 박제문과 다르게 박기준을 볼 때, 어딘가 계속 가슴이 아려요. 그 탐욕의 이유가 오로지 '해언이 마땅히 가져야 하는 것'을 돌려주는 것 뿐 이었으닌까요. 심지어, 그 곳에는 자신의 생명도 애정에 대한 보답도 없었어요. 계획의 날이 온다면, 해언은 진실한 황제가 될 것이고, 그날이 자신이 죽는 날이죠. 해언이 숨 죽이며 살다가 비로소 행복해 질 때, 자신은 죽습니다. 그 날이 오도록 도우면서, 그 전에 해언의 마음 한 자락 받을 수 있기를 염원하죠.

 

이 책에서 제일 독특한 캐릭터는 이해언입니다. 해언은 탄생부터 비참한 인생이 정해진 가련하고 불쌍한 황제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어릴때부터 박제문에게 길러지면서 그에게 굴종하는 법을 배웠죠. 또,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사랑하는 형님에게 계속 거부 당하죠. 황제가 된 후 유일하게 마음을 나눈 내편 황후는 박제문에게 반기를 들다 자신의 눈 앞에서 끔찍한 최후를 맞습니다. 차라리 본인이 황제를 하고, 상황으로 물러나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황룡이 아닌 박제문은 정전에 해언을 앉혀 두고 온갓 모욕을 줍니다. 방으로 돌아가면 그곳에는 롱화귀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현실에 짓눌린 '선'의 전형 같은 모양새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썩~ 그렇게만은 보이지 않아요.

 

해언은 의외로 잔인합니다. 용도 뱀과라 그런가요? 저는 가끔 해언이 화려한 비늘을 가지고 있어 눈길이 가지만, 가까이 가면 맹독으로 사람을 마비시키는 독사 같이 느껴질 때가 있어요. 해언은 특별히 누군가를 죽이진 않습니다. 해치지도 않아요. 하지만, 그들이 박제문이나 박기준에게 죽거나 다칠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는 황궁 안에 조차 만들지 못한 전 황후의 무덤에서 죄책감에 서럽게 우는데요, 그건 내가 사랑하지 못한 누님에 대한 미안함에 가까웠죠. 그는 박기준이 자신을 해치지 못 할 것을 압니다. 어쩌면 그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그저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폭행이었던 셈이죠. 그렇다고 복흑이라고 보기에는 '악의' 보다는, '무감' 쪽이예요. '알고 보니 무서운 놈이었어!'라기 보다는 '상처 입은 가녀린 짐승은 아니다!'란 느낌이랄까요. 묘~한 캐릭터였어요. 

 

착한 악과 못된 선 즉, 이타적인 악과 이기적인 선, 어쩌면 우리 주변에 많은건 '이기적인 선'인지도 몰라요. 아이러니하게도 '이타적인 악'은 '이기적인 선'과의 관계에서 약자가 됩니다. 그 이타성 안에 이기적인 선이 들어 있으닌까요. 참 묘~하죠. 주변에 나를 위해서 다른 사람에게 '악'을 자처하는 사람이 있나요? 그를 말리며, 걱정하며, 비난하며, 혹시 일신의 평화를 지키는 '이기적인 선'은 아닌가요? 저는 요즘 뉴스에서 '이기적인 선'을 자주 봅니다.

 

롱화귀비전은 팔에 힘줄이 빡! 솟는 근육질 미남이, 호리호리한 황제의 후궁이 된다는 것 부터가 새로운 설정이었어요. 비록 본편은 15세라 아쉬움은 많았지만, 신박함이 많은 소설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치 AS하듯 외전에서, 그 '집요하게 탐했다.'라고 하는 문장을 세세히(?) 장황하게(?) 여러 시점(?)에서 풀어 줍니다. 찌롱 잠수 구간이 다소 긴 편이긴 하지만, 휘발성 작품들 속에서 조금은 묵직한, 읽을 만한 작품이었습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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