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피아체

출간일: 2016.04.12

분량: 본편 3권 + 외전 6권

 

 

 

 

 

 

 

 

 

 

 

 

 

point 1 책갈피

 

 

" 웃으면서 내 이름 불러주세요."

 

 

 

 

point 2 줄거리

 

 

기: 어느날 강서주에게 엄친아 후배 정우진이 비싼 밥을 사주겠다고 한다. 친하지 않은 후배지만, 서주는 별 경계없이 우진의 차에 탄다. 그리고, 정신이 들었을 때 몸은 망신창이가 되어 있고, 기억은 끊긴채 제주도 별장에 있었다. 잊혀진 기억속 시간에 우진은 서주에게 수면제를 먹였고, 이 곳에 온 이후에는 마약을 먹이고 몸에 바른 후 강간하고, 그 영상을 찍었다.

 

승: 서주는 문득 떠오르는 강간의 기억과, 남아 있는 영상, 도망 칠 곳 없는 섬, 철벽 같은 우진과의 대화에 무너져 간다. 그리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또 다시 눈을 뜬, 서주는 병원이었다. 기억상실에 걸린 자신을 극진히 보살피는 우진을 보며, 서주는 고마운 한편 우진이 느끼는 불안함과 석연치 않은 우진과의 관계를 미심쩍게 생각한다.

 

전: 우진은 극도의 불안함을 느끼며, 서주를 집 밖에 내보내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친구 갑돌이와 자신이 찍힌 강간 비디오를 찾게 되면서, 우진의 거짓말을 알게 된다. 우진이 서주에게 진실을 말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주는 기억을 찾는다. 그리고, 서주는 우진의 지갑 속 작은 쪽지를 통해, 자신과 우진이 같은 고아원 출신임 떠올린다.

 

결: 고아원 시절, 서주는 자신만 쫒아오는 동생에 대한 영웅심리와 우월감을 느끼며 잘 대해주지만, 우진이 그림대회에서 1등하고 인기가 있어지면서 열등감과 미움으로 바뀐다. 서주가 친 장난으로 우진은 죽을 뻔할 위기를 겪고, 둘은 헤어진다. 우진의 불안감의 원인이 자신임을 알게 된 서주는, 우진과 함께 살 것을 약속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유실이 '또' 외전이 나왔습니다. 본편이 3권인데, 외전이 6권 입니다. 서주와 우진을 놓아 주지 못한 작가님과 팬들이 많다는 것의 반증이겠죠.

 

유실은 2016년에 나왔습니다. 그때 "유실을 읽지 않은자, 쓰레기에 대해 논하지 말라!" 강피폐의 끝판왕이라는 리뷰를 읽고, 오~~하며 저도 읽었었죠. 1권은 그 말이 맞아요. 그러나, 1권만 피폐물, 2권과 3권은 일상물, 외전 6권은 달달물 입니다. 게다가, 본편 3권 중에서 1권 분량이 가장 적다는 거... 총체적으로 이걸 어찌 분류해야할지... 

 

유실은 성격이 급한 사람은 숨 넘어 가는 소설입니다. 고구마 전개랑 달라요. 같은 말과 상황이 무한 반복 됩니다. 소설 속에 서주도 여러번 욕을 하지만, 그 욕 조차도 반복되기 때문에, 같은 말을 잘 못 참는다면, 완독을 위해, 책을 던져버리고 싶은 위기를 이겨내셔야 합니다.

 

"우진이라고 불러주세요." "화났어요?" "같이 살면 안되요?" "떠날거예요?"라는 말을...... 우진이는 몇 번이나 했을까요? 느낌상 수백번은 한 것 같은데... 물론, 서주는 그보다 더 많은 "씨foot"을 합니다.

 

우진은 서주를 지나치게 통제하고, 서주가 화를 내면 우진은 울고, 서주가 왜 우냐고 하면, 우진은 화났냐고 떠나지 말라고 빌어요. 그럼 서주는 뭔 소리냐고 또 화를 내죠. 정말 이게 끝입니다. 이 이상의 서사 전개 되지 않고, 섹턴도 뜸하고, 피폐물이라더니 빻빻한 장치도 더 이상 나오지 않은, 이 이상한 책은 뭘까요?

 

우진은 서주의 모든 것을 기억합니다. 그 기억 속에 서주는 무서워하는 자신을 안아주고, 모르는걸 알려주고, 웃어주고, 편식을 하면 혼내는, 나를 많이 좋아해주는 내가 너무 좋아하는 형이었죠. 하지만, 큰 잘못을 한것도 아니고, 싸운 것도 아닌데, 형은 자신을 싫어하기 시작해요. 우진은, 내가 편식을 하지 않았다면, 형이 하지말라는 것을 안했다면, 아무리 많은 가정을 해봐도 미움받는 이유를 알지 못합니다. 그러다, 오지 않은 형을 기다리다 죽을 뻔하고 알게 되죠. 형은 자신을 떠났다는 걸요.

 

그 이후에 훌륭한 스토커로 자란 우진은 계속 서주를 스토킹합니다. 미움이든 괴씸함이든 찾은 이유야 여럿이었지만, 실제로 찾고 보니 내가 원하는 것은 나를 떠나지 않고, 내 이름을 불러주고, 나를 보고 웃어주는 강서주와 영원히 함께 사는 것 뿐이었죠. 하지만, 왜 형이 어느날부터 나를 싫어하게 되었는지, 떠나게 되었는지 모르는 우진에게는, 다가가는 법도 꿈처럼 함께 사는 법도 서투를 수 밖에 없었어요.

 

서주는 가장 일반적인 사람입니다. 입 걸걸하고, 어느 정도의 연민과 도덕성이 있고, 작은 일에 우쭐하고 현실 인식 빠르고, 그러면서 대단한 열의나 각오는 없는... 우진은 비범합니다. 규범성도 죄책감도 없으면서, 완력과 지력은 높고 재산은 많아요. 이런 상극인 둘이 대화를 하는데, 우진은 서주가 화를 내면 일단 울고 사과를 하기 때문에 소통이 안 되요. 우진은 그저 서주가 떠나지만 않으면 되기 때문에, 참고 실패하고 사과하고 불안해하고를 반복하죠. 서주는 그걸 멈추기 위해서 대화를 시도하지만, 그런 시도가 우진에게는 또 '형이 화났어, 그래서 날 떠날꺼야!'로 이어지기 때문에 도돌이표예요. 

 

그런데 그렇게 답답하고 돌고 도는 대화를 통해, 서로가 서로를 조금씩, 아주 조금씩 이해해가기 시작합니다. 그것이 묘한 감정을 느끼게 해요. 저는 재탕 할때, 외전4 -> 본편 3권 -> 외전5 봤는데, 아~ 하게 되는 포인트가 참 많았습니다.

 

이해가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단지 포기하는 것에 익숙하죠. 누가 이렇게 답답하고 짜증나고 머리 아픈 궁구의 과정을 거쳐, 나라는 사람을 이해해 줄까요? 맛있는 음식 먹고, 좋은 선물 사주고, 즐거운 가쉽이야기 하는 것이 더 괜찮은 생활 일텐데요. 마음의 공동화란 인간 본연의 고독일테니, 나도 나를 좋아한다는 사람도 지분은 없을지 몰라요. 하지만, 원한다고 요구하지 못하더라도 이미 바라고 있는 것도 있는 법이닌까요.

 

'나의 이름을 불러주세요.'는 '나를 이해해주세요.', '내 이름을 부르고 웃어주세요.'는 '진짜 나를 이해하게 되면, 웃어 줄 수 있나요?'의 다른 표현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주걸륜의 七里香(칠리향)이라는 노래에 你是我唯一想要的了解(너는 내가 이해하고 싶은 유일한 사람이야)라는 가사가 있습니다. 매일 삐걱거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나를 이해해주는 것, 내가 세월이 지나도 그 사람을 이해하기를 포기 하지 않는 것, 그게 계속 사랑하는 노력이겠죠.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