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비욘드

출간일: 2018.09.27

분량: 본편 1권

 

 

 

 

 

 

 

 

 

 

point 1 책갈피

"전무님은... 아직도 모르시죠. 스폰서와 애인의 차이가 뭔지."

사헌은 갑작스러운 주제 전환이 조금 당황스러운 듯 손바닥으로 입가를 쓸었다. 적어도 이 사태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나, 원망 같은 것이 쏟아지리라 예상했던 모양이다. 성연 또한 그럴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었는데, 그 이전에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최대한 성의껏 대꾸하고 싶었는지 몇 번이나 입을 달싹이던 사헌은, 별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이 그랬으니까. 사헌의 입장에선 정말이지, 무슨 차이인지 알 수가 없었다. 만약 처음부터 성연과 꼬이는 일 없이 만나게 됐더라도, 똑같이 굴었을 것 같았다. 독사 같은 형님들의 눈을 피해 조금이나마 안전한 집을 마련해 주고, 편안하게 생활하라고 신용 카드를 건네줬을 것이다. 일을 좋아하는 것 같으니까, 업계에서 제일 좋은 조건의 계약들을 소개해 줬을 것이다... 바쁘겠지만 시간이 되는 대로 성연의 곁에서 머물렀을 것이다.

"하지만... 뭐라고 좋다고 생각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제대로 된 정의를 내리고 싶어진 거죠? 나에 대해서."

사헌이 난감한 듯 눈을 내리깔았다.

"그래요."

"이왕이면 스폰서보다는 애인 쪽으로."

"... 그것도, 그래요."

point 2 줄거리

기: 성실하고 기본기 탄탄한 신인배우 한성연은 대기업 DS계열사 전무 취임 파티에 초대된다. 클럽 VIP 회원들만 참석 가능한 자리, 원로 배우의 초대로 오게 된 성연은 어리둥절해 있었다. 그리고, 전무 백사헌을 보고 전후 상황을 짐작한다. 백사헌, 8년 전 불우한 사고와 오해가 겹쳐 성연이 몸을 팔게 된 DS그룹 회장의 막내아들이었다. 자신을 잊은 듯한 백사헌의 태도에 안심했지만, 프로그램 사전 미팅인 줄 알고 간 식당에서 백사헌에게 스폰서 제안을 받는다.

승: 8년 전, 마음에 빚이 있던 첫사랑 한광호의 꼬임에 접대를 하게 된 성연은, 우연히 오해를 받아 최실장에게 끌려가 사헌의 방에 버려진다. 해명도 하기 전에 불같은 하룻밤을 보낸 성연은 도망쳐 나오고, 역시 우연히 만나게 된 조용범 감독에게 발탁되어 데뷔한다. 8년 뒤 만난 사헌에게 그날 사고를 해명하지만, 사헌은 이미 그 내막을 알고 있었다. 오히려 사헌이 성연에게 40억짜리 오피스텔을 선물했고, 그걸 성연이 팔았다는 어이없는 사실을 듣게 된다.

전: 성연은 스폰서 제안을 거절하지만, 사헌은 협박을 하며 강요한다. 결국, 성연이 40억 오피스텔을 대신 처분한 대리인을 잡을 때까지 시한부 스폰서 관계를 가지기로 합의한다. 성연은 사헌이 주는 고가의 선물들을 '화대'같아 불편해하지만, 사헌은 강압적으로 쥐여준다. 그러면서도, 사헌과의 잠자리에 과하게 흥분하는 몸에 성연은 의문을 갖고, 주치의에 검진을 받게 해준다던 사헌은 차일피일 미룬다. 한편, 40억 사건의 범인으로 성연은 한광호를 지목한다.

결: 수소문해 연락한 한광호를, 성연은 사헌의 집으로 부른다. 한광호는 성연의 친부라는 왕경철과 함께 집으로 오고, 40억뿐만 아니라 성연이 몰랐던 성연을 이용한 더러운 계약들을 뻔뻔하게 읊어댄다. 그 둘이 성연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사진과 영상을 찍고 있을 때, 사헌이 나타난다. 그리고 병원에 간 성연은 자신이 델타이며, 사헌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헌은 성연에게 용서를 구하고, 진담을 주고받은 두 사람 사이에 핑크빛 기류가 감돈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리디여... 일 제대로 안 하십니까?

2021년 1월 1일 00시를 넘기며, 제일 먼저 한 일은 리디북스 고객센터에 오류를 신고하는 일이었습니다. 정확히 00시 37분에 1:1문의 글을 남겼죠. E 콘텐츠를 다수 이용하면서 불가피하게 여러 오류를 겪었지만, 이미 다운로드한 책을 읽지 못하는 오류는.. 참으로 당황스럽더군요. 가압류도 아니도, 수많은 서적들의 소유권과 이용권이 이렇게 허무하게 박탈 당한 느낌... 게다가 연휴가 3일! PC, 태블릿, 핸드폰 모두 '잘못된 경로' 팝업이 뜨는데, 정말 화나더군요.

아침에 일어나, 정상 작동하는 리더 앱을 보며, 너무 리디북스만 이용했다는 생각을 했죠. 주식도 한 접시에 담으면 안 되듯, 웹소설도 너무 한 사이트만 이용하면 안 되겠다는 소중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 여파인지 모르겠지만, "새해엔 고수위로 벨른이가 되어봐!"라는 '사의 찬미' 홍보 문구도 참으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일단, 누굴 더러 벨린이라고 부르는 건지... 적어도, '사의 찬미' BL가이드랑 책소개 쓴 직원보다는 벨른이인것 같은데 말이죠.

무겁고 어두운 소재도 유쾌하게 다루는 작가님, 모스카레토님 하면 떠오르는 인상입니다. 소설로도 다수의 히트작을 보유하고 계시지만, 웹툰화도 된 작품도 많고, 특히나 스토리 작가로서 옥동님과 함께 작업한 웹툰들은 몽글몽글 귀여워 애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BL가이드 적힌 "이럴 때 보세요: 지금 바로 고수위를 보고 싶을 때"를 보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모스카레토님의 '불야성'도 고수위라고 안 부르는데... 지금 바로 고수위가 보고 싶은 독자가 '사의 찬미'를 보면 화날텐데요... 강간, 감금, 배덕, 억압, BDSM 아무것도 없는데, 더티 토크라 고수인가? 책을 제대로 읽지 않은 자가 쓴 BL가이드, 그 BL가이드를 그저 차용한 홍보문구... 니드가 맞으면 재미있지만, 이렇게 니드를 호도할 소개를 보고 선택한다면, 작가에게도 독자에게 실망과 비효율 아닌가요? 참... 일 제대로 안 하십니까?

'사의 찬미'는 순정 재벌공의 스폰서를 가장한 첫사랑 사수기입니다. 백사헌은 박우현 회장의 아들 중 유일하게 알파의 형질을 타고났습니다. 오메가버스 중에서도 '사의 찬미'만의 독특한 설정이 있는데, 하나는 '델타'의 존재이고, 다른 하나는 알파에 대한 '인식'이에요. 많은 오메가버스물에서, 알파는 무형질인 베타보다 우수한 지력, 체력을 지닌 유전형이라고 전제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의 찬미'에서는 발정기라는 약점을 지닌 선천적 통제불능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백사헌은 '알파' 형질로 인해 이복형제들에게 배척당하고, 조롱당하죠.

그런 일환 중 하나가, 성연이 겪은 불의의 사고였죠. 미성년에서 벗어난 사헌에게 형 박재서는, 마치 짐승의 짝짓기라도 주선하는 듯 오메가를 선물이랍시고 던져 놓고, 그 대리인 최실장은 한껏 비아냥 거리며 유유히 사라지죠. 그 잘난 형님의 잘 못 배달된 선물이 성연이었습니다. 분노에 휩싸인 사헌에게 재물처럼 바쳐진 성연이었지만, 그 순간에도 사헌은 성현의 가련한 분위기와 이상형 외모에 멈칫 합니다. 그리고, 사헌의 페로몬에 몸이 열린 성연은 서러움과 별개로 쾌락에 절여집니다. 두 사람은 그 상황에서, 이상한 만큼 만족스러운 밤을 보내죠.

그리고 사헌이 샤워하는 사이, 이성이 돌아온 성연은 도망칩니다. 사헌은 쉽게 성연을 다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다음날 형이 선물한 오메가는 성연이 아니었고, 성연에게 준 40억짜리 오피스텔에 나타난 건 알고 보니 친부인 왕경철이었죠. 그리고, 그 왕경철은 이미 한광호와 짜고 백재서의 사주를 받았어요. 그 오피스텔 매매로 인해 사헌은 누명을 쓰고 해외로 유배를 갑니다.

한광호는 최대 하드캐리업니다. 일단, 부지런해요. 성연의 좋은 친구인 듯 성연의 어머님 상을 도우면서 찾아낸 친부 왕경철을 이용하죠. 성연의 애정을 접대에 이용하고, 더 비싸고 체계적으로 매춘을 위해 왕경철을 앞세워 계약도 맺습니다. 물론, 최실장의 실수로 사헌과 하룻밤을 보내는 바람에, 성연은 잠적하고, 다행히도 그 계약들은 실현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성연의 핸드폰 번호로 대포폰을 만들어 40억 오피스텔도 꿀꺽하고, 그 사실을 이용해서 사헌에게 엿도 먹여요. 사헌과 성연의 지지부진한 관계는, 한광호의 쓰레기 협박으로 불이 붙고, 역할을 마친 악역은 섬으로 사라집니다. 정말, '사의 찬미'에 모든 변곡점에는 한광호의 계획이 있었다고 봐도 무리가 없죠.

'사의 찬미'는 수인 성연의 시점을 기본으로 하지만, 중간중간 공인 사헌의 시점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성연과 첫밤을 보내고, 문득 분노에 휩싸여 폭력적이었던 전날 밤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어찌할 바를 몰라 하죠. 스폰서 관계를 거부하는 성연에게 되지도 않는 협박을 하면서도, '애인'과 '연애'로 마무리 짓습니다. 서툴고 거칠지만, 성연에게 첫 키스라고 고백하는 풋풋한 연하남이에요. 성연과의 관계를 공고하기 위해, 그간 숨죽여 온 형들과의 싸움에서도 이를 들어내요. 모든 생각의 끝이 성연으로 끝나고, 성연을 붙잡기 위해 말도 안 되는 계약을 내 걸고, 주치의 이야기를 하면 상처받은 티를 한껏 내는 귀요미입니다.

다만, 꽃낙엽님의 '불청객'에서 리뷰한 '에피타이저형 소설'이라는 느낌은 강합니다. 결국, 8년 전 뜨밤을 보낸 속궁합 맞는 두 사람이 만나 삽질하다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핑크빛 기류가 돌며,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다는 거잖아요. 아이는 낳는 건지, 둘은 결혼을 하는 건지, 그 전에 제대로 고백도 안 했죠. 외전을 준비 중이라고 하시는데, 외전보다는 2부가 필요해 보입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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