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문라이트북스
출간일: 2019.08.14
분량: 본편 5권 + 외전 2권
point 1 책갈피
윤이 송헌의 감긴 눈꺼풀을 어루만지고 살짝 벌어진 입술을 더듬었다. 가슴을 대고 맞닿은 곳곳마다 피가 나니 진실로, 태어나서 이만큼 무서운 때가 없었다. 그래서 또, 좋은 말만 하였다. 송헌을 바라보고 하고 싶은 말을 생각하니 그것은 전부 다 좋은 말이었다.
"사랑하네."
"........"
"이렇게 우리 둘이 함께 있는 순간도 감사하네."
"........"
"그러니 이제, 어디를 가려거든....."
윤은 송헌의 피에 젖은 머리카락을 젖히고 그 매끈한 이마와 빰을 드러냈다. 사랑했다.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나도, 꼭 데리고 가게."
point 2 줄거리
기:대현황제의 손자이면서 현황제의 조카인 곽윤은, 머리는 비상하나 심한 몸치다. 소심줄 같은 고집으로 검을 배우겠다고 무작정 은퇴한 석대오를 찾아 도화촌으로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곽윤은 아름다운 송헌을 보고 첫사랑에 빠진다. 얼덜결에 송헌은 스승이 된 구제못할 몸치임에도 부지런한 곽윤을 기특하게 여기지만, 곽윤의 신분을 알고 어색한 이별을 맞는다. 대현황제가 멸망시킨 제월국의 마지막 호위대장 송우천, 송헌의 아버지였기 때문이다.
승:집에 돌아와서도 송헌을 잊지 못한 곽윤은 몰래 그를 보러가기 위해, 꾀병을 부려 황실 모두가 참석하는 대현황제 능행에 빠진다. 그리고 청천의 참변이 발생한다. 유일한 황위계승자가 된 곽윤은 황제가 된다. 참변에 관해 잔혹하게 변한 곽윤을 말리고자 궁으로 들어간 송헌은, 그곳에서 곽윤에게 고백을 받는다. 한편, 참변에 사용 된 연초광산이 있던 도화촌의 사람들은 역도로 몰려 학살된다. 송헌은 한팔을 다쳤지만, 홀로 살아남아 복수를 다짐한다.
전:미호랑이 되어 도화촌을 학살했던 금의위들을 찾아다니던 송헌은 신분을 숨긴 곽윤과 만난다. 그리고 황제의 행렬을 급습한 송헌은 곽윤을 본다. 곽윤은 자신을 찌른 송헌을 후궁에 숨겨 논다. 그리고, 송헌과 오해를 풀고, 도화촌 생존자들을 만나게 해준다. 송헌과 곽윤의 관계는 깊어지고, 송헌은 귀비로 봉해진다. 또한 두 사람은 청천의 변과 도화촌 학살을 일으킨 세력을 함께 찾고 그 끝에 제월국 출신 장군 조벽신이 있음을 알아낸다.
결:한편, 황제에 반감이 축적되던 승상 공제현은 조벽신, 백호상단 백이준과 함께 역모를 일으킨다. 공제현의 역모를 예상한 곽윤은 군을 배치하고 대비를 하지만, 모든 경우의 수를 막지 못했다. 위기에 몰린 곽윤을 지키다 송헌은 큰 부상을 입는다. 간신히 살아난 송헌은 곽윤의 유일한 정인이자 귀비로서의 삶은 산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첫사랑, 그 지독한 열병
비첩을 읽을 때는 당이 필요합니다. 너무 울고 웃어서, 진이 다 빠집니다. '단짠의 진리'의 정수라고 말하고 싶지만, 정말 심장이 남아나지 않는 느낌이랄까요... 과장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진짜예요.(진지) 큭큭대며 웃다가, 끅끅대며 울게 됩니다. 요즘 책이 한 권에 10만자 정도라는 생각하면 권당 분량도 제법 많은 편인데, 정말 정신없이 읽었습니다.
비첩에는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옵니다. 그리고 각자의 사정과 갈등이 얽혀 비극과 희극을 번갈아서 만들어 내죠. 1분짜리 동영상도 길어져 15초짜리 동영상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시절에, 이런 이야기들은 길게 느껴질 수 있어요. 그래서, 리뷰에도 길다. 쳐진다.는 평이 꾀 되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원래 거대한 비극은 하나의 의도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향점이 다른 각자의 의도가 뒤엉켜 폭팔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력, 권력, 훌륭한 무의로도 막을 수도 예상 할 수도 없는 비운의 사건은, 그렇게 단순하지도 명료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아리고 안타까운지도 모르겠어요.
비첩에서 그 실타래는 첫사랑입니다.
조벽신은 어릴적 거칠고 못난 자신의 편이 되어 준, 동네에서 제일 예쁘던 누이를 마음에 품죠. 전장에 나갈 때 기다려 달라 말하지만, 누이에겐 남동생이 살아오겠다는 결심으로만 보였던 걸까요... 돌아온 누이는 송우천의 아내가 되어있었죠. 배신감에 눈 먼 조벽신은 대현황제와 어떠한 밀약을 맺었지만, 아마도 곽윤과의 대화로 추측컨데 지켜지진 았았던 것 같아요. 그저 송우천은 제월국 황제를 지키려다 죽고 누이는 자신의 여자가 되지 않았죠.
조벽신은 자신의 아우 후서와 함께 제월국 출신의 세력을 모아 청천의 변을 일으킵니다. 비록 끔찍한 대현황제의 핏줄을 모두 죽이는데는 실패하지만, 도화촌에서 누이를 데려와 자신의 곁에 두는데는 성공합니다. 송헌을 찾으며, 자신을 보지 않는 누이였지만 말입니다. 송헌에게 자신이 약점이 된다는 걸 안 누이는 절벽에서 뛰어내리고 백치가 되어버립니다. 첫사랑, 그 지독한 열병이 피바다를 몰고 왔음에도, 죽을때 조벽신은 그 누이를 찾아 갑니다. 이미 했어야 했는데 하지 못한 말을 하려고요.
곽윤와 송헌 그리고 백이준, 후서와 정무왕비까지... 이들의 연심이라는 것은 죽을 수도 있는 길을 가게 만듭니다. 그리고, 백이준과 후서는 죽죠. 그런데, 어떤 죽음을 애도해야 할까요? 불에 뛰어드는 부나비는 제몸이 타도 응당 그래야 하기 때문에 길을 멈추지 않습니다. 간혹, 불을 무서워 불을 피한 부나비가 있다면, 죽지 않아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첫사랑은 다들 실패한다고 합니다. 슬프게도 열병 같은 첫사랑이 없었던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단지, 직진 밖에 못하는 차가 있다면, 그 앞에는 꼭 결승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절벽이나 불구덩이가 있더라도, 멈추지 못할테닌까요. 첫사랑이 지독한 열로 생각은 멈추고 내 발은 상대를 향해 질주하게 한다면, 마치 직진 밖에 못하는 차와 같을 거예요. 그리고, 늘 운명은 그 앞에 결승 테이프를 준비하고 있지는 않죠.
비첩에는 고향의 맛 다시다보다 감칠맛나는 조연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송헌 바보 곽윤은 이보다 사랑꾼일 수 없죠. 그래도 코믹물이나 달달물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단짠이 반복되긴 하지만...그래도 가슴이 아픕니다. 그래서 애절물 땅!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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