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문라이트북스

출간일: 2019.08.14

분량: 본편 2권

 

 

 

 

 

 

 

 

 

 

 

 

 

point 1 책갈피

 

 

나는 너를 위해 도대체 무엇을 해야하나. 너를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나무를 심겠다. 꽃을 가꿀 것이다. 절벽 끝까지 숲으로 채우고 그 가장자리에 단단한 울타리를 두를 것이다. 너를 위해서 나는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다.

자리에서 일어나 캄캄한 거실로 나왔다. 여전히 내리는 눈이 창문에 닿았다가 어딘가로 날아가 버리곤 했다. 조명 스위치를 만져 사물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빛을 밝혔다. 은은한 빛이 닿은 안방 문을 바라보았다.

잘자. 살고 싶게 해 줘서, 제대로 살아 보고 싶게 해 줘서 고마워.

정말 고마워.

 

 

 

point 2 줄거리

 

 

기: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어 말을 더듬는 이윤성은 폭력에 노출되어있었다. 집에서는 엄마에게 학교에서는 다수의 아이들에게... 하지만, 윤성이 가장 두려운 것은 시한부 환자인 아버지가 죽는 것이었다. 엄마에 폭력에 죽지 않도록, 삶의 의지를 놓아 죽지 않도록, 윤성은 아버지 곁을 지키며 버틴다. 그러던 중 아버지는 쓰러지고, 윤성은 아버지가 죽기 전에 따뜻한 솜옷을 입혀 고향으로 데리고 가야겠다고 생각한다. 학교를 빠지며 몰래 전단지 알바로 돈을 번다.

 

승: 영민한 윤성은 담임의 스킨쉽이 늘어나는 것의 의미를 알지만, 자신의 유일한 성인 지지자이기에 모른척 한다. 어느날 알바로 번 돈을 빼앗은 반 양아치에게 대들다 심하게 맞은 윤성은, 담임에게 돈을 벌어야하는 이유를 말한다. 그리고, 담임은 돈을 빌미로 윤성에게 더 접근하고, 끝내 본심을 드러낸다. 아버지는 죽고, 담임의 노골적으로 요구는 윤성을 난간으로 몬다. 윤성은 날기를 바라며 난간에서 떨어진다.

 

전: 정한범은 부모님의 보험금으로 혼자 살고 있다. 말더듬이, 쉬운 타겟 윤성을 중학교때 괴롭협던 한범은, 어느 순간부터 윤성을 다른 눈으로 지켜본다. 늘 폭력에 노출된 윤성을 뒤에서 도와주지만, 윤성은 한범의 도움을 거부한다. 난간에서 떨어지던 날 한범은 아래서 윤성을 받아주고 다친다. 병원에 찾아오는 이 없이 혼자인 한범을 윤성은 챙기게 되고, 한범의 가정사를 알게 된다.

 

결: 고모에게 버림받은 상처를 안고 있는 한범과 아빠가 죽고 엄마가 떠나버린 윤성은 함께 살기로 한다. 전교1등이었던 윤성은 대학을 가고 한범은 피팅모델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 윤성은 언어장애 치료를 받으면서 조금씩 덜 더듬게 되었고, 알바도 하고 있다. 둘은 서로의 연인이 되어, 가족이 되었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악의에 가득찬 세상과 나의 구원자인 '너'

 

 

윤성과 한범에게 세상은 피폐합니다.

 

말더듬이가 생각까지 더듬는 것은 아니기에, 윤성은 보호 없는 환경 속에서 또래보다 더 냉정하게 현실을 파악 할 수 있는 영민한 아이로 자랍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현실을 잊기 위해 한 공부로 전교1등도 합니다. 하지만, 악의적인 세상은 윤성에게 원망 할 자격 조차도 박탈하죠. 윤성은 자신의 십자가와 같은 부모를 이해합니다.

 

창녀였던 엄마는 아빠와 결혼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하지만, 자신의 자식이 아닌 윤성에게도 좋은 아빠였던 남편은, 사고로 다리를 다치고 자신은 다시 몸을 팔죠. 그리고 끝내 죽을 날만 기다리는 병자가 되버린 남편을 버리지도 못하고, 폭력을 휘두릅니다. 손님이 준 카드로 남편의 병원비를 내고, 자식의 생활비를 충당하면서도, 화장실에서 쓰러진 남편이 죽었을까봐 혼이 나가 병원으로 데려가죠. 윤성은 아빠가 죽으면 엄마는 그 손님에게도 떠날걸 알고 있습니다. 엄마가 왜 아빠를 버리지 못할까 고민하는 것은, 결국 엄마가 떠나지 못하는 이유가 아빠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을지도 몰라요.

 

윤성을 강간하려던 담임은, 윤성이 거절하자 교묘한 방법으로 그를 괴롭힙니다. 담임은 윤성에게 조퇴증을 써주지 않았고, 아빠를 돌봐야 했던 윤성은 어쩔수 없이 담장을 넘습니다. 그리고, 주임에게 걸려 교무실로 끌려 온 윤성에게, 담임은 상냥하게 아버지의 상태를 모르는 척 합니다. 주임에게 맞은 것보다, 참고 참다 결국 화장실 변기에 앉지 못하고 소변을 지리는 아버지를 보며 윤성은 괴로워해요.

 

담임에게도, 주임에게도, 너무 쉬운 판단이고 쉬운 결정이었죠. 울며 애타게 항변해도 받아드려지지 않은 현실이라는 것은, 윤성과 아버지에게만 너무 어려웠습니다. 세상은 너무 쉽게 악의적이고, 그 악의에 윤성을 보호해 줄 방패도 무찌를 창도 없었어요.

 

윤성은 그런 세상 속에서 살아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찾지 않으면 살 수 없습니다. 그저 살아지지 않는, 단 하루도 쉽게 흘러가 주지 않는, 끈을 놓는다면 악의는 쉽게 그 세상에서 모래알 같은 자신을 지워내버릴 것 같은... 윤성은 그런 약자습니다. 아버지라는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에, 윤성은 담임의 아파트 난간으로 향할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모든게 끝났다고 하는 순간, 구원자가 등장합니다. 한범이 나타나죠.

 

한범은 윤성보다 가진 것이 많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도 자신을 사랑했었고, 고모도 결국 한범을 배신하긴 했지만, 한범을 아끼고 보호하려 했습니다. 그리고, 한범에게는 부모님이 남긴 보험금도 있고, 집도 있습니다. 그래서, 한범이 '상실'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그 상실은 아무것도 남기지 않죠. 어쩌면 한범은 아버지를 위해 고군분투 해 볼 수 있는 윤성이 부러웠는지 모릅니다. 자신은 할 수 있는 것도, 해야 할 일도, 그런 대상조차 없으닌까요.

 

1권에서 윤성을 둘러싼 환경을 '피폐'하지 않다고 할 순 없지만, 평범한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 할 수 없었던 두 사람이 '일상'의 대화로 삐지고 웃을 수 있는 2권 역시 '힐링'이라고 표현 할 수 밖에 없었어요.

 

2권의 길지 않은 분량에 피폐와 힐링이 함께 있는 작품은, 악의로 가득찬 세상에서 나의 구원자를 찾게 된 북극성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어둡고, 차가운 바다 한 가운데서도 '나만 따라오라' 손짓하며 길라잡이가 되어 주는 그 별처럼, 서로가 서로의 인생에 닻을 내려 정착하게 해주는 구원자가 되는... 그런 이야기 말이예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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