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제목: 천개의 학
작가: 정석찬
연재처: 미스터블루
분량: 본편 34화 + 외전3화
# point1: 한 컷
# point2: 줄거리
기: 깡패출신으로 대기업 총수가 된 천회장은 자신의 아들을 칼잡이 개로 키운다. 회장의 통제하에 '일'을 하던 천계현은 귀가하던 유운학에게 살인 장면을 들킨다. 운학을 죽여야 하는 순간, 계현은 운학에게 자신의 곁에서 일 할 것을 제안한다. 아버지가 남긴 어마어마한 빚과 곧 수능을 보는 동생이 있는 운학은 계현의 제안을 수락한다.
승: 계현은 운학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리고 자신의 빚을 대신 청산하고 일자리도 주는 다정한 이사님에게 운학도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조금씩 가까워지고 어느날 계현은 '일'을 한다. 운학은 그런 계현이 두려우면서, 사람을 죽인 후 괴로워 하는 모습이 안스럽다고 생각한다. 용기를 내서 계현에게 다가간 운학은 계현의 이야기를 듣는다. 계현은 살인을 하고 싶지도, 더 이상 악몽에 시달리고 싶지도 않았다.
전: 뜨밤을 보내고 두 사람은 연인이 된다. 운학은 아버지의 도박빚, 어머님의 가출, 그리고 아버지의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동생 효연을 남겨두고 군대로 도망친 일에 대해 말한다. 과거 선택을 책임지 듯 이제 계현 역시 책임지겠다고 말한다. 한편 계현은 천회장을 제거하고 스스로 회장이 되기 위해 천회장에게 반감을 가진 한대표와 연합한다. 그리고 결전의 날, 운학은 계현 대신 총을 맞는다.
결: 운학이 깨어 났을 때, 한대표는 운학에게 계현을 떠나라고 하지만, 운학은 계현과 함께 할 것을 선택한다. 계현은 운학과 효연에게 함께 살 것을 제안하고, 운학은 수락한다. 운학은 빚을 지기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 대학생이 되고 천회장과 순탄한 신혼생활을 보낸다.
# point3: 진지충의 review: 선택의 무게
날씨가 너무 덥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녹을 것 같은 날씨에, 겨울이 마구마구 그리워지네요. 엘사처럼 겨울을 불러 올 수는 없으니, 이미지 트레이닝이라해야 할 듯합니다. 그러다보니 천개의 학이 생각나더라구요. 천개의 학은 겨울에 만나, 봄에 결실을 맺는 이야기예요.
한 여름밤의 꿈이 몽환적 열망에 관한 것이라면, 한 겨울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고요하고 묵직한 시련에 관한 것이 많죠.
천개의 학은 흑백 웹툰이기도 하지만, 어두운 내용에 비해 배경이 눈부시게 밝게 표현 할 때가 많아요. 마치 만지면 차갑지만, 멀리서 바라 볼 때는 눈부시게 빛을 반사해내는 눈처럼요.
도박에 빠져 버린 아버지를 어머니가 떠납니다. 그리고, 수순을 밟듯이 술을 마시고, 폭력을 휘두르고, 돈을 벌어오지 않는 아버지를 대신해서 운학은 나이를 속이고 돈을 벌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자신보다 6갈 어린 동생을 돌보며,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립니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합격하지만, 대학생이 되진 못합니다. 그 끔찍한 일상에 단비처럼 입영통지서가 도착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시련일지 모르는 군대지만, 운학에게는 도피처였죠.
운학은 그곳에서도 집으로 돈을 보냅니다. 그런데, 어느날 효연이 찾아오죠. 엉망인 얼굴로 운학에게 원망하는 내뱉으면서요. 그리고 운학은 제대 후 아버지의 엄청난 빚은 갚으면서 효연을 돌봅니다. 잠도 못 자면서 알바를 하다 병든 운학에게 효연은, 너 아니면 누가 빚을 갚냐고, 수능 얼마 안남았으닌까 아프지 말라는 차가운 말을 남기죠. 운학은 묵묵히 그말을 듣고 있습니다.
진짜 효연을 보고 진짜 발암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운학 역시 미성년이고 어렸었죠. 하지만, 학교 다니면서 알바하고 아버지의 폭력에 방패가 되어줬습니다. 그건 당연하고, 효연이 그 보호 아래 있는 것도 당연할까요? 최소한의 고마움과 미안함은 있어야 한는 것 아닌지... 그저 지나친 도덕심으로 자신에게 죄책감을 느끼는 착한 형제에게,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돌아가야 할 미움을 몰아 넣는 것인 아닌지.. 받아주는 사람이기에 부리는 패악 같아서 진짜 보기 싫었죠. 그리고, 그걸 당연히 자신의 책임이라고 말하는 운학도 답답했죠.
물론, 지금도 별로 좋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게 선택의 무게라는 것을 알 것도 같습니다. 선택에는 책임 따른다. 너무 당연하지만 때론 불공평하게 느껴집니다. 끊임없이 선택을 해야하는 입장의 사람도 있지만, 선택을 회피 할 수 있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런데 선택했기에 책임을 져야 한다니... 여기저기 선택을 미루고 떠넘기고 침묵하며 사는 것이 요령있게 사는거라고 말하는 것 같아, 마치 폭탄 돌리기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선택하지 않는 삶이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요?
B(birth)와 D(death)사이에 C(Choice)가 있다고 합니다. 운학은 막 태어난 효연을 보고 꼭 지켜주겠노라 약속합니다. 하지만, 어린 운학은 너무 암담했고, 사회는 의무라는 이름의 갓길을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운학은 잠시 떠나있는 선택을 합니다. 갓난 아기 효연에게 한 약속은 운학을 좋은 오빠로 만들었고, 군대라는 선택은 자신 이외에 모든걸 배제한 결과가 되어 돌아왔죠. 누군가를 위한 선택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강제 받은 선택도 아니었어요. 그것이 선택의 무게인 것 같습니다.
부모를 선택하지 않은 아이들도 부모의 폭력이라는 결과를 감내합니다. 하지만, 그 아이들의 마음엔 부채가 없어요. 하지만, 만약 그곳에서 도망을 선택한 아이가 있다면, 결국 폭력에서 벗어나든 벗어나지 않든 마음에 부채를 지게됩니다.
선택은 늘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고, 좋을 때도 있고 아닐때도 있겠지만, 결국은 선택했다는 사실만으로 마음의 무게에서 벗어날 수 없는거죠. 운학은 선택이라는 것의 무서움을 압니다. 똑같이 고단한 삶을 살고 있지만, 운학에겐 죄책감이 효연에게는 원망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운학은 다시 천이사를 선택하고 책임지겠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이 선택의 결과가 설사 좋지 않더라도, 기꺼이 받아드리겠다는 의지가 내포되어 있을 겁니다. 이 만큼 강한 마음을 지니고 있어야 자신도 선택 받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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