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BLYNUE 블리뉴

출간일: 2020.03.05

분량: 본편 1권 + 외전 1권

 

 

 

 

 

 

 

 

 

 

 

 

 point 1 책갈피

 

 

"너는, 나를 만나려고 그리 오래 기다렸던 거겠지."

 

 

 

point 2 줄거리

 

 

기: 반도깨비로 태어나 마을 사람들에게 차별 받으며 살던 여흔은 촌장에게 팔려, 황제의 신열을 내리는 그릇으로 황궁에 들어간다. 용의 피를 타고나 늘 고열에 시달리던 황제 희언은 여흔을 안고 열이 내린다. 희언은 자신을 괴롭히던 열에서 해방시켜준 도깨비에게 관심을 가진다.

 

승: 여흔의 어머니는 상인의 딸이었다. 어느날 마을을 지나던 나그네와 마음이 맞아 여흔을 가지게 되었지만, 그가 떠나고 나서야 도깨비였음을 알았고 홀로 여흔을 낳는다. 그녀는 여흔의 혀에 주술을 새기고 검은흔적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여흔의 세계에 하나뿐인 가족이었기 때문에, 여흔은 어머니가 죽고나서도 그녀의 환영을 만들어 외로움을 달랜다.

 

전: 여흔은 황궁에서 희언이 만들어 준 평화를 누린다. 희언은 자신을 괴물이라고 부르지 않았고, 반찬을 숟가락에 올려주고, 꽃을 꺽어 주고, 새로운 이름을 주었다. 희언에게 사랑 받을 수록 여흔은 도깨비로서의 모습을 찾아간다. 머리카락, 눈동자는 원래의 색을 찾고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희언은 그런 변화에 기꺼워하며, 여흔을 더욱 아끼고 사랑한다.

 

결: 한편, 난폭한 정복왕 희언의 변화에 신료들은 후궁과 후사를 독촉하고, 이 과정에서 후궁 후보로 거론된 한 방계혈족에 의해 여흔이 다치는 일이 발생한다. 분노한 희언은 여흔은 귀비에 봉할 것을 명하고, 여흔의 어머니를 불러들이는 과정에서 그의 이야기를 알게 된다. 여흔의 외로움을 알게 된 희언은 여흔의 것이 될 것을 약속한다. 여흔은 귀비가 되어 황태자를 배태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도깨비야 도깨비야

 

 

반도깨비는 예쁜 소설입니다. 그저 여흔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 미소 짓게 되는 힐링 소설이죠. 단지, 결말에서 너무나 여백의 미가 느껴져서 헛헛함이... 염화미소를 짓고 보다가 반도깨비 완결.을 보고 ???????물음표가 백개 정도는 머리 위에 맴돌았죠. 그래서, 외전을 많이 기다렸지만, 외전이 너무 짧아서 또 섭섭했다는...

 

어떠한 소설은 영화 또는 드라마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리고 반도깨비는 엽서가 연상 됩니다. 여행지에 가면, 그 곳에 전설 같이 구전되는 가담항설을 모아 놓은 그림엽서를 팔곤하잖아요. 꼭 한 묶음의 이야기 엽서집을 글자로 풀어 놓은 듯 한 느낌으로 감상 할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외롭다는 느낌을 표현한다면 어떤 동작과 표정을 지어야 할까요? 송곳으로 허벅지를 찌르는 포즈라도 취해야 할까요? 외로움을 색이 있다면, 짙고 선명해서 누구든 알아 볼 수 있는 가시성이 높은 빛을 띨까요? 저는 외롭다는 감정을 잘 모르긴 하지만, 만약 외로움을 그림으로 그린다면 마치 여흔과 같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길게 내려온 앞머리로 연신 얼굴을 가린채 옷소매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주변 사람의 기척에도 멈짓거리며 긴장하지만, 그렇다고 멀어지지는 않습니다. 나를 이상하다고 비난하는 것이 무서우면서도, 혼자 있는건 싫은 그런 마음...이 마음이 외로움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내 이름을 부르는 음성을 듣고 싶어서,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싶어서, 하루 종일 두 이름을 반복해서 적고 연습하죠. 혼자 할 수 없는 일, 그래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이라서 말이죠. 

 

이런 요물 도깨비는 정복왕의 마음에 물듭니다. 희언은 여흔에게 그저 '희언'이면 족했고, 홀로 외로운 시간을 보냈던 여흔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꽃을 주고, 가족을 만들어 주고, 아름다운 밤하늘을 수 놓은 불꽃을 보여주고, 귀한 자리에 올려 주고, 행복해 하는 여흔을 바라보면서 꼭 안아 줍니다. 

 

이런 한 장 한 장의 그림들은 참 간지럽습니다. 여흔아, 도깨비야, 참 어여쁘다. 하면서 보게됩니다.

 

여흔은 자신이 아픈 희언의 열을 식혀주기 위해 황궁에 왔다는 사실은 알지만, 언제 다시 돌아가게 될지, 혼자가 될지, 귀비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그저, 계속 희언과 살고 싶고, 더 이상 외롭기만 혼자인 삶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혼자인 시간이 길어서 일까요? 여흔은 그 쓸쓸한 삶으로 언제든 돌아 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일까요? 아름다운 풍경, 평화로운 시간, 행복한 순간들에 때때로 드는 슬픈 생각을 담담히 받아드리곤 합니다.

 

이런 여흔이라 희언을 만나서 참 다행이다. 오래, 많이 외로워서, 좋은 사람을 만났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말하기'글 보다 '보여주기'글을 좋아합니다. 특히, 수채화처럼 채도가 높은 글을 좋아합니다. 물은 그 속성이 투명하지만, 물감을 머금은 물은 종이를 물들이기도 하죠. 그 경계가 모호하기에 느낄 수 있는 아련함을 좋아합니다.

 

반도깨비는 분량이 많은 글은 아니지만, 씬은 제법 많습니다. 그럼에도 씬이 별로 기억에 남진 않아요. 전체적으로 촉촉, 아련, 달달, 그윽함입니다.

 

여흔이 온전한 자신의 색과 목소리를 찾고, 두려움을 이기고 마음을 열어 희언을 받아들인 직후 본편은 완결이 나죠. 그래서, 아쉬웠습니다. 여흔의 외로움의 시간을 보았던 만큼, 꽁냥이 넘치는 신혼생활, 좌충우돌 육아기, 특히 어머니로부터 받은 뒤틀린 애정을 갚고 남을만큼, 여흔의 아이가 여흔에게 주는 부모로서의 행복도 보고 싶었습니다.

 

외전은... 임신 후 야시장에 한 번 다녀옵니다 ㅠ.ㅜ 그 짧은 외전에 절반은, 희언과 여흔의 상하가 뒤바뀐 '막내 도련님이 쌀밥을 주셨네.'로 채워져 있죠. 본편부터 외전까지 진짜 맛있는 에피타이저 먹고 메인디쉬 기다리다가 퇴장시간 된 느낌입니다. 제가 외전2를 기다려도 될까요? 흑...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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