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피아체

출간일: 2018.10.08

분량: 본편 2권

 

 

 

 

 

 

 

 

 

 

 

 

 

 point 1 책갈피

 

 

"전 형이 태어나는 것도 못 봤는데... 죽는 것도 못 보면 너무 억울하잖아요. 하루만 주면, 어디에 있든 제가 형 곁에 갈 테니까요. 그럼 그때, 저랑 같이 다시 생각해 봐요."

 

새하얀 환자복을 입은 무릎 위에 눈물이 투둑 떨어졌다. 훌쩍이는 소리를 내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이를 악물었다.

 

 

point 2 줄거리

 

 

기: 김시호는 퇴사 후 고향으로 내려 온다. 그 곳엔 고3인 자신에게 고백을 했던 옆집 중학생이 대학생이 되어 있었다. 지치고 무기력한 자신을 집 밖으로 불러 내는 옆집 대형견 서정운, 그와 산책하고 아버지 일을 도아 배달하면서 자신은 겁쟁이가, 정운은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정운은 예민하고 불안한 시호를 배려하고 다독여 준다.

 

승: 정운의 부모님은 바빴고, 눈치가 빨랐던 정운은 어른들에게 사랑 받는 요령을 일찍 터득했다. 하지만, 눈이 예쁜 옆집 형에게는 효과가 없었다. 오기가 생긴 정운은 시호 곁은 맴돌지만, 오히려 속정 많은 시호를 짝사랑하게 된다. 시호는 정운의 고백을 받자마자 서울로 도망치듯 올라가 연락을 끊는다. 정운은 상처입고 돌아 온 시호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전: 돌아오기 전, 시호는 회식 후 낙하산 재벌3세 권실장에게 밀폐 된 차 안에서 성추행 당한다. 그리고, 권실장이 출장을 간 틈에 퇴사하고 고향으로 도망친다. 하지만, 타회사 면접장에서 만난 권실장은 자신의 사과라며 합격 할 것이라고 말해준다. 정운은 그에게 독설을 내뱉고 면접장을 나온다. 시호는 바에게 홀로 술을 마시다가 사소한 시비에 휘말린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이 몰랐던 정운의 모습을 본다.

 

결: 정운은 과거 자신의 폭력사실과 함께 시호를 계속 좋아했었다고 고백한다. 정운은 시호를 떠나 서울로 올라가려하지만, 시호는 그런 정운을 잡는다. 시호는 정운에서 용기 내어 고백하고, 자신이 퇴사한 이유에 대해서도 솔찍하게 털어 놓는다. 시호는 권실장을 고소하고, 정운과 연인이 된다. 정운은 대학교 졸업 후 시호가 일하는 회사에 들어와 함께 근무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정운아! 물엇!!!"

 

 

오늘 저는 매우 스트레스 받았습니다. 뭐... 가장 구질구질한 사람 스트레스죠. 분명 오늘은 숭고한 희생정신이 빛나는 달콩님 웹툰을 리뷰하려 하였으나, 국운과 생명을 건 사랑이야기를 하기엔 제가, 한여름 가뭄에 갈라진 논바닥 마냥 버석하게 말라있네요. 

 

창 내고쟈 창내고쟈 이내 가슴에 창내고쟈,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 줄 서스펜스를 봐야하나, 총질하는 느와르, 칼질하는 시대물, 장풍 쏘는 무협물, 이도저도 아니면 저세상으로 넘어갈까? 요리조리 고민을 해 봤습니다. 오늘 한 생각중에 가장 생산적이라고 볼 수 있었죠. 그러다가 문득 잊고 있던 작품 한 편이 떠올랐습니다. 역시, 개를 무는데는 개가 제격이 아니겠습니까?

 

아이제님의 소설 중 첫번째 리뷰는 반드시 '단수지벽'이겠지 싶었는데... 역시 반드시는 없나 봅니다. 오늘은 상처입은 고양이와 이중인격  대형견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스트레스와 상처의 양을 제는 저울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꾀 자주 생각합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한숨이 메트로놈처럼 자동발사 되는데... 얼마나 힘들어하면 되는 걸까요? 

 

고민은 대부분 말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좋은 소리도 아니고 남의 욕이라도 듣는 상대방 기분이 좋진 않겠죠. 스트레스의 이전이고, 불쾌감의 전염일거예요. 또, 실제로 타인에게 말해서 해결되는 고민도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배경이나 세부사안을 알아야만 이해 할 수 있기 때문에, 완전한 이해도 힘들고, 이해하지 못하면서 어줍지 않게하는 조언은 되려 빈정 상하기 쉽죠. 이래저래 말하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뭐든 게이지는 차면 폭팔하는 법! 비우기는 비워야해요. 내가 상처받지 않도록, 상대방이 무겁지 않도록... 그러다보면, 내가하는 고민이 얼마만큼 엄살을 떨어도 되는 무게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나는 분명 힘든데, 이건 나라가 망하는 일도 아니고, 명예나 목숨이 걸린 일도 아니고, 대단한 명분도 견고한 철학과 가치에 반하는 일도 아니예요.

 

대부분 자존심 상하고, 불편하고, 불쾌한 일이죠. 하지만, 진심입니다. 할 수 만 있다면, 메테오를 지구로 충돌시킬 겁니다. 죽고싶을만큼 수치수럽죠. 눈알이 열기에 파르르 떨리는 것 같고, 어금니 부딧치는 소리가 귓속까지 들리는 듯 하고, 등줄기부터 정수리까지 돌처럼 굳는 것 같아요. 내일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이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데 힘들지 않다고 할 수 있나요? 죽고 싶다고 말하면 엄살인가요? 많이 약한 걸까요?

 

시호는 많이 도망칩니다. 그래서 약해보일지 모르겠지만, 제법 사회성도 의리도 있습니다.

 

술은 예쁜 여자가 따라줘야 하느니, 요즘 사람들은 이기적이여서 아이를 안 낳느니, 내가 왕년에는 어쩌고 저쩌고, 성희롱, TMI, 사생활 침해는 기본인 꼰대 팀장... 시호는 이 폭탄을 온몸으로 막아 동료와 후배를 지키죠. 덕분에 술을 많이 마시지만 전멸만은 막습니다.

 

하지만, 술을 너무 많이 마신 시호는 권실장 차에 타게 됩니다. 몸도 못 가누는 시호의 입에 권실장은 자기 혀바닥도 넣고, 성기도 넣죠. 시호는 다음날 찢어진 입술과 구토감, 습한공기의 단편적 기억으로 어제밤 밀폐된 차 속에 있었던 일을 기억 해 냅니다. 정신이 온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예민한 감각으로 남은 그 순간을요.

 

시호는 공항에 빠집니다. 말이 말을 타면, 말은 생명이 생깁니다. 그것이 몇 다리를 건너 어떤 말로 '탄생'할지 상상도 못하겠네요. 그리고 그 '피해 사실'을 증명하고 '거짓 정보'를 정정하는 과정은, 그 날 그 차 안보다 더 끔찍할 지도 모르죠. 시호는 너무 힘들어서 죽고 싶어졌습니다. 죽는 것은 늘 부작용없는 방법처럼 보이거든요. 그것보다 나은 방법을 설득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결국, 시호는 또 다시 도망칩니다. '그'방법으로 부터, 권실장으로부터, 회사로부터...

 

하지만, 우리들의 BL소설에는 치트키가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바로 집착과 집념 덩어리인 주제에 다정하기까지한 대형견공이 있지 않겠습니까? 정운은 학교를 휴학하고 유명한 언론인인 어머니의 일을 돕습니다. 시호는 언론에 인터뷰를 하고, 권실장에게 피해를 입은 피해자를 모으고, 고소하고, 재벌3세가 벌인 '갑질'에 대해서 사회적 책임을 묻죠. 

 

권실장은 모호하고 자극적인 범죄가 피해자에게 얼마나 불리한지 잘 알고 악용하는 사람이었죠. 게다가 권력까지 있었으니까요. 자신은 가해자였고, 시호는 피해자였지만, 시호는 따지지도 못한채 도망쳤고, 오히려 가해자인 권실장은 당당히 시호를 찾아가 그가 간절히 원하는 구직자리를 배풀었습니다.

 

권실장이 몰랐던 것은 정운의 존재였죠. 덕분에 권실장은 쌓아 놓은 마일리지 죄값에 이자까지 더해 일시금으로 치루게 되었네요. 정말 제대로 물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끔은, 생각 없이 목표물을 향해 돌진하는 사냥개가 필요합니다. 그 치트키가 상처나 트라우마를 치료 해 주진 못해도,답답한 마음에 창 하나는 뚫어 줄 것 같아요. 하지만, 현실에서 대형견도 만나기 힘든데, 대현견공은 만날 수도 없고 만나도 큰 일 입니다. 그래도... 바라옵건데, 만약 시간제 대여가 된다면, "정운아!! XXX 한번만 물어 뜯어주면 안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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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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