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이클립스

출간일: 2019.03.15

분량: 본편 3권 + 외전 1권

 

 

 

 

 

 

 

 

 

 

point 1 책갈피

" 당신을 위해 살았다는 것, 그것 하나만은 죄가 아니라서. 남들 앞에 떳떳이 드러내기 못하고 보답받지도 못하는 감정일지언정, 그래도, 그래도 죄는 아니라서...... 그래서 견딜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청은 조용히 웃었다. 속눈썹에 옅은 그림자가 져, 생긋이 웃는 눈매 아래로 그늘이 드리웠다.

"당신께서는.... 제게 남은 유일한 결백이십니다."

"이제야 웃어 주는 구나."

황제가 나직하게 속삭였다. 목이 살짝 잠겨 있었다.

"이렇게 어여쁘게 웃고는, 또 나를 떠나려 하는 것은 아니지?"

황제의 손이 그의 빰을 감쌌다. 거짓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한 뼘도 되지 않는 거리에서 집요하게 눈을 들여야보았다.

"저번에도 그랬어. 날 사랑한다 속삭이며 꽃처럼 웃더니...... 나를 두고 홀로 멀리 가 버리려했지, 야속하게도.:

"가지 않습니다."

" 그래. 우리는 영원히 같이 살자. 우리에게 영원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같이 죽자."

청은 웃으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황제 또한 청을 따라 희미한 웃음을 베어 물었다.

point 2 줄거리

기: 지예락, 본명 지청은 6황자였던 신무련을 황제로 만든 1등 공신이자 오른팔인 대장군이다. 청은 변방 전장에 있는 황제를 대신하여 황후에게 비녀를 건내주기 위해 홀로 환궁한다. 평인인 청은 양인이 어향을 듬뿍 묻히고 음인인 황후에게 찾아가고, 황후는 갑작스러운 환열기를 맞는다. 청이 오랫동안 숨긴 황제에 대한 연정을 거론하며 청을 덥쳐오는 황후를, 청은 찌르고 황후시해 죄로 투옥되어 고문받는다. 황제는 옥사를 찾아가지만, 청은 마음을 숨긴채 죽기위해 황후를 연모했노라 거짓말한다.

승: 황제는 분노해 청을 폭행하고, 눈에 떴을 때 위안리치 된 허름한 전각에 누워 있었다.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죽은 황후를 대신하라는 황제의 명에 잔혹한 정사가 반복된다. 청은 자신과의 비역이 황제의 명예에 누가 된다고 생각하고, 도망치지만 다시 잡혀 온다. 황제는 이미 자신을 사랑하는 청이 그 사실을 인정 할 때까지, 주변사람과 가족들을 모두 죽이며 고립시켰지만, 전각에서 조차도 청은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 한편, 죽은 줄 알았던 황후는 깨어나고, 황제는 청에게 대장군 복귀를 명한다.

전: 하지만, 청의 신체와 정신은 이미 망가져 있었다. 전각에서 청을 돌봤던 태의는 청의 고통을 없애주기 위해 죽어가는 자들에게쓰는 마취연고를 바른다. 이를 알게 된 황제는 태의의 손가락을 자른다. 한편, 황후는 황제가 자신에게서 황손을 볼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자, 본국인 율국에서 온 형과 태의를 통해 몰래 타인의 씨를 임신한다. 그리고, 자신을 비참하게 만든 청을 납치하여 고통스럽게 죽이려하지만 실패한다. 황제는 청이 음인으로 발현 되었으며, 태아에 용종이 유산되었음을 알게 된다.

결: 황제는 황후의 본국이 율국을 멸망시키고, 청을 납치하여 유산시킨 황후의 형과 태의를 잔혹하게 죽인다. 그리고 깨어난 청의 앞에서 스스로 독주를 먹고 함께 죽자고 한다. 황제가 깨어 났을 때 청과 한 침상에 누워있었다. 황제는 도망치지 않은 청의 선택을 기꺼워 하며, 다시 임신시킨다. 임신한 청은 대장군직을 내려놓고 황제의 침실에서 힘겨운 출산과정을 감내한다. 황녀를 낳은 청은 황후로 봉해진채, 황제가 만들어 준 황금새장에 갇혀 산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신체 피폐 1등! 빻빻 종합세트

이전에 정신피폐 1등, 긴사님의 '피난처'를 리뷰했었죠. 오늘은 신체피폐 1등, 바로 '단수지벽'입니다. 저는 피폐물을 정신피폐, 신체피폐, 상황피폐 세 가지로 나누는데요, 정신피폐를 다룬 작품은 많이 없습니다. 상황피폐에 한 요소로 가스라이팅이 가미되는 정도... 하지만, 신체피폐는 상대적으로 많은 편입니다. 일단, 폭력이 난무한 상황 속에서 수가 신체기능을 하나씩 잃어가면 신체피폐로 봐야 할 테닌까요.

많은 황제들이 수를 가두기 위해 발목을 부러트리거나, 발뒤꿈치에 못을 박거나, 족쇄를 채웁니다. 하지만, 대해단 황제 무련은 딱히 발목을 건드리지 않습니다. 그냥, 걷는게 아니라 깨어있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를 만들죠.

대장군으로 승승장구하던 건장한 사내가 죽음과 삶을 사이 둔 아슬아슬한 외줄에 몸을 올리기까지, 그 피폐함의 종류는 가히 종합세트라 부를 만 합니다.

처음부터 손에 말뚝을 박은 상태에서 머리를 박아 몸이 튕겨 나게 하죠. 반동에 의해 말뚝이 뽑힌 손의 상태는.... 굳이 묘사하지 않겠습니다. 총, 칼, 비녀, 정말 많은 것들이 청의 신체를 뚫습니다. 태의가 바른 마취 연고 때문에 청이 정줄을 놓는 건지, 황제가 머리를 너무 박고 빰을 때려서 정신을 놓는건지...

폭력 종합세트와 더불어, 빻빻한 피폐도를 올리는 것이 황제의 소름 끼치는 집착입니다.

6황자 시절, 권력에서 소외된 그에게 능글거리며 다가오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귀족집안 자제, 풍류를 즐기는 지청이었죠. 글과 그림에 재주가 뛰어난 지청은, 여행을 다니며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많은 사람을에게 사랑받는 화사한 미청년이었어요. 매몰차게 굴어도 무련공자님이 사랑하는 것이 생겼으면 좋겠다면,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을 즐겨 소개하는 청에게 신무련은 집착을 시작합니다.

신무련은 청이 사랑하노라 말한 것들을 죽이고 불태워 없애죠. 그리고, 누명을 쓰고 죽은 아버지의 복수를 해달라며 울며 매달리는 청에게 절대적 복종을 받아냅니다. 황제가 되어 아버지의 복수는 해주지만, 청에게 남은 가족을 빼앗습니다. 청은 반역을 저지른 동생을 손수 죽여야했죠. 그렇게 청을 고립시키고, 곁에 두기를 10년, 청은 황제를 사랑한다는 것을 숨기지도 못하면서, 황후와 비빈들을 들이라 포주노릇을 해요. 그럴 수록 황제는 청을 더욱더 막다른 곳으로 몰아 넣습니다.

죽어가는 청을 어여삐 여기고, 애절하게 매달리면서도 잔인하게 폭행하고, 심각한 조울증을 지닌 사이코패스 황제 폐하는 연신 소름끼치는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공포영화 잘 못보시면, 밤에 불끄고 보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산 속 추격장면을 혼자 밤에 불끄고 봤다가, 다시 일어나 불켜고 잤습니다. 혼수상태인 청과 황제의 도착적 정사장면은 보고 났더니 닭살이 돋아 있었구요.

저는 다공일수나 L없는 피폐물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L이 있는, 사패 집착공을 많이 보게 되죠. 이런 류의 작품들은 '사랑을 하는데 어떻게 저렇게 모질게 굴 수 있나?'에 있어, 개아가공과 사패공만으로 설득력 부족한 장면은 개연성을 해치다 보니 부담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개아가공이 너무 쉽게 후회하고 너무 쉽게 용서를 받는 것도, 사패공이 갑자기 정상인처럼 생각하고 이해하기 시작한 것도 캐붕이 되기 쉽죠.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한결같이 미친공이 정신나간 애정을 일관되게 강요하면서, 스토리를 캐리하는 작품이 귀하여 여겨집니다. 아이제님 작품에 미친공이 나오는 작품이 여럿되지만, 그래도 피폐함으로는 단수지벽이 단연 선두!

아슬아슬한 스릴감에 더해, 애절 한 스푼이 필요하시면 외전을 추천합니다. 도망을 포기한 사냥감에게 너그러워진 사냥꾼의 모습을 볼 수 있죠. 본편에서 만신창이가가 된 청의 삶이 조금은 복구 된 듯하여, 안도감도 살짝 들었어요.

네가 평안히 살고자 했으면 내 눈 뛰면 안됐다.는 황제의 대사가 무시무사한 이유! 올가미에 걸린 순간 몸부림 칠 수록 더욱 조여질 수 밖에 없는 포획 된 사냥감이 떠올랐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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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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