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요미북스

출간일: 2018.05.04

분량: 본편 8권

 

 

 

 

 

 

point 1 책갈피

" 가장 찬란한 자리에 가셨으면 했어요."

그 말에 그가 미칠 것 같다는 얼굴로 눈을 떴다. 그는 내 손을 잡았다.

"당신이, 제가 갈 수 있는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운 곳입니다. 당신이 제 날개입니다. 저는 하늘을 날고 싶었던 것이 아닙니다. 날개를 가지고 싶었던 겁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습니까?"

그가 나를 부르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를 어지럽혔다. 비통하고 절박한 목소리. 그 목소리는 지금도 슬픔을 떨쳐내지 못했다. 내가 대답하지 않자 그가 내 뒷목을 잡아 자신 쪽으로 당겼다.

point 2 줄거리

기: 날개를 가진 천인으로 태어난 설이련은 태자비로 내정 된 채 소천에서 어린시절을 보낸다. 그리고 16세가 되어 태자비가 되기 위해 향한 황궁, 불현듯 전생의 기억에 혼란을 느낀다. 전생에 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스승님과 닮은 얼굴을 한 태자 천이현은 열혈한 애정을 보이지만, 이련은 쉽사리 정을 주지 못한다. 전생에서 태자는 자신의 쌍둥이 형제인 스승의 모든 영광을 빼앗고, 스승을 괴롭히는 악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태자는 냉혹하지만 현명했고 강했다. 그리고, 폭력적이고 강박적으로 이련의 몸을 탐하고 길들였다.

승: 태자를 증오하면서도 두려워 하는 황후와 동궁의 후궁들에의해 이련은 수세에 몰린다. 살얼음판 같은 황궁에서 조용히 살고자 하는 이련의 희망은 무너지고, 그 중심에서 배신과 위기를 반복하며 노련한 암투가로 성장한다. 몇 번의 사건사고를 통해 황후의 권력은 꺽이고, 동궁의 후궁들은 사라진다. 그리고, 이련은 태자가 천문을 열어 다시 환생한 자신의 스승임을 알게 된다. 태자는 이련을 계속 보호하려하지만, 이련은 태자가 존귀한 자리에 올라 갈 수 있도록 스스로 금빛전장에 몸을 던진다.

전: 한편, 병약한 황제는 이련이 제사를 지낼 때 마다 건강을 되 찾는다. 황제는 아름답고 순수한 이련을 탐내며 태자를 몰아내고자 한다. 황제는 이련에게 천문을 여는 제사를 지내라 황명을 내리고, 태자의 대우를 해준다. 이련은 명실상부 예정된 황제인 태자가 자신 때문에 반역을 저질러 영원히 혼군으로 남는 것을 볼 수 없어, 황명에 따라 천제를 지내지만, 인신공양된 재물을 죽일 수 없었다. 그때, 하늘에서 비가 내려 천제를 막고, 이를 하늘에 뜻으로 믿은 백성들에 의해 황제는 양위하고 태자는 황제가 된다.

결: 황후는 폐위되고 끝내 궁비의 신분으로 추락한다. 한편, 이련은 이현이 자신에게 태아가 크지 못하는 약을 먹왔다는 사실과, 이련을 묶어 두기 위해 했던 많은 일들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하지만, 전생에 이현이 겪었던 비극의 진실과 기어코 천문을 열어 시간을 되돌려야만 했던 절실함을 알고 이현을 용서한다. 한편, 전생에서 이련을 겁간했던 대공은 현생에서 이련을 통해 천문을 열려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이현에 의해 화형 당한다. 전생의 복수를 끝낸 이련과 이현은, 딸 이영을 낳고 행복하게 산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다정'만으로 가질 수 없는 것

BLer로 살다보면, 가끔 빈정 상할 때가 있습니다. BL이라는 장르가 Subcuture다보니 주류와 비주류라는 것이 큰 의미는 없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우수한 작품을 꾸준히 저술했다면 고정된 다수의 팬층도 있을 것이고, 쌓아온 신뢰와 명성이 있는 것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전과 후가 좋게 변하지 않는 것은 눈살이 찌뿌려지죠.

화돌월해도 종이 서적으로 발간 됐을 때 4권짜리 책으로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8권세트 이북으로 나왔을 때 제가 아는 그 화도월해가 아닌 줄 알았습니다. 10만자 간당하게 한권으로 권수를 늘려 애~매하게 높은 가격을 측정한 구작들을 보면, 묘하게 10장짜리 회수권 빗겨찟어 11장 만든 것 같은 찝찝함 느껴져요. 요미북스 서적 중 이런 경우를 몇 번 경험해서 그런지, 이때도 입맛이 썼습니다. 책 분량과 가격은 출판사 마음이니, 이것도 마케팅이라고 봐야 할까요? 음... 확실히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에 마케팅은 아닙니다. 어쨌든, 기존 좋아하는 작가들이 그곳에서 신작을 내면 챙겨보지만, 그다지 유쾌하지는않아요.

그래도 화도월해는 읽지 않을 수 없는 작품입니다. 저는, 언젠가 이 책에 대해서 수다를 떨 수 있는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바랐습니다. 아마, 밤새 수다를 떨고, 잠깐 쉰다음 다시 이야기 하자고 할지도 몰라요. 화도월해는 시점에 따라, 관점에 따라, 해석에 따라 여러 빛깔을 내는 프리즘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대물 '집착공'에 최고봉 천이현! 가두고, 묶고, 때리고, 오열해도 황제공이 바라는 만큼, 마음 한조각까지 온전히 다 소유 할 수 있기는 쉽지 않죠. 그래서, 이런 집착 광공인 황제공 작품은 피폐물이 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다정한 계략공이 집착 광공 황제공이라면... 그럼, 아마 천이현이 될 겁니다. 더불어 동양풍 시대물로 풀어낸 SM! 매우 신선합니다.

대윤국 황실에 쌍둥이 형제가 태어납니다. 늦게 태어난 천이현, 전생 이름 천영현은 형의 공고한 권력을 위해 그림자가 될 비운을 타고나죠. 그래서, 천이현은 꼬물거리는 작은 천인 설이련을 보며, 스스로 황적을 내려 놓고 서인이 되어 소천으로 떠나요. 자신의 예정된 비참한 운명을 설이련을 위해 사는 삶으로 바꿉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을 영웅이라, 세상이라, 스승이라 부르는 이련에 대해 깊은 정애를 갖게 되죠. 하지만, 이련은 알을 깨고 나온 병아리였고, 이현은 처음 본 어미닭이었어요. 이련은 이현이 가지고 싶어 한 그 애정을 제외한 모든걸 줍니다.

이현이 자신에게 무한 신뢰를 보내는 이련을, 자신이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자신이 바라는 형태는 아니라도, 그렇게 이련 곁에 평생 함께 살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괜찮다고 만족하죠. 하지만, 이현과 이련은 쫒기는 신분이었고, 이를 악용한 대공에 의해 이련은 겁간 당합니다. 이현과 이련은 서로만이 필요했지만, 두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는 세상이란 힘이 필요했어요. 이련을 노리는 자들보다, 자신들을 쫒는 태자보다, 더 힘이 없다면 지킬 수도 함께 할 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죠. 이현은, 천문을 열어 시간을 되돌립니다. 그리고, 필사의 노력으로 이번에 먼저 태어나요.

무역을 통해 부를 쌓고, 심복을 키우고 각지에 심죠. 광태자로 불릴 정도로 냉혹한 성정을 보이면서도, 유능하게 정사를 이끌며, 무소불이의 권력을 지닌 태자로 성장합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이련을 완벽히 소유 할 수는 없었어요. 이현에게는 스스로 대공에게 몸을 내어 주었던 이련에 대한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대공이 이현을 밀고하겠다는 협박으로 인한 거래였지만, 이현에게는 충격적 상실이었죠. 그래서, 이현은 이련의 몸이 자신에게 종속 될 수 있도록 길들입니다. 이련의 마음과 상황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자신을 떠나서 살 수 없는 몸을 만들죠. 절대 떠나지 않겠다는 각오는, 그보다 더 큰 애정으로 인해 바뀔 수 있으닌까요.

이현은 스스로 천문을 열었고,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태어나죠. 그에게 살아 있는 모든 순간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준비하는데 쓰였으니, 그 거미줄 같은 올가미에 이련이 빠져나갈 방법은 없었어요. 이련은 자신 안에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훌륭한 M이 됩니다. 또, 정인으로서 이현을 사랑하게 되죠. 하지만, 천문이 열렸을 때 그 문을 넘어든 것은 이현과 이련 뿐만이 아니었어요. 이련을 세이렌이라 부르며 탐했던 대공 역시 그 불길 속에서 있었죠. 이현은 이련의 사랑을 얻고도, 불안함을 떨치지 못해요. 황제가 된 이후에도 이현은 이련의 화분혜를 벗기지 못합니다.

'사랑은 무엇으로 얻을 수 있나' 글쎄요... 다만, 이현에게는 확실히 다정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황제공들은 마지막까지 모르는 '어떻게'를 이렇게 잘 알아도,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불안에 떨어야 하는 것은 사랑이라면, 저 질문은 참 어려운 답을 내놓아야만 할 것 같습니다.

이현은 이영을 낳은 후 복숭아 나무 학살자가 따준 복숭아를 먹고 나서야, 이련의 화분혜를 벗겨 줄 수 있었죠. 물론, 그때 이미 화분혜는 이련의 키의 일부가 되어 있었지만요. 이래서 옛말에 틀린 것이 없나 봅니다. 결국은.... 시간이 약이었나봐요. 물론, 그저 '시간'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이요. 참으로 귀한 약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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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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