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이클립스

출간일: 2018.04.26

분량: 본편 3권 + 외전 2권

 

 

 

 

 

 

 

 

point 1 책갈피

"네가 극알파가 아니었다면, 우린 그때 같이 자지 않았을 거야."

조쉬는 한 마디 한 마디 힘을 줘 천천히 말을 이었다.

"네가 극알파라서 의식을 잃지 않았다면 우린 자지 않았을 거고, 피트도 세상에 없었을 거고, 다시 만나 이렇게 사랑하게 되지도 않았을 거야."

"......"

"또 내가 오메가가 아니었으면 네 페로몬에 휩쓸리지도 않았을 테고, 그저 너를 피해다니기 급급했을 거야. 넌 내게 표식을 새기지도 않았겠지."

조쉬는 사이를 뒀다 말을 이었다.

"그럼 우리는 그냥 지나가서 영원히 서로 모른 채 살다 죽었을 거라고. 네게 수없이 키스한 것도, 사랑한다고 말한 것도 전부 없던 일이 되는거야. 그러면 좋았겠어?"

"......"

"이 모든 게 네가 극알파고 내가 오메가라서 있을 수 있었던 일들이야."

거기까지 말한 조쉬는 똑바로 체이스의 눈동자를 들여다보며 선언했다.

"나는 단 하나도 후회 안해."

point 2 줄거리

기: 조쉬 베일리는 톱스타 체이스 밀러를 경호하던 중 체이스의 러트에 휘말려 뜨밤을 보내고, 임신을 한다. 그리고 몇년이 흘러, 아들 피트를 키우며 지내던 조쉬는 다시 체이스 경호일을 맡는다. 체이스의 폭력적이고 거친 말과 행동에 고액의 계약금에도 기피 대상이 되었고, 어머니 병환으로 목돈이 필요했던 조쉬는 부득불 수락 할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다시 만난 체이스는 조쉬와 '그 사건'을 기억하지는 못하고, 명불허전 행패로 끊임없이 트러블을 일으킨다.

승: 본인도 미남이면서, 얼빠기질이 다분한 조쉬는 폭력이 난무하는 경호 속에서도 체이스와 묘한 기류를 형성한다. 그러던 중 극알파 혐오 단체에 의해 체이스는 위기에 빠지고, 조쉬는 온몸을 바쳐 체이스를 구한다. 이후 체이스는 병아리마냥 조쉬를 쫒아다니며 집착한다. 조쉬는 모든 것을 용서 할 수 있는 체이스의 얼굴을 보며, 얼빠의 힘으로 연애를 이어나간다. 그러면서도, 체이스에게 피트의 존재를 알려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전: 그러던 중 체이스는 납치 당하고, 조쉬는 체이스를 구하는 과정에서 숨겨둔 표식을 들킨다. 체이스는 조쉬가 오메가이며 각인 된 상태가 있다는 것, 그리고 피트라는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 받는다. 그리고, 자신을 버리고 피트의 생부이자 조쉬를 각인한 상대에게 돌아갈까봐 두려워한다. 조쉬는 체이스의 불안을 보고 체이스가 피트의 파파라는 사실을 고백하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피트와 체이스를 만나게 해준다.

결: 체이스는 피트를 위해 놀이 공원을 대여하고, 조쉬는 둘이 친해 질 수 있는 시간을 줄 수 있도록 자리를 피해 준다. 그 잠시 동안, 피트는 혼자 개 사육장으로 가서 위험에 처하고, 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체이스는 공포를 무릅쓰고 피트를 구한다. 그 모습을 본 조쉬는 체이스에게 피트의 파파라는 사실과, 그날의 일을 고백한다. 그리고, 그레이슨이 조작한 체이스의 과거의 진실 역시 알려 준다. 조쉬는 체이스에게 각인을 세기고, 둘은 결혼한다. 그리고 피트 외에도 아들과 딸을 한명씩 더 낳는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죽고 싶은 욕구

'사람은 누구나 죽고 싶어한다.' 언젠가 읽었던 일본 스릴러 소설에 나오는 구절로 기억합니다. 물론, 살인자가 한 대사라 실제 소설에서는 그다지 설득력 없는 자기변명이었지만, 저는 살짝 뜨끔했어요. 살아있는 모든 생명은 존귀하다, 이 따뜻하고 아름다운 말이 유일한 진실이었으면 좋겠지만, 저는 의외로 사람 안에는 '살고 싶어하는 욕구'와 비등한 만큼의 '죽고 싶은 욕구'도 있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저 사는 것이 가치있어 계속 살고 싶다면 좋겠지만, 어느 순간 어떻게 살고 싶다는 기준이 내 안에 생겨버립니다. 물론, 그 기준에는 직업이나 학업 이력도 있겠지만, 어떤 유형의 사람이 되고 싶다는 정성적인 부분이 더 큰 것 같아요. 나는 절대 저렇게 안 살거야! 저런 사람이 되지 않겠어!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아니었으면 좋겠는 사람이 되어 있거나 혹은 그런 사람처럼 생각을 하고 소름끼치도록 똑같은 말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면... 스케치북을 찢는 것 처럼 생을 리셋하고 싶어집니다. 다시 시작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이 망한 생을 끝내고 싶어서요.

그 기준의 정도가 강하면 강할수록 '죽고 싶은 욕구' 역시 강해집니다. 하지만, 그 욕구의 천칭의 반대편에서는 '일상을 유지하고 싶은 욕구'가 놓여있죠. 의외로 '살고 싶은 욕구'는 잘 등판하지 못합니다. 아직까지는 죽고 싶은 욕구는 욕구가 아니라 스트레스나 병이라고 치부하고, 일상을 살아 갑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 반대편 천칭의 무게가 더 무거웠기 때문이죠.

체이스 밀러의 저울은 저와 달랐던 모양입니다. 한쪽에는 '죽고 싶은 욕구'가 다른 한편에는 '살고 싶은 욕구'가 놓여진 그의 천칭은 언제나, '죽고 싶은 욕구' 쪽으로 쳐져 있었어요. 사는 것은 공포스러웠고, 죽는 것은 마침내 이루어낼 일이었죠. 그러나 아름다움으로 비교대상이 없는 그는 톱배우가 됩니다. 수만개의 시선이 그를 향하고 있고, 엄청난 부를 지닌 밀러가는 막내 아들을 그냥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결국, 밀러는 세상을 향해 난폭해지고, 무시무시한 약을 입에 털어 넣는 것으로, 죽음과 가까워 질 수 밖에 없었죠.

이런 체이스 밀러에게 한 줄의 구원이 내려옵니다. 그 이름은 조슈어 베일리, 줄여서 조쉬... 얼빠인 그는 체이스의 얼굴에 반해 그와 러트를 보냅니다. 본능이 제 짝을 알아 본걸까요? 아무와도 러트를 보낸 적 없는 체이스는, 그 러트만큼은 조쉬에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귀에 각인을 남기죠. 하지만, 각인에 임신까지 하게 된 조쉬는 그 얼굴과 보낸 밤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사랑스러운 아들 피트와 행복하게 살죠.

다시 만난 체이스는 더 개차반이 되어 있었어요. 얼굴만으로 사랑하기 힘든 경지에 이릅니다. 하지만, 이미 자신의 귀에 각인을 남긴 자신의 알파이기 때문에, 조쉬는 체이스를 올라타고 싶은 욕구를 느껴요. 체이스 역시 그런 조쉬를 완전히 밀어내지 못하죠. 조쉬가 코요테들에 뜯겨 만신창이가 된 날, 조쉬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체이스의 집착에 불을 부칩니다. 이로써 체이스가 그토록 외면하고 싶었던 자신의 역린과 마주하게 됩니다. 바로, 극알파의 본능 말이예요.

체이스는 극알파를 혐오합니다. 미치는 것이 싫었고, 미쳐서 누구인지도 모르는 대상과 정사를 맺고 싶지도 않았죠. 그래서, 러트를 끔찍히 여기지만, 극알파인 자신은 러트를 피할 수도 없었고, 러트의 강도 역시 일반적이지 않았어요. 체이스에게 '절대 되고 싶지 않은 나'를 회피 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죽는 것 뿐이었죠. 체이스는 내일을 염두에 두고 살지 않습니다. 언제나 죽을 준비를 하고 살아요.

체이스의 사이코패스 가족들은 이런 체이스를 궁지로 몹니다. 러트로 기억을 잃은 체이스에게, 개와 성교를 맺었다고 거짓말을 해요. 체이스는 자신이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온전히 부정하지 못합니다. 왜냐면, 언젠가 러트를 함께 보낸 꿈같은 상대 역시 기억하지 못했으니까요. 기억을 잃은 동안, 수간을 했을까? 강간을 했을 했을까? 자신이 통제하지 못하는 짐승의 존재는 공포 그 자체였죠.

하지만, 러트로 자해를 하며 정신을 놓는 체이스에게 조쉬는 그 공포를 행운으로 바꾸는 주문을 읊어줍니다. 극알파였기 때문에, 오메가인 조쉬를 만날 수 있었고, 극알파였기 때문에 러트때 피트를 갖을 수 있었다고 말해주죠. 체이스의 저울은 기울기를 달리 합니다. 저주와 같았던 극알파로서의 삶이, 만약 나의 오메가를 만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세상에 존재케 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살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조쉬와 함께 살아가는 삶을 선택하죠.

일방구원물이든 쌍방구원물이든, 서로의 삶에 서로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참으로 오싸해요. 하지만, '죽도록 힘든 삶'과 '죽기를 희망하는 삶'은 다르기 때문에, 키스미이프유캔의 구원은 좀 결이 다른 듯 합니다. 정말 정말, 체이스가 조쉬를 만나서 참 다행입니다. 체이스가 잘 생겨서 진짜 진짜 다행이예요. 1센치 빗겨 떨어져 간신히 변기에 빠지지 않은 핸드폰을 봤을 때 만큼이나, 가슴을 쓸어내리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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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이클립스 출간일: 2017.01.18 분량: 본편 4권 + 외전 2권 ​ ​ point 1 책갈피 ​ "아프고, 아프게 하고, 다치고, 다치게 하고, 그리고 키스하고 화해하고. 다시 고백하고, 외롭지 않게 안아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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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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