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비욘드
출간일: 2018.06.01
분량: 본편 1권
point 1 책갈피
"나는 끝나가는 것들의 마지막에 서 있고, 그대는 다가오는 것들의 선봉장이지."
point 2 줄거리
기: 몰락한 제국 요아힘을 전복시키기 위해, 혁명가 진 에그하르트는 국외에서 큰 돈을 벌어 고국 요하임으로 돌아온다. 그는 그 돈을 이용하여 제국 주요 인사들에게 접근하고 허물만 남은 황태자 막시밀리언 요아힘과 만난다. 막시밀리언은 진 에그하르트가 과거에 귀족의 미동이었음을 알고, 그를 이용해 본인의 그림 모델이 되어 달라는 거절 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승: 진 에그하르트는 막시밀리언의 나태하고 거만한 태도와 귀족들의 비웃음 대상으로 타락한 그를 혐오한다. 하지만, 자신을 후원해 준 '작은 진주'의 은혜에 보답하고 그가 꿈꾸는 새로운 세상을 위해, 막시밀리언의 연동이 되어 귀족들의 연회에 참석하며 사교계에서 입지를 늘린다.
전: 막시밀리언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진 에그하르트는 그에게 애정을 느끼기 시작하고, 그가 '작은 진주'라는 실마리를 발견한다. 하지만, 막시밀리언은 그 사실을 강하게 거부하며 그를 밀어낸다. 진 에그타르트는 다른 연동을 들이는 그의 모습에 배신감을 느끼며, 마침내 잔인한 작별 인사를 끝으로 혁명의 트리거를 당길 준비를 한다.
결: 도저히 막시밀리언을 죽일 수 없었던 진 에그하르트는 혁명의 전날 그를 도피시킨다. 하지만, 혁명의 날 쳐들어간 제국의 황실에 서 있는 막시밀리언을 발견한다. 막시밀리언은 요아힘의 마지막 황족으로써 이 나라의 미래를 혁명가들에게 넘기고 총에 맞아 죽는다. 그의 사후, 남아있는 막시밀리언의 흔적을 쫒던 진은 그가 '작은 진주'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역사는 잔인하고 사람은 강하다.
저는 너무 슬픈 작품을 보면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서, 적당히 슬픈건 봐도 너무 슬픈건 보지 못합니다. 역시나, 이 책을 읽고 펑펑!! 울었고, 한 3일 동안은 '막시민(막시밀리언)'이라는 글자만 떠올려도 눈물이 났습니다. 그저 엇갈린 운명이나, 비극적 죽음이 슬펐다면, 이 책은 적당히 슬픈책이 되었을 거예요. 그런데, 이 책이 슬픈 이유는 역사가 나아가는 길이 때론 너무나 잔인하지만, 그 속에서 사람은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는 거예요. 사리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 그 것을 놓지 못하는 모더니스트들이 멜랑콜리라는 문화를 만들었다며, 막시밀리언은 스스로를 사라지는 것이 되기를 선택했죠.
막시밀리언은 훌륭한 군주의 자질을 타고 태어났지만, 의미 없는 전쟁을 일삼는 군벌과 바닥난 재정에도 사치를 일삼는 귀족들을 보며, 시대의 마지막을 예견합니다. 그리고, 아카데미에서 '평등'이라는 책을 정신없이 읽고 있는 귀족의 애동을 발견하죠. 막시민은 빵 몇 조각을 위해 귀족에게 윤간 당하고도 그 조차 받지 못해 구걸하는 여자를 감싸는 그 애동을 보고, 그 원석이 '나의 요하임'에도 희망을 가져다 줄 찬란한 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퇴폐한 황족이 되어 살아가며, 모든 재산으로 진 에그타르트를 후원하고, 자신의 심복을 혁명동지를 돕는 일에 씁니다. 멀리서도 볼 수 있도록, 붉은 핏물이 수 놓을 하얀 예복을 맞추고, 몰래 황궁의 탈출로를 알려주죠. 죽음의 전날까지도 자신이 키우고,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진 에그타르트의 생각을 멈추지 못하면서도, 황태자로서의 마지막 자리로 나아갑니다. 스스로가 이 시대의 마지막임을, 자신이 사랑하는 요아힘의 새 시대가 열릴것을 선언하고 죽습니다.
어쩌면 막시밀리언은 혁명을 선택하지 않고, 자신이 훌륭하게 제국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믿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영민함은 역사의 흐름을 보았고, 존경받는 황제가 아니라 미움받는 황태자가 되는 것이 더 많은 백성을 잘 살게 할 수 있다고 생각 했나봅니다. 사람은 모두 죽고, 역사는 멈추지 않고 흐르죠. 그 뻔함에도 사람은 의미를 찾고 최선을 선택하고 그 결과를 웃으며 맞이합니다. 사람은 이렇게 강합니다.
이제 더이상 혁명의 시대는 오지 않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시대의 막시밀리언을 볼 때가 있어요. 20년 전에는 금융회사에는 도스 프로그램을 썼는데, 그때 가장 유능한 직원은 상품코드를 잘 외우는 사람이었습니다. 선배들은 무수한 상품, 특약 코드를 외웠고, 잘 외운 사람들만이 회사에 남아 '선배'가 되었죠. 그런데, 시대는 변했습니다. 젊음과 충성을 받혔지만, 그때의 실무를 익히고 매니저가 된 선배들은 실무를 모르는 무능한 선배가 되었고, 연봉만 높은 그들을 회사는 싫어합니다. 안 바쁠때야 안스러운 마음이 있지만, 바쁠 때면 도움도 안되는 그런 선배들이 썩 좋게 보이진 않아요.
그 중에서 잉여스럽고 태만하게 정년까지 철판을 까는 선배도 분명히 있고, 실수를 남발하면서도 어떻게든 변화에 적응해 보려고 하는 선배들도 있어요. 그리고 떠나할 때를 아는 선배들도 있죠. 제가 그 선배들이라면 억울 할 것도 같습니다. 나는 오로지 회사가 열심히 살라는 방식대로 충실히 살았는데... 이 회사에 이외에도 다른 것을 선택 할 수 있었던 젊음을 되돌려 달라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Plan B를 찾아 달라고 하고 싶을 것 같아요. 아직까지 있을 자신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요. 어느 거스를 수 없는 변화의 끝에선 많은 막시밀리언들은 무엇을 최선이라 생각하고 선택하고 있는 걸까요? 그 고민과 용기에 대하여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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