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넥스큐브

분량: 본편 1권

 

 

 

 

 

 

 

 

 

 

 

point 1 한 컷

넥스큐브

 

point 2 줄거리

기: 마시로 케이타, 게이지만 이성애자를 좋아하는 불운의 '금사빠'다. 그런 케이타의, 필연적이고 반복적인 실연 후 상처를 달래 주는 것은, 고교 동창 류지로였다. 류지로는 고교시절 싸움꾼이었던 케이타에게 다정하게 대해준 유일한 친구였지만, 게임 벌칙으로 키스하게 된 날 이후 시작된 짝사랑의 대상이기도 하다. 케이타는 이성애자인 류지로와 비슷한 사람에게 쉽게 사랑에 빠졌던 것이었다.

승: 번듯한 직장인이 된 류지로와 편의점 알바인 케이타는 성인이 된 후 우연히 만났고, 어렵게 만난 짝사랑을 잃고 싶지 않았던 케이타는 고백을 하지 못한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뜨밤을 보내고 있었으며, 류이치로는 케이타가 사랑에 빠질 때마다 삐지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친구라고만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 날, 케이타는 류이치로가 샤이한 여성과 대화 중인 것을 발견하고, 여자친구라고 오해한다. 그리고 류지로와 연락을 끊는다.

전: 타치바나 류지로, 게이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이성애자만 좋아하는 게이'라 이성애자를 연기하는 불운한 짝사랑러다. 금사빠인 케이타를 좋아하는 것은 힘들지만, 케이타의 연애는 늘 오래가지 못했고, 실연을 당하면 반드시 류지로에게 돌아왔다. 고등학생 류지로는 혼자 잘 울고, 웃을 때면 화사한 케이타를 좋아했다. 일부러 게임에 져서 키스도 하지만, 떨려서 정신 못 차리는 케이타를 보고 자신과의 키스를 싫어한다고 오해한다.

결: 류지로는 고향에 돌아와 취직 후 케이타를 만나지만, 계속 이성애자라고 속이며 때때로 몸만 섞었다. 그러다 갑자기 자신을 피하는 케이타에게 깊은 상처를 입고 게이바에 가고, 그곳에서 케이타와 마주친다. 케이타는 게이바에 있는 류지로의 친구들을 통해, 류지로의 고단한 짝사랑에 대해 듣게 된다. 케이타는 류지로를 찾아가 고백하라고 다그치고, 두 사람은 기나긴 삽질을 끝내고 연인이 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도대체, 누굴 보고 있는 거니?

'실연 중독'은 삽질물입니다. 대놓고 좋아하는 게 티 나는 공수가 열심히 삽질하는 내용이죠. 진지와 개연은 내려 놓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유쾌한 작품입니다. 읽으면서고 귀여운 두 사람의 모습에 피식피식 웃게 됩니다. 특히, 부끄쟁이 케이타의 편의점 사장님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빵! 터지고 말았죠. 뭐에 꽂혔는지 모르겠지만, 너무 깜찍하게 느껴졌어요.

오해의 시작은 고교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케이타는 싸움만 하느라, 변변한 친구하나 없지만, 마음 여린 겁쟁이었어요. 어느 날부터 계속 무시해도 자신을 졸졸졸 따라다기 시작한 류지로를 좋아하게 됩니다. 하지만, 관찰 결과 류지로는 모두에게 친근한 사람이었다고 확신하고 말아요. 반면, 류지로는 정말 케이타에게 관심이 있어 따라다닌 거였고, 실험 삼아 해 본 키스에게 확실히 사랑을 깨닫습니다. 다만, 당황한 케이타를 보며 길고 긴 삽질을 시작해요.

결국, 두 사람은 사랑을 깨닫자마자 실연 당한 셈입니다. 그리고, 졸업 후 성인이 되어 만나요. 두 사람은 이번에는 절대로 실패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져요. 그래서, 케이타는 류지로와 친구로 지내며 류지로의 대체품을 찾아 번번이 실연 당하고, 류지로는 이성애자 밖에 좋아할 수 없는 사랑 많은 케이타의 위로처가 되어버렸죠.

금사빠 케이타의 행동력은 대단했고, 류지로는 삐짐과 초췌를 반복하는 생활을 이어갑니다. 류지로는 게이바를 찾아가 게이 친구들에게 연애상담을 받고, 케이타가 좋아하는 좋은 몸을 만들기 위해 근육통을 이기며 근력운동을 해요. 외로움을 참지 못하는, 욕망쟁이 케이타를 붙들기 위해 잠자리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자신을 피하기 시작한 케이타를 보며, 뭐가 잘 못 됐는지 깨닫지 못한 채 우왕좌왕해요. 슬프게도, 삽질을 하는 자들은 삽을 보지 못하지요.

케이타는 좋아하는 이성애자에게도, 좋아하는 이성애자의 대신인 이성애자에게도 사랑받지 못한다고 낙담합니다. 케이타는 지하철에서 다정한 연인들을 보며, 가장 좋아하는 사람과 서로 좋아하는 사이가 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인지 궁금해하고 부러워하죠. 물론, 마지막에는 그 감정이 눈물 나게 감동적이라는 몸소 체험하게 되지만요.

'어떻게 저 타는 듯한 눈빛과, 발그레한 볼, 달구어진 몸댕이를 보고도 모를 수 있어?'라고 생각할 정도로, 두 사람은 '말'을 제외한 모든 수단으로 사랑을 표현합니다. 앞에서 말했듯, 진지와 개연은 내려놓자고요. 다만, '실연 중독'의 '삽질'의 이유 중 공감 가는 부분도 있습니다. 바로, 서로가 서로를 '눈'이 아닌 '머리'로만 본다는 거예요.

케이타는 류지로에게 우리가 무슨 사이인지 묻습니다. 류지로는 '친구'라고 대답하죠. 한껏 기대했던 류지로는 상처 입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실연'을 당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대화는 케이타와 사귀기 위한 류지로의 혼신을 다한 연기였습니다. 케이타에게 이성애자로 보여아만,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류지로는 이성애자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케이타의 모습이, 케이타에겐 이성애자라고 말하는 류지로의 모습이 각인되어, 실상 눈 앞에 서로를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저는 첫인상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입니다. 많은 시간과 여러 번의 시험을 통과해야 좋아하는 감정이 생긴다기보다는, 첫인상으로 대부분 호불호를 결정되는 편이죠. 물론, 첫인상과 실제 성격이 다른 경우도 많지만, 첫인상의 각인이 유독 강하게 남아 노력해도 잘 지워지지가 않아요. 그래서, 객관적으로 '그 사람'을 인식하기 위해 별도의 수고로움을 들여야 합니다. 물론, 이런 자각에도 불구하고,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긴 합니다.

껄껄 웃으면서 보다가도, 이 프로 삽질러들을 바보라고만 비웃을 수 없는 이유도, 감정의 색 안경을 쓰고 너무 뻔한 '진실'을 놓쳤던 경험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어떤 실패든 '중독' 될 정도로 반복 중이라면, '그 실패'가 아니라 씐 색안경이 있는지 더듬어 봐야 하는지도요. 그런데, 왜 딱! 그 상황에는 이 생각이 안드는 걸까요? 뭐... 그래서 삽질물이 재밌는거겠지만 말이에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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