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조은세상

분량: 본편 1권

point 1 한 컷

point 2 줄거리

기: 미대 동기인 미키 히라쿠와 츠루마 류, 츠루마는 미키를 10년간 짝사랑 중이다. 물론, 여러번 고백하긴 했지만, 서글서글한 미키는 두리뭉실하게 대답을 회피했고, 그렇게 둘은 친구 관계를 유지해왔다. 30살인 된 미키는 고등학교 미술 선생님이, 츠루마는 촉망받는 화가가 되었다. 그리고, 츠루마는 미키에게 마지막 고백을 건넨다. 더 이상 친구로 있기 힘들어진 츠루마는, 미키에게 이별을 고한다. 미키는 충격을 받는다.

승: 미키는 할머니 핑계를 대고 츠루마를 집으로 부른다. 그리고, 츠루마와 마음을 터놓고 대화한다. 미키는 츠루마를 남에게 빼앗기기 싫었고, 츠루마가 고한 대로 '이별'한 채로 살고 싶지도 않았다. 결국, 미키는 츠루마의 마음에 응하고, 두 사람은 사귄다. 하지만, 10년 차 사랑과 1년 차 사랑의 속도를 달랐고, 두 사람은 10년간의 일상과 같은 듯 다른 나날을 보내게 된다.

전: 한편, 츠루마의 그림이 전시되고, 미키는 인기 화가 츠루마의 일면을 보게 된다. 친구였을 때는 자랑스럽기만 한 재능 있는 화가 츠루마가, 연인이 되고 나니 프로페셔널하게 감상자와 갤러리 관계자를 대하는 모습에 괜히 뾰루뚱해졌다. 그제서야 미키는 대학교 시절부터 늘 있었던 츠루마의 여자친구에게 질투심을 느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결: 미키와 츠루마의 마음은 닮아가기 시작하고, 둘은 드디어 거사(?)를 치른다. 미키는 그제서야 츠루마에 대한 감정을 확실히 알게 된다. 둘은 온천여행을 떠나고, 그 료칸에 걸린 츠루마의 그림을 본다. 미키는 츠루마가 탄생시키는 화폭 속 세상을 계속 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60이 넘어서도, 계속 그림 그리는 츠루마와 함께 있을 미래를 꿈꾸게 되었다. 한편, 누나의 임신 소식과 함께 미키는 독립을 결심한다. 미키와 츠루마는 새로운 일상을 함께 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어리버리 친구들

최근 읽은 찐친들의 리얼 러브 라이프! 소설로는 '짝사랑의 비밀', 만화로는 이 작품이 있습니다. 명대사 명장면은 없지만, 잡스런(?) 일상을 엿보는 재미가 있죠. 물론, 미키를 좋아하는 츠루마는 제법 멋지게 보이려 노력합니다만... 이미 서로가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어서 쉽지 않아요. 결국, 츠루마는 미키와의 이별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죠. 아무리 긴 시간이 있어도, 관계가 변하긴 어려울 테니까요.

누가 끝은 또 다른 시작이라고 하던가요? 미키는 츠루마가 없는 생활을 상상하니 너무 어색했습니다. 곁에 있는 것이 너무 당연해 갑자기 두근두근해지기 힘든 관계, 하지만 떨어지고 나니 곁에 없으면 너무 허전한 사람이 된 거죠. 미키는 츠루마와 사귀기로 합니다. 다소, 그 결정이 의아한 츠루마였지만,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 남자였어요.

그런데 어찌 보면 '평생 같이 있고 싶다.' '이 사람이 없으면 나는 너무 외롭다.'라는 감정은, 친구나 연인이나 마찬가지잖아요. 결국, 미키는 츠루마가 자신을 좋아하는 감정과, 자신이 츠루마에게 가지고 있는 감정이 같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다만, 그전에 넘어야 할 산이 하나 있었죠. 바로 스킨쉽입니다. 연인이라면 해야 하는 것! 츠루마는 아리까리 우왕좌왕하는 미키를 몰아붙여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 남자였거든요.

고비(?)를 넘고 나니, 다음은 쉬웠습니다. 두 사람은 10년 넘게 친구로서 함께 해온 당연하고 평범한 일상을, 연인으로 함께 할 당연하고 평범한 미래의 자양분으로 삼습니다.

사실, 어떤 계기가 있기 전에는, 결코 깨닫기 어려운 것들이 있습니다. 황사 철이 돼야만 느껴지는 맑은 공기의 참맛이라든가, 외지 생활을 하고 나서야 그리운 집 밥이라든가, 떠나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인연이라든지요. 당연히 후회를 피할 순 없지만, 의미 없는 것도 없는 것 같아요. 가령, 비 온 다음날 아침 공기를 좋아하게 되거나, 엄마표 집 밥을 따라 만들다 보니 제법 요리 재주가 있다는 말을 듣게 되는 것처럼, 나에게 어떤 흔적으로 남아있죠.

결핍을 메우면, 의미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허전하고, 후회되고, 신경 쓰이는 것이 있다면, 그건 내가 소홀히 여겼던 내 안에 땜빵들이 보내는 신호 일지도 몰라요. 나도 의미가 되고 싶다! 땜질을 해달라!!! 라면서요. 저는 가끔 제 안에 파업 중인, 징글징글한 그들의 이미지를 그릴 때가 있어요. 이렇게 좋을 줄 알았다면, 10년 전부터 사귈걸!이라고 말할 만한 촉촉한 후회가 없다는 것이 현생과 가상세계의 차이긴 합니다...... 조금 슬프네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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