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주)현대지능개발사

분량: 본편 1권

point 1 한 컷

point 2 줄거리

기: 어릴 때부터 게임이 만들고 싶었던 미사키는 전문학교에 입학한다. 제법 재능도 있기에 자신만만했지만, 그곳엔 카나메라는 진짜 천재가 있었다. 하지만, 카나메는 사회성이 없었고, 덕분에 쉽게 미움을 샀다. 그러다 과제 USB가 도난당하면서 진급을 못할 위험에 처하고, 그때 마사키가 카나메를 도우면서 간신히 진급 과제를 제출한다. 성격 좋은 노력파 마사키를 카나메는 좋아하게 되고, 두 사람은 친해진다.

승: 카나메는 점점 마사키에게 속절없이 빠져들었지만, 마사키는 점점 열등감에 시달린다. 마사키에게 카나메는 더 이상 대단한 동기도 라이벌도 아니었다. 그냥 넘을 수 없는 절벽이었고, 마사키는 점점 좌절에 빠진다. 그러다, 카나메는 마사키가 동경했던 '골드 게임스'에 스카우트되고, 마사키는 더 절박한 심정으로 '골든 게임스' 입사를 준비한다. 그런 마사키를 도우려다 카나메는 마사키의 열등감을 자극하고, 마사키는 폭발한다. 둘은 그 상태로 졸업한다.

전: 그 후 미사키는 원래 하고 싶었던 모델러는 아니지만 언젠가 모델러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CG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성실하게 일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형 프로젝트에서 마사키가 아닌 '골드 게임스'를 나와 프리로 일하던 카나메가 모델러를 맡게 된다. 둘은 그렇게 재회하게 된 것이다. 카나메는 여전히 뛰어났고, 또 여전히 마사키를 좋아하고 있었다. 마사키는 한결같은 카나메의 마음에 넘어가고, 프로젝트가 끝난 뒤 두 사람은 연인이 되어 있었다.

결: 두 사람은 함께 게임을 제작하기로 하지만, 마사키는 극복하지 못한 카나메에 대한 질투심과 깊어지는 사랑 사이에서 괴로워한다. 결국 마사키는 게임을 그만두고 도망친다. 그 후 편의점에서 일하던 마사키는 카나메가 모델링 한 게임을 하고, 잊었던 꿈을 떠올리게 된다. 마사키는 다시 시작한다. 게임회사에 재취업해서 실력을 키운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마사키는 카나메가 만든 게임 회사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

point 3 전지 충의 Review: 지긋지긋한 열등감!

오게레츠 타나카님 하면, '이스케이프 저니'나 '플레잉☆보이부'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물론, 저의 원픽은 '이스케이프 저니'지만, 모두 사랑스러운 작품이에요. 오게레츠 타나카님 작품의 특징은 섬세한 심리묘사라고 생각합니다. 캠퍼스물이든 뽕빨물이든 시리어스물이든, 뻔한 스토리를 오게레츠 타나카답게 만드는 매력이기도 하죠. '데이지 젤러시'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스토리는 전형적인 '그' 클리셰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까칠한 성격의 천재와 사교성 좋은 범재의 만남, 그리고 천재의 순애보에도 열등감 때문에 혼란스러워 하는 범재의 이야기... 둘의 갈등은 범재의 폭발로 시작해서 극복으로 봉합되죠. 연애에 서툴지만 사랑에 우직한 천재와, 연애엔 능숙하지만 사랑엔 우왕좌왕하는 범재의 좌충우돌 연애담이에요. 다만, 오츠카레 타카가님이 그 뻔한걸 뻔하지 않게 쓰시는 금손이시죠. 역시, 차별점은 디테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미사키는 어릴 때부터 게임이 좋았어요. 게임을 즐겼고, 또 모델링을 취미 삼아 할 정도로 재능도 있었죠. 하지만, '나 좀 한다.'고 생각한 마사키는 전문학교에서 진짜 천재를 만났습니다. 처음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좋은 자극제라고... 세상은 넓고, 저렇게 잘하는 사람도 있으니, 분한 마음에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고 말이에요. 그 천재는 말만 하면 주변에 미움을 샀고,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했어요. 재능 이외에는 분명 부족한 부분도 있는 사람이었죠.

그래서 진급과제도 도와준 거였어요. 열심히 하는 카나메가, 열심히 하지 않는 동료들의 시기로 진급이 누락되는 것이 싫어서... 노력하는 자는 노력하는 만큼 인정을 받아야 분하지 않은 거니까요. 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카나메의 첫사랑은 시작되지만, 미사키의 열등감은 본격화돼요. 어깨너머로 보던 천재성을 가까이서 보니, 애당초 카나메를 라이벌이라고 생각한 것 조차 어불성설이었죠. 마사키는 더더더 노력합니다. 주변에 걱정을 살 정도로 피폐해지지만, '골드 게임스'가 선택한 사람은 결국 카나메 뿐이었어요.

 

 

그 후 4년의 시간이 흐릅니다. 마사키는 원하던 모델링일은 하지 못했지만, 열심히 일하고 있었어요. 언젠가 이렇게 성장하다 모델링 일도 할 수 있을 거라고 희망하면서... 하지만, 그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을 때, 신예 프리 모델러 카나메가 등장합니다. 마사키는 어른이 됐고, 비록 자신이 바라던 일은 카나메가 하게 됐지만, 학교를 다닐 때처럼 심한 열등감이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간 한 번도 변한 적 없다는 카나메의 일편단심에 감동을 하죠.

두 사람은 연인이 되어 행복한 연애를 합니다. 프로젝트는 끝나고, 마사키와 카나메는 게임을 만들기로 해요. 하지만, 마사키의 열등감은 극복된 게 아니었어요. 난관에 부딪칠 때마다 카나메와의 실력차는 절실히 느껴지고, 한편으로는 카나메가 자신에게 실망을 해주길 바랍니다. 카나메는 연인으로서, 동료 개발자로서, 마사키에게 최선을 다하지만, 그런 카나메의 모습이 오히려 마사키를 더 비참하게 만들어요. 마사키는 결국 평생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선택을 하게 됩니다. 바로, 게임을 포기하는 거 말이에요.

 

 

물론, 마사키는 극복합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초심으로 돌아가죠. 사실, 마사키가 전문학교에 간 건,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지 카나메만큼 모델링을 잘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잖아요. 하지만, 어느 순간 카나메라는 목표가 생기고, 아무리 노력해도 마사키는 초라해지기만 하고 더 나아지지는 않는 것 같았죠. 하지만, 사실은 열심히 나아지고 있는 거였어요. 별에 닿지 않아도 별을 향해 나아가는 우주선처럼, 위대한 도약을 하고 있는 중이었던 거였죠.

참 어렵습니다. '목표'라는 것이 생기면, '실패'가 생기는 까닭에요. 그리고, '실패'라는 것은 그간의 노력을 무효화할 뿐만 아니라, 초심과 자존감마저 앗아갑니다.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이것만 해도 훌륭하다! 스스로를 다독여도 안되니, 자기개발서 좀 읽는다고 '나는 이미 충분하다.'는 마음이 생길리가 없습니다. 1%의 성공률이면, 사실상 성공할 수 없다는 문장의 숫자적 표현인데도, 1%는 성공한다. 나도 1%가 될 수 있다.는 해석으로 통용되고 있는 것이 가끔 경악스럽습니다. 열등감은 학습되고, 학습된 열등감은 체화되죠. 어느 순간 내 영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샴쌍둥이같이 되어 버려요.

정말 지긋지긋한 열등감입니다. 저 역시 '극복'이라는 단어를 쓰긴 했지만, 열등감이 극복의 대상은 아니죠. 마사키도 정확는 '극복'을 한건 아닙니다. 단지, 익숙해진 거죠. '인정'해도 '익숙'해지지 않으면 괴로운 게 열등감이니까요. 마사키는 초심으로 돌아갑니다. '나, 마사키는 게임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그건 목표도 아니고 비교할 필요도 없지만, 가장 흔들림 없는 진심이었어요. 나의 초심은 무엇인가? 나의 '열심히 사는 방법'은 틀리지 않았나? 저에겐 이런 질문들이, 지긋지긋한 열등감과 익숙해지는 노력인 것 같아요.

더불어, 천재 여러분! 열등감을 느끼는 존재의 일을 대신해 주거나 섣불리 위로하려 들면, 그들은 존재가 지워지는 절망감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카나메 역시 '골드 게임스' 입사 준비로 무리하는 미사키에게 그냥 본인의 모델을 쓰라고 하고, 게임 개발할 때에도 본인과의 실력차로 힘들어하는 줄도 모르고 계속 위로하려 합니다. 이로 인해 두 번이나 이별을 겪어야 했고, 카나메는 교훈을 얻습니다. 그 후엔, 그냥 기다려 줍니다. 미사키가 충분히 성장할 때까지 말이죠.

결론은 해피엔딩입니다. 해피엔딩인 줄 알았지만, 해피엔딩이라 정말 다행이에요. 열등감을 너무 리얼하게 다룬 작품이어서, 열등감쟁이인 저는 너무 몰입해 버렸거든요.

※ 동일 작가의 다른 만화 리뷰

 

2020.08.19 - [BL 만화] - [현대물/일상물/잔잔물] 오게레츠 타나카 - 이스케이프 저니

 

[현대물/일상물/잔잔물] 오게레츠 타나카 - 이스케이프 저니

제목: 이스케이프 저니 작가: 오게레츠 타나카 출판사: (주)현대지능개발 출간일: 2017.03.24 분량: 본편 3권 ​ # point 1 한 컷 # point 2 줄거리 기: 사교성 갑인 나오토는 자신과 같은학교 같은학과에

b-garden.tistory.com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