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여기는 상냥한 정원

작가: 엔조우

출판사: 루트레이드

출간일: 2018.11.22

분량: 본편 1권

 

 

 

 

 

 

 

 

 

 

 

 

 

 

 

 

# point 1 한 컷

 

 

루트레이드

 

 

 

# point 2 줄거리

 

 

기: 여자의 집을 전전하며 살고 있던 아키라는, 그 여자의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하고 기절한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는 자신을 마모루라 부르는 카오루라는 남자에게 치료 받고 있었다. 곧 그가 자신에게서 죽은 동생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다정한 애정과 평범한 일상을 원했던 아키라는 마모루인 것 처럼 연기를 하고 그 집에 남는다.

 

승: 마모루 대역으로만 살 수 없음을 깨달은 아키라는 집을 나와서 또 여자의 집에 들어갔다. 그리고 우연히 자신을 찾으러 돌아다니는 카오루를 만난다. 자신의 손을 꼭 잡아오는 따뜻한 손길에 아키라는 다시 카오루의 집으로 들어가 마모루로써 산다. 그리고 카오루와 함께 정원에 꽃을 심는다. 아키라는 꽃이 필 때까지 카오루랑 있을 수 있기를 속으로 바랐다.

 

전: 아키라는 어머니가 데려온 남자에게 강간과 추행을 당할 뻔 하고, 그 장면을 본 어머니는 아키라에게 뜨거운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힌다. 사랑받지 못한 아이의 낙인처럼 남아 있는 상처를 카오루는 감싸 안아 준다. 아키라는 더 이상 마모루로 곁에 있고 싶지 않아졌다. 아키라로 카오루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어졌다.

 

결: 부모가 죽고 동생을 위해 학업을 포기하고 일을 하던 카오루는, 마모루를 잘 키우려고 노력한 나머지 동생이 원하는 것을 바로 보지 못했다. 카오루와 말싸움을 하고 뛰쳐나간 마모루는 사고로 죽는다. 사실, 아키라가 마모루가 아닌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마모루에게 해주어야 했던 착한 형을 연기하면서 죄책감을 모른척 해왔다. 하지만, 자신에게 정면으로 부딪쳐 오는 아키라를 보며, 아키라를 아키라로서 사랑하고 함께 살겠다고 결심한다.

 

 

 

#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제일 좋은 걸 주고 싶어서 그랬던 거야.

 

 

배틀연애물을 보면 서로 죽일 듯 싸우던 두 사람이 미운정 고운정 들고 사랑하는 사이가 되면, 조류의 대왕이 되어 닭살 연애를 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합니다. 자주라기보다는 절대적 다수죠. 

 

타인이었던 두 사람이 타인 이상의 관계가 되어 서로의 일상에 깊이 침투하려면, 일정량의 '싸움'은 꼭 필요한 것 같다고 생각을 합니다. 다른 두 사람이 한 가지 결정을 해야하는데, 일방의 인내나 배려만으로는 대등하지 않으니 치열하게 맞춰가는 과정을 피할 수 없죠. 차이는 '싸움 후에 평화'인지, '평화 후에 싸움'인지가 다른 것 같습니다. 전자이신가요? 아니면 후자이신가요?^^

 

저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후자 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내가 이렇게 좋은 사람이었나?'싶을 정도로 많은 배려를 해줍니다. 호의에서 그 이상의 감정으로 넘어 가기 위해서, 나를 사랑 할 만한 사람으로 생각 해 주길 바라서요. 그런데, 애정이라는 감정으로 묶이면 싸우기 시작합니다. 왜 나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지, 왜 나를 섭섭하게 하는지, 이래야 하는거 아니야 저래야 하는거 아니야, 하며... 이런게 문제가 되나 싶은 것들도 모두 작은 불씨들이 되죠. 

 

하지만, 멀어지게 되면 그 유치한 자존심이 보입니다. 다시 돌아가면, 더 좋은 사람 일 수 있다고, 그보다 더 잘 할 수 있다고, 후회가 남습니다.

 

카오루 역시 마모루에게 하지 못한 말도 행동도 많았습니다. 마모루가 따라주는 차를 마시며 상냥한 미소를 보내고,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죠. 이것 저것 아주 사소한 일상이라고 물으면서, 마모루에 대해 알고 공감해 주고 싶었습니다. 내가 얼마나 너를 걱정하고 있는지 말해주고 싶었죠. 집 앞 무성한 잡풀이 우거진 정원을 다듬고 꽃을 심어, 함께 꽃피기를 기다리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 했죠.

 

일에 지쳤다는 것은 핑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입을 열면 잔소리를 하게 되고, 내가 얼마나 너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알아달라고 유세아닌 유세를 부리게 되죠. 이별은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 왔고, 카오루는 후회 합니다.

 

부모님도 동생도 모두 사고로 떠나 보내고, 혼자 남겨진 그 집에서 카오루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다시 돌아간다면, 한번 더 기회가 있다면, 나는 정말 네게 해주고 싶었던 것들만 해줄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카오루는 길거리에 쓰러져 피를 흘리는 아키라를 보고, 사고를 당한채 쓰러진 마모루를 겹쳐 봅니다. 그리고, 마모루가 죽지 않고  조금 다친 다른 현실을 살아 버리죠. 자신이 정말 희구했던, 좋은 형이 되어서요.

 

하지만, 카오루가 마모루인 아키라에게 했던 말은, 아키라가 너무도 듣고 싶어 했던 말이었습니다. 그의 어머니가 자신에게 그렇게 표정짓고 그렇게 말해주었으면 바랐죠. 결국, 마모루의 대역에 만족하지 못했지만, 마모루 대신으로 살았던 시간도 아키라에게는 꿈 같은 시간이었을 거예요.

 

이 들이 상냥한 정원에서 함께한 생활이, 단지 마모루와 아키라만 원했던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좀 더 다정 할 수 있었고, 상처를 주지 않고도 잘 해결 할 수 있었던 갈등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순간 지면 안된다는 생각이, 또는 나를 이해하지 않는 너의 모습이 섭섭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말 중 가장 모질고, 너를 잘 알아 그것이 아픈 줄 아는 말들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도 말하지 못하고, 이제는 기회도 없겠지만, 그래도 내 마음은 제일 좋은걸 주고 싶어서 그랬던 거야. 그런데,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아서 화가 났나봐. 그렇게 말하지 못했던 사람이 문득 떠오르는 밤 입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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