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도서출판 수려한

출간일: 2017.01.18

분량: 본편 2권 + 외전 1권

 

 

 

 

 

 

 

 

 

 

 

 

 

 

point 1 책갈피

 

 

"너랑 있으면 괜찮아."

 

그렇게 중얼거리며 강주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미소가 몹시 잔약했다. 태범은 가슴이 아르르해 참지 못하고 그를 끌어 안았다. 강주는 피하지 않고 품에 안겼다. 아니,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 자진해서 안겨왔다. 어깨에 텃을 받친 패 등을 끌어 안은 강주가 속닥였다.

 

"나는 너밖에 안돼. 이태범"

 

태범은 강주가 제 손에 떨어 졌음을 확실하게 인식했다. 드디어 서장주 안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point 2 줄거리

 

 

기:이태범과 서강주는 연인이다. 하지만, 서강주는 이태범이 사장인 카페와 집의 범주 내 허락 된 사람만을 만날 수 있다. 카페에 정해진 자리에 앉아 CCTV로 이태범에 감시당하며, 집 현관 개폐시 이태범에게 문자가 발송 된다. 모든 생활이 이태범에게 통제 되는 비정상적인 관계, 어느날 이태범은 부모님과 함께 살던 집을 나와 서강주와 함께 살겠다고 한다. 그리고 서강주는 이별을 준비한다.

 

승:이태범과 서강주는 옆 집에 살았었다. 5살 많은 친절한 형과 함께 공부하면서, 숨막히는 어머님의 집착으로부터 탈출구 같았던 서강주를 19살 이태범은 사랑하게 된다. 어느날 서강주의 어머니는 칼에 찔려 잔인하게 죽고, 이를 발견한 서강주는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는다. 혼자서 생활 할 수 없게 된 서강주를 이태범은 돌본다. 둘의 비정상적 관계를 우려한 태범의 아버지는 이태범을 유학보내고 서강주를 돌봐주겠다고 약속 한다.

 

전:10년 뒤 한국으로 돌아온 태범은 서강주에게 집착했다. 태범의 어머니는 그런 태범의 비정상적 집착을 강주의 탓으로 돌리며 헤어지기를 종용한다. 강주는 자신만 없어지만 태범이 정상적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어느날 잠든 태범을 떠나려 계획한다. 하지만, 발각되고 감금 및 구속 당한다. 강주의 행동이 어머니의 사주였다는 것을 알게 된 태범은 절연을 선언하고, 이에 분노한 어머니는 강주의 집으로 쳐들어와 강주의 트라우마를 자극한다.

 

결:그 사건으로 발작을 일으킨 강주는 이사를 하고 태범과 함께 살게 된다. 어느날 이태범에게 서강주의 친구이자 작가인 이지영이 찾아온다. 과거 서강주를 감금한 이력이 있는 이태범에게 연락이 안 되는 서강주를 보여달라고 요청한다. 서강주와 이태범을 다룬 신작을 보여주며, 이태범이 없이도 서강주가 인간처럼 살 수 있도록 자신이 도와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서강주는 이지영이 아닌 이태범을 선택한다. 서강주와 이태범은 부부가 되기로 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정상과 비정상

 

 

ISUE 작가님 작품 공들은 강하죠. 그런데 묘~하게 피폐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공들이 강압적으로 수를 다루를 경향이 많음에도, 감정적 강자라는 생각이 잘 들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다른 점이라면...중도가 없다는 점입니다. 모호성을 가지고 있는, 다중적 복층적 인물이 없어요. 그래서, ISUE님의 글을 읽으면 정확히 '한'포인트에 집중하게 됩니다. 저는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설 후반 '작가의 말'에 '서강주를 위해 사는 이태범, 이태범 때문에 사는 서강주'에 대한 이야기가 잘 쓰여 있어서, 저는 오늘 '정상'과 '비정상'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이태범과 서강주 사이에는 갈등이 없습니다. 이태범은 서강주를 통제하고 싶어하고, 서강주는 이태범이 통제하는 생활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휴지 한 번 떨어진 적 없는 부족함 없는 생활이, 이태범의 노력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이건 과거 감금의 경험을 통해서 익숙해 진 것일 수 있겠지만, 그때 조차도 서강주는 이태범을 붙잡았었죠.

 

이태범과 서강주가 겪는 갈등은, 그들을 '비정상'이라 부르는 '정상'인 사람들로 인해 발생합니다. 그들은 애정이라는 반박을 거부하는 근거로, 두 사람이 헤어져야 정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인간적인 삶이라고요.

 

이태범의 어머니, 아버지, 서강주의 친구 이지영 작가가 '정상'적인 사람들로 나오죠. 그런데, 이 사람들... 정말 '정상'이 맞나요?

 

이태범의 어머니는 외아들에 대한 애정이 지독했죠. 그래서 이태범은 숨이 막혔고, 서강주에게로 도망쳤습니다. 서강주가 끔찍한 사건을 겪고 혼자서 살 수 없는 상태가 된 후로는, 탈출구에서 살아야 할 이유가 됩니다. 하지만, 19살의 이태범은 힘이 없었고, 서강주에게 먹이는 라면 한 봉지 조차 부모의 돈으로 사야만 했죠. 그래서, 이태범은 힘을 길러야 겠다고 생각합니다.

 

이태범의 어머니는 SKY를 갈 거라고 의심하지 않았던 아들이 서강주에게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받아 드리지 못합니다. 서강주가 겪고 있는 비극은 조금도 신경을 쓰지 않아요. 이태범이 서강주를 감금했을 때 역시, 서강주에게 이태범을 떠나라고, 너의 존재가 태범을 비정상으로 만든다고 비난하죠. 서강주는 그런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이태범이 들어 올때까지 기다리는 어머니를 생각해서, 이태범을 통금 전에 돌려보냅니다. 그렇게라도 이별을, 정확히는 이태범의 어머니가 강요하고 자신은 거부권이 없는 이별을 유예하고 싶어하죠.

 

그리고 어머니는 결국 헤어지지 않은 서강주에게 분개합니다. 그리고 이태범을 정신병원에 보내려고 하죠. 아버지의 서명까지 위조해서 간호조무사와 함께 서강주의 집에 쳐들어가요. 그리고, 붉은색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강주의 몸 위로 선지를 부어요. 이 분의 애정은 정상인가요?

 

이태범의 아버지는 아내의 이러한 집착을 압니다. 그리고 이태범이 서강주에게 가지고 있는 집착은 아내와 같다는 것도 알죠. 그래서 오히려 서강주를 걱정합니다. 이태범 옆에서 말라가고 있는 서강주에게 모질게 헤어지라고 종용합니다. 하지만, 아내도, 아들도, 서강주도 어느 누구의 행동도 막지 못합니다. 그러면서 방관자의 입장으로 있지도 않아요. 발은 안담드고 발가락만 담근 형상이랄까요.

 

아내의 집착에 아들이 희생 되고, 집착에 길들여져 본인도 그렇게 집착하기 시작하고 있을 때, 그의 아버지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아내로 부터 아들을 구해주지도, 격리하지도 않았죠. 역시, 서강주를 이태범의 감금으로부터 구출하지도 돌보지도 않습니다. 그저 과거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서강주에게 최소한의 치료와 생활을 도와 주었죠. 그럼 이 분의 행동은 정상인가요?

 

이지영은 이태범에게 '너는 서강주를 망치는 사람, 나는 서강주를 진심으로 위하는 사람' 처럼 말합니다. 그리고, 이태범이 미국에 있던 시절 서강주가 썼던 에세이들을 출판하겠다고 말하죠. 이것이 작가로서, 이태범 없이 살 수 있는 독립된 개체로서 서강주를 살게 할거라고요.

 

하지만 서강주는 이태범이 없으면 살 수 없습니다. 이태범이 없었던 10년은, 이태범을 만나기 위한 10년이었죠. 이태범과 함께 있진 않았지만, 역시 이태범 때문에 살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시간은 서강주에게는 한 여름을 살기 위해, 질척한 지하에서 인고의 시간을 감내하는 매미처럼, 그저 견뎌내고 참아야만 했던 고통의 시간이었죠. 이지영이 가지고 있는 서강주의 에세이는, 서강주의 생채기였어요. 먹으면 독이 될 약초를 권하는 이 사람은, 정말 서강주를 정상적으로 위하고 있는게 맞나요?

 

비정상은 그 자체를 정의 할 수 없습니다. 그냥 정상이 아닌 것이죠. 이태범과 서강주는 분명히 정상외의 범주에 있을 겁니다.

 

다만, 제가 누구도 정상외의 범주에 있는 사람을 비난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누구도 '정상의 범주'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혹은 '정상'이 무엇인지 모르거나 아예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 일 수도 있겠죠.

 

사회나 조직은 기준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정상'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기준이 필요한가요? 암묵적 '예'가 맞겠죠. 우리는 자연스럽게 누군가를 보고 '비정상'을 떠올릴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공식적 '아니오'가 되기 위해, 아주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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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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