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제목: 거짓말 같은 거짓말

작가: 태성(그림), 지락(글)

연재처: 미스터블루

분량: 본편 30화+외전 8화

 

 

 

# point1: 한 컷

 

 

 

미스터블루
미스터블루

 

 

 

# point2: 줄거리

 

 

기: 강력계 신참 안태훈은 발령과 함께 연쇄 살인사건 현장에 출동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선배 강현석과 파트너를 이뤄 사건을 쫒기 시작한다. 친절하고 웃는 얼굴에 자신을 잘 챙겨주는 선배, 어느날 강현석은 대기중인 차안에서 안태훈에게 키스를 한다. 그리고, 태연한 강현석과 다르게 안태훈은 사건에 집중하지 못하지 못하고 공연히 피하게 된다. 하지만 곧 그 불편함의 실체를 인정하고 뜨밤을 보낸다.

 

승: 한편, 연쇄살인사건의 목격자가 연락을 해 온다. 하지만, 그 전화가 있었던 날 새벽 그 목격자는 자택에서 살해당한다. 이로써 내부 용의자설이 불거져 나오고, 태훈은 현석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가 자신의 어렸을 때 좋아하던 형이었던 강현호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같은 동네에 살며, 다른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자신을 유독 챙겼던 형이었다.

 

전: 강현호는 아동 성폭행 피해자였다. 그리고 그 범죄 현장에 있었던 태훈은 겁에 질려 현호를 내버려두고 도망을 친다. 어른들을 불러 왔을 때 현호의 상태는 처참했고, 이후 현호는 이사를 가며 이름을 바꾸었다. 태훈은 그 날 이후 잊은 적 없는 현호형에 대해 그리움을 토로하고, 현호는 괴로웠으나 태훈을 원망하지 않았다고 한다. 둘은 서로의 애정을 확인한다.

 

결: 하지만,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강현석에 대한 미심쩍은 점은 포착되고, 홀로 과거 사건을 뒤져보던 태훈은 현석이 범인이라고 확신하게 된다. 그리고, 현석을 찾아가 자수를 제안하지만 현석은 자신을 쫒아 온 팀 사람을 죽이고 사건을 덮을 것을 제안한다. 성폭행 사건으로 인간에 대한 증오에 시달려 온 현석을 보며, 태훈은 죄책감을 느낀다. 대치 중인 사건에서 태훈은 현석 대신 총에 맞는다. 

 

 

 

# point3: 진지충의 review: 심몽(心夢)

 

 

'거짓말 같은 거짓말'은 길지 않은 스릴러 BL입니다. 다크 범죄물은 극피폐물 혹은 쌍방구원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거짓말 같은 거짓말'은 두 가지에 모두 해당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불우한 어린 시절, 사패공, 실마리를 흘리는 범인과 장님이 아닌 형사들, 애정으로 가득한 강아지수... 굉장히 흔한 소재임에도 참 맛갈나게 버무렸다는 생각을 했어요. 분명이 같은 백화점에서 쇼핑해 온 재료임에도, 셰프가 만들면 정찬이고 제가 만들면 폭팔물이 되는 것 같은... (큼큼) 슬프네요. ㅠ.ㅜ

 

저는 꿈을 많이 꾸는 편입니다. 그리고 내가 알지는 못하지만, 분명히 이 꿈들이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려워 잘 이해가지 않는 프로이드의 '꿈의 해석'나, 무의식을 다루는 철학서, 심지어 역학 도서까지도 열심히 탐독했었죠. 하지만, 결론적으로 아직 저에게 꿈은 미지의 영역입니다. 단순히, 많이 봤던 책의 내용이 영화처럼 그려지는 날도 있지만, 몇 년을 연작처럼 꾸는 꿈이나 혹은 나도 모르는 나를 보여주는 꿈들도 있죠.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도 힘들지만, 맹신하기도 어려운 것이 꿈인 것 같아요.

 

'거짓말 같은 거짓말'에서 트러블 오일처럼, 비기의 한 끝 소스는 '심몽'이예요. '심몽'은 내 마음에 간절히 염원하는 것을 보게되는 꿈을 말합니다. 

 

사람은 자신의 마음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은, 내가 원한다고 생각한 것과는 다를 수도 있어요.

 

안태훈은 대전에서 어린시절을 보냅니다. 근처 산에서 나비를 쫒아, 계곡을 따라, 들을 뒹굴면서 행복한 시절을 보냈죠. 그리고 그 곳에는 자신을 잘 챙주던 형 강현호가 있었습니다. 현호형의 친구들이 태훈을 좋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호는 태훈과 둘이서 놀러 다닙니다. 그러던 어느날 현호는 처참하게 성폭행 당하죠. 태훈은 겁에 질려 어른들을 불러옵니다. 하지만, 그때 이미 현호는... 이미 정상이라고 말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있었죠.

 

마을 사람들은 들것에 실려가는 그 작은 아이를 보고 비수와 같은 말을 내뱉습니다. 집값이 떨어지겠다, 집을 내놔야 하는데 안팔리면 어떻하냐, 그러길래 조심하고 다녀야지 왜 범행을 당하냐, 어른들은 피해 아이를 탓합니다. 그리고 그 어른들 속에 섞여 태훈은 현호를 바라 봅니다. 이후, 현호는 마을을 떠나고 태훈은 현호를 볼 수 없게 됩니다. 연락 할 방법도 없는, 형을 기억하고 보고 싶어하죠. 

 

그런데 태훈이 보고 싶어한 형은 누구였을까요? 어떤 얼굴과 표정으로 현호를 기억하고 있었을까요? 그 모습을 떠올렸을 때, 태훈이 느낀 감정은 그리움을까요? 죄책감일까요? 아니면 아름다운 과거에 대한 향수였을까요?

 

태훈의 꿈 속에 현호는 둘의 추억 속에 나비를 잡아 죽입니다. 그리고 그 나비로 태훈을 괴롭힙니다. 몇번이고 반복해서 그 꿈을 꾸죠. 그리고 그것을 태훈은 악몽이라고 부릅니다.

 

성인이 되어, 자신의 선배이자 파트너로 형사 '강현석'을 만납니다. 말이 적고 늘 웃는 선배는 편해지지 않습니다. 강제 키스, 강제 섹스, 하지만 몰아치며 다가오는 그에게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서도, 도저희 도망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태훈은 아주 깊은 곳으로부터 자신이 바라왔던 것을 알게 됩니다.

 

강현석이 강현호임을 알고 나서 태훈은 자신이 악몽이 '심몽'이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태훈은 현호형이 주는 고통을 바라고 있었어요. 그것은 일종의 죄책감의 표현 일 수도 있고, 애정 형태 일 수도, 현호가 주는 쾌락에 대한 갈증일 수도 있죠.

 

확실한 것은 태훈은 현호를 만나지 못했던 시간 동안에도, 현호가 '현석'인 줄 알았던 시절도 '심몽'을 꿈꾸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태훈에게 현호는 단순히 '좋은 형'이 아니었어요. 훨씬 자신의 심연 깊숙한 존재였고, 현호가 당했던 비극 역시 그러했을 겁니다.

 

인간을 혐호한 현호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연쇄살인사건을 일으키고, 그 목격자도 죽이죠. 그리고 전혀 죄책감을 갖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버려두고 갔던 태훈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태훈의 표정에는 공포에 질려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앱뷸런스를 실려가는 자신 주변에서 웅성이던 어른들의 표정은 어땠을까요? 현호의 마음에 살인자를 키웠던 그 표정이 경명이든, 동정이든, 심드렁함이든, 그 면면이 현호에게 '인간'이란 존재로 각인 되었을 겁니다. 끔찍해서 두고 볼 수 없는, 죽이고 싶은 존재로 말입니다.

 

마지막, 경찰들에 애워싼 차안에서 태훈은 현호에게 사과를 합니다. 그 날 도망간 것에 대한 사과가 아니었습니다. 나를 오래 기다려준 현호형에게, 좀 더 일찍 알아보지 못하고 빨리 찾아내지 못해서, 힘들게 그 시간을 견디게 한 것에 대한 사과였습니다. 현호가 겪은 비극은 막을 수 없었지만, 적어도 현호의 세계에 '그' 인간이라는 괴물들에게서 벗어나게 해 줄 수 있었지도 모르죠. 어쩌면 현호는 심몽 속에서 조차 태훈을 볼 수 없었을 만큼 철저한 기억이라는 감옥에 갇혀 있었던 것 일 수도요.

 

일종의 열린형태로 종결이 되는 '거짓말 같은 거짓말'은 두 사람의 마지막을 다 말해주지 않습니다. 그저 한 없이 내리던 비와, 무심한 뉴스의 멘트로 추측케만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 둘은 바랐던 일은, 독자가 생각하는 해피엔딩과는 좀 다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에 생긴 것이 '상처'라면 치료가 '필요'하겠지만, 만약 그것이 좀 더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어떤 것'이라면 어떨까요?

 

'마주 하다.' 저는 나름의 해피엔딩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