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제목: 킬링 스토킹(Killing stalking)

작가: 쿠기

연재처: 레진코믹스

분량: 본편 67화

 

 

 

 

 

 

 

 

 

 

 

 

 

 

 

 

# point1: 한 컷

 

 

레진코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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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int2: 줄거리

 

 

기: 아웃사이더인 윤범은 같은 과 동기 오상우를 스토킹한다. 인기인 오상우를 짝사랑한 윤범은 몰래 그의 집에 들어가게 되고, 지하실에서 여자를 발견한다. 갇히게 된 윤범은 탈출을 시도하지만, 실패 후 아슬아슬한 감금 생활을 시작하고, 오상우에 의해 살인을 하게 된다. 한편, 무능한 경찰수사로 아버지를 잃은 양승배 순경은 사명감 강한 경찰이 되어 공로를 세우지만, 이후 과잉진압으로 인해 좌천되어 지방으로 내려온다.

 

승: 양순경은 접촉사고를 일으킨 오상우의 차량 블랙박스에서 윤범을 발견하고, 상우의 집을 수색하지만 몸을 숨긴 윤범을 찾지 못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양순경은 오상우를 의심하고, 오상우는 윤범을 밖에 데리고 다닌다. 오상우는 축제에서 윤범을 놀리던 여후배를 죽이고 산에 유기힌다. 한편, 윤범은 우연히 만난 동창을 계기로, 상우에게 어릴 적 삼촌에게 성적 학대를 받았다는 사실을 밝히게 되고,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 하지만 실패한다.

 

전: 양순경은 오상우의 집에 잠입하여 오상우를 체포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오상우의 연기와 윤범의 묵인, 절차상 과실로 양순경은 책임을 지고 사직한다. 이후 오상우와 윤범은 즐거운 연애를 한다. 그러던 중 오상우는 윤범의 삼촌을 집으로 불러 죽이고, 윤범은 오상우에게 화를 낸다. 이 일로 오상우는 집을 나가고, 빈 집에서 윤범은 상우를 그리워한다. 한편, 윤범에게 마음을 열수록 오상우는 어머니와 윤범을 겹쳐보고 혼란에 빠진다.

 

결: 실종사건을 조사하던 곽청장(순경)은 오상우의 집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죽는다. 곽청장의 장례식장에서 양순경은 곽청장이 남긴 녹음기를 듣고, 오상우에게 살해 당했음을 알고 상우의 집을 찾아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몸싸움이 일어나 상우는 화상을 입고 병원에 가지만 비참하게 사망한다. 양순경은 화려하게 복직한다. 윤범은 오상우가 있는 병원을 찾아가고, 그의 유골함을 전달 받는다.

 

 

 

# point3: 진지충의 review: 이 '덫'은 누가 쳐 놓았을까?

 

 

킬링 스토킹은 2년 전 겨울, 약속 시간 틈이 남아 보기 시작했다가 멈추지 못하고, 야외에서 덜덜덜 떨면서 정주행 했던 웹툰입니다. 소히 '대작'이라 불리는 작품 중에서 너무 잘 써서 짜증(?) 나는 작품이 있습니다. 제가 글을 쓰는 직업이나 유사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런 디테일은 내가 창작 할 수 없는 범주라는 생각에 묘한 자격지심이 샘솓았던 웹툰이었죠.

 

 

오상우의 어머니는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한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그런 어머니를 사랑해서 구애하고, 결혼합니다. 하지만,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는 걸까요? 아니면 정상은 비정상을 결코 이해 할 수 없는 것일까요? 아버지는 어머니의 이상행동을 폭력으로 대처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어머니를 사랑한 상우는... 어머니에게 사랑받고 싶었던 상우는... 어머니의 이상한 행동을 못 본척합니다. 어머니가 맞는 것은 보고 싶지 않았으닌까요.

 

아버지가 어머니를 심하게 때리던 날, 어머니는 자신이 아버지를 죽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바닥을 굴러다니는 약병과 거품이 일어난 아버지의 입가가 눈에 띠었죠. 그리고, 아버지의 자살을 위장하기 위해 산에 올라가서, 자신이 한 입 베어 문 사과를 매단 시체 발치에 두고 온 것도요. 매일 어머니가 챙겨주는 저녁을 먹을수록 몸은 나빠지고, 자신에게서 아버지를 찾는 잔인함에도 그저 어머니를 믿고만 싶었죠. 하지만, 끝내 상우는 약의 개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맙니다. 그 날, 죽은 아버지 옆에 뒹굴던 그것과 같은 것 말이예요.

 

죽이지 않고 죽이는 방법, 어머니는 상우에게 '덫'을 치고 자살을 합니다. 그 덫에 걸리면 고통스럽게 죽게 되어 있죠.

그 덫의 이름은 '불신'입니다. 사랑을 믿지 못하는 저주... 상우는 자신을 사랑한다는 목소리에서, 자신을 죽이려는 어머니를 봅니다. 마음을 열면 열수록, 더 선명하게 덧씌워지 앞을 가려요.

 

 

윤범은 할머니, 삼촌과 살았습니다. 폭력을 휘두르는 삼촌에게, 할머니는 재물을 상납하는 것 처럼 자신을 내밀었죠. 그리고 윤범은 자신의 어머니 역시 자신과 같은 존재였음을 압니다. 자신의 아버지가 삼촌이었는지 아니었는지 모르지만, 자신의 존재가 부정하게 느껴졌겠죠. 스스로조차 지켜주지 않는 약자에게 세상은 가혹하고, 윤범은 늘 폭력과 무시에 노출이 되어 있었습니다.

 

공포, 불쾌, 회피, 자책, 후회, 불안 회색빛만 가득하던 윤범의 세계에 장미빛 감정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죠. 생에 유일무이한, 처음인 감정 말이예요. 윤범에게도 자신을 지켜주는 존재가 등장합니다. 자신을 밸트로 때리는 삼촌은 무서워 도망을 쳤지만, 다리를 부수고 칼로 얼굴을 찟고 물고문을 한 무서운 상우에게서는 도망치지 않습니다. 빈 집에서 상우를 그리워하고 기다리죠.

 

하지만, 윤범은 살아있는 상우를 볼 기회를 놓칩니다. 상우를 찾아 병원을 나선 길에서 끝내 도착하지 못하고 다시 돌아옵니다. 마치, '덫'에 걸린 동물처럼 이리 뛰고 저리 뛰지만, 결국 그 자리에 있어요. 그 덫의 이름은 '비존재'입니다. 비존재는 존재가 있을때만 규정 가능합니다. 존재도 비존재도 아닌 것은 존재외라고 부르죠.

 

상우와 함께 있을 때 윤범에게는 의지가 생깁니다. 친구에게 돈을 빌려 반지를 사서 선물하고 싶다. 애칭으로 불리고 싶다. 연인이 되고 싶다. 너에게 위로가 되고 싶다. 하지만, 상우가 없는 윤범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 처럼 의지를 잃어 버립니다. 택시기사에게, 지인에게, 윤순경에게 아무말을 하지 못합니다. 마치, 삼촌이 자신의 허벅지에 성기를 비빌때 그저 가만히 있던 것 처럼 말입니다. 그건 윤범의 영혼은 없고, 윤범의 고기덩어리만 남아 있는 상태와 같을 거예요.

 

 

'나는 오로지 당신과 함께 할 때만 진정한 내가 됩니다.' 어느 가요의 가사처럼, 윤범 역시 상우와 있을때만 윤범이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양순경의 '덫'은 아버지 입니다. 아버지의 지인으로부터 아버지를 잃은 양순경은, 경찰의 조사가 더 빨랐다면 아버지는 살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행동하는 사명감 있는 경찰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성공을 가로 막고, 일을 망치고, 아버지 같았던 곽청장을 죽게 만들었죠.

 

만약, 양순경이 증거를 먼저 찾아 영장을 받았었다면 경찰을 그만두지 않았을 것이고, 그래서 상우를 검거 했다면 곽청장은 죽지 않았겠죠. 게으른 다른 순경들보다 열심히 뛰어다녔지만, 적어도 양순경이 없었다면 곽청장은 상우를 의심하지 않았을테니 살아 있었을 겁니다.

 

 

'덫'은 움직일수록 깊이 죄어 듭니다. 하지만, 어쩌면 이들이 한 시점에 만나지 않았더라도 이 덫은 피할 수 없었을지 모르겠습니다. 트라우마란 이렇게 인생에 보이지 않은 함정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사이코패스나 연쇄살인, 감금이나 아동학대를 소재로 하는 웹툰은 많습니다. 주로 창고나 지하실을 이용한다는 점도 비슷하죠. 하지만, 킬링 스토커가 유독 흡입력이 높았던 이유는 요동치는 심리묘사를 박진감 넘치게 묘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상우가 윤범에 의해 어머니의 악몽에서부터 벗어났다면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윤범이 상우의 병원에 찾아가 자신을 애타게 찾는 상우를 직접 봤다면 사랑받았다는 힘으로 성장 할 수도 있었겠지만, 흔한 이야기가 됐을 것 같아요.

 

내 안에서 시작해서, 내 안을 벗어나지 못한 한계가, 계속 '덫'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웹툰이었습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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