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제목: 기억연기

작가: 돌샤

연재처: 봄툰

분량: 본편 38화

 

 

 

# point1: 한 컷

 

 

봄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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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int2: 줄거리

 

 

기: 심리상담사로 일하고 있는 이현오 앞에 내담자로 대학교 선배 서은우가 나타난다. 10년 전에 말 없이 휴학하고 소설가로 데뷔한 서은우는, 아내의 자살 후 1년이 지났지만 소설을 쓸 수 없었다. 은우 역시 같은 방법으로 자살 시도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현오는 결국 은우를 상담하기 시작한다. 처음엔 비협조적인 은우도 점점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고, 현오는 자신이 몰랐던 이야기를 알게 된다.

 

승: 어린 은우는 동성 친구를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부모님은 은우를 정신병자로 대하고, 은우는 자해를 시작한다. 이후 그의 부모는 은우를 폭행, 방치, 무시한다. 은우는 고등학교 때 우연히 자살 모임에서 레즈비언인 한빛을 만나고 둘은 친구가 된다. 대학생이 된 후 한빛은 동성애를 들키게 되고, 보수적인 군인인 아버지에게 폭행 당한다. 강제로 맞선에 나갈 위기에 처한 한빛에게 은우는 결혼을 제안한다.

 

전: 은우는 한빛과 결혼하여 서로의 연애를 즐기며 잘 지내는 것 같았지만, 한빛의 연애가 실패하고 둘의 집안에서 임신 압박이 들어온다. 한빛은 거짓말이 들킬가 두려워한다. 은우는 한빛의 자살 후에야 결혼부터 모두 잘 못 되었음을 깨닫고 죄책감에 시달린다. 은우는 현오에게 모든 일을 고백하고 상담을 끝내고자 한다. 돌아간 은우는 술과 수면제를 함께 먹고 쓰러지고, 현오는 그런 은우를 병원으로 데려간다.

 

결: 현오는 은우의 상담을 종료하고 연인으로서 은우의 치료를 돕고자 한다. 은우 역시 이번엔 피하지 않는다. 은우는 가족들과의 묵은 감정을 정리하고, 한빛의 헤어진 연인을 만나 못다한 말과 물건을 전달한다. 그리고 현오를 한빛의 납골당에 데리고 간다. 은우는 한빛과 함께 살았던 아파트를 정리하고 현오와 함께 살기로 한다. 은우는 글이 쓰고 싶어졌다.

 

 

# point3: 진지충의 review: 괜찮은 척

 

 

돌샤님의 바나나 스캔들 시즌2가 시작했습니다. 두둥! 하지만, 완결이 나지 않아 리뷰를 할 수 없기에, 돌샤님의 다른 작품을 중 어떤 작품을 리뷰 할까 고민을 해 보았죠. 후보는 '심각한 거' '귀여운 거' '웃긴 거' 세 작품이 있었습니다. 어떤 작품인지 아시겠나요?^^ 사실, '귀여운 거'를 하고 싶었지만, 이 직전에 '카메라 소년' 마오 이야기를 다뤄 보았기 때문에 소재가 겹치는 경향이 있어 결국 '심각한 거'로 낙점이 되었습니다. 물론, 돌샤님 작품 중에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 '기억 연기'라는 것도 초큼~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기억 연기'는 웹툰의 제목이자 작중 은우가 쓴 소설을 제목이기도 합니다. 참 잘 지은 것 같아요. 연기로 기억 되는 사람, 연기가 되어 버린 기억, 기억이라 이름의 연기... 담배연기, 과거기억로 두 가지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은우가 쓴 글에 참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했어요.

 

은우는 담배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골초입니다. 은우와 연호의 첫 만남, 은우는 버스정거장에서 자신의의 담배연기에 노골적으로 인상을 쓰는 연호를 기억합니다. 하지만, 두번째 만남, 대학교 선후배 사이로 만난 자리에서 연호는 은우를 기억하지 못하죠. 괜히 놀려주고 싶은 마음에 담배를 권합니다. 싫어하는게 분명한데도, 완고하게 생긴 얼굴로 담배를 받아 무는 연호의 행동에 당황하죠. 연호는 그렇게 담배를 배웁니다.

 

학교 건물 뒤, 평소라면 절대 듣지 않았을 1교시  교양수업을 들으면서 은우는 연호와 늘 맞담배를 피웁니다. 그리고, 그렇게 편안한 선후배가 되었을 때, 자신이 게이라는 소문에 신경쓰지 않는 연호가 신경 쓰이기 시작하죠. 은우는 가볍기만 한 자신의 연애사에 무겁고 무서운 감정이 피어오르고 있다는 것을 자각합니다. 그리고 그즈음, 학교 건물 뒤편에서, 담배를 무는 시간보다, 연호와 입술을 맞대는 시간이 늘어나기 시작하죠.

 

아버지에게 맞고 엉망이 된 한빛을 보며, 은우는 자신이 한빛을 보호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연호에게서 도망치고 싶어지죠. 은우는 쉽게 결혼을 선택합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잘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양가 부모님은 모두 안심했죠. 아이러니하게도, 결혼을 하고 나서야 한빛은 자유롭게 사랑 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거짓 평화는 오래 가지 못합니다. 한빛의 연인은 '진짜'결혼을 하고, '거짓'결혼 후 매일 거짓말을 하며 살아야만 했던 한빛은, 이제는 되려 그 꾸며낸 말들에 맞춰 살아야 할 것 같은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자살모임에서 은우를 만난 뒤, 한빛의 피난처는 은우였습니다. 동류, 그럼에도 당당한 태도, 대담한 결단력, 친구이자 오빠같은 나의 유일한 이해자 은우지만, 이번만은 안식처가 되어 줄 수 없었습니다. 은우는 공범자였으니까요. 결국, 한빛은 극단적 선택을 하고야 맙니다.

 

은우는 좋아하는 남자친구에게 뽀뽀를 한 날, 아버지에게 맞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어머니는 상담사를 부르죠. 그때부터 은우는 자해를 시작합니다. 아버지는 은우가 자해를 한 만큼 폭행을 휘두릅니다. 은우는 자해도, 폭행도 아프지만 멈추지 못합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은우가 아파한다는 것보다, 멈추지 못한다는 것만을 중요하게 생각하죠. 그러다 결국 방치과 무시과 일관해요.

 

그런 은우에게 관심을 갖는 존재가 생깁니다. 나이 어린 동생이어요. "아프지 않아?" 그래요. 아프지 않을리 없죠. 자신을 제대로 봐주고 진심 어린 걱정의 말 한마디를 건내 줄 사람, 은우는 자해를 멈춥니다. 그리고 동생에게 정말 좋은 오빠가 되어 주려고 합니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남자친구와 키스하는 것을 들킵니다. 하필이면, 동생이 친구들과 함께 있을때 말이예요. 그 뒤로 여동생은 자신을 피하고 무시하기 시작합니다. 연우는 자해를 다시 시작하지 않지만, 그보다 더 깊은 상처를 입죠. 

 

은우는 헌신적으로 한빛을 보호합니다. 글쎄요. 정말 한빛'만'을 위한 행동이었을까요? 하지만, 그 결과는 이번 역시 최악으로 치닫습니다. 

 

은우는 연호를 떠나 한빛과 결혼하고, 한빛이 자살한 뒤 그 아파트에서 살면서도, 담배를 피고, 친구 진우를 괴롭히면서 시덥지 않은 농담을 주고 받으며, 10년만에 만난 연호에게 빈정거리며 일상을 살아 갑니다. 웃기도 하고, 정신도 맑아보이죠. 세상에 어떤 사람은, 이렇게 힘든 일이 있어도 괜찮구나, 멀쩡하구나, 멘탈이 강하구나 싶어요. 하지만, 아프지 않을리도 없고, 괜찮을리도 없습니다. 단지, 그런 형태로 힘들어 하는 사람, 괜찮은 척 하는 사람, 괜찮은 척이 신물나게 익숙한 사람만 있는 것 같습니다. 

 

길거리를 걷는 사람들을 보면 다들 무난해 보입니다. 깔끔한 옷, 무표정, 적당한 보폭으로 목적지를 향해 걸어가죠. 문득 이 길 위에서 괜찮지 않은 사람은 나뿐일까? 이런 생각이 드는 날이 있습니다. 즐겁기만 연애를 하는 사람은 수두룩 빽빽이고, 살다보니 잘 살게 됐다는 사람들는 사람들도 한 트럭, 숨 막히게 가득찬 차도 아파트도 모두 주인이 있죠. 하지만, 어쩌면 그 괜찮아보이는 사람들도 모두 '괜찮은 척'을 하고 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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