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소년과 행방불명

작가: 유키 링고

출판사: 블랑코믹스

출간일: 2020.08.11

분량: 본편 1권

 

 

 

 

 

 

 

 

 

 

 

 

 

 

 

 

# point 1 한 컷

 

 

블랑코믹스

 

 

 

# point 2 줄거리

 

 

기: 신사에 버려진 아이 슈이치로는 참배하러 온 노부인 토시코에게 거두어 진다. 토시코가 죽고 슈이치로는 마을을 떠난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귀신이 보였던 슈이치로는 도중에 부정한 것과 마주치고, 도망치다가 쓰러진다. 눈을 떳을 때는 수상한 가면을 쓰고 있는 텐이라는 사람의 집에 있었다. 치료해 주고, 잠자리를 제공하는 텐은 슈이치로가 자신이 사랑하던 사람과 닮았다고 말한다. 슈이치로 역시 꿈에서 보던 남자와 가면을 벗은 텐이 닮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승: 얼덜결에 동거는 시작되었다. 슈이치로는 텐이 잡은 물고기를 마을에 팔았다. 어느날 마을에서 슈이치로는 소매치기를 잡게 되고, 지갑의 주인은 자신의 식당에서 일할 것을 권유한다. 텐은 슈이치로가 마을에서 일하는 것을 말리지 않고, 슈이치로는 텐이 자신에게서 과거에 좋아했던 누군가를 보는 것이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한편, 식당에 장갑을 두고 간 단골 손님의 집에 찾아간 슈이치로는, 그가 10대 납치범이라는 사실을 알고 위기를 맞지만 텐에 의해 구해진다.

 

전: 기절한 슈이치로는 꿈을 꾼다. 꿈 속에서 귀족의 혼외자인 텐은 승려 죠닌의 제자가 된다. 텐은 덕심이 깊고 상냥한 자신의 스승을 존경한다. 그러던 중 죠닌은 천일간 걷는 고행을 떠나고 돌아오지 않는다. 텐은 법명을 받았지만, 죠닌이 떠난 후 부정한 현실에 부딪치고 마음이 검게 물들어갔다. 결국, 텐은 죠닌을 찾아 길을 떠나고, 백골이 되어 있는 죠닌과 그가 남긴 일기장을 본다. 꿈에서 깨어난 슈이치로는 자신이 죠닌임을 알게 된다.

 

결: 텐은 죠닌의 환생을 기다리며 산을 지키는 신, 텐구가 되었다. 돌아온 슈이치로는 텐과 가까워지고 싶지만, 텐은 언제든지 마을로 다른 사람에게로 자신을 보내 주려 한다. 그리고 끝내 슈이치로는 영원을 살아야 하는 텐의 두려움을 알게 된다. 그 두려움으로부터 도망치는 텐을 슈이치로는 찾아간다. 그리고, 자신에 남은 여생을 주겠다고 약속한다. 1953년 한 마을에는 신령에 의해 행방불면 된 소년의 이야기가 남아 있다.

 

 

 

# point 3 진지충의 Review: 기억과 용기

 

 

세상에는 무서운 것이 참 많습니다. 추상적이게는 어떤 방향으로 튀어 갈지 모르는 미래도 무섭고, 구체적으로는 코로나, 공포의 통장 잔고, 진절머리나지만 봐야만하는 기타등등의 인사와 미뤄놨던 일들, 요즘은 거울 보는 것도 무섭습니다. 하지만, 그 중 가장 무서운 것은 '기억'입니다. 

 

프로이드의 말처럼 사람은 누구나 일정한 편집증과 강박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 역시 강박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부정적 사고의 강박증, 즉 싫은 기억을 잘 잊지 못합니다. 임계치를 넘는 불행한 기억들을 떨치지 못하는 정도가, 일반적인 수준 보다 조금 높은 편입니다. 그렇다 보니 기억이 낙인처럼 달라붙어 무의식의 밤 혹은 정신적으로 힘든날에 어김 없이 뇌 속에서 불쾌한 영상기를 돌리죠.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서, 강박증이라는 영화관에 절찬리 방영 가능한 기억들은 점점 늘어나고, 빈도도 더 조밀하게 늘어나죠. 이 감정조차 익숙해져야 마땅하겠지만, 익숙함의 정도가 기억의 속도를 따라잡지는 못하는 모양입니다. 이럴 때마다, 망각이란 가장 강력한 신경 안정제는 쉽게 선택을 당해주지는 않더라고요.

 

영원을 사는 사람의 기억이라는 것은 어떨까요? 그 기억이 지식이나 노하우에 관한 것이라면 만능 AI가 될지 모릅니다. 그래서 흔히 책 속에 영원을 살거나,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들은 치트키를 갖고 시작하는 것 처럼 유리하게 묘사되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강한 감정을 동반한 경우에 기억 강화가 일어나,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변화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죠. 그래서, 어제 먹은 점심은 잊어도, 10년 전에 간 맛집은 더듬거리면서도 찾아을 수 있는지도요. 

 

그런데 말이예요, 사랑이라는 것이 얼마나 강한 감정이던가요? 그럼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기억을 잊을 수 있을까요? 기억 할 수 있는 능력이 남아 있는 그 마지막까지 가지고 있을 가장 강한 기억이 있다면, 그건 무엇에 대한 기억일까요?

 

텐은 죠닌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슈이치로를 기다렸습니다. 죠닌의 다정함, 고행을 떠나던 뒷 모습, 백골이 되어 눈 속에 뒤덮힌 그와, 그가 죽음 직전까지 돌오아고자 했던 일기... 그 모든 기억을 가지고 살았겠죠. 그리고 다시 태어난 슈이치를 봅니다. 처녀에게 태어나 버려진 슈이치로를 신사로 데려가고, 신사에서 다시 노부인에게 거두어 진 뒤에도 계속 그를 지켜봅니다. 하지만, 섣불리 다가가지 못합니다.

 

마을을 떠난 슈이치로가 위기를 맞이하고서야 눈 앞에 나타나죠. 그리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동거인으로 자리를 지킵니다. 슈이치로가 마을에서 사람들과 살길 바란다고 말합니다. 

 

전생에 당신이 고행을 떠난 뒤 노승이 자신을 어떻게 대했는지, 당신을 찾아 떠난 길 끝에서 백골이 된 당신을 만난 것이 얼마나 슬펐는지, 너무나 당신을 만나고 싶어서 내가 무엇을 했는지, 얼마나 사모하고 있었는지, 아무것도 말하지 않습니다.

 

전생을 알고 나서 슈이치로는 그런 텐의 태도가 못내 서운해서, 괜히 심술도 부리고 시험도 해봅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텐은 더 더욱 자신을 멀리하죠. 

 

텐에게도 무서운 것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 가장 무서운 것은 슈이치로가 죽고 난 뒤에도 자신이 영원이라는 시간을 살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때 자신이 기억하는 슈이치로의 모습 일 겁니다. 기억이란 반복되고 반복되다 보면, 내가 하는 기억이 과거의 '사실'인지, 아니면 내 두려움이 키워낸 '망상'인지, 혹은 그때 알았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던 '후회의 산물'인지 모르게 되곤 해요. 텐은 그 고통스러운 되새김질을 아주 긴 시간 홀로 해야 합니다.

 

텐은 슈이치로에 관한 어떤 것도 선택 할 수 없었어요. 그 것이 무엇이든 반복하다보면 분명히 후회하게 될테닌까요. 슈이치로는 이 생이 다 할때까지 함께 하고, 늙어 병이 들면 수발도 해주고, 백골이 되면 묻어 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 생에서 텐이 슈이치로를 '향'으로 찾은 것 처럼, 다음 생에서도 그렇게 찾을 수 있을까 고민을 하죠. 

 

슈이치로는 사람이 아닌 신과 사는 일생을 선택합니다. 이것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겠죠. 하지만, 저는 텐의 선택에서 더 큰 용기를 느꼈습니다. 당신과 함께 있는 시간, 당신이 없는 시간, 그 모든 시간 당신을 기억 하며 살아갈 용기... 고즈넉한 낡은 산 속, 두 사람이 있는 전경만으로도 가슴이 아릿한 것은, 그 용기의 무게가 너무도 엄청 날 것 같아서... 그래서 인 것 같습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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