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是(ZE)

작가: 시미즈 유키

출판사: (주)현대지능개발사

출간일: 2020.01.23

분량: 본편 11권

 

 

 

 

 

 

 

 

 

 

 

 

 

 

 

 

# point 1 한 컷

 

 

 (주)현대지능개발사
 (주)현대지능개발사
 (주)현대지능개발사

 

 

 

# point 2 줄거리

 

 

기: 언령술사 미토가에 강한 피를 가지고 태어난 리키이치, 그는 자신의 동생 우타를 위협하는 마을 사람들을 모두 죽이고 피의 업으로 불노의 육신을 갖게 된다. 그는 사도를 익히고 인육을 먹은 불노불사의 타계승 와키를 만난다. 리키이치는 지루한 삶을 살아가던 와키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약속하고, 와키는 언령의 저주를 대신 받을 수 있는 카미사마를 만드는 인형사가 된다. 마음껏 언령을 쓸 수 있게 된 리키이치는 돈을 벌어 땅을 일구고 그들만의 도원향을 만든다. 

 

승: 어느날 칼에 찔린 형제가 마을로 흘러 들어오고, 이 중 동생인 호즈미를 사랑하게 된 우타는 마을을 나가 아들 쇼우이를 낳는다. 행복하게 사는 줄 알았던 우타는 병이 들어 죽고, 호즈미는 쇼우이를 이용해 마을에 쓰레기를 버리다 리키이치에 들킨다. 이 과정에서 쇼우이를 구하기 위해 리키이치는 죽고, 마지막 언령으로 와키에게는 '살 것'을 남은 카미들에게 '지킬 것'을 명한다. 

 

전: 리키이치를 따라 죽지 못한 이들은 남아 살아 간다. 가주 쇼우이를 중심으로, 실권을 진 인형술사 와키에 의해 미토가는 언령을 써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착한 외국인 라이조가 미토가의 가정부로 들어오면서 미토가의 분위기는 바뀐다. 언령술사의 폭주로 인해 홀로 남아 버린 카미 콘을 좋아하게 된 라이조는 콘의 언령술사가 되겠다고 하고, 콘은 라이조를 선택한다.

 

결: 이 선택은 와키가 오랫동안 잊고 있던 "희망"에 빛을 보여준다. 이후 수명을 다한 아사리가 쇼우이에 대한 깊은 사랑으로 기억을 되찾고 부활하자, 와키는 기적을 믿어보고 싶어졌다. 자신이 소중히 여겼지만, 자신의 것이 되지 않은채 리키이치의 카미로서 죽어버린 마가네를 깊은 잠에서 깨운다. 와키는 리키이치가 없지만, 그가 남긴 혈육들이 지키고 있는 도원향에서 마가네와 함께 살아간다. 

 

 

 

#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인형사가 바란 기적 "마가네"

 

 

제가 진짜 ZE를 리뷰하고 있는건가요? 잠시 눈물을 좀 닦겠습니다. 정말 가슴이 벅차오르네요. ㅠ.ㅜ 감개 무량합니다. 2004년입니까? BLer로서 ZE만한 작품을 만났다는 것은, 그리고 끝내 완결을 보았다는 것은... 정말 울컥하네요.

 

11권이... 길었습니다. 1권을 펴자마자드는 생각, "이건 무슨 코스프레, 변태물이야?" 였습니다. GL, BL, 포르노 그냥 자극되는건 다 섞어 보겠다는 뽕빵물이군! 솔찍한 저의 첫 인상이었죠. 그래서 지금 시작하시겠다는 분이 있으면, 손목을 꼭~잡고, 3권까지는 제발 속는셈 치고 읽어보셨으면 좋겠다고...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ZE에는 많은 언령술사와 카미사마가 나옵니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는 인형술사에게 "희망"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와키는 기억이 있던 순간부터 산 속에서 알지 못하는 수행을 하고, 약을 먹고, 인육을 하며 사도를 익혔죠. 이후 산을 떠나 세상을 떠돌지만, 자신은 늙지도 죽지도 않고 인간들은 진절머리가 납니다. 그렇게 무력한 삶을 살아내던 자신에게 한마리 늑대가 다가옵니다. 고독의 냄새가 유독 닮았던 둘은 그저 함께 있는 것 많으로 서로에게 안식이 되죠. 하지만, 자신에게 돌은 던지던 마을 사람들의 낫질에 늑대는 배가 갈려 죽습니다.

 

카미를 만들 때 우연히 그 늑대의 어금니가 섞여 들어가고, 그렇게 마가네가 만들어집니다. 와키는 자신이 만든 인형에 마음을 뺏깁니다. 하지만, 카미는 언령술사를 위해 만들어 진 존재 였고, 마가네 역시 라키이치를 충직하게 지키죠. 꽃잎이 되어 흩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마가네는 리키이치를 찾습니다. 와키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죠. 그만큼 리키이치는 강하고 멋졌으며, 카미가 언령술사를 선택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법칙이닌까요. 그래서 마가네를 복원시키고도 깨우지 못합니다.

 

그런 와키에게 희망을 보여주는 존재들이 나타납니다. 리키이치의 피를 이어받은 그의 후손들이죠.

 

 

라이조 X 콘 : 카미는 언령술사가 아닌자를 선택 할 수 있는가?

 

콘은 마토가의 방계 긴카의 아들, 아키미츠의 카미로 만들어지지만, 카미를 받기도 전에 급하게 언령을 써버린 언령술사는 죽고 콘은 홀로 남아버리죠. 하지만 마가네와 비슷하게 만든 콘을, 와키는 곁에 둡니다.

 

라이조는 언령술사 없이 존재하는 카미는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콘에게, 자신이 언령술사가 되어주겠다고 합니다. 어처구니 없는 의식을 치르고, 콘은 자신의 언령술사로 라이조를 받아드립니다. 카미로서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어 험한 일도 가리지 않았던 콘에게 와키는 남는 언령술사가 있다면 어떻하겠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콘은 대답하죠. 나의 언령술사는 라이조라고요. 자신은 라이조를 선택할거라고 말입니다. 와키는 콘을 만들어서 다행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러면서도 라이조를 보고 생각합니다. 콘이 라이조를 선택한 것은 밝기 때문일까? 하고 말이죠.

 

 

겐마 X 히미 : 카미는 의지는 믿을만한가?

 

라이조와 콘이 와키에게 사랑을 받았다면, 유독 와키의 독설에 시달리는 커플도 있습니다. 바로 겐마와 히미 커플입니다. 본의 아니게, 와키의 희망을 꺽었기 때문이죠.

 

물론, 와키와 다르게 한 잡지 인터뷰에서 보니 ZE의 커플 중에 확고불변 가장 사랑받는 공, 수, 커플 3 분야 모두 겐마, 히미, 겐마와 히미라고 합니다. 쇼우이와 아사리는... 아! 물론, 저도 겐마와 히미가 좋습니다.^^

 

히미는 세이마의 카미로 만들어졌죠. 하지만, 세이마는 히미에게 아~~무것도 시키지 않습니다. 정말 아무것도요. 소중히 여겨만 집니다. 세이마는 언령을 쓰지 않았고, 히미는 카미일을 하지 않았죠. 사람을 만나거나 가업을 거드는 것 조차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세이마가 죽기 전에 히미에게 한 가지 유언을 남깁니다. 바로, 자신의 집을 남겨달라는 거였어요. 히미는 자신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주인에게 받은 명령을 지키기 위해, 백지로 돌아가는 일을 거부합니다. 그리고 와키는, 히미의 선택을 허락하죠.

 

세이마라는 언령술사의 카미로 만들어진 히미는 겐마를 언령술사로 모십니다. 겐마가 젠틀한 언령술사였어도, 히미에게 쉽지 않은 일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겐마는 입을 대화의 용도로, 도무지도 쓰지 않는 작자였죠! 하지만, 와키는 괴로워하는 히미를 지켜봅니다.

 

히미는 겐마를 지키다가 핵이 파괴되어 백지로 돌아갑니다. 겐마는 히미를 부활시키지만, 깨어난 것은 모양만 같은 다른 히미였어요. 와키는 그 비극을 봅니다. 결국, 겐마는 새롭게 깨어난 히미를 또 다시 사랑하게 되기에 둘은 해피 엔딩이지만, 와키에게는 그렇지 않았어요.

 

와키는 히미의 의지를 믿습니다. 믿지 않는 것은 기적의 존재였어요. 하지만, 기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 존재에 대해 심술 돋은 말을 멈추지는 못합니다.

 

 

쇼우이 X 아사리 : 기적은 일어나는가?

 

리키이치의 첫 번째 카미인 아사리, 자존심 강하고 정 많고 책임감 강한 카미 대장은 두번째 언령사를 쉽게 받아드리지 못합니다. 아시리에게 리키이치는 단순한 언령술사가 아니었으닌까요. 코노하와 코노에, 쇼우이와 아시리 두 커플의 가장 큰 차이는 리키이치의 잔흔이라고 생각합니다. 똑같이 리키이치의 카미였지만, 역시 첫번째라는 것은 특별한가 봅니다.

 

쇼우이가 기억하는 한, 만악의 근원인 아버지나 안스러운 어머니, 위대한 외삼촌은 없었겠지만, 그들의 흔적은 너무나 짙어 그림자가 되어 한시도 빠짐없이 자신을 쫒아 다니고 있었을 거예요. 자신이 존재하는 순간부터 미워하고 있는 카미를 믿고 언령을 평생 써야만 하는 미토가의 저주라니... 이 소년이 어린 자신이 든 가방을 받고 죽은 리키이치를 기억하는 아사리와 사랑하기까지의 험난함을 말해 뭐하겠습니까?

 

오래, 많이, 두들긴 철이 더 견고하다던가요. 단단해진 두 사람은 기적을 만들어 냅니다. 카미로서 리키이치의 언령의 의무를 끝낸 아시리는, 바라마지 않던 리키이치 곁에서 맞이한 평안을 거부합니다. 쇼우이의 목소리를 따라 그에게 스스로 가죠. 그리고, 쇼우이에 모든 것을 기억한채 부활합니다.

 

와키는 마가네가 잠든 관을 엽니다. 그 기적의 가능성을 아사리를 통해서 보게 되죠.

 

 

코노하 X 코노에 : 운명은 벗어 날 수 있는가?

 

제목 是(ぜ)는 ZE라고 음독하는데, 뜻은 한자 그대로 "옳다."입니다. 이것은, 리키이치가 자주하는 대답이기도 하죠.

 

정발이 되고 나서 "얼마든지"로 해석 된 것을 보았을 때, 제 개인적인 감상은 잉? 이었습니다. 원본을 읽었을 때 '꼭이다!' '옳다!' '당연하다!' '반드시다!' 요런 느낌이었거든요. 과거 산속이 배경이고, 술꾼에 호쾌한 리키이치 성격을 감안했을 때 "옳타구나!", 현대식으로 표현하면 "반드시다."정도로 생각했습니다만...뭐... 전문 번역가님께서 하셨겠지만... 리키이치가 저 대사를 쓰는 부분이 좀 힘이들어가 있는! 대화에 방점을 찍는 듯한! 부분이여서 "얼마든지"는 좀 힘빠지는 어감이었습니다.

 

리키이치와 와키 모두 비범한 사람이죠. 늙지 않고, 초인적 능력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을 죽였고 죽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운명 밖으로 나가지 않습니다. 리키이치는 자신의 피를 저주하면서도 오로지 그 힘으로만 가족들을 지키고 자신의 세계를 만들죠. 그건 와키도 마찬가지입니다. 끔찍하더라도 그렇게 삽니다.

 

하지만 리키이치의 딸인, 어머니를 죽일 정도의 강한 언령술사로 태어난 코노하는 그 운명 밖으로 나옵니다. 언령술사로 살지 않는 삶 말입니다. 물론, 코노하에게 그것은 코노에가 다치지 않고 계속 함께 있을 수 있는 삶일 뿐이었을지라도 말입니다.

 

리키이치가 죽고 난 후, 리키이치의 카미들은 남아 그의 혈족들을 지킬 것을 명령 받죠. 그렇기 때문에, 코노에가 코노하에게 미토 가주자리를 버리게 하고, 미토가를 나간다는 결정은 엄청난 결단이었을 겁니다.

 

미토가에서 태어난 사람은 미토가에서 죽는다. 쇼우이도, 심지어 리키이치도 벗어나지 못한 굴레였죠. 게다가 코노하는 강한 언령술사였고, 가주였습니다. 게다가 언령술사가 없는 카미의 존재는 가치가 없는데, 코노에는 보모가 아니라 카미사마입니다. 미토의 비밀을 지키기위해서 살아서 나갈 수 없을지도 모르고, 나간다고 하더라도 언령술사가 아닌 코노하와 카미가 아닌 코노에는 무가치할 수 있죠. 미토가를 떠난 유타처럼 말입니다.

 

그래도 나가지 않는다면 코노하에게 양지란 없을테고, 그건 미토가에 남겨진 코노하의 운명과 같습니다. 빛을 보려면 이곳에서 발을 띠어야 합니다. 코노하와 코노에는 그 일을 하죠. 그리고 그 결과를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제목이 말해주고 있으닌까요!

 

 

류세이X모리야 : Life just goes on

 

마지막까지 고생(?)에 비해서 보상을 받지 못한 커플이 있다면, 류세이와 모리야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본인들에게 인터뷰를 한다면 그다지 상관하지 않다고 툴툴대면서 편의점 도시락 사러 갈 것 같긴 합니다. 미토가의 피도 이렇게 저렇게 섞이다 보니, 본인이 미토가의 피를 타고났다는 것도 모르고, 언령이라는 것을 쓸 수 있다는 것도 모르는 언령술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잘 못을 저지르고나서야 자신이 괴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왜 늘 독설을 내뱉게 되는 존재들은 소중한 존재들일까요?

 

류세이는 자신이 언령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안 순간부터, 언령을 봉인합니다. 그것은 죄의 낙인이었습니다. 감히 자살이라는 쉬운 방법으로 용서 받을 수 없고, 일생동안 살면서 속죄해야 하는 죄값이었죠. 하지만, 어느날 너의 죄가 무엇인지 잊지 말라는 듯 카미 모리야가 나타 납니다. 류세이는 언령술사라는 것을 앎과 동시에 어머니를 죽였고, 언령술사의 삶을 거부함과 동시에 모리야를 죽이게 되는 운명에 처합니다.

 

분명히 나 보다 못 난 것들도 많은데, 왜 그들은 나보다 잘 사는 것 같죠? 내가 나를 모르고, 내가 그들을 모르니, 이 마음은 모두 자만심이고 자격지심이다... 네... 그렇게 저를 다독거립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 내심에는.... 떨쳐버리지 못한 못난 생각이 있습니다.

 

모리야는 자기보다 못난 언령술사를 만나면서, 그들을 모셔야 하는 카미로서의 삶에 자부심따위는 갖지 못합니다. 그런 언령술사 하나 죽었다고 따라 죽는 것도 싫었죠. 그래서 백지가 되는 것을 거부합니다. 그렇게 두번째 기회를 얻지만, 류세이 역시 모리야가 보기에는 자기보다 못난 언령술사였습니다. 더불어 천박하기까지한...

 

하지만, 이 남자 류세이, 여자한테 친절하고, 어린아이한테 더 친절하고, 동료한테 의리 있고, 악몽에 시달리며 밤을 세우고도 아침이면 시덥지 않은 농담을 하며 웃습니다. 모리야는 지저분하고 문란하며, 자신의 언령술사가 되어 주지도 않는 남자가 사랑스러워보이기 시작합니다. 류세의 살아가려는 힘, 버텨보려는 몸부림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존재가 류세이에게 괴로움이 된다면 백지가 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삶은 계속 됩니다. 모리야가 없더라도, 원죄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출신이 바뀌는 것도 아니죠. 그렇다면, 함께 살아가자. 류세이는 모리야의 언령술사가 되기로 합니다. 그것은 언령을 쓰겠다는 의지는 아니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류세이는 언령을 쓰진 않습니다.

 

류세이는 이런 삶이라도 모리야에게 함께 살아달라고 말합니다.

어떠한 삶이든 어떻게든 살아가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

 

이것이 마지막 장면에서 와키와 마가네가 보여주는 ZE의 진정한 결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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