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루트레이디

출간일: 2020.10.14

분량: 본편 1권

 

 

 

 

 

 

 

 

 

 

 

 

 

 

point 1 한 컷

루트레이디

 

point 2 줄거리

하야토의 우울

: 고등학교 사회교사 키리노 유스케는, 첫 수업에서 자신을 뚫어지게 보는 남학생을 만나고 당황한다. 평범한 남학생인 사오토메 하야토, 유스케는 그 시선이 자신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하야토를 피해다닌다.하지만, 유스케는 하야토와의 대화하며, 그것이 착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유스케는 이미 하야토에게 너무나 의식되기 시작한 후였다.

하야토는 방어적 태도를 보이면서, 언제나 자신을 보고 있는 사회교사 유스케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버스 정거장에서 여자과 친근하게 서 있는 유스케를 보고 자신이 착각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눈조차 마주치지 못하고 유스케를 피해다니던 어느날, 유스케는 하야토에게 그 이유를 묻는다. 하야토는 자신의 착각에 대해 고백하고, 유스케 착각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리고 수줍은 happy ending!

수요일의 크로노스타시스

: 세탁기를 방에 둘 수 없는 허름한 멘션에 살고 있는 자이젠과 마사키, 수요일마다 함께 빨래는 돌리는 사이다. 느긋한 마사키는 성격이 급한 자이젠을 좋아한다. 자이젠과 조금이라도 시간을 함께 보내고자, 세탁물을 느리게 접고 편의점을 조르며 시간을 끌지만, 자이젠이 인내 할 수 있는 시간을 그렇게 길지 않다. 마사키는 필사적으로 수요일 세탁시간을 늘리려 노력하지만, 자이젠은 세탁기가 있는 집으로 이사 가고 싶어한다.

그런 자이젠에게 마사키는 키스를 한다. 그리고 수요일 세탁을 두 번 미룬 어느날, 자이젠은 마사키가 이사갔다는 사실을 듣는다. 순간 상실감에 휩싸인 자이젠은 바로 이사를 간다. 그리고 이사를 간 곳 옆 집에서 마사키를 본다. 어색하게 인사를 하며 집으로 들어가는 마사키를 잡는다. 자이젠은 착각이라고 생각했던 마사키에 대한 애정을 인정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착각

저는 기본적으로 장편을 좋아합니다. 이전 리뷰에서도 언급한 적 있지만, 저는 수다쟁이 작가님을 좋아합니다. 과묵하게 깨달음 한구절 남겨 놓고 여백으로 메꾼 소설을 보면, 멋있긴 하지만 좋지는 않아요. 그래서, 하고 싶은 이야기 많고,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아, 교통정리가 안 되는 책들을 미숙하다고만 생각하지않죠. 그런 작가님들이 노련미가 생기면 대작이 나오거든요. 그리고 저는 그런 성장에 함께 하는 것도 자부심 느낍니다. 자부심까지.. 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정말 뿌듯하고 자랑스러워요. 마구 마구 소문내고 싶어집니다.

비록 완결이 너무도 늦게 나는 일본BL만화의 특성상, 진짜 애정이 퐁퐁 솟는 작품들은 리뷰하지 못하고 있지만... ㅠ.ㅜ 근래, 아주 쌈빡한 단편을 읽었습니다. 단편은 구성이 매끄럽지 못하면, 이야기 중간을 끊어 온 듯한 부족함을 느끼기 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연작을 주로 보는 편인데요, '하야토의 우울'은 오랜만에 단편으로 적합한, 아쉬움없이 만족스러운 책이었습니다. 단편 장인이시더라구요.

'하야토의 우울'에 키워드는 '착각'입니다.

착각... 현실에서도 많은 해프닝의 도화선이 되죠. 고등학생 자녀까지 둔 중장년의 선배 한 분이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데 눈에 뭐가 들어가서 눈도 깜빡거리도 울기도 했지만 도무지 빠지지 않더랍니다.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이 버스에 내려 회사로 걸어가고 있는데, 대학 막 졸업하고 갓 입사한 것 같은 풋풋한 남성분이 갑자기 나타나서 "왜 저한테 그러세요, 버스에서 한시간동안 윙크하면서 쳐다보더니, 왜 회사까지 오시는 거예요?" 화를 냈다고 합니다. 눈에 이물질 때문에 어떻게 생겼는지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얼굴을 빨게져 있었다고... 웃지 못 할 일화죠.

유스케와 하야토처럼 아름다운 결말은 아닙니다. 누가 나를 쳐다보는 것 같은 느낌, 그 시선에 어떤 감정이 들어있다는 추측, 그리고 그 추측을 확신으로 바꾸는 '나딴에' 근거들... 유스케의 친구처럼, '너 좋아하는게 확실하다니까'라는 말을 들으면 '사실'이 되어버리죠.

유스케의 착각은 착각이었습니다. 하야토는 유스케를 좋아하는게 아니라, 그냥 빤히 바라보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죠. 하지만, 유스케가 하야토를 의식했던 행동이 되려 하야토에게 유스케를 인식하게 합니다. 그리고 하야토에게 착각아닌 착각을 하게 만들죠. 결국, 자신이 착각이라고 판단한 하야토가 유스케에게 고백하는 장면이, 부지런히 삽질만 하던 두 사람을 진짜로 엮어주는 진짜 '고백' 장면이 되어버립니다. 이 귀여운 커플... 어쩔까요...

제목은 '하야토의 우울'인데, 저는 다른 단편인 '수요일의 크로노타시스'가 더 재밌었어요. 씬은 없습니다. 그냥 귀여운 커플만 나와요.

자이젠은 성격이 급합니다. 세탁실에서 서투른 자신 대신 능숙하게 옷을 게주던 마사키가 옆집에 사는 걸 안 이후, 세탁비도 절반으로 줄일겸 함께 세탁실에 가지만, 출발도 느릿느릿, 가는 길에 한 눈팔기, 쓸데없이 시간 끌기에 연신 버럭합니다. 하지만, 세탁기가 돌아가는 동안, 마사키와 함께 있으면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느낌을 받죠. 그리고 마사키가 돌연 입을 마추었던 순간도 똑같이 자이젠의 시간은 일시 멈춰버립니다.

한 공간에 얼마나 다른 시간들이 공존하는지 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저는 벗꽃 아래를 달리는 스포츠카를 볼 때 유난히 그렇습니다. 초속 5cm로 낙화하는 벗꽃잎을 가르며, 시속 200km의 자동차가 달리고 있는 장면... 그 사이를 걷고 있는 나의 시간은 얼마나 빠를까? 뜬금없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심장도 멈추고, 시계 바늘도 움직이지 않는 것 같은 순간, 크로노스타시스... 그 시간이 단순한 착각이라고 생각한 자이젠은 마사키를 볼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그 시간의 의미를 알았을 때는 더 이상 마사키의 흔적이 깃든 멘션에서 살 수 없었죠. 현실에서 이런 우연은 없겠지만, 자이젠은 이사간 멘션에서 마사키를 봅니다. 무려 옆집이었죠. 자이젠은 착각인 줄 알았던 착각아닌 감정을 더 이상 숨기지 않기로 합니다.

착각을 하는 것 자체는 수치사를 불러 올 수 있지만, 착각인 줄 알고 무시한 감정은 후회사를 일으 킬 수 있어요. 어차피, 죽는거 부끄러운게 후회하는 것 보다는 낫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용감해진 독자1은 미래 흑역사를 적립하게 됩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결국 선택은 할 수 있는 건 하나 뿐인걸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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