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주)현대지능개발사

분량: 본편 1권

 

 

 

 

 

 

 

 

 

 

point 1 한 컷

point 2 줄거리

기: 시마 토시아키, 이직 후 첫 출근 날 엘리베이터에서 숙취와 담배에 찌든 남자를 만난다. 그 남자는 토가와 요우스케, 시마의 새로운 상사였다. 냄새나고 껄렁대는 토가와와 시마는 잘 맞지 않았다. 하지만, 시마는 자주 토가와를 눈으로 좇고 있었고, 토가와는 그런 시마의 시선을 느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 회식에서 술을 먹은 토가와는 시마를 집으로 데리고 가고, 두 사람은 뜨밤을 보낸다.

승: 시마는 과거 상사였던 연인이 결혼을 하면서 이직을 결정하게 됐다. 노멀이었던 그는 시마를 사랑하면서도, 남자를 사랑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회사에 둘의 관계가 밝혀지자 이를 부정하고자 시마를 매도하고 괴롭혔다. 토가와는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죽은 후, 어머니는 불을 지르고 동생이 이에 휩쓸려 죽는다. 그 후 출소한 어머니가 자살을 하면서, 토가와는 혼자가 되었다. 한편, 두 사람은 그날 이후 틈날 때마다 섹스를 하는 사이가 된다.

전: 시마는 또 상사를 사랑하게 되었고, 아이와 가족을 원하는 그가 곧 자신에게 질릴 것을 무서워한다. 반면, 토가와는 시마의 불안을 알면서, 시마에 대한 마음을 굳힌다. 토가와는 승진과 함께 교토에 있는 본사로 발령이 나고, 시마에게 그 사실을 알리며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시마는 과거 상처와 가족에 대한 동경을 가진 토가와가, 언젠가 가족을 만들 수 없는 두 사람의 관계로 인해 좌절할 거라고 생각한다. 시마는 토가와를 거절한다.

결: 이별 후 토가와는 교토로 떠나고, 시마는 남는다. 그리고 시마는 과거처럼 부정당하지 않기 위해서, 토가와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시마는 교토로 토가와를 찾아가고, 토가와에게 진심을 고백한다. 시마와 토가와는 연인이 되어 장거리 연애를 이어간다. 시마는 행복을 느낀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과거로부터

요네다 코우님의 감정묘사는 담담하면서 깊습니다. 고요한 호수에 깊은 심연같이 무겁고 차가우면서도, 역설적이게 따뜻하고 다정한 작품들이죠. '부디 내게 닿지 않기를'은 연작 작품입니다. '그래도 다정한 사랑을 한다.'에 오노다를 볼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작품보다는 좀 더 밀도 높은 감성의 작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과거는 미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알프레드 아들러는 현재 상태의 원인을 과거에서 찾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반기를 들며, 사람은 과거와 무관하게 스스로 미래를 선택할 수 있다는 목적론적 이론을 펼쳤죠. 뭔가, 리뷰의 장르가 바뀐 듯... 어쨌든, 아들러의 이런 주장은 발표 당시보다 오히려 현대에 들어 주목을 받는 듯 합니다. 그만큼, 이 시대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절실하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사람이 과거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존재라 하더라도, 누구나 그만큼 강하지는 않습니다.

토가와는 어머니가 동반자살을 위해 불을 지르고, 출소 이후에도 자신을 버리고 자살해버린 아픔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키워드에 주눅 들지 않고, 담담하고 쿨하게 일상을 살아가죠. 그의 상사가 말했듯이, 강한 사람입니다.

반면, 시마는 그렇게 강하지 못합니다. 과거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이, 자신을 사랑해서 괴로워하고 비관했던 일을 기억합니다. 자신을 배신하고 결혼할뿐더러, 두 사람에 대한 소문이 나자마자 시마를 박대하며 스스로의 안위를 챙겼지만, 시마는 그를 비난하지 않습니다. 시마에게 이 고통의 원인은 그 사람의 나약함이나 외도가 아니었으니까요. 자신의 성별과 사랑이 비극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시마는 그로부터 도망칩니다. 그리고 새로운 회사에서 또 사랑에 빠집니다. 토가와는 그 사람이 아니었고, 과거는 미래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시마는 앞으로 나아가길 주저합니다. 그것은 시마가 '몰라서'라기보다는 '무서웠기' 때문이었죠.

간혹, 멘탈이 강한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합니다. '누구든 힘든 건 마찬가지다.' '그렇게 약한 정신으로는 살 수 없다.'라고요.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회복력의 문제는 논외로 두죠.

선택 없이, 태어날 때부터 약한 신체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있습니다. 똑같이 손이 베어도, 일반인이 일주일 만에 아문다면, 약한 몸은 한 달은 지나야 나아요. 그건 단순히, 완치의 기간을 이미 하는 것이 아니라, 벌어진 상처를 매분 매초 느껴야 하는 고통의 시간이 그만큼 길다는 것을 의미해요. 당연히, 약한 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일반인보다 상처를 두려워하고, 피하게 되죠. 그건, 의지력이 약하기 때문이 아니라, 타고난 내구성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마는 가족으로 인해 토가와가 얼마나 상처를 받았는지 알고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토가와에게 가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를 좋아하는 토가와가 가족을 만들어 행복하게 사는 것이, 과거의 상처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이라고 믿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런 토가와이기에, 언젠가 이 이유로 시마를 부정했을 때, 시마는 버텨 낼 자신이 없었어요. 토가와가 그 사실을 깨닫는 동안 시한부 사랑을 하기엔, 그 뒤에 이별이 너무도 무서웠죠. 그건, 시마에게 학습된 공포였으니까요.

시마는 그렇게 사랑하는 토가와와 이별합니다. 토가와가 떠나고, 남은 시마는 토가와의 마지막 말을 떠올립니다. 그제서야,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인지해요.

시마는 토가와의 과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자신과 이별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토가와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과거를 원인으로 시마와 이별하게 된 거였어요. 토가와에게 너무도 아팠지만 이겨내야만 했던 '과거'라는 것을, 잔인하게도 사랑을 잃어버리는 장애로 만든 것이죠. 시마는 자신과 토가와를 불행하게 만든 과거로부터의 전언이, '멈춰라.'가 아니라 '나아가라.'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설사 다시 반복되더라도, 시마는 토가와를 사랑하기로 결심해요.

현실이 바닥이라고 생각했는데, 더 깊은 바닥이 미래에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현재가 동틀녘일수도 있습니다. 시마와 토가와의 장거리 연애는 생각보다 설레고, 순탄하게 흘러갔죠. 사랑이 아프기만 했던 시마는, 사랑으로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강한 사람도 아픕니다. 어떤 사람이든 아픔을 당연히 여기면 안되겠죠. 하지만, 양악 수술을 하고 일주일 만에 식욕을 불태우는 괴물 같은 회복력이 있는 반면에, 평생을 후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후자의 고통이 엄살도 아니고, 정신력 문제로 폄하되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아파 줄 수 있는 사림이 없으니, 어차피 아픔은 본인의 몫일 테니까요.

다만, 이해해 줄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이해해 줄 수 있다면, 함께 이겨나갈 방법도 강구해 줄 수 있겠죠. 나아가, 방법을 찾아 줄 수 있다면, 함께 행복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제야 비로소, '과거는 미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라고 말할 수 있을 거예요.

아직까지 아픈 과거로부터 전언을 생각합니다. 빨리 깨달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적어도 그것이 '계속 아파라!'는 아닐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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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래도 다정한 사랑을 한다. 작가: 요네다 코우 출판사: (주)현대지능개발사 출간일: 2015.11.25 분량: 본편 1권 # point 1 한 컷 # point 2 줄거리 기: 게이 데구치는 영업부 사원으로 서글한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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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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