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비욘드

출간일: 2020.07.01

분량: 본편 5권 

 

 

 

 

 

 

 

 

 

 

 

 point 1 책갈피

 

 

체제는 스스로가 죄인이라는 걸 알리고 싶어한 모양이지만, 이블에게는 전혀 그렇게 들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구해 주러 오는 사람이 없을 걸 알면서도 위험한 곳으로 뛰어들었던 일이 먼저였으니까.

'어린 영웅'으로 불리기 전.

아무런 희망도 없는 곳에, 아무도 도와주지 않으리라는 걸 알면서도 몸을 던진 어린아이가 있었고, 그게 먼저였다.

 

 

 

point 2 줄거리

 

 

기: 현존 유일한 SSS 멀티유저, 강대국 알씨티의 명문가 엔덤,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닌 이블 엔덤은 쓰레기이다. 정도를 넘어선 이블의 만행으로 이미지를 회복이 절실 했던 엔덤가는 내전국 타르의 '어린 영웅' 체체를 이블의 비서관으로 취임시킨다. 하지만 이블을 무서워하지 않는 체체와 인간혐오가 심한 이블의 만남은 처음부터 최악이었고, 이블은 체체에게 폭언과 폭력을 휘두른다.

 

승: 사사건건 신경에 거슬리는 체체의 예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이블은 체체가 궁금해 졌다. 그리고, 체체의 무표정 속에 숨겨진 타르에 대한 끔찍한 죄책감을 알게 된다. 한편, 이블은 자신을 비난한 시민 때문에 재해 지역에 가지 않겠다고 공표하고, 이에 시위대와 대치한다. 그 과정에서 체체가 소울 오러라는 사실이 발견 된다. S급 소울 오러로 판명난 체체는, 이블의 제안에 의해 이블의 저택에서 함께 생활하게 된다.

 

전: 체체는 탈타르 이후에도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은 영웅이었고, 정부군과 반군에게 회유와 위협을 받고 있었다. 어느날 자신과 함께 타르난민을 돕던 종군기자와 연락이 두절되고, 체체는 문제가 생겼음을 직감한다. 한편, 이블과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많은 대화를 통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면서, 두 사람 사이에는 애정이 싹튼다. 체체에게 칭찬받고 싶은 이블은, 재해 구조을 적극적으로 돕기 시작한다.

 

결: 이블의 변화로인해 선행상을 받게 된 체체는, 그곳에서 타르인들을 유린해 온 빌라인 제라도 외교부 장관을 만나고, 체체를 분노케한 그 쓰레기를 이블이 죽인다. 그리고 체체에게 집착이 심했던 정부군 수장 카론은 납치한 종군기자 존게일을 빌미로 체체를 유인한다. 이블을 떠나, 체체는 존게일을 구하러 타르로 돌아간다. 하지만, 이블은 조금 심술(?)을 부린 뒤 체체를 구한다. 타르는 독립하고, 체체는 이블과 함께 알시티로 간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약자'라는 안전지대

 

 

이 소설의 초반 진입장벽은 제법 높습니다. 원래 욕하면서 보는 것이 아침드라마의 매력인 것 처럼, 가상의 이야기들이란 일상에서 느끼기 힘든 극도의 행복감, 슬픔, 분노, 기쁨을 통해, 감정의 세포들을 흔드는 장점이 있죠. 하지만, 때론 그 수치가 수용 임계치를 넘어가면, 그건 카타르시스를 넘어서 불쾌감으로 다가 옵니다. 견디기 힘들어져요. 그런 부분들이 결국 '지뢰'인 셈이니, 잘 피해서 읽고 봐야 하는데, '블레임'의 초반은... 흐린눈 스킵으로도 감당하기 힘든 '지뢰밭'이었습니다.

 

그 지뢰의 이름은 '난민'을 노골적으로 희롱하고 비꼬는 선천적 능력자의 모습이죠. 좋은 나라, 좋은 가문, 유일무이한 능력을, 그 능력이 너무 절실한 시대에 갖고 태어난 강자, 절대 행운아 이블 엔덤에게 세계는 오물이고 인간은 소음었습니다. 그러니 무시하는 인간들이 무시하는 '난민'은 이름조차 기억 할 필요 없는, 더러운 난민이면 족했어요. 반면에 체체는 심한말도 험한폭력도 공포의 분위기에도 덤덤했습니다. 자신이 살았던 지옥 중에 가장 우호적인 지옥이었으니까요. 처음에 불편한 부분은, 분명 이블엔덤이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운동화에 들어간 작은 돌처럼 까끌거리는 것은 이블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스스로를 '약자'라고 칭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었죠.

 

힘쎈 사람과 약한 사람이 싸워, 약한 사람이 터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관중들은 말하죠."그러길래 왜 힘도 없으면서 덤벼"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을 위협하면 도망쳐야 된다고 말합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강자는 언제든지 약자를 휘두룰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건 일종의 자연의 섭리고, 생태계의 법칙이고, 양육강식의 원칙이라고요.

 

그런데, 만약 그 강자가 약자를 휘두르는 것에 대해 관심이 없다면 참으로 다행일까요? 아뇨. 약자들은 강자에게 마땅히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강하게 태어난 것은 마치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사명이라도 되는 것 처럼 말합니다. '강자'는 보호해야 할 의무를 타고나고 '약자'는 보호받은 권리를 타고 나기라도 하는 것 처럼 말입니다. 강자가 자신을 해치지 않는 것을 고마워하는 마음은 그 안에 없어요.

 

두 경우는  '개인'과 '개인의 집단'을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명'의 약자로서는 지니치게 수구적이면서, '다수'의 약자로서는 지나치게 호기로워지죠. 그래서, '우리'는 그 '안전지대'에 몸을 숨기는 것이 너무도 익숙해 진것이 아닐까요?

 

산불 화재 현장에 늦게 나타난 이블을 비난하며, 빨리 모래 폭풍을 막으로 가라고 하죠. 왜냐면 그럴 수 있는 힘이 있으닌까요. 그런데, 그들을 향해서 체체는 묻습니다. "왜 당신들은 우리를 구해주지 않았나요?" 

 

우리가 무슨 힘이 있느냐는 시민의 대답은 참 신기합니다. 망가지지 않은 신체, 기근에 시달린 적 없는 기름진 안색, 헤지지 않은 옷과 돌아갈 집이 있는 강대국의 시민은 '난민'영웅 앞에서 '일반'약자를 자처하죠. 선택하지 않은 약자는, 역시 선택하지 않은 '더' 약한 약자에게는 의무가 없나 봅니다.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약자'의 안전지대란 이렇게 안락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비난하거나 합리화하거나 불평하면 되죠.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 쇼프로를 보며, 밥을 먹고 사회와 강자를 욕 할 겁니다. 그렇게 욕을 하는 이블엔덤은 15살에 화산재를 막았고, 산불을 막고, 해일을 막고, 모래폭풍을 막았는데도요. 그 재해의 현장에 '바로' 존재 했는데도 말입니다.

 

'할 수 있다.'는 것은 '해야 한다.'를 의미 하진 않습니다. 물론, '할 수 없다.'면 '해야 한다.'도 성립 할 수 없겠죠. 능력없는 의무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너무 당연히 '할 수 없다.'는 기준에 자신을 맞추고, '할 수 있다.'는 기준에 타인을 맞추고 산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의무'라는 말은 타인에게 쉽게 쓰면서 그 타인의 '권리'에는 관심이 없고, '권리'라는 말은 나에게 쉽게 적용하면서 자신에게 '의무'는 '무력'으로 종결시켜버리죠.

 

왕관을 쓰는 자 그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 그 말 어디에도 백성을 어깨에 얹으라는 의미는 없습니다. 왕관을 탐하는 자로부터 왕관을 지켜야 하는, 그들만의 리그를 다룬 말입니다. 

 

그럼 무법천지 세상에서 '약자'는 숨죽여 살아야 하나요? 아니요. 체체가 소울 오러이기 전, 그리고 '어린 영웅'이기 전, 아무것도 아닌 그저 삐적골은 한 명의 타르인 일 때도 총탄을 뚫고 어린아이를 구하고, 납치범 소굴로 뛰어 들었죠. 그 체체를 도으러 온 사람들 모두는 '약자'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서로를 지켰죠.

 

이 소설은 '무엇인가를 하는 사람'과 '무엇인가를 하지 않는 사람'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무엇인가 하지 않은' 이유가 약자라는 것은 비겁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면, 아무것도 요구하면 안 되지 않을까요?

 

만약,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고 강자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강자에게 의무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과 배려를 요청해야하는 일이겠죠. 그건 당연한 일이 아니었기에, 나 역시 강자가 나에게 그리해주었듯, 나도 나보다 약한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맞을 것이고요. 

 

귀여운 뱁새와 덩치 큰 댕댕이가 꽁냥거리며, 염병천병 떠는 오글거리는 달달물임에도, 마지막 순간까지 그 불편한 안전지대는 도처에 깔려 있습니다. 정말 마음 편히,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소설은 아니었습니다. 바로, 여기, 지금, 내가 그 안전지대에 숨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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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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