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제목: 사랑하는 소년
작가: 제크
연재처: 레진코믹스
분량: 본편 72화 + 외전 14화
# point1: 한 컷
# point2: 줄거리
기: 제하는 우연히 같은 동네에 살았던 8살 어린 동생 은호를 만난다. 자신에게 열렬히 사랑을 고백하던 앳된 어린아이는 대학생이 되었고, 자신은 이혼남이 되었다. 그리고, 은호는 제하의 아틀리에에서 그림을 배우겠다며 찾아온다. 아내 혜선과 이혼하고도 "sun"아틀리에를 운영하고 결혼반지를 끼고 다니면서 가벼운 섹파와의 관계를 즐기는 제하를 은호는 비난한다.
승: 그런 은호를 제하는 도발하고, 은호와 잠자리를 가지게 된다. 은호는 제하를 여전히 좋아한다고 고백하며, 자신이 형의 섹파가 되겠다고 한다. 제하는 비겁한 자신과 다르게 올 곧게 사랑하는 은호를 보며 흔들리고, 은호를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고 둘은 연인이 된다. 꿈일까 두려운 행복한 연애를 즐기던 어느날, 제주도로 떠난 여행지에서 제하는 은호에게 갑작스런 이별을 고한다. 제하는 은호의 앞에서 사라지고 은호는 군대를 간다.
전: 군대에서 돌아온 은호는 몸도 마음도 소년의 티를 벗었다. 우연히 만난 제하는 아직도 'sun'아틀리에를 운영하며 자신이 준 반지를 끼고 있었다. 은호는 제하를 찾아가 아틀리에 사람들에게 제하에 대해 아웃팅하겠다고 협박하며 섹파를 강요한다. 제하는 상처 입어 거칠어진 은호에 대한 죄책감으로 제안을 수락한다. 은호는 자신을 좋아하면서 인정하지 못하는 제하를 이해하지 못하고 힘들어 한다.
결: 제하는 대학시절 교수를 사랑했고 둘은 연인 관계였다. 어느날 교수실에서 키스하는 사진이 학교에 유포 되었고, 홀로 죄인이 되어 힘들어하던 제하는 혜선과 결혼 후 아틀리에를 하며 안정을 찾았다. 하지만, 어느날 혜선이 그 사진을 알게 되고, 제하는 변명없이 이혼했다. 은호 또한 자신처럼 아웃팅을 통해 망가질거라 생각한 제하는 이별을 선택했지만, 은호에게 모든걸 고백하고 용기내어 사랑을 고백한다. 그리고 happy ending!
# point3: 진지충의 review: 소문의 벽
씬이 이렇게 많은데 뽕빨물이 아닐 수 있다니, 이 웹툰 뭔가 대단한데!! '사랑하는 소년'의 첫 인상이었습니다. 가끔 어떤 웹툰작가님의 후기를 읽으면, 본인도 19세 유료웹툰 결재했는데 그 화에 씬이 없으면 아쉽다며, 본인도 1화 1씬을 넣는다고 하시더라고요. 아무래도 '씬 가뭄'이 독자에게 그리 반가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신박한(?) 하드코어 씬이거나 서정성이 폭팔하는 스토리 속에 씬이 아니면, 단순히 나열 된 씬들은... 전 좀 지겹더라구요. 맛있는 라면도 매일 먹으면 물리는 법이죠.
씬풍년인 뽕빨물이라고 해도 제법 탄탄한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는 것이 많습니다. 그럼, 뽕빨물을 나누는 기준이 무엇인가?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독자가 느꼈을 때, '씬'이 강한지 '스토리'가 강한지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스크롤 끝에서 '잘 먹었다'는 생각이 드는지 아니면 감정적 울렁거림이 더 큰지... 뭐, 물에 술탄 것과 술에 물탄 차이겠지만, 그래도 엄연히 전자는 술맛나는 '물'이고 후자는 도수 약한 '술'이 잖아요. 단연코 '사랑하는 소년'은 후자였습니다.
은호는 계속 기다립니다. 어린 자신이 크기만을 기다렸고, 제하가 자신에 대한 감정을 알아주기를, 그 이후에는 제하 본인의 감정을 인정하기를, 제하가 자신이 알지 못하는 상처를 이기기를 기다립니다. 하지만, 제하는 사랑하는 모든 순간이 불편하고 불안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첫사랑은 장렬한 상흔을 입혔고, 사는 내내 자신의 꼬리표가 되어 따라다녔으닌까요. 그래서, 제하는 부인인 혜선이 그 사진에 대해 물었을 때도 변명 없이 미안하다고 해요. 자신을 사랑했었냐는 질문에도 대답하지 못하죠. 대답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으닌까요.
이청준의 '소문의 벽'이라는 소설을 아시나요? '병신과 머저리'로 더 알려진 작가기도 하죠. 이청준의 소설들 속 주인공들은 극도의 불안을 가지고 있는 정신분열의 양상을 띱니다. 화내거나, 슬퍼하거나, 저항하거나, 도망치거나, 어떠한 노선을 띠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떨고 있죠. 저는 그 모습이 그 시대의 '일반인'이라고 생각했어요. 어느날은 북공군이, 어느날은 국군이 자신의 동네를 점령하고 쌀 한포대를 주며 묻습니다. 넌 공산당이냐 아니냐... "네" 그 대답은 어느날은 정답이고, 어느날은 오답입니다. 그리고 오답인 날은 총살 당하겠죠.
세상은 나에게 계속 질문하죠.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어느날은 정답이고 어느날은 오답입니다. 그리고 오답의 대가는 가혹하죠. 결국 나는 입을 가지나 대답을 하지 못하는 벙어리가 되어버릴 수 밖에요. 그래서 이청준의 소설을 읽으면, '말 하지 못함'이라는 작가의 고뇌가 느껴지곤 합니다.
BL소설 리뷰에서 이청준이 왠말이냐! 제하도 그랬을거 같거든요. 제하를 사랑하는 사람들, 혜선이나 은호, 심지어 제발 잘 살았으면 좋겠는 섭공 '한준'까지도 제하에게 묻습니다. 나를 사랑하느냐고요... 대부분의 경우에 제하는 그들을 사랑하고 있었죠. 하지만, 대답하지 못합니다. 그때, 제하에게는 자신의 사랑이, 자신과 상대방에게 오답 일 수 있다고, 그리고 오답인 경우에 겪게 될 이겨내지도 감당하지도 못하는 공포를 알고 있었죠. 자신이 이미 겪었듯이... 그래서 무답을 선택합니다. 외롭고 괴로운 회피라는 방법을요.
소문의 벽은 보이지 않아서 무서워요. 하지만, 벽 너머를 보게 되면 허무해요. 뭐가 그리 무서웠을까 싶을 정도로... 그래서 우리는 자주 말하잖아요. "알면 안 그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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