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제목: 씬

작가: 독백

연재처: 레진코믹스

분량: 본편 84화 + 외전 9화

 

 

 

 

 

 

 

 

 

 

 

 

 

 

 

 

 

 

# point1: 한 컷

 

 

레진코믹스
레진코믹스

 

 

# point2: 줄거리

 

 

기: 꽃미남 인기배우 구민기와 연기파 인기배우 태원호는 10년이 넘은 오래된 연인이다. 서로 집착에 가까운 사랑을 이어가는 뜨거운 사이지만, 둘 사이에 고질적 문제가 있었으니 그것은 태원호의 '스폰서'였다. 고등학생 때 연기학원에서 만나, 같은 대학에 들어와 MT에서 고백을 하고 사귀게 되어 함께 배우를 꿈꿨지만, 일이 잘 풀린 민기와 달리 원호는 스폰서를 만나기 전까지 연기의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승: 원호의 연기에 대한 갈망을 알고 있었기에 민기는 원호의 스폰을 말리지 못한다. 하지만, 배우로서 성공 후에도 계속 된 원호의 스폰으로 갈등은 심화되고 결국 원호는 스폰을 안하겠다고 민기와 약속한다. 한편, 민기의 오랜 덕후 유태영은 민기와 함께 퀴어영화를 찍게 되고 술취만 민기와 실수로 뜨밤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사과하는 민기에게 얼떨결에 좋아한다고 고백을 한다.

 

전: 한편, 과거 신세를 진적 있는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게 된 원호는 마지막으로 민기에게 숨기고 영화배급사 대표 강은호와 스폰관계를 맺게 된다. 강은호는 태원호에게 점점 집착하고, 구민기는 태원호의 거짓말에 지쳐간다. 그러던 중 유태영은 강은호와 태원호의 관계를 알게 되고, 태원호를 사랑하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구민기를 보며 구민기를 포기하려는 마음을 접는다.

 

결: 결국 강은호와의 관계를 구민기에 들킨 태원호는 구민기를 크게 상처 입힌다. 태원호는 변명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이별 당한다. 설상가상 정치이슈를 덮기 위한 먹이로 이제껏 태원호가 벌여온 스폰질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배우활동을 역시 할 수 없게 된다. 태원호는 미국으로 떠나고, 그런 그를 강은호는 찾아간다. 반면, 이별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려는 구민기를 유태영은 사랑으로 돕고 보듬어 안아준다.

 

 

# point3: 진지충의 review: 나에게 한 거짓말

 

 

여자친구가 클럽에 가는것을 경기나게 싫어하는 남자친구 고민을 털어 놓는 후배가 있었습니다. '네 남자친구가 어지간히 클럽에서 걱정(?)되게 놀았나보구나.' 생각했죠. 본디 같은 장소에서도 여러가지 일이 일어나는 법이니까요.  하지만, 원래 장기와 연애훈수는 함부로 두는게 아니기에, '많이 사랑하닌까 그러겠지'하고 어색하게 웃어주었죠.

 

'씬'을 보면서도, 딱 태원호가 그렇습니다. 본인이 그렇게 살면 타인도 쉽게 그럴거라 생각하니 의심하게 되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죠. 나에게 스폰은 일이고, 나의 진심은 의심하지 말아라! 하지만, 너의 곁에 내가 의심 할만한 사람이 있는 것도, 내가 의심 할만한 요소가 있는 작품도 너는 할 수 없다! 주변에서 구민기에게 헤어져라 말하는 것도 이해 갈 법 합니다. 누가 봐도 손해 보는 사람은 구민기처럼 보이니까요.

 

하지만, 구민기 입장에서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민기는 원호의 과거를 알고 있으니까요. 돈이 없어 무대 뒤에서 청소와 잡일을 하면서도, 연기 할때면 한 없이 진지해지는 때묻지 않은 원호의 모습이요. 오히려 먼저 배우로서 성공한 것이 원호였다면 민기의 연애는 더 편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민기가 먼저 성공했고, 원호는 스폰을 통해서 날개를 달았죠. 그리고, 민기도 당연히 그것을 일이라고 받아드려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죠. 

 

두 마리 토끼를 쫒는 사냥꾼의 교훈은 유명합니다. 하지만, 꿩먹고 알도 먹는 순발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죠. 의외로 양손에 사과를 들고도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지에 도달 할 수 있다고, 그것이 실속있다고 여겨지기도 합니다.

 

태원호는 지름길을 알아버렸고, 배우로서 성공 한 이후에 정도를 가는 것은 실속 없는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구민기를 사랑하는 마음에는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스폰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두 손에 든 사과 하나를 내려 놓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 했을 겁니다. 이 욕심이 비극의 시작이었죠.

 

'괜찮은 것'과 '참아주는 것'은 다릅니다. 누군가가 괜찮다고 말한다면, 그건 아직까지는 참아 줄 수 있다는 것이지 계속 참아 줄 수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유효기한은 존재하고, 의외로 그 끝은 오늘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저는 태원호가 그리 밉지 않습니다. 나쁜남자를 매~~우 꼴값이라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연민이 느껴졌어요.

 

'자기중심적으로 살아가는 길에는 수 많은 타협을 피할 수 없다.' 한 자기개발서에서 읽은 구절인데, 저는 나한테 한 번 시작한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통해서만 지킬 수 있다는 말 같아 공감이 되었죠.

 

원호는 돈이 없었고, 모두가 돈을 내고 다니는 학원을 일은 청소를 하며 다녀야했어요. 스스로 말했겠죠. 괜찮아. 이건 자존심 상한 일이 아니야. 나는 더 유명한 배우가 될거야. 그리고 정말 열심히 열정을 불태웠죠. 하지만 오디션에서 계속 낙방하고, 배우로서 성공한 민기를 보면서, 그런 민기의 성공을 응원해 주면서, 스폰의 기회가 왔을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괜찮아. 이건 민기를 배신한 일이 아니야. 그냥 카메라 없이 연기하는거야. 배우가 되기 위해 필요한 일일 뿐이야. 마음은 조금도 주지 않았어.

 

나중에는 자신의 거짓말에 자신이 먹혀버리고 말았을 겁니다. 자신의 스폰에 힘들어하는 민기를 이해해주게 되면, 스폰이 '나쁜일'이 되어비리니까요. 그럼 지금까지 나쁜일을 한 것이 되고, 스스로 한 자기합리화가 무효가 되어 버리죠. 그러기 위해 다시 무리한 타협을 시도합니다. 이것은 '일'이 뿐이라는 것은 '연인에게 강요하는 일' 말입니다.

 

결국 태원호는 모든걸 잃어버리죠. 배우로서의 명성도, 애걸복걸 매달려 빌고 빌던 구민기도,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도 무대도 말입니다. 심지어, 스폰을 하면서까지 도와주었던 감독이나 소속사 사장도 가장 먼저 원호를 배신해요. 마치, 그것이 연예계의 생리라는 듯 말입니다. 그나마, 강은호를 만난 것이 최악의 불행이나 최소한의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씬은 1부, 2부, 외전 사이에 간격도 제법 되고, 중간에 작가님의 건강상 이유로 장기 휴재도 있어서 제법 공백이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므로 작품의 변화폭에 꾀 큽니다. 작화 변화도 크고요. 분명히, 초반에는 민기가 여리했는데 점점 거칠(?)어지는 느낍니다. 내용면에서도 초반에는 메인은 성덕 유태영인것 같기도 한데, 후반으로 갈 수록 저와 같은 태원호 X 강은호 주식을 사신 분들이 많았는지 중심이 이동한 듯도 합니다.

 

어쨌든, 연예계물을 볼 때마다 느끼지만... 정말 무서운 곳입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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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제목: 나좋다.

작가: 연시완

연재처: 봄툰

분량: 본편 49화 + 외전 2화

 

 

 

# point1: 한 컷

 

 

봄툰

 

봄툰

 

 

 

# point2: 줄거리

 

 

기: 고아출신 한경인은 하나뿐인 할아버지가 죽고난 뒤 자신을 찾아 온 한정필을 따라간다. 할 줄 아는건 싸움뿐인 경인은 조폭출신 한정필이 세운 회사에서 더러운일을 처리하는 영업4팀 영업이사를 맡고 있다. 어느날 회사사칭사건이 발생하고, 러시아계 회사 AF 부사장 지우원이 사건에 전모를 알고자 한국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회사를 사칭한 강철주를 한경인의 부하 이기주가 죽이면서 한경인이 내부 배신자로 몰리게 된다.

 

승: 사장 한정필의 젊은 애인이자 전무 장율은, 한경인을 은근히 챙기는 한정필의 태도에 경계심을 느끼며 괴롭혀 왔다. 한편, 한국 체류기간동안 운전기사가 필요했던 지우원은 한경인을 지목하고, 의심을 피할 목적으로 한경인은 수락한다. 지우원과 함께 다니면서, 얼빠 한경인은 지우원의 유혹을 초반 몇번 힘겹게 거절하지만 끝내는 뜨밤을 보내게 된다. 둘은 몸정만큼이나 맘정도 급속도로 빠져든다.

 

전: 지우원과 가까워지는 한경인을 보며 위기감을 느낀 장율은 계략을 당겨, 경인의 부하들을 모두 죽이고 경인을 찌른다. 지우원은 한경인을 병원에 보호하지만, 이미 경인은 사칭범인이 되어 있었다. 경인은 지우원의 도움을 받아, 배신자 이기주를 죽이고 장율에게 복수한다. 한편, 지우원은 이미 장율의 계략을 알고 있었으며, 장율이 저지른 뒷거래과 부정혐의를 한정필에게 알리고 회사를 인수받는다.

 

결: 그 과정에서 지우원이 모든 전모를 알고 있었고, 한정필이 아버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한경인은 죽은 지창의 집에 내려와 강아지를 키우며 산다. 그리고 한정필에게 정율의 네번째 손가락을 받는 것으로 원한을 정리한다. 한편, 러시아에서 회사일을 일단락 짓고 온 지우원은 한경인을 만나 동거를 시작한다. 두 사람은 평화롭고, 지루하고, 행복하게 살기로 한다.

 

 

 

# point3: 진지충의 review: 나쁜평화 VS 좋은다툼

 

 

연시완님... 흐흐흐(큼큼) 참, 좋은 작가님이죠. 섹턴을 잘 그리십니다. BL에서 씬을 '잘' 그리시는 분들이야 많지만 '맛있게' 그리는 것과는 좀 다른 차원에 문제이기에...^^ 참, 아슬아슬한 감정선과 구도의 콜라보레이션이 아름다운분이죠. 작품마다 작화나 분위기차도 큰편인데, 개인적으로 '십팔세'나 '물봉선화'같은 학생학생한 분위기보다 '나좋다'나 '쉐임리스'  다크다크한 분위기 좋아합니다. 그래서그런지, 나좋다 외전에 쉐임리스 민석이를 잠시 볼 수 있어서, 매우 반가웠어요. 

 

'나쁜평화가 좋은다툼보다 낫다.'러시아 속담이라고 합니다. 

 

경인은 좋은다툼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머리는 원래 나빴고, 환경은 더 나빴죠. 아빠는 없었고, 술만 마시던 엄마는 죽었고, 자신을 키워주던 할아버지도 죽고, 아빠의 친구라던 아저씨라며 거짓말을 하는 아저씨라도 따라가야만 살 수 있었어요. 장률이 사장이 아닌 다름 남자랑 바람을 피우는 장면을 목격하거나, 자신을 괴롭히려고 통역없이 변태 외국인 거래처 접대를 보내도, 억울하면 억울한대로 참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인생이 늘 그렇듯 결단의 순간이 찾아옵니다. 한정필은 한경인에게 조금씩 일을 가르쳐 주고 싶어했고, 눈치없고 머리나쁜 한경인을 몰랐지만, 눈치빠르고 잔머리 잘 돌아가는 장율은 바로 알아챘죠. 그래서, 한경인을 제거 할 계획을 세웁니다. 초안대로 성공했다면, 한경인만 배신자가 되었을텐데, 지우원이 등장하면서 한경인의 수족들부터 잘라내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잠자던 한경인의 코털을 건드린 꼴이 되죠.

 

한경인은 진실을 밝히고, 단죄의 철퇴를 내리려 합니다. 한마디로 뒤엎어버리려하죠. 하지만, 대강의 상황을 짐작한 한경필은 장율을 보호하고, 그보다 더 많은 수를 내다보고 있던 지우원은 한경필의 회사까지 접수합니다.

 

지우원은 나쁜평화를 제안합니다. 좋은다툼보다는 나쁜평화가 낫다면서요. 한경인은 장율의 네번째 손가락을 받고 모든 상황을 덮습니다. 좀 비겁한 결론처럼 보이시나요?

 

그런데, 가끔 명분이 올바르고 취지가 좋은 전쟁이 파멸적 결론만 남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저 '선의'에 만족하면서 그 결정을 현명하다고 받아드려야 할까요? 아니면, 결론을 문제삼아 무능함과 무책임을 물어야 할까요? 상처뿐인 결말은, 그래도 좋은 이유라면 해볼만한 다툼일까요?

 

외전에서 경인은 자신의 출생에 관한 실마리가 담긴 사진 한장을 받습니다. 그리고 지우원은 그 해답을 원한다면 알려주겠노라 말하지만, 경인은 거부하죠. 어쨌든, 한경필은 한경인을 버렸고, 뒤늦게 찾았지만 아버지인 것을 밝히지 않았고, 장율의 부정에 대해 짐작했음에도 적극적으로 경인을 보호하지 않았죠. 마지막에 장율을 선택했고, 결국은 헤어졌지만 경인이 떠난 이후에도 장율과 살림도 차렸어요. 어떤 진실이든 상처투성였겠죠.

 

만약, 좋은 다툼을 했다면, 한경인은 자신을 이용한 지우원이랑 헤어졌을 거예요. 비지니스 마인드의 지우원은 그 회사에 누가 죽는지는 관심이 없었고, 자멸을 지켜보는 보며 부정 증거를 모으는 동안에 한경인의 동생들이 죽지 않을 기회도 날라갔으니까요.

 

그뿐인가요, 장율을 죽이고, 장율을 보호하려는 한경필과 결전을 벌이다 아버지가 아들을 죽이거나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는 비극을 맞이해야 했을거예요. 죽은 동생들의 억울한 원한은 풀어줬지만 누구에게도 평화로운 결말은 아니었을겁니다. 

 

진실을 마주하고, 굳건히 싸워나가, 정의를 수호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겁니다. 아주 많은 영웅들이 그렇게 '실리'를 뒤로하고 '가치'를 지켜 왔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일상에는 그게 뭣이 중헌디?싶은 일들도 많습니다.

 

'나쁜평화'가 더 현명해 보이는 건, 역시 제가 비겁한 어른이기 때문일까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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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제목: 우리집 신령님

작가: 감독

연재처: 봄툰

분량: 본편 40화

 

 

 

# point1: 한 컷

 

 

 

봄툰

 

 

 

# point2: 줄거리

 

 

기: 민속전통학 교수 문성찬은 두 아이와 함께, 40명이 채 안되는 작은 마을 정선에 이사 온다. 무당이었던 증조할머니가 물려준 집이었다. 성찬은 집을 정리하며 창고에서 위패를 발견하게 되고, 그 곳에 봉인되어 있던 토지신이자 명절신 단오의 봉인을 풀어주게 된다. 성찬의 증조할머니 옥정을 좋아하던 단오는 그녀의 죽음을 듣고, 그의 후손인 성찬 가족을 지켜주겠다며 군식구 생활을 시작한다.

 

승: 사람들이 더이상 토착신을 믿지 않으면서, 그 존재가 사라지는 것을 걱정한 옥황상제를 천계 회사를 만든다. 이 중 삼대명절신이 하나인 단오를 데려가기 위해 두 신령이 찾아오지만, 단오는 성찬의 집을 떠나지 않는다. 결국, 금줄의 신령 민소와  장승의 신령 문겸도 함께 군식구가 된다. 요리를 좋아하는 옥희와 뭐든 열심히 하는 찬희, 성찬 가족들과 단오 일행은 곧 행복한 생활에 젓어간다.

 

전: 단오일행이 돌아오지 않자 옥황상제는 솟대의 신령 낙정을 보낸다. 하지만 낙정은 즐거운 생활을 하고 있는 그들을 보고 자기도 눌러 앉는다. 한편, 명절 신 '단오'를 믿는 사람들이 없어지면서 단오는 자신이 소멸할 시간이 도래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옥황상제와 칠교의 신령 도하는 직접 단오를 데리러 성찬의 집에 찾아오기 이른다. 옥황상제와 도하는 단오를 천계로 부르기 위해 그의 수명에 수작질을 하고 있었다.

 

결: 단오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말하며, 사직서를 제출한다. 그리고 성찬의 옆에서 살다 죽겠노라 대답한다.  단오는 성찬에게, 자신이 소멸 할 때가 오면 위패에 유물화 되어 이 땅에 남겠노라 말한다. 급격도로 몸이 약해진 단오는, 설에게 축복을 받아 성찬과 하루를 보내고 사라진다. 성찬은 단오의 위패를 박물관에 안장하고, 단오가 남긴 마지막 권능에 단오가 보고싶다고 소원을 빈다. 두번의 계절이 지나고, 사람이 된 단오는 성찬을 찾아온다.

 

 

 

# point3: 진지충의 review: 사라진 신들

 

 

곧 추석이 입니다. 명절이 분명히 설레던때도 있었던 것 같은데, 언제부터 도망다니기 바빠졌을까요? 올해는 그마저도 원천 봉쇄되어 여행의 꿈은 기약없이 미뤄졌지요.  도대체, 그냥 공휴일이면 되지 왜 명절이 필요한거야!!!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을때, 생각나는 웹툰이 있었습니다. 꾀 오래 전 웹툰인데, 뭐... 저는 근래 클래식 순례중이라서요.^^

 

마을과 마을을 넘어가는 것이 쉽지 않았던 일본은 고유의 토착신 문화가 발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신사마다 모시는 신들도 가지각색이고, 사람도 신이 되고, 동물도 신고, 사물도 신이 되죠. 하지만, 요즘은 모두 옛날이야기일 뿐입니다.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 우울감... 멜랑콜리는 이곳에도 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일본에는 사라지는 신들에 관한 애니매이션이 제법 많습니다. 당장 떠오르는 것은 '나츠메 우인장'이네요.

 

우리집 신령님도 어느날 함께 살게 된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신들의 이야기에서, 변화를 담담히 받아드리며 사라져가는 명절신 '단오'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강한 힘을 가진 명절의 신 '설'의 축복으로 얻은 하루, 단오는 마을사람들과 자신이 토지신으로 오래간 머물었던 땅에 축복을 내립니다. 성찬과 마을 돌며, 그렇게 신으로서 살았던 영겁의 시간과 성찬과 보냈던 단오로서의 1년을 정리하죠.

 

단오가 떠난 뒤 칠교의 신령 도하는 성찬을 찾아옵니다. 사람을 사랑해 천계로 돌아오지 않는 단오를 불러 드리기 위해, 단오의 신령이면서도 단오를 배신하고 사람들에게서 명절 '단오'를 잊혀지게 만들었지만, 도하도 옥황상제도 단오를 많이 좋아했어요. 방향은 다르나 결국 단오의 행복을 바라던 이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성찬에게 단오가 남긴 마지막 권능에 대해서 알려줍니다.

 

신으로서의 힘 '권능', 단오는 권능의 반을 덜어 옥정을 위해 남겨 둡니다. 그리고 이를 몰랐던 도하와 옥황상제는 나머지 반의 힘으로만 단오의 수명을 예측하고, 단오 역시 남겨 둔 권능을 찾지 않고 소멸해 버리죠. 도하는 나머지 반의 권능을 찾아 성찬에게 줍니다. 그리고 말하죠. 인간을 사랑했던 많은 신들은 자신의 권능의 일부를 그 인간에게 나누어 주었지만, 단 한번도 그 결과가 좋았던 적이 없었다고요. 참... 도하도 츤데레죠. 굳이 찾아서 가져다 주면서 말이예요.

 

그리고 예상대로 성찬은 그 권능에 세계정복이나, 권력과 부에 대해서 빌지 않습니다. 간절히, 아주 간절히 단오가 보고 싶다고 빌죠. 매일 단오가 유물화 되어 모셔진 박물관, 위패 앞에서 단오를 그리워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사람들이 잘 챙기지 않는 명절 '단오'를 알리기 위해서도 노력해요.

 

한여름밤의 꿈처럼 부산스러운 신들이 내려워 북적거리던 아웅거림은 없어졌지만, 신들은 믿고만 있다면 언제나 가까이 있고 인간은 열심히 오늘을 살아가야하죠. 그리고, 잘못을 바로 잡으려는 도하와 옥황상제, 성찬의 바람과 단오가 남긴 권능이 인간 '단오'를 성찬에게 보내줍니다. 더불어, 화끈한 명절신 추석이 성찬의 집을 '영지'로 지정해 주면서 완벽한 해피앤딩으로 막을 내리죠.

 

'우리집 신령님'은 소프트BL이라고 말하기도 약한감이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말 잘 짜여진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세련된 민담, 민화 소재의 상업화 작품들이 정말 좋습니다.

 

민속종교학이라고하면 미신을 연관 짓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어느 마을 앞 발목 언저리에 서 있는 동자승은 교통사고 아이를 잃지 않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큰 나무아래 새집처럼 지어진 작은 신사는 가로등 없던 시절 이 길을 지나가던 누군가가 변고없길 바라던 상냥한 마음이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진심을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화끈한 추석신 한 컷!입니다.

 

봄툰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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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제목: 기억연기

작가: 돌샤

연재처: 봄툰

분량: 본편 38화

 

 

 

# point1: 한 컷

 

 

봄툰
봄툰

 

 

 

# point2: 줄거리

 

 

기: 심리상담사로 일하고 있는 이현오 앞에 내담자로 대학교 선배 서은우가 나타난다. 10년 전에 말 없이 휴학하고 소설가로 데뷔한 서은우는, 아내의 자살 후 1년이 지났지만 소설을 쓸 수 없었다. 은우 역시 같은 방법으로 자살 시도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현오는 결국 은우를 상담하기 시작한다. 처음엔 비협조적인 은우도 점점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고, 현오는 자신이 몰랐던 이야기를 알게 된다.

 

승: 어린 은우는 동성 친구를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부모님은 은우를 정신병자로 대하고, 은우는 자해를 시작한다. 이후 그의 부모는 은우를 폭행, 방치, 무시한다. 은우는 고등학교 때 우연히 자살 모임에서 레즈비언인 한빛을 만나고 둘은 친구가 된다. 대학생이 된 후 한빛은 동성애를 들키게 되고, 보수적인 군인인 아버지에게 폭행 당한다. 강제로 맞선에 나갈 위기에 처한 한빛에게 은우는 결혼을 제안한다.

 

전: 은우는 한빛과 결혼하여 서로의 연애를 즐기며 잘 지내는 것 같았지만, 한빛의 연애가 실패하고 둘의 집안에서 임신 압박이 들어온다. 한빛은 거짓말이 들킬가 두려워한다. 은우는 한빛의 자살 후에야 결혼부터 모두 잘 못 되었음을 깨닫고 죄책감에 시달린다. 은우는 현오에게 모든 일을 고백하고 상담을 끝내고자 한다. 돌아간 은우는 술과 수면제를 함께 먹고 쓰러지고, 현오는 그런 은우를 병원으로 데려간다.

 

결: 현오는 은우의 상담을 종료하고 연인으로서 은우의 치료를 돕고자 한다. 은우 역시 이번엔 피하지 않는다. 은우는 가족들과의 묵은 감정을 정리하고, 한빛의 헤어진 연인을 만나 못다한 말과 물건을 전달한다. 그리고 현오를 한빛의 납골당에 데리고 간다. 은우는 한빛과 함께 살았던 아파트를 정리하고 현오와 함께 살기로 한다. 은우는 글이 쓰고 싶어졌다.

 

 

# point3: 진지충의 review: 괜찮은 척

 

 

돌샤님의 바나나 스캔들 시즌2가 시작했습니다. 두둥! 하지만, 완결이 나지 않아 리뷰를 할 수 없기에, 돌샤님의 다른 작품을 중 어떤 작품을 리뷰 할까 고민을 해 보았죠. 후보는 '심각한 거' '귀여운 거' '웃긴 거' 세 작품이 있었습니다. 어떤 작품인지 아시겠나요?^^ 사실, '귀여운 거'를 하고 싶었지만, 이 직전에 '카메라 소년' 마오 이야기를 다뤄 보았기 때문에 소재가 겹치는 경향이 있어 결국 '심각한 거'로 낙점이 되었습니다. 물론, 돌샤님 작품 중에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 '기억 연기'라는 것도 초큼~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기억 연기'는 웹툰의 제목이자 작중 은우가 쓴 소설을 제목이기도 합니다. 참 잘 지은 것 같아요. 연기로 기억 되는 사람, 연기가 되어 버린 기억, 기억이라 이름의 연기... 담배연기, 과거기억로 두 가지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은우가 쓴 글에 참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했어요.

 

은우는 담배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골초입니다. 은우와 연호의 첫 만남, 은우는 버스정거장에서 자신의의 담배연기에 노골적으로 인상을 쓰는 연호를 기억합니다. 하지만, 두번째 만남, 대학교 선후배 사이로 만난 자리에서 연호는 은우를 기억하지 못하죠. 괜히 놀려주고 싶은 마음에 담배를 권합니다. 싫어하는게 분명한데도, 완고하게 생긴 얼굴로 담배를 받아 무는 연호의 행동에 당황하죠. 연호는 그렇게 담배를 배웁니다.

 

학교 건물 뒤, 평소라면 절대 듣지 않았을 1교시  교양수업을 들으면서 은우는 연호와 늘 맞담배를 피웁니다. 그리고, 그렇게 편안한 선후배가 되었을 때, 자신이 게이라는 소문에 신경쓰지 않는 연호가 신경 쓰이기 시작하죠. 은우는 가볍기만 한 자신의 연애사에 무겁고 무서운 감정이 피어오르고 있다는 것을 자각합니다. 그리고 그즈음, 학교 건물 뒤편에서, 담배를 무는 시간보다, 연호와 입술을 맞대는 시간이 늘어나기 시작하죠.

 

아버지에게 맞고 엉망이 된 한빛을 보며, 은우는 자신이 한빛을 보호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연호에게서 도망치고 싶어지죠. 은우는 쉽게 결혼을 선택합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잘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양가 부모님은 모두 안심했죠. 아이러니하게도, 결혼을 하고 나서야 한빛은 자유롭게 사랑 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거짓 평화는 오래 가지 못합니다. 한빛의 연인은 '진짜'결혼을 하고, '거짓'결혼 후 매일 거짓말을 하며 살아야만 했던 한빛은, 이제는 되려 그 꾸며낸 말들에 맞춰 살아야 할 것 같은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자살모임에서 은우를 만난 뒤, 한빛의 피난처는 은우였습니다. 동류, 그럼에도 당당한 태도, 대담한 결단력, 친구이자 오빠같은 나의 유일한 이해자 은우지만, 이번만은 안식처가 되어 줄 수 없었습니다. 은우는 공범자였으니까요. 결국, 한빛은 극단적 선택을 하고야 맙니다.

 

은우는 좋아하는 남자친구에게 뽀뽀를 한 날, 아버지에게 맞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어머니는 상담사를 부르죠. 그때부터 은우는 자해를 시작합니다. 아버지는 은우가 자해를 한 만큼 폭행을 휘두릅니다. 은우는 자해도, 폭행도 아프지만 멈추지 못합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은우가 아파한다는 것보다, 멈추지 못한다는 것만을 중요하게 생각하죠. 그러다 결국 방치과 무시과 일관해요.

 

그런 은우에게 관심을 갖는 존재가 생깁니다. 나이 어린 동생이어요. "아프지 않아?" 그래요. 아프지 않을리 없죠. 자신을 제대로 봐주고 진심 어린 걱정의 말 한마디를 건내 줄 사람, 은우는 자해를 멈춥니다. 그리고 동생에게 정말 좋은 오빠가 되어 주려고 합니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남자친구와 키스하는 것을 들킵니다. 하필이면, 동생이 친구들과 함께 있을때 말이예요. 그 뒤로 여동생은 자신을 피하고 무시하기 시작합니다. 연우는 자해를 다시 시작하지 않지만, 그보다 더 깊은 상처를 입죠. 

 

은우는 헌신적으로 한빛을 보호합니다. 글쎄요. 정말 한빛'만'을 위한 행동이었을까요? 하지만, 그 결과는 이번 역시 최악으로 치닫습니다. 

 

은우는 연호를 떠나 한빛과 결혼하고, 한빛이 자살한 뒤 그 아파트에서 살면서도, 담배를 피고, 친구 진우를 괴롭히면서 시덥지 않은 농담을 주고 받으며, 10년만에 만난 연호에게 빈정거리며 일상을 살아 갑니다. 웃기도 하고, 정신도 맑아보이죠. 세상에 어떤 사람은, 이렇게 힘든 일이 있어도 괜찮구나, 멀쩡하구나, 멘탈이 강하구나 싶어요. 하지만, 아프지 않을리도 없고, 괜찮을리도 없습니다. 단지, 그런 형태로 힘들어 하는 사람, 괜찮은 척 하는 사람, 괜찮은 척이 신물나게 익숙한 사람만 있는 것 같습니다. 

 

길거리를 걷는 사람들을 보면 다들 무난해 보입니다. 깔끔한 옷, 무표정, 적당한 보폭으로 목적지를 향해 걸어가죠. 문득 이 길 위에서 괜찮지 않은 사람은 나뿐일까? 이런 생각이 드는 날이 있습니다. 즐겁기만 연애를 하는 사람은 수두룩 빽빽이고, 살다보니 잘 살게 됐다는 사람들는 사람들도 한 트럭, 숨 막히게 가득찬 차도 아파트도 모두 주인이 있죠. 하지만, 어쩌면 그 괜찮아보이는 사람들도 모두 '괜찮은 척'을 하고 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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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제목: 킬링 스토킹(Killing stalking)

작가: 쿠기

연재처: 레진코믹스

분량: 본편 67화

 

 

 

 

 

 

 

 

 

 

 

 

 

 

 

 

# point1: 한 컷

 

 

레진코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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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int2: 줄거리

 

 

기: 아웃사이더인 윤범은 같은 과 동기 오상우를 스토킹한다. 인기인 오상우를 짝사랑한 윤범은 몰래 그의 집에 들어가게 되고, 지하실에서 여자를 발견한다. 갇히게 된 윤범은 탈출을 시도하지만, 실패 후 아슬아슬한 감금 생활을 시작하고, 오상우에 의해 살인을 하게 된다. 한편, 무능한 경찰수사로 아버지를 잃은 양승배 순경은 사명감 강한 경찰이 되어 공로를 세우지만, 이후 과잉진압으로 인해 좌천되어 지방으로 내려온다.

 

승: 양순경은 접촉사고를 일으킨 오상우의 차량 블랙박스에서 윤범을 발견하고, 상우의 집을 수색하지만 몸을 숨긴 윤범을 찾지 못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양순경은 오상우를 의심하고, 오상우는 윤범을 밖에 데리고 다닌다. 오상우는 축제에서 윤범을 놀리던 여후배를 죽이고 산에 유기힌다. 한편, 윤범은 우연히 만난 동창을 계기로, 상우에게 어릴 적 삼촌에게 성적 학대를 받았다는 사실을 밝히게 되고,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 하지만 실패한다.

 

전: 양순경은 오상우의 집에 잠입하여 오상우를 체포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오상우의 연기와 윤범의 묵인, 절차상 과실로 양순경은 책임을 지고 사직한다. 이후 오상우와 윤범은 즐거운 연애를 한다. 그러던 중 오상우는 윤범의 삼촌을 집으로 불러 죽이고, 윤범은 오상우에게 화를 낸다. 이 일로 오상우는 집을 나가고, 빈 집에서 윤범은 상우를 그리워한다. 한편, 윤범에게 마음을 열수록 오상우는 어머니와 윤범을 겹쳐보고 혼란에 빠진다.

 

결: 실종사건을 조사하던 곽청장(순경)은 오상우의 집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죽는다. 곽청장의 장례식장에서 양순경은 곽청장이 남긴 녹음기를 듣고, 오상우에게 살해 당했음을 알고 상우의 집을 찾아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몸싸움이 일어나 상우는 화상을 입고 병원에 가지만 비참하게 사망한다. 양순경은 화려하게 복직한다. 윤범은 오상우가 있는 병원을 찾아가고, 그의 유골함을 전달 받는다.

 

 

 

# point3: 진지충의 review: 이 '덫'은 누가 쳐 놓았을까?

 

 

킬링 스토킹은 2년 전 겨울, 약속 시간 틈이 남아 보기 시작했다가 멈추지 못하고, 야외에서 덜덜덜 떨면서 정주행 했던 웹툰입니다. 소히 '대작'이라 불리는 작품 중에서 너무 잘 써서 짜증(?) 나는 작품이 있습니다. 제가 글을 쓰는 직업이나 유사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런 디테일은 내가 창작 할 수 없는 범주라는 생각에 묘한 자격지심이 샘솓았던 웹툰이었죠.

 

 

오상우의 어머니는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한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그런 어머니를 사랑해서 구애하고, 결혼합니다. 하지만,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는 걸까요? 아니면 정상은 비정상을 결코 이해 할 수 없는 것일까요? 아버지는 어머니의 이상행동을 폭력으로 대처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어머니를 사랑한 상우는... 어머니에게 사랑받고 싶었던 상우는... 어머니의 이상한 행동을 못 본척합니다. 어머니가 맞는 것은 보고 싶지 않았으닌까요.

 

아버지가 어머니를 심하게 때리던 날, 어머니는 자신이 아버지를 죽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바닥을 굴러다니는 약병과 거품이 일어난 아버지의 입가가 눈에 띠었죠. 그리고, 아버지의 자살을 위장하기 위해 산에 올라가서, 자신이 한 입 베어 문 사과를 매단 시체 발치에 두고 온 것도요. 매일 어머니가 챙겨주는 저녁을 먹을수록 몸은 나빠지고, 자신에게서 아버지를 찾는 잔인함에도 그저 어머니를 믿고만 싶었죠. 하지만, 끝내 상우는 약의 개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맙니다. 그 날, 죽은 아버지 옆에 뒹굴던 그것과 같은 것 말이예요.

 

죽이지 않고 죽이는 방법, 어머니는 상우에게 '덫'을 치고 자살을 합니다. 그 덫에 걸리면 고통스럽게 죽게 되어 있죠.

그 덫의 이름은 '불신'입니다. 사랑을 믿지 못하는 저주... 상우는 자신을 사랑한다는 목소리에서, 자신을 죽이려는 어머니를 봅니다. 마음을 열면 열수록, 더 선명하게 덧씌워지 앞을 가려요.

 

 

윤범은 할머니, 삼촌과 살았습니다. 폭력을 휘두르는 삼촌에게, 할머니는 재물을 상납하는 것 처럼 자신을 내밀었죠. 그리고 윤범은 자신의 어머니 역시 자신과 같은 존재였음을 압니다. 자신의 아버지가 삼촌이었는지 아니었는지 모르지만, 자신의 존재가 부정하게 느껴졌겠죠. 스스로조차 지켜주지 않는 약자에게 세상은 가혹하고, 윤범은 늘 폭력과 무시에 노출이 되어 있었습니다.

 

공포, 불쾌, 회피, 자책, 후회, 불안 회색빛만 가득하던 윤범의 세계에 장미빛 감정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죠. 생에 유일무이한, 처음인 감정 말이예요. 윤범에게도 자신을 지켜주는 존재가 등장합니다. 자신을 밸트로 때리는 삼촌은 무서워 도망을 쳤지만, 다리를 부수고 칼로 얼굴을 찟고 물고문을 한 무서운 상우에게서는 도망치지 않습니다. 빈 집에서 상우를 그리워하고 기다리죠.

 

하지만, 윤범은 살아있는 상우를 볼 기회를 놓칩니다. 상우를 찾아 병원을 나선 길에서 끝내 도착하지 못하고 다시 돌아옵니다. 마치, '덫'에 걸린 동물처럼 이리 뛰고 저리 뛰지만, 결국 그 자리에 있어요. 그 덫의 이름은 '비존재'입니다. 비존재는 존재가 있을때만 규정 가능합니다. 존재도 비존재도 아닌 것은 존재외라고 부르죠.

 

상우와 함께 있을 때 윤범에게는 의지가 생깁니다. 친구에게 돈을 빌려 반지를 사서 선물하고 싶다. 애칭으로 불리고 싶다. 연인이 되고 싶다. 너에게 위로가 되고 싶다. 하지만, 상우가 없는 윤범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 처럼 의지를 잃어 버립니다. 택시기사에게, 지인에게, 윤순경에게 아무말을 하지 못합니다. 마치, 삼촌이 자신의 허벅지에 성기를 비빌때 그저 가만히 있던 것 처럼 말입니다. 그건 윤범의 영혼은 없고, 윤범의 고기덩어리만 남아 있는 상태와 같을 거예요.

 

 

'나는 오로지 당신과 함께 할 때만 진정한 내가 됩니다.' 어느 가요의 가사처럼, 윤범 역시 상우와 있을때만 윤범이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양순경의 '덫'은 아버지 입니다. 아버지의 지인으로부터 아버지를 잃은 양순경은, 경찰의 조사가 더 빨랐다면 아버지는 살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행동하는 사명감 있는 경찰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성공을 가로 막고, 일을 망치고, 아버지 같았던 곽청장을 죽게 만들었죠.

 

만약, 양순경이 증거를 먼저 찾아 영장을 받았었다면 경찰을 그만두지 않았을 것이고, 그래서 상우를 검거 했다면 곽청장은 죽지 않았겠죠. 게으른 다른 순경들보다 열심히 뛰어다녔지만, 적어도 양순경이 없었다면 곽청장은 상우를 의심하지 않았을테니 살아 있었을 겁니다.

 

 

'덫'은 움직일수록 깊이 죄어 듭니다. 하지만, 어쩌면 이들이 한 시점에 만나지 않았더라도 이 덫은 피할 수 없었을지 모르겠습니다. 트라우마란 이렇게 인생에 보이지 않은 함정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사이코패스나 연쇄살인, 감금이나 아동학대를 소재로 하는 웹툰은 많습니다. 주로 창고나 지하실을 이용한다는 점도 비슷하죠. 하지만, 킬링 스토커가 유독 흡입력이 높았던 이유는 요동치는 심리묘사를 박진감 넘치게 묘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상우가 윤범에 의해 어머니의 악몽에서부터 벗어났다면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윤범이 상우의 병원에 찾아가 자신을 애타게 찾는 상우를 직접 봤다면 사랑받았다는 힘으로 성장 할 수도 있었겠지만, 흔한 이야기가 됐을 것 같아요.

 

내 안에서 시작해서, 내 안을 벗어나지 못한 한계가, 계속 '덫'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웹툰이었습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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