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처: 봄툰

분량: 본편 55화

point1: 한 컷

봄툰

 

point2: 줄거리

기: 김승호는 히키코모리다.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집에 틀어 박힌 채, 게이앱을 통해 상대를 집으로 불러 일회성 섹스를 즐기는 것 이외는 누구도 만나지 않는다. 그런 승호 앞에 초등학교 동창인 나석주가 나타난다. '까만콩'이라는 불리며 주변에 따돌림을 받던 소심한 꼬봉은, 최고 명문대 인싸 대학생이 되어 있었다. 승호를 밖으로 나가게 하고 싶었던 승호 엄마는 석주에게 하숙을 권유하고, 석주는 들 뜬 마음으로 수락하지만, 승호는 석주를 피하기만 한다.

승: 어린 석주는 아픈 어머니와, 그 어머니에게 폭력을 휘두르다 떠나버린 아버지 사이에서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 했다. 석주 어머니와 친구였던 승호 어머니는 그런 석주를 챙기고, 승호 역시 석주를 데리고 놀아 줬다. 석주는 그런 승호를 우상으로 여기지만, 이사를 가게 된 후 볼 수 없었다. 다시 만난 승호는 너무 낯선 사람이 되어 있었고, 더 당황스러운 건 승호의 섹스 장면을 보고 흥분하는 자신이었다. 석주는 승호를 이성적으로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전: 석주는 승호에게 고백하지만, 승호는 석주를 밀어내기만 한다. 한편, 게이앱을 통해 만나게 된 강신우와 승호는 함께 일을 하게 되면서 깊은 사이로 발전하고, 승호는 자신의 과거를 털어 놓는다. 승호는 고등학교 시절 아웃팅 당하면서 끔찍한 집단 폭행을 당해 왔다. 그리고, 짝사랑했던 선배에게 조차 모멸 받았던 날, 승호는 교실 창문 아래로 뛰어 내린다. 그 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 보험금으로 어머니가 식당을 시작하면서, 승호는 홀로 남게 되었던 것이다.

 

결: 승호는 매번 모질게 굴어도 포기하지 않는 석주에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우여곡절 끝에 승호는, 결국 신우와 관계를 정리하고 석주와 사귄다. 한편, 석주는 친구인 유한에게 이 사실을 말하고, 석주를 좋아하는 유한은 석주를 생일파티에 불러 약을 먹여 강간하려 한다. 석주는 다행히 탈출하지만, 유한의 형에 의해 사고를 당해 부상을 입는다. 승호는 석주가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집 밖으로 나와 석주를 찾는다. 승호는 세상으로 나왔고, 석주에게는 가족이 생겼다.

point3 진지충의 review: 인간은 자신이 가치 있다고 느낄 때에만 용기를 얻는다. - 알프레드 아들러

자존심이 도대체 뭘까요? 어릴 때는 '이기는 것=자존심'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소한 말싸움, 미묘한 차별대우, 하대하는 태도들을 못 견뎌 했습니다. 자다가도 분한 마음에 씩씩거리며 일어났죠. 입은 '공평'과 '정의'에 대해 말했지만, 마음 속 가장 밑바닥에는 '동등한'것이 아니라 '가장 좋은'것으로 나를 대해주세요!라는 이기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느 시점을 경계로 '자존감=자존심'이 되어버렸습니다. 그 만큼 살아가는 원동력이 절실 해 졌습니다.

내가 존재한다는 감각, 나의 존재를 실감한다는 것, 나의 무게감을 느낀다는 것, 어딘가에 안정적으로 뿌리 내리고 싶은 욕구, 그걸 지키고 싶은 마음이 자존심이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일과 돈은 무거운데, 그 일을 하고 돈을 버는 나의 존재는 깃털 처럼 가벼울 때가 있습니다. 철 없던 시절의 '자존심'보다 지금 더 '자존심'을 지키기 힘든 것 같은데.. 이건 그저 느낌적인 느낌 일 뿐일까요?

'까만콩'에는 잘 난 사람이 많이 나옵니다. 돈이 썩어나는 재벌 3세 김유한, 회사에서 존경 받는 선배이자 유능한 직원인 강신우, 최고 명문대 공대생 나석주... 모두 타인들이 선망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돈, 능력, 스팩 플러스 꿀리지 않는 외모의 소유자들이죠. 하지만, 용기가 필요한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승호에게는 해야 하지만 할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밖으로 나가는 것'이 었어요. 손으로 문고리를 잡아 돌리고, 발을 현관문 밖으로 딛는 행동, 누군가에게 매일 습관처럼 반복되는 행위지만 승호에게는 쉽지 않았습니다. 승호 앞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있었고, 그건 승호의 왜곡된 기억과 누적된 공포였죠. 그래서 문 밖은 늘 무섭고 끔찍한 짐승들의 세상이었고, 문 안은 안전한 쉼터였어요.

하지만, 그 문 밖에 '석주'라는 존재가, 승호에게 보이지 않은 벽을 넘을 수 있는 용기를 줍니다. 그제서야 승호는 자신이 기억하는 모습과 다른 가해자들의 얼굴을 SNS에서 확인하죠. 과거의 비극은 없어지지 않지만, 현재 문에 빗장을 걸 수도 없어요. 승호는 나옵니다. 그리고 행복해져요.

하지만, 유한이나 신우, 석주는 승호와 다릅니다. '해야 하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 '해야 하는 일'이었거든요.

유한은 존경하던 첫째형이 사랑하는 동성의 애인을 버리고, 아버지의 기대에 따라 사는 것을 지켜봤죠. 형은 잘 사는 것 처럼 보였지만, 실은 잘 살지 않았어요. 유한은 형처럼 살고 싶지 않았고, 난봉꾼이 되어 모범생인 형과 다른 삶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실상 다를 바 없었어요. 유한은 석주에게 자신이 게이인 것도, 문란한 것도, 석주를 좋아한다는 것도, 모두 말 할 수 없었거든요. 그래야 '친구'라도 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신우 역시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을 두려워 합니다. 진심을 다하는 것의 끝은 씁쓸하고, 그 쓴맛을 견딜 자신은 없었죠. 그리고, 자신의 아웃팅을 기다리는 여동생에게조차도 게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못해요.

그런면에서 석주는 용감한 편이예요. 아니면, 애당초 김승호 성애자다보니 세삼스러울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지만요. 하지만, 석주에게도 해야 하지만 하지 않는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아버지를 용서하는 일이었어요. 석주는 아버지를 사랑했지만 끝내 버림 받은 어머니를 기억하고 있어요. 그리고 더 이상 아버지의 폭력에 움추려 떨던 꼬마가 아니었죠. 그런 석주에게 죽어가는 아버지는 연락을 합니다.

승호가 밖에 나가기 위해 고통스러운 기억을 마주해야 했던 것 처럼, 석주 역시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서 숨어서 맞는 엄마를 지켜 볼 수 밖에 없었던 검은콩 석주를 마주해야만 했죠. 사실, 석주가 아버지를 만나러 가지 않겠다고 결정 했던 것은, 죽을 떄가 되서야 마음에 짐을 덜려하는 그 이기심에 분노 한 것인지, 아니면 단지 무서웠을 뿐인지, 혹은 둘 다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소우 미츠아키 'SEASON'에서 리뷰 했던 것 처럼, '당신의 가치'를 정하는 것은 '당신'이 아닙니다. '검은콩'에 극적인 반전은 없습니다. 신우는 계속 회사를 다니고, 유한은 아버지 회사에서 본부장이 되어 첫째형처럼 살아요. 승호는 집에서 그림을 그리고, 석주는 회사원이 됩니다. 하지만, 이제는 스스로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숨기지 않습니다. 그렇게 바뀔 수 있었던 것은, 그래도 된다고 말해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었죠. 신우는 희성을 만나고, 유한은 석주에게 용서를 받습니다. 그리고 석주는 아버지를 만나요.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가족이 되어 주겠다고 말하는 승호의 청혼을 수락하죠.

'인간은 자신이 가치 있다고 느낄 때에만 용기를 얻는다.' 누군가 용기를 내지 못하고 머뭇거릴 때, '험한 세상 어떻게 살래?' 라고 모진 말로 밀어내지 말고, 얼마나 당신이 나에게 가치 있는 사람인지 말해 줘야겠습니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용기를 주는 일이 아니라 자존감을 느끼게 해주는 일일테니까요. 그리고 내가 용기를 내지 못하고 낙담해 있을 때, 비어 버린 건 용기 주머니가 아니라 자존감 주머니라고 다독여 줘야 겠습니다.

물론, 나의 가치를 정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지만, 아쉬운대로 셀프 땜빵이라도 해야겠죠.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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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처: 봄툰

분량: 본편 4화

point1: 한 컷

봄툰

 

point2: 줄거리

기: 과거 금수저로 살았던 재경은 집안이 망하면서 삶이 곤두박질 친다. 지인들은 연락이 끊기고, 그럭저럭 맞는 대학을 나와 취직하지만 회사는 망하고, 월세는 독촉 받는 생활... 하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살아가려한다. 그러던 중 아는 형을 통해 일하게 된 호텔 바에서 과거 옆 집에 살던 동생 세주를 만나게 된다.

승: 그리고 눈을 떳을 때는, 이미 세주와 뜨밤을 보낸 뒤였다. 자신을 쫒던 어린 아이는 근사한 미남이 되어 있었고, 다행히(?) 아직까지 건재한 재력을 유지하고 있는 세주는 재경에게 섹파와 동거를 제안한다. 갈 곳 없던 재경은, 자존심을 접고 세주의 제안을 수락한다.

전: 세주와의 생활이 계속 되면서 재경은 점점 세주에게 물들어 간다. 세주는 재경을 단순히 섹파로 대하지 않았다. 함께 밥을 먹고, 세주가 필요로 하는 것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챙겨주었다. 재경은 세주의 그런 행동을 호감으로 느끼는 자신을 비참하게 생각하며, 세주를 떠나기 위해 준비를 한다.

결: 한편 세주는 갑자기 차가워진 재경의 태도에 당황스러워 한다. 그리고, 재경이 취업을 준비하며 집을 나갈 계획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재경을 몰아 부치고, 재경은 도망친다. 재경을 쫒아간 세주는 재경에게 고백을 한다. 재경은 세주의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point3: 진지충의 review: <아닌 것> - 에린 헨슨

당신의 나이는 당신이 아니다.

당신이 입은 옷의 크기와 몸무게나

머리색깔도 당신이 아니다.

당신의 이름도

두 빰의 보조개도 당신이 아니다.

당신은 당신이 읽은 모든 책이고,

당신이 하는 모든 말이다.

당신은 아침의 잠긴 목소리이고

당신이 미처 감추지 못한 미소이다.

당신은 당신 웃음 속의 사랑스러움이고

당신이 흘린 모든 눈물이다.

당신이 철저히 혼자라는 걸 알 때

당신이 목청껏 부르는 노래

당신이 여행한 장소들

당신이 안식처라고 부르는 곳이 당신이다.

당신은 당신이 믿는 것들이고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며

당신 방에 걸린 사진들이고

당신이 꿈꾸는 미래이다.

당신은 많은 아름다운 것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당신이 잊은 것 같다.

당신이 아닌 그 모든 것들로

자신을 정의하려 결정한 순간에는

한 해 정도는, 하얗게 불태웠다. 이만하면 됐다. 잘 살았다. 스스로를 토닥여 줄 법도 하고, 만족 할 법도 한데... 언제나 겨울철 차가운 놀이터 그네에 앉아 있으면 한 숨부터 나옵니다. 서울 하늘 별이 있을리도 없는데,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며 무엇을 찾는 건지 목이 뻣뻣해 질 때까지 움직 일 줄도 모르죠. 연말이 가까워 오면 느끼는 불안은, 저의 고질병 입니다.

올해 어피님의 장편 단행본 '향하는 길의 마지막 걸음'이 나와 물개 박수를 치며 환호 했었죠. 그 만큼 어피님의 작품이 귀합니다. 서정적 작화와 스토리로 단편을 보면서도 기대감이 많았던 작가님이라 장편을 쓰시면 대작이 나올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명불허전이었어요.

'유일적 시선'은 4편의 정말 짧은 단편입니다. 재경이 가장 비참한 시절에, 과거 자신을 동경해 쫒아 다니던 어린 동생을 만나 엮이게 되는 이야기 입니다. 물론, 세주가 어릴 때부터 쭉 일편단심 형을 좋아했기에 달달물로 끝났지만, 저는 재경이 느꼈을 복잡한 심정이 시린 겨울 날씨와 어우러져 유독 공감하며 봤습니다.

아마도 세주는 재경의 손목에 찬 만원짜리 시계는 관심조차 없었겠지만, 재경은 세주가 찬 천만원 짜리 시계를 볼 테고, 세주는 단지 재경에게 어울리는 시계를 사주는 것이겠지만, 재경은 세주에게 시계라는 화대를 받은 것일테죠. 상황 탓을 하기에, 이미 스스로 정해 버린 가치를 부정하기는 힘들고, 세주의 호의를 순수하게 받아들이기는 더욱 힘들어요. 그래서 갈등이 생기고, 그 갈등을 해결하려 하면 할 수록 비대칭한 관계는 재경을 비참하게만 만들죠.

그런 재경에게 공유가 추천 받았다는 시를 소개하고 싶네요.

'당신의 가치는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세주면 봉 잡은거죠. 부디, 그 입가에 걸린 웃음이 고소, 비소, 냉소에서 벗어나 가벼워 졌으면 좋겠네요. 모두가요.

 

 

 

※ 동일 작가의 다른 웹툰 리뷰

 

2020/08/23 - [BL 웹툰] - [수인물/달달물] Please love me

 

[수인물/달달물] Please love me

웹툰제목: Please love me 작가: 어피 연재처: 봄툰 분량: 본편 9화 # point1: 한 컷 # point2: 줄거리 기: 어릴때 부터 몸이 약했던 서지하는 예민한 아이였다. 건강한 형과 비교를 당할 때마다 더욱 더 삐

b-garden.tistory.com

 

 

 

> 원문

 

<Not> - Erin Hanson

 

You are not your age,

Nor the size of clothes you wear,

You are not a weight,

Or the colour of your hair.

You are not your name,

Or the dimples in your cheeks,

You are all the books you read,

And all the words you speak,

You are your croaky morning voice,

And the smiles you try to hide,

You’re the sweetness in your laughter,

And every tear you’ve cried,

You’re the songs you sing so loudly,

When you know you’re all alone,

You’re the places that you’ve been to,

And the one that you call home,

You’re the things that you believe in,

And the people that you love,

You’re the photos in your bedroom,

And the future you dream of,

You’re made of so much beauty,

But it seems that you forgot,

When you decided that you were defined,

By all the things you’re not.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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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처: 레진코믹스

분량: 본편 55화

 

 

 

 

 

 

 

 

 

 

 

 

 

 

 

point1: 한 컷

레진코믹스

 

point2: 줄거리

기: 종합병원 원장의 차남 펠릭스는 배다른 누이의 약혼자 율리안을 사랑한다. 계모와 누이 이졸데는 펠릭스를 무시했고, 아버지는 관심 조차 없었다. 이졸데와 율리안의 약혼식, 이졸데는 난간에서 떨어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다. 천재 외과의 율리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졸데의 상태는 호전되지 않고, 율리안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런 율리안과 술을 마시고, 취한 그를 집으로 데려다 준 펠릭스는 그에게 입맞춤한다. 그리고 깨어난 율리안은 펠릭스를 이졸데로 착각하고 키스를 하지만, 다음날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승: 펠릭스와 이졸데는 할머니를 닮은 얼굴이었고, 술취한 율리안은 두 사람을 구별하지 못했다. 펠릭스는 그 날 이후 가발을 쓰고, 여자 옷을 입은 채 이졸데를 연기하며, 술에 취한 율리안과 정사를 가진다. 한편, 율리안을 바라보는 펠릭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던 동료 의사 데보라는 펠릭스의 사물함에서 여자의 옷을 발견한다. 데보라는 펠릭스의 여장취미를 비밀로 붙혀주겠다고 협박하며, 집으로 불러 정사를 강요한다. 여장을 율리안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던 펠릭스는, 데보라와 관계를 시작하면서 여전히 이졸데로서 율리안에게 안긴다.

전: 율리안은 술에 취해 펠릭스에게 이졸데를 자신이 난간에서 밀었다고 고백한다. 펠릭스는 율리안을 위해 이졸데를 죽이려 병원에 가지만, 데보라에게 발견되어 실패로 돌아간다. 두개의 약점이 잡힌 펠릭스는 데보라의 무리한 요구를 거부 할 수 없게 되었고, 율리안을 위해 그 모든걸 견디는 펠릭스를 보며 데보라의 마음은 흔들린다. 한편, 자신을 보지 않는 율리안을 보며 힘들어하던 펠릭스는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데보라에게 더 이상 만나지 않겠다고 선언하지만, 데보라는 펠릭스를 떠나 보낼 수 없었다. 데보라는 이졸데를 죽여주겠다고 펠릭스에게 약속한다.

결: 한편, 이졸데 애인 미아가 병원에 찾아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졸데는 깨어난다. 깨어난 이졸데는 율리안에게 사건을 덮어 줄 테니 결혼 후 미아와의 관계를 묵인하거나 파혼하자고 요구한다. 그리고 펠릭스가 율리안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반면, 펠릭스는 자신을 아껴주는 데보라를 좋아하게 되어, 둘은 연인이 된다. 율리안은 이졸데와 파혼 후 병원을 떠나고, 이졸데는 미아와 사랑의 도피를 한다. 데보라의 전 섹파의 섹파가 중간에 훼방을 놓긴 하지만, 펠릭스와 데보라는 알콩달콩한 연애를 한다.

point3: 진지충의 review: 그래서 결론은! 사필귀정!

돗가비님의 작품은 굉장히 의미심장하게 시작합니다. 그리고, 비밀과 상처를 감춘 주인공들이 긴밀하고 아슬아슬하게 스토리를 전개해나가죠. 이런 작품들의 최약점은 바로 결론입니다. 시작은 미미하나 끝이 창대한 이야기는 좋은평을 받는 반면, 시작은 창대하나 끝이 미미한 작품은 용두사미라고 저평가 받아요. 물론, 시작도 창대하고 끝도 창대한 작품이 베스트이긴 합니다.

시작이 창대하고 그 끝마저 창대하려면 쫀쫀한 텐션을 유지해주기 위해 중간 중간 쳐짐 방지 설정들을 촘촘하게 설계 해 놔야 하죠. 어마무시한 비밀이 있다! 정도의 설정으로는, 초반은 신선해도 전개에 쳐짐은 막을 수 없고, 끌려가는 이야기의 결론은 왠만한 반전으로도 기대를 충족하기 힘드니까요. 그런 점에서 전작 '신애서'도, '디어마이러브'도 어려운 길을 택한 셈이예요. 전작 '신애서'에 비해서 '디어마이러브'는 비교적 잘 마무리 되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신작도 기대가 됩니다.

벌려 놓은 건 많고 수습이 안 될 때, 다 죽고 주인공만 살거나 다 버리고 해외로 떠나버리죠. 과거에는 '깨어보니 꿈이었다.'는 치트키가 자주 쓰였는데, 요즘 그건 적어진 듯 합니다. 결국 글은 결론으로 가기 위한 여로인데, 소재는 흥미로우나 결론은 표류하고 있는 글들을 볼 때마다, 의지는 있으나 책임은 없는 것 같아 속이 쓰립니다. 맛집이라고 알고 간 식당 음식이 맛 없을 때, 할인 전단지 보고 간 마트에 할인 물품이 없을 때, 미리보기 읽고 구매한 컨텐츠가 재미없을 때, 일상에서 느끼는 배신감 유발 TOP3입니다.

펠릭스는 가정에서 학대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가족의 애정 어린 돌봄을 받지 못했습니다. 크게 엇나가거나 기대를 한몸에 받을 정도로 튀는 일을 한 적도 없고, 모범적이고 얌전하게 살아왔죠. 그러던 펠릭스는 태양 같은 율리안을 보고 사랑하게 됩니다. 천재 외과의에,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고 상냥한 사람... 음침한 자신과 다르게 주목받는 율리안을 바라보며 연심을 키워가죠. 하지만, 야속하게도 천재 외과의를 자신에 병원에 묶어 두기 위해, 펠릭스의 아버지는 누이 이졸데와 율리안을 약혼시킵니다. 이번에도 율리안이 할 수 있는 건, 그저 지켜보는 것 뿐이었어요.

이졸데는 배 다른 펠릭스가 자신과 닮은 것이 싫어 어릴때부터 괴롭혔습니다. 그리고, 율리안을 좋아하지만 남자라 약혼은 물론 고백조차 할 수 없는 펠릭스를 조롱하죠. 펠릭스는 두 사람의 약혼식날, 달을 보면서 빕니다. 이건 너무 불공평 하다고, 이졸데를 없애달라고 말이예요. 그 순간, 펠릭스의 뒷 편에서 큰 소음과 함께 진동이 느껴지고, 돌아 본 자리에는 이졸데가 피흘리며 낙하해 있었어요. 다친 누이를 보며, 펠릭스는 웃습니다. 그리고 이런 펠릭스를 데보라는 지켜보죠.

데보라는 풋사랑은 어리석다고 생각합니다.율리안과 의대 동기인 데보라는, 진심을 다해 좋아했던 사람이 반짝이는 율리안에게 떠났던 상처를 가지고 있었죠. 그래서 데보라는 다짐합니다. '진심은 실패해.''이제 누구도 좋아하지 않을거야' 그리고 섹파만을 만들고, 그 섹파가 비쳐 오는 진심도 냉정하게 잘라 냅니다. 상처 받은 사람이, 상처를 줄 권리를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혼자 상처 입는 것은 억울한 것이 사람의 본성 같죠? 하지만, 그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책임과 대가도 반드시 따라옵니다. 데보라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데보라는 자신의 과거 모습 같은 펠릭스에게 관심이 생깁니다. 그래서 지켜봐요. 그리고 기회를 찾죠. 펠릭스는 비밀을 지키기 위해 데보라의 협박에 섹파가 됩니다.

사람의 욕심을 끝이 없어요. 데보라는 펠릭스에게 자신이 경험했던 교훈을 알려주려하지만, 되려 펠릭스를 좋아하게 됩니다. 진심이 아니라 몸만 좋으면 된다고 믿었던 데보라는, 결국 율리안을 바라보는 펠릭스의 한결 같은 애정이 받고 싶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요. 펠릭스 역시, 이졸데가 되어서라도 율리안의 사랑을 받고 싶었지만, 이졸데의 이름을 부르며 애정 어린 눈빛을 보내는 율리안과의 시간이 점점 비참해지기 시작해요. 결국, 진짜 원했던 것을 더 이상 숨기지 못하는 순간이 찾아오죠.

그리고 이졸데는 깨어납니다. 이졸데는 틈틈히 노렸던 파혼의 기회가 지금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펠릭스는 율리안과 약혼한 이졸데가 부러웠겠지만, 이졸데는 되려 펠릭스가 부러웠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펠릭스는 어쨌든, 의사가 되었고, 의사로서 살면서, 병원을 이어 받을 수 있는 '필요성'을 인정 받았죠. 하지만, 이졸데가 인정 받아야 하는 부분은 본인의 능력이 아니라, 능력있는 사람을 혈연으로 묶어 두기 위한 연결고리의 기능이었어요. 펠릭스는 율리안과 이루어지지 못하지만, 이졸데는 이미 이루어진 미아와 헤어져야 했어요. 가져보지 않은 상실과, 빼앗긴 상실을 분명 다를테니까요.

이졸데는 약혼 날 화풀이로 율리안에게 진심을 쏟아 냅니다. 율리안을 사랑하지 않고, 사랑한 적도 없으며, 그저 결혼하는 것 뿐이라고 말이예요. 순간 분노한 율리안은 이졸데를 난간에서 밀어버립니다. 아마도 이졸데가 난간에서 떨어진 이유는, 율리안을 자극했기 때문이지만, 만약 이졸데가 덩치가 큰 남성이었거나 율리안이 이성적으로 파혼을 선택했다면 결과는 달랐겠죠.

꼬이고 꼬인 거짓말과 변명은 모두 제자리를 찾아갑니다. 저는 배드엔딩보다 해피엔딩을 선호하는데, 이렇게 모든 인물들이 완벽한 결론에 도달하는 엔딩은 참으로 오랜만입니다. 율리안은 이졸데의 희생으로 성사 된 약혼과 범죄를 저지르게 된 원인인, 병원 원장의 사위자리를 내려 놓고 다른 병원으로 이직합니다. 이졸데는 집 안의 안락함을 버리고 사랑하는 미아와 떠나죠. 펠릭스는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해 주는 데보라는 오롯한 '펠릭스'로서 사랑합니다. 섹파에게 모질었던 데보라는 그 대가를 치룹니다. 섹파의 섹파에게 이간질 당하고 찾아간 섹파의 집에서, 시원하게 싸대기도 맞고 사과도 하죠.

'안 보면 그만이다.''그냥 무시하자.''생각하기 싫다.' 현생에서 자주 듣는 이야깁니다. 문제는 있는데 해결 할 의지는 없고, 방치, 포기, 도피도 한 방법이라는 거죠. 맞는 말이예요. 시간과 에너지도 없는데, 굳이 중요하지 않은 일에 진 뺄 필요는 없겠죠. 그런데, 가끔 생각합니다. 내 인생이 한 편의 극이라면 나는 어떤 캐릭터 일까? 이렇게 떡밥들을 벌려 놓은 나의 이야기는 어떤 결론으로 가고 있나? 말이예요. 어떻게든 살아지긴 하겠지만, 분명 내가 좋아하는 유형의 인물도 아니고 잘 쓰여진 글도 아닐거예요.

뭐니 뭐니해도 가장 깔끔한 마무리는 '사필귀정'! 일이 생겼다면 반드시 제대로 풀려야 엔딩이죠. 예전엔 다들 그렇게 미국으로 떠나시더니, 요즘은 중동도 가고 유럽도 많이 가시더라고요. 쉼표는 좋지만, 덮어 놓고 엔딩을 별로예요. 나의 이야기도 '시필귀정'으로 끝났으면 좋겠네요. 물론, 매~~우~~ 어렵겠지만. ㅠ.ㅜ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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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처: 봄툰

분량: 본편 29화 + 외전 2화

point1: 한 컷

봄툰

 

point2: 줄거리

기: 대성그룹 부사장 안형주는 대성복지회를 이용해 부정자산을 축적하고, 대성복지회 산하 어린이집은 고아들을 감금하고 폭행, 강간, 살인 등 학대가 만연한 지옥이다. 대성그룹 전무이자 회장의 혼외자인 안지호는 장남 안형주를 무너트리기 위해 어린이집을 조사하고, 이중장부와 폭행사진 그리고, 어린이집을 탈출한 고민석을 찾게 된다. 고민석의 증언이 필요했던 안지호는 다정하고 친절하게 대해주고, 고민석은 그런 지호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따른다.

승: 한편, 안회장은 안형주에게 대표이사 자리를 내어주고 은퇴할 계획을 세운다. 주주총회 이전까지 어린이집 사건을 터트려야 하는 지호는 고민석의 증언을 토대로 인터뷰와 검찰 조사를 진행하던 중, 전 어린이집 직원으로부터 고민석이 얍삽이에 허언증이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혼란에 빠진다. 고민석은 지호를 진심으로 믿고 진실을 털어놓지만, 지호는 민석을 거짓말쟁이로 몰고 화풀이한다. 한편, 안형주는 안지호의 비밀을 캐기 위해 민석을 만나고, 민석은 자신을 '김재민'이라고 속인다.

전: 지호는 민석이 안형주에게 연기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민석이 순진하고 여리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본성이 들킨 민석은 지호에게 모든 사실을 이야기하고, 지호를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지호는 민석의 증언이 진실이라고 믿고 일을 진행하고, 안형주는 검찰 조사를 받는다. 한편, 검찰은 어린이 집에서 원장에게 강간 당한 것으로 추측되는 6구의 시체를 발견한다. 수사는 급물살을 타고, 위기를 느낀 안형주는 어린이집 탈출원생 '고민석'을 죽이려 사람을 보낸다.

결: 지호는 민석을 구하고, 다친 지호를 보며 민석은 운다. 지호는 그런 민석을 보며 사랑은 느낀다. 한편, 안회장은 폭로된 비리로 수감되고, 안형주는 '고민석'이 자신이 만났던 '김재민'이라는 사실을 알고 낙담해 항소를 포기한다. 그리고 주주총회에서 안회장을 배신하고 주주들을 포섭한 어머니 황지선이 대표이사가 된다. 황지선은 민석에게 어린이집의 억울함을 반드시 풀어주겠다고 약속하고, 민석은 오랜 트라우마에서 벗어난다. 지호는 쿨하게 회사를 나와작은 사업을 시작하고, 민석은 카페사장님이 된다.

point3 진지충의 review: 전혀 순수하지 않은 사람들의 순수한 사랑이야기

연시완님의 작품은 시니컬 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거짓말쟁이와 성격파탄자로 일생을 살아온 냉혈한을 사랑꾼으로 만들 정도로 뜨겁기도 합니다. 그 묘~한 간극이 연시완님 작품만의 매력이죠!

지호와 민석이 겪은 불행사에도 불구하고, 두 캐릭터는 정말 재미있습니다. 지호와 민석 모두 자신들의 진실된 욕구를 숨기고, 한순간의 기회를 노리는 맹수처럼 몸을 낮춰 지냅니다. 본모습을 숨기는 보호색으로, 지호는 형에게 짓밟히고 무시 당해도 꿈쩍이조차 하지 않는 '호구'를, 민석은 더벅머리로 얼굴을 가린채 더럽고 병든 '비호감'의 모습을 두르고 있었죠.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해득실 필요 없고 한 놈만 조지면 그만인 무대포 성격파탄자와, 숨쉬는 듯 거짓말하는 계략가 있습니다.

민석이 있었던 어린이집은 지옥이었죠. 교도소처럼 철창과 철문으로 세상과 단정된 공간, 실장이라는 이름의 감시원들이 포진해 있고, 제대로 된 식사나 대우는 꿈도 꿀 수 없었어요. 최원장은 기분에 따라 폭력을 휘둘렀고, 원생들은 성폭행 성추행에 무차별 노출되어있었죠. 민석의 같은 방 동기는 매일 밤 원장실에 불려가고, 실장들에게 돌림 당하는 생활을 참다 못해, 깨진 유리 조각으로 목을 그어 자살 했습니다. 언제나 창 밖을 바라보며 기회를 노렸던 민석은, 그 혼란을 틈타 탈출을 시도합니다.

마침, 어린이집을 미끼로 안형주를 끌어내리려던 지호는 탈출한 민석을 만나요. 안회장의 서자로 태어나, 공개적으로 무시당하며 살았던 지호의 유일한 목표는 안형주를 무너트리는 것였죠. 대기업 회장자리도, 아버지의 인정도 관심밖이었어요. 하지만, 아버지는 안형주에게 회장자리를 물려주려고 했고, 지호에게 안형주를 박살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호는 민석을 놓칠 수 없었고, 더럽고 불쾌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친절하고 다정하게 대해주죠. 그런 따뜻함은 민석에게 생애 처음이었고, 민석은 알을 깨고 나온 병아리처럼 민석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게 됩니다.

민석은 지호를 만나고 행복해 집니다. 물색없이 웃게되고, 기다리는 사람이 생겨요. 하지만, 그럴수록 눈앞에서 목을 긋고 죽은 친구가 꿈에 나타나, 너만 행복하냐며 민석을 비난하며 목을 조릅니다. 그리고, 어린이집을 도망쳐 나올 때, 몸싸움 중 민석이 밀진 실장의 죽음이 밝혀지면 지호에게 버림받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자신만 바라보는 민석을 보며 지호는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해요. 여린 유기견처럼, 순수하게 반응하는 민석의 모습에 지호는 생각지도 못한 행동을 하고 감정을 느끼게 되죠.

그랬기 때문에, 민석의 거짓말은 지호를 분노케합니다. 민석은 어린이집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거짓말을 시작합니다. 굶어 죽지 않기 위해서, 맞아 죽지 않기 위해서, 강간당하지 않기 위해서, 눈치가 빠르고 머리가 좋은 민석은 거짓말, 구토, 심지어 사과 알레르기까지도 이용하죠. 그런 민석은 분명 노련한 거짓말쟁이였지만, 지호 앞에서는 그저 첫사랑에 빠진 소년이었어요. 지호 역시 민석에 대한 오해를 푸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민석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합니다.

'쉐임리스'는 애정이라고는 병아리 눈물 만큼도 없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 거짓말쟁이와 성격파탄자로 살아 왔던 두 사람의 첫사랑, 첫연애, 첫행복, 첫가족를 감정과잉 없이 담담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마치, 그 감정 넘침은 독자의 몫이라는 듯 말이죠. 차가운 애절, 잔잔한 절절, 이런 느낌은 연시완님 작품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시완님은 작품마다 그림체가 많이 다른 편인데, 저는 개인적으로 쉐임리스의 얇고 날렵한 작화를 좋아합니다. 내용과 참 잘 어울린달까요.

※ 동일 작가의 다른 웹툰 리뷰

 

2020/09/24 - [BL 웹툰] - [현대물/시리어스물] 나좋다(나쁜평화가 좋은다툼보다는 낫다.) - 연시완

 

[현대물/시리어스물] 나좋다(나쁜평화가 좋은다툼보다는 낫다.) - 연시완

웹툰제목: 나좋다. 작가: 연시완 연재처: 봄툰 분량: 본편 49화 + 외전 2화 # point1: 한 컷 # point2: 줄거리 기: 고아출신 한경인은 하나뿐인 할아버지가 죽고난 뒤 자신을 찾아 온 한정필을 따라간다.

b-garden.tistory.com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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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처: 봄툰

분량: 본편 52화 + 외전 7화

point1: 한 컷

 

봄툰

 

point2: 줄거리

기: 작은 동네, 군인 아버지와 엘리트 형을 둔 김지성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숨긴채 공기업에서 일해 왔다. 하지만, 결혼을 강요 당하자 참지 못하고 가출을 단행한다. 그 후 진지한 사랑을 바라던 모범생 지성은 게이바에서 상기를 만나고 강간당한다. 상기는 지성에게 돈을 주고, 빈손으로 가출한 지성은 상기의 돈을 받고 계속 잠자리를 이어간다. 지성은 원래 하고 싶었던 애견 미용에 관련 된 일은 하지 못하고, 경력을 살려 사무직 단기 아르바이트를 구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대리를 만난다.

승: 친절한 이대리를 좋아하게 된 지성은 곧 그가 게이이고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지성은 꿈꾸던 진지하고 행복한 연애를 하며 동물병원 취직도 성공한다. 지성은 상기에게 받은 돈을 갚고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만나고, 그 장면을 본 전 회사 직원은 이대리에게 고자질한다. 이대리는 지성을 의심하기 시작하고, 상기는 대놓은 두 사람을 훼방논다. 지성은 이대리에게 진심이 담긴 편지를 쓰지만 고열로 쓰러져 건내지 못한채 헤어지고, 상기는 아픈 지성을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온다.

전: 상기는 약과 섹스로 지성을 길들이며 집에 붙잡아 둔다. 그리고 아웃팅을 두려워하는 지성과 그런 지성이 섭섭한 상기는 갈등을 겪지만, 오히려 서로를 더 잘 이해하는 계기가 되어 두 사람은 연인이 된다. 하지만, 상기는 지성이 과거를 물을 때마다 폭력적으로 변하고, 결국 최악으로 치달은 상황에서 지성은 상기의 얼굴을 칼로 긋는다. 둘은 헤어지고 지성은 고향으로 돌아가려하지만, 결국 지성은 다시 상기를 찾아가고 둘은 더 깊이 사랑하게 된다. 그런 두 사람에게 상기의 '아버지'라는 사람이 나타난다.

결: 죽은 친부의 연인이었던 '아버지'는 어린 상기를 학대하고, 성인인 된 후 돈을 뜯어냈다. 한편, 이대리는 지성에게 찾아와 다시 만나자고 하지만, 지성은 거절한다. 그리고 이대리를 만났다는 것을 알게 된 상기는 지성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둘은 헤어진다. 하지만 헤어진 뒤로도 상기와 지성은 서로를 잊지 못한다. 둘은 우연히 다시 만나고, 그때 상기에게 '아버지'가 사고로 죽었다는 연락이 온다. 그런 상기의 곁에 지성이 함께 있어준다. 두 사람은 용기내어, 서로의 가족이 되어 준다.

point3 진지충의 review: 더 나은 사람이 되다.

'나쁜 버릇'은 하드코어합니다. 보면서도 덜덜덜 떨려요. 소심한 모범생, 아직까지 운명의 상대를 믿는 순정남 지성이 상기를 만나면서 점점 나락으로 떨어져가는 모습이 숨 막히기도 하고,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상기가 지성을 협박하고 모욕적 행동을 강요하는 것 보면 흠짓하기도 합니다. 특히나, 자동차 탈출씬은... 탈출씬이 아니라 잠금씬이라고 해야 할까요? 고강도 피폐씬으로 손꼽을만 합니다. 그럼에도, '나쁜 버릇' 자체가 그렇게까지 피폐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결론이 완벽한 해피엔딩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퍼즐이 맞춰지는 것 처럼, 서로에게 꼭 맞는 진정한 운명의 상대로 마무리되거든요. 게다가 달달한 외전은 보너스!

압력이라는 것은 무섭습니다. 본래 성질을 바꿔버릴 만큼의 힘이 있어요. 수면을 노닐던 어종이 가라앉아 심해어가 되면, 수압을 견디지 못해 눈이 튀어나오고 몸이 변경되어 다소 괴기스러운 모습이 됩니다. 심지어 퇴적암도 열과 압력으로 변성암이 되면 성질이 변하게 되죠. 하지만, 이것도 엄청한 스트레스를 견뎌내 살아남은 경우에 이야기 입니다. 변하지 않는다면, 죽어가는 줄도 모르고 서서히 생에서 멀어지거나 소멸할거예요.

지성은 오랜세월,집 안에 압력에 숨막힌 생활을 해왔습니다. 아버지를 화나게 만들고, 집안에 분란을 일으키고, 자신의 존재 자체가 잘 못 된 것 같았죠. 그래서, 형을 따라 하려고 했지만, 그렇다고 지성이 이성애자가 될 순 없었습니다. 한번도 일탈이라는 것을 해 본 적 없는 순둥이는, 압사 당하기 직전에 살기위해 집을 뛰쳐 나옵니다. 월급 통장, 핸드폰 명의도, 본인의 것이란 없는 의존적인 삶에 종지부를 찍었지만, 온실 속에 화초처럼 자란 지성에게 세상은 만만치 않았어요.

상기는 게이인 아버지가 결혼을 해서 낳은 아들이었습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속여야 했던 아버지를 지켜본, 그의 연인은 상기가 미웠어요. 꼭, 결혼식에 만난 그 여자를 떠올리게 했죠. 하지만, 상기는 두 아버지에게 사랑받고 싶었고, 조금씩 친구들과 다른 생활을 하게 되요. 그건, 상기를 폭력적이고 감정적이게 만들었죠. 그리고, 친부가 죽자마자 남은 '아버지'는 자신을 버리고 떠납니다. 텅 비어버린 집을 보며, 상기는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바로, '혼자 남겨지는 것' 말이예요. 그래서 상기는 관계를 만들지 않고, 즐기는 생활만을 이어갑니다.

그런 상기는 주변에 절대 없을 신기한 유형의 사람을 만납니다. 운명의 상대를 찾고 있다는, 좋은회사 출신의 순진한 지성... 지성은 술김에 잘생긴 상기에게 입맞춤을 하고, 그 간질거리는 스킨쉽은 상기에게 욕망이 섞이지 않은 최초의 스킨쉽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상기는 지성에게 집착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돈도 없고, 겁도 많은 지성을 손에 넣는건 쉬운 일이었죠. 지성은 처음엔 상기에 돈에, 그 다음은 상기와의 섹스에, 마지막엔 게이인 자신이 돌아갈 유일한 장소라는 것 때문에 상기를 찾습니다.

문제는 상기였어요. 너무나 바랐지만 바란적 없는 것 처럼 살았던, 자신을 기다려 주는 존재를 만나요. 상기는 행복해하지만, 그런 지성의 존재는 곧 트리거가 되어 자신을 눌러옵니다. 지성도 자신을 떠날 수 있다는 공포감 말이예요. 그 압력은 상기를 폭주시킬만큼 무거웠고, 지성은 그 때마다 큰 상처를 입어요. 상기와 지성은 몇 번이고 그런 위기를 겪으면서도, 서로를 놓지 못하고 다시 만납니다. 상처주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그때마다 지성은 울고, 우는 지성을 보면서 상기는 지성을 놓아주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자기혐오의 순간들이 상기에게 쌓여갔을 때, '아버지'와 이대리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상기는 '작은 오해'를 풀지 않고 이별을 선택하죠. 몇번이고 매달리는 지성을 모질게 떼어냅니다. 하지만, 상기에게도 지성에게도 서로는 끝나지 않은 상처이고 사랑이었어요. 다시 만났을 때, 상기는 지성에게 주지 못했던 커플링을 건내줍니다. 그렇게 같은 반지를 끼고 있는 순간에도, 상기는 지성에게 다시 시작하자는 말을 하지 못해요.

그러다 '아버지'가 죽었다는 연락을 받습니다. 매번 돈을 뜯어가는 아버지에게 돈을 주고 친부의 기일에 찾게 되는 이유는, 그가 상기에게 남아있는 유일한 '가족'이었기 때문이었죠. 상기는 친부의 납골당 근처에 정착 할 정도로 '가족'을 바랐지만, 더 이상 혼자 남겨지는 것이 무서워 새로운 가족을 만들지 못합니다.

이럴때 연상의 힘이 발휘 됩니다. 지성은 상기의 곁에 남습니다. 그리고 가족이 되어주죠. 상기는 여전히 지성에게 집착하지만, 지성은 더 이상 휘둘리지 않습니다. 상기의 집착보다, 상기의 불안함을 달래 줄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제일 통쾌한 것은, 드디어 지성이 집에서 월급 통장을 가지고 온다는 것! 성인 샐러리맨의 월급을 부모가 관리한다니... 저로서는 절래절래한 설정이었어요. 어쨌든, 지성은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집과는 완전히 절연하죠.

지성과 상기는 자신들을 누르는 무거운 압력으로부터 더 나은 사람이 됩니다. 순두부 지성은 단단해지고, 천둥벌거숭이 상기는 소중한 걸 소중히 여기는 법을 배워요. 지성의 가족은 여전히 지성을 불량품이라고 생각하고, 상기가 가족이라 여겼던 두 사람은 모두 죽고 없습니다. 압력이 없어진 것이아니라, 압력을 이기지 못했던 과거로부터 변한거죠. 그래서, 두 사람이 가족이 되는 결말이 완벽한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상처 입고 암울한 삶을 살던 주인공이, 서로를 만나 행복을 찾은 이야기라 '힐링물'로 분류 될 법도 하지만.... 그 피폐한 장면들을 보았던 저로서는, 도저히 '힐링'이라는 글자가 써지지 않더라고요. 중간 부분에는 정말 심장이 뜁니다. '상기야 제발 그만해!' 그런데, 다음 편은 더 심한 씬이 나오고... 그래서, 한 동안 심호흡한 뒤 보곤했습니다. 저 같은 독자1를 위해 한컷 남깁니다. 고 구간을 넘으면, 상기는 이런 표정을 지을 수 있게 된답니다. 안심 안심!

봄툰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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