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비욘드

출간일: 2018.06.01

분량: 본편 1권

 

 

 

 

 

 

 

 

 

 

 

 

point 1 책갈피

 

"나는 끝나가는 것들의 마지막에 서 있고, 그대는 다가오는 것들의 선봉장이지."

 

point 2 줄거리

 

: 몰락한 제국 요아힘을 전복시키기 위해, 혁명가 진 에그하르트는 국외에서 큰 돈을 벌어 고국 요하임으로 돌아온다. 그는 그 돈을 이용하여 제국 주요 인사들에게 접근하고 허물만 남은 황태자 막시밀리언 요아힘과 만난다. 막시밀리언은 진 에그하르트가 과거에 귀족의 미동이었음을 알고, 그를 이용해 본인의 그림 모델이 되어 달라는 거절 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 진 에그하르트는 막시밀리언의 나태하고 거만한 태도와 귀족들의 비웃음 대상으로 타락한 그를 혐오한다. 하지만, 자신을 후원해 준 '작은 진주'의 은혜에 보답하고 그가 꿈꾸는 새로운 세상을 위해, 막시밀리언의 연동이 되어 귀족들의 연회에 참석하며 사교계에서 입지를 늘린다.

 

: 막시밀리언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진 에그하르트는 그에게 애정을 느끼기 시작하고, 그가 '작은 진주'라는 실마리를 발견한다. 하지만, 막시밀리언은 그 사실을 강하게 거부하며 그를 밀어낸다. 진 에그타르트는 다른 연동을 들이는 그의 모습에 배신감을 느끼며, 마침내 잔인한 작별 인사를 끝으로 혁명의 트리거를 당길 준비를 한다.

 

: 도저히 막시밀리언을 죽일 수 없었던 진 에그하르트는 혁명의 전날 그를 도피시킨다. 하지만, 혁명의 날 쳐들어간 제국의 황실에 서 있는 막시밀리언을 발견한다. 막시밀리언은 요아힘의 마지막 황족으로써 이 나라의 미래를 혁명가들에게 넘기고 총에 맞아 죽는다. 그의 사후, 남아있는 막시밀리언의 흔적을 쫒던 진은 그가 '작은 진주'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역사는 잔인하고 사람은 강하다.

 

저는 너무 슬픈 작품을 보면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서, 적당히 슬픈건 봐도 너무 슬픈건 보지 못합니다. 역시나, 이 책을 읽고 펑펑!! 울었고, 한 3일 동안은 '막시민(막시밀리언)'이라는 글자만 떠올려도 눈물이 났습니다. 그저 엇갈린 운명이나, 비극적 죽음이 슬펐다면, 이 책은 적당히 슬픈책이 되었을 거예요. 그런데, 이 책이 슬픈 이유는 역사가 나아가는 길이 때론 너무나 잔인하지만, 그 속에서 사람은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는 거예요. 사리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 그 것을 놓지 못하는 모더니스트들이 멜랑콜리라는 문화를 만들었다며, 막시밀리언은 스스로를 사라지는 것이 되기를 선택했죠.

 

막시밀리언은 훌륭한 군주의 자질을 타고 태어났지만, 의미 없는 전쟁을 일삼는 군벌과 바닥난 재정에도 사치를 일삼는 귀족들을 보며, 시대의 마지막을 예견합니다. 그리고, 아카데미에서 '평등'이라는 책을 정신없이 읽고 있는 귀족의 애동을 발견하죠. 막시민은 빵 몇 조각을 위해 귀족에게 윤간 당하고도 그 조차 받지 못해 구걸하는 여자를 감싸는 그 애동을 보고, 그 원석이 '나의 요하임'에도 희망을 가져다 줄 찬란한 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퇴폐한 황족이 되어 살아가며, 모든 재산으로 진 에그타르트를 후원하고, 자신의 심복을 혁명동지를 돕는 일에 씁니다. 멀리서도 볼 수 있도록, 붉은 핏물이 수 놓을 하얀 예복을 맞추고, 몰래 황궁의 탈출로를 알려주죠. 죽음의 전날까지도 자신이 키우고,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진 에그타르트의 생각을 멈추지 못하면서도, 황태자로서의 마지막 자리로 나아갑니다. 스스로가 이 시대의 마지막임을, 자신이 사랑하는 요아힘의 새 시대가 열릴것을 선언하고 죽습니다.

 

어쩌면 막시밀리언은 혁명을 선택하지 않고, 자신이 훌륭하게 제국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믿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영민함은 역사의 흐름을 보았고, 존경받는 황제가 아니라 미움받는 황태자가 되는 것이 더 많은 백성을 잘 살게 할 수 있다고 생각 했나봅니다. 사람은 모두 죽고, 역사는 멈추지 않고 흐르죠. 그 뻔함에도 사람은 의미를 찾고 최선을 선택하고 그 결과를 웃으며 맞이합니다. 사람은 이렇게 강합니다.

 

이제 더이상 혁명의 시대는 오지 않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시대의 막시밀리언을 볼 때가 있어요. 20년 전에는 금융회사에는 도스 프로그램을 썼는데, 그때 가장 유능한 직원은 상품코드를 잘 외우는 사람이었습니다. 선배들은 무수한 상품, 특약 코드를 외웠고, 잘 외운 사람들만이 회사에 남아 '선배'가 되었죠. 그런데, 시대는 변했습니다. 젊음과 충성을 받혔지만, 그때의 실무를 익히고 매니저가 된 선배들은 실무를 모르는 무능한 선배가 되었고, 연봉만 높은 그들을 회사는 싫어합니다. 안 바쁠때야 안스러운 마음이 있지만, 바쁠 때면 도움도 안되는 그런 선배들이 썩 좋게 보이진 않아요.

 

그 중에서 잉여스럽고 태만하게 정년까지 철판을 까는 선배도 분명히 있고, 실수를 남발하면서도 어떻게든 변화에 적응해 보려고 하는 선배들도 있어요. 그리고 떠나할 때를 아는 선배들도 있죠. 제가 그 선배들이라면 억울 할 것도 같습니다. 나는 오로지 회사가 열심히 살라는 방식대로 충실히 살았는데... 이 회사에 이외에도 다른 것을 선택 할 수 있었던 젊음을 되돌려 달라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Plan B를 찾아 달라고 하고 싶을 것 같아요. 아직까지 있을 자신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요. 어느 거스를 수 없는 변화의 끝에선 많은 막시밀리언들은 무엇을 최선이라 생각하고 선택하고 있는 걸까요? 그 고민과 용기에 대하여 생각하게 됩니다.

※ 동일 작가의 다른 작품 리뷰

 

2020/08/20 - [BL 소설] - [캠퍼스물/코믹물] 파트타임 파트

 

[캠퍼스물/코믹물] 파트타임 파트너

제목: 파트타임 파트너 작가: 체리만쥬 출판사: 비욘드 출간일: 2019.11.19 분량: 본편 4권+외전 1권 # point 1 한 줄 "아..., 음, 이 기사를 쓰면서...어떻게 보면 제가 몸 담고 있는 이 업계의 한 측면에 �

b-garden.tistory.com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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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BLYNUE

출간일: 2020.05.13

분량: 본편 3권

 

 

 

 

 

 

 

 

 

point 1 책갈피

 

자잘한 유리 조각들은 천장에 달린 화려한 조명을 반사하며 눈이 부실 정도로 반짝거렸다. 희운은 그게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온전한 형태를 띠었을 때보다, 부서졌을 때 더욱 반짝인다는 것이.

 

 

 

point 2 줄거리

 

: 빚만 남겨 놓고 죽은 아빠, 유약한 엄마, 돈 갖고 튀어 버린 형, 사채이자를 갚기 위해 밥도 제대로 못 챙겨 먹고 과외 학생한테 눈총 받아도 사과 밖에 할 줄 모르는 소심한 희운은 자신과 전혀 다른 후배 강우를 스토킹한다. 그러다, 희운은 강우가 사람을 죽이는 것을 목격하게 되고, 그 사실을 알게 된 강우에게 강간과 협박을 당하게 된다.

 

: 강우는 뒷세계 큰손인 할아버지와, 그 할아버지에게 반발하여 자수성가한 사업가 아버지 중 할아버지의 일을 돕고 있는 겉만 멀쩡한 대학생이다. 어느날부터 자신을 스토킹 하기 시작한 햄스터 같은 작고 약한 선배를 소유하고 싶은 열망을 느낀다. 하지만, 희운을 최대한 다정하고 세심하게 챙겨 줬음에도, 그 선배는 늘 자신을 무서워하고, 둘의 관계를 강압에 의한 일방적 관계로 치부한다.

 

: 강우는 희운을 완전히 갖기 위해서 계획을 세운다. 희운에게는 아주 저질의 사채업자와 그보다 더 저질인 친형이 있었다. 강우는 희운이 장기가 팔리기 직전에 희운을 구해내고, 희운을 완전히 묶어 두는데 성공한다.

 

: 희운은 그런 강우에게 조금씩 물들기 시작한다. 도망을 포기한 초식동물에게 육식동물은 한없이 너그러워 졌고, 희운 역시 언제나 무섭기만 보이던 강우에게 보호받는다는 안정감과 애정을 느낀다. 이렇게, 이들은 이빨이 다 썩어 문들어 질 것 같은 염병천병 달달한 동거생활을 시작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길의 끝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길

 

살다보면, 이보다 바닥이 있을 수 있을까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습니다. 왜 불행은 손잡고 몰아 오는지... 그럼에도 어떻게든 버텨봅니다. 끝은 안보이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명언을 되세기며, 이 또한 반드시 끝이 있으리라... 그렇게, 이제 끝이 나가나싶을 때 더 나쁜 상황으로 몰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닥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바닥 조차 없는 낭떨어지였음을 깨닫게 되죠. 이제는 에라모르겠다. 나를 구원할 메시아나 백마탄 왕자가 나타나든가, 아니면 나는 되는데로 구르며 살란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토록 힘들게 손에 쥐고 있던 것을, 허무하게 놓아 버리고 싶어져요. 정확히는 더 이상 쥐고 있을 힘이 없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피폐물에는 이런 상황이 많이 등장합니다. 수가 이보다 박복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상황에 처합니다. 일단, 부모는 없거나 없는것보다 못하고, 도와줄 사람 하나 없는 고독한 어린시절을 보내며, 그로인해서 신체든 정신이든 병들거나 비정상적인 상태로 성장합니다. 그런 상태에서 매우 비인간적인(?)인 공의 피폐하고 독한(?) 욕구의 대상이 되죠. 수가 불쌍하면 불쌍 할 수록 피폐물의 자극도는 올라가기에, 굴림수보다 더 조마조마하며 보게 되는 작품들도 많지요. 이런 점에서 폼리스는 묘~한 인상을 주는 작품이었어요.

강우는 희운을 참 잘 때립니다. '잘'이라는 것은 많이 때리거나 쎄게 때린다기 보다는, 공포스럽게 때립니다. 두번 다시 자신을 거스르게 하지 못하는 법을 잘 알고 있는 천성적인 깡패인 셈이죠. 다 해결 해 줄 수 있으면서도, 해결 해 주지 않습니다. 생활비랑 카드는 주지만, 거액의 빚은 갚아주지 않죠. 희운이 엄마가 사는 월세방에 에어컨이 없어 걱정하면 에어컨은 달아 주지만, 아파트는 사주지 않아요. 물론, 이 조차 가스라이팅의 한 부분이지만, 요는 희운도 요청하지 않고, 오히려 희운이 점점 인간다운 삶의 시작한다는 거예요.

밥을 늘 굶고 다니는 희운이 초코렛을 사 먹기 시작하고, 공부하거나 과외하지 않은 모든 시간은 쉬기 바빴던 희운이 영화관을 가고 싶어하고, 운동화가 낡은 것을 발견하고, 자신을 도와 준 이모에게 스카프를 선물해야겠다고 생각하기 시작하죠. 희운은 그 지옥같은 깜깜한 상황 속에서 '일상'을 살기 시작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을 사육(?)하고 있는 이 폭력적인 후배를 만나고부터 그렇게 변하기 시작하죠. 그것은 강우가 희운을 구하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선의의 구원자도 아니고, 그가 희운에게 해준 것들이 그런 결과를 예정한 것도 아닌데 말이예요.

강우는 금이가서 간신이 버티고 있는 희운이라는 유리창을 부셔버린 무법자입니다. 이제는 그나마 있었던 유리창도 없으니, 겨울 칼바람은 막을 수 없고, 분명히 이 겨울을 넘기지 못하고 죽겠구나 생각 할 지 몰라요. 그런데, 깨진 유리들이 반짝이며 한 편의 명화같은 콜라쥬가 되었던거죠. 때론 부서지고 깨지는 것이 더욱 완전하고 찬란해 질 수 있다. 모두가 유리의 끝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끝이 되어야만 시작하는 삶이 있다. 길의 끝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길이 있다 말해 주는 것 같죠.

계략공에 의해 함정에 걸린 굴림수를 다룬 작품들에서는, 그 계략이 들어나는지 아닌지에 따라 해피엔딩과 배드엔딩이 나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열린결말이 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 책을 완독하면, 뭐랄까요.., 기분이 좋습니다. 완벽한 결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빚은 여전히 갚았는지 아닌지도 모르고, 가족들이랑은 함께 살지도 못하고, 강우가 마음에 안들면 학교는 언제든 그만두고, 집 안에 갖혀 있어야 하죠. 강우의 표정과 문자에 전전긍긍한 생활이지만... 어떻습니까? 희운에게는 그런 삶이 선택이었고, 그 선택이 나에게 준 것은 '무엇이 하고 싶다.' 혹은 '잘 살아도 된다.'는 '정상'의 '희망'인걸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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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이클립스

출간일: 2018.07.16

분량: 본편 3권 + 외전 1권

 

 

 

 

 

 

 

 

 

 

point 1 책갈피

 

"하나만을 생각하다 보면 그것이 자신의 생의 구심점이 된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종일 그것만 생각하다보면 내가 살아 있어서 그것을 생각하는 것인지, 그것 때문에 살아 있는 것이 심히 헷갈립니다."

 

 

 

point 2 줄거리

 

: 황후의 적자인 모범생 담유렴은 귀비의 적자인 천재 담유영을 동생으로서 아끼고 보살핀다. 어느날 귀비가 죽으며 자신의 아들을 황제가 될 기회를 달라고 유언을 남기고 죽자, 황제는 총인의 유지를 지키고자 둘을 경쟁시키고, 이 과정에서 이길 수 없는 동생에게 담유렴은 열등감을 느끼고 냉대한다.

 

: 형의 애정과 관심이 늘 고팠던 동생 담유영은 형의 관심을 끌기 위해 경쟁에서 늘 우위를 차지하며 담진렴을 자극하지만, 이것은 담진렴이 동생을 돌다리에서 밀어 버리는 비극으로 이어진다. 그때, 담유영은 형의 애정을 오롯이 가지기 위해서 황제가 되기로 결심하고, 바보 행세를 하며 권토중래를 준비한다.

 

: 황제의 사망과 함께 담유영은 담진렴과 황후를 황제 시해범으로 모는데 성공하고, 스스로 황제가 되어 담진렴을 감금하고 소유한다. 하지만, 모범생인 담유렴은 이복동생과의 배덕한 관계에 괴로워하다 친구의 도움을 받아 도망간다. 하지만, 천재는 범인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 담진렴은 자신이 담유영에게 갖고 있는 감정이, 늘 외로워하고 자신을 따르던 동생에 대한 애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애욕의 대상으로서 자신을 보는 담유영이 괴로워하고 다치는 것을 방치하지 못 한다. 담진렴은 이 수라같은 상황 속에서도 담유영에 곁에 있을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원심력'과 '구심력'

 

세상은 돌고 있습니다. 전자도 돌고 지구도 돌고 있죠. 미시세계도 거시세계도 돌고 있는 힘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계속 돌려면 원심력과 구심력이 같아야 합니다. 그래야 핵으로 수렴해 폭팔하지도 않고 날라가지도 않겠죠. 마음에도 원심력과 구심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회피하고 달아나고 싶은 마음 '원심력'과 다가가고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 '구심력'... 친애하는 사람이든 극혐하는 사람이든 저는 모든 사람에게 그러한 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사실, 형인 수에 대한 동생 공의 애정행위는 폭팔하는 섹턴으로 묘사되어 있기 때문에, 근친, 금단, 애증, 집착, 강공, 광공이 주는 자극을 위한 소설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게다가 외전은 오메가버스 페러럴 외전이다 보니, 정말 씬으로 점철된 작품을 쓰고 싶을 뿐인가... 라는 의심이 피어나기도 했죠. 그럼에도 이 작품에서 공감하는 부분은 담유영의 담진렴을 향한 '구심력' 부분이었습니다.

 

담유영이 처음부터 담진렴에게 애욕을 느낀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머니에게 외면 당하고, 아버지에게 관심 받지 못한 불운의 황자, 어린 담유영은 담진렴에게서만 애정을 받아 봤습니다. 그것이 비록, 동정과 그의 학습된 도덕성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유일한 태양이었죠. 그러나 경쟁 후, 자신을 피하는 형이 자신에게 질 때만 분노와 경멸에 찬 관심 보낸다는 것을 깨닫게 되요. 유영에게는 그 조차 간절 했을 겁니다. 태양이 더 이상 따스하지 않고 뜨겁게 살을 태운다고 하더라도, 태양이 없는 밤이 더욱 고독했을 테닌까요. 자신을 계단에서 밀고 혼몽한 정신에서도 유영은 배꽃처럼 웃고 있는 형을 봅니다. 내가 '나'라는 것만으로 태양이 나를 비추길 원하지 않는다면, 밤이 오지 않도록 태양을 가두어야겠다. 담유영의 구심력과 원심력의 균형이 깨지는 순간이었죠.

 

누군가가 너무 좋아지면, 잘보이고 싶고 상대도 나만큼 나를 좋아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것을 주고 싶어서 매일 매시간 생각하죠.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그 생각을 하는 것 이외에 모든 것은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것만이 내 시간과 공간을 가득채우는 것 같죠. 그러다보면 나는 내 일도 친구도 심지어 가족도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데, 늘 이런 상태에서 상대방은 나만큼 절실하지 않아요. 이런 관계의 끝은 그래서 늘 좋지 못한가 봅니다. 그 사람도 잃지만 나 자신도 마모되고 깨지죠. 마치 '충돌'하여 부서지는 돌조각처럼요. 그렇게 카오스 시절을 보내면, 그 다음부터 좋아하는 마음에 원심력이 디폴트로 붙게 됩니다. 생각하고 경계하는 마음, 일상을 유지하려는 의지가 생기죠. 지속가능함을 위해서요.

 

그런데 말입니다. 불을 향해 날아드는 나방을 보면서도 그것이 일견 나방의 '본질'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을 보면, 원래 순수한 '사랑'이라는 것도 구심력이 독주하는 '본질'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렵네요.^^ 이 소설을 읽고 흡입력 있다고 느낀다면, 아마 그러한 본질을 공감하는 마음 때문이 아닐까요? 아닌가요? 역시 황제공의 절륜함인가요? 어렵네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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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이클립스

출간일: 2017.01.18

분량: 본편 4권 + 외전 2권

 


 

 

point 1 책갈피

 

"아프고, 아프게 하고, 다치고, 다치게 하고, 그리고 키스하고 화해하고. 다시 고백하고, 외롭지 않게 안아 주고."

"……."

"그런게 사랑이 아니라면 대체 사랑이란 뭐야?"

"……."

목소리가 가늘게 흔들렸다.

" 그토록 상처받고 괴로워하면서도 나는 이 사랑을 멈춘 적이 없는데."

나는 감정이 섞인 음성으로 내뱉었다.

"어째서 당신은 그렇게 달아나려고만 해?"

 

 

 

point 2 줄거리

 

기: 극우성 알파에 돈 많고 잘생긴 키이스 나이트 피트먼! 모든 여자랑 다 잘 것 같은 절륜한 그는 "남자와는 자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다. 그를 짝사랑하는, 본인만 모르는 미인 오메가 연우는 그의 곁에 있기 위해서 유능한 비서의 얼굴을 하고 거짓말을 한다.

 

승: 어느날 키이스가 연 난교파티에서 강간을 당할 뻔한 연우는 극심한 트라우마와 키이스의 개아가 발언으로 깊은 상처를 입어 회사를 그만둔다. 연우의 부재로 유능한 비서를 잃어 버린 키이스는, 자신의 집에서 함께 살면서 연우의 치료와 정상적인 생활을 도울테니, 다시 회사에 나오라고 한다. 그렇게 둘의 동거가 시작 된다.

 

전: 슬프게도 잘난 공은 '사랑'을 모르고 평범한 수는 쉽게 '사랑'을 확신했기에, 키이스가 연우에게 빅엿을 먹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극심한 배신감을 느낀 연우는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자, 도망을 계획하고 한 트럭의 거짓말로 더 큰 빅엿을 키이스에서 선사하고 사라진다. 돈은 위대하기에 키이스는 연우를 찾는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결: 연우는 키이스 대신에 사고를 당하고, 그때 서야 키이스는 자신이 외면해 온 두려움의 실체를 알게 된다. '나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연우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 그를 '사랑'하지 않는 법을 모르는 연우와, 이게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된 키이스는, 벽뿌심 귀여움을 지닌 아들 스펜서를 낳고 행복하게 산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사실'과 '진실'

 

'사실'과 '진실' 중 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가령 친구가 차키가 없어졌다며 혹시 어디있는지 봤냐고 물어봅니다. 나는 어제 친구의 차키를 숨겼지만 모른다고 대답합니다. 왜냐면 어제 술을 많이 먹어서, 바람의 레이서인 친구가 운전을 하면 사고가 날 것 같았거든요. 여기서, 차키를 숨긴건 '사실', 사고가 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진실'입니다. 나중에 차키를 제가 숨겼다 것을 알게 된 친구는, 저를 거짓말쟁이라고 추궁 할 까요? 아니면, 좋은 친구라고 감동을 받을까요?

 

연우에게 '진실'은 오로지 하나 뿐입니다. 키이스를 사랑한다. 그가 나를 오메가로 변이 시킨 것을 기억하지 못해도, 나를 무시하고 무리시켜도, 그의 여자들의 지저분한 일을 대신하더라도, 의심 없는 하나는 '내가 이 남자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연우는 아주 많은 거짓말을 합니다. 무려 4권의 본편과 2권의 외전을 통하는 내내 키이스는 자신이 몰랐던 '사실'들을 계속 발견합니다. 참으로 양파껍질과 같은 거짓말이라 하겠습니다. 그럼, 키이스는 연우의 거짓말이 하나 둘 수면 위로 떠오를 때마다, 실망을 했을까요? 그랬다면, 이 책의 제목은 'Kiss me, Liar'가 될 수 없었겠죠.

 

그런데 실제로 많은 경우, 현생에서는 '진실'보다 '사실'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사실'은 진짜 같고 '진실'을 진짜 같지 않아서요. 왜냐면 '말'은 언제나 거짓 될 수 있고, '마음'은 '아는 것'인지 '믿는 것'인지 모호 할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뭔가 '사실'을 알아 내는 것이 과학적이고, 객관적이고, 의심의 여지가 없는 기준이라, 충분히 비난을 할 근거가 된다고 판단합니다. 하지만 가끔은 사실과 진실이 '의도'라는 대척점에서 마주 볼 때가있어요. 이때, 얼마나 나는 진실을 없다 하고, 고려 없이 마땅히 나의 사람들을 상처주고 잃어 갔던가, 혹은 그 조차 알지 못하지 않았나 생각하게 됩니다.

 

이 책은 1권, 2권은 읽기가 힘듭니다. 연우가 키이스의 행동에 환희하고 절망하는 심리가 설렐 정도로 잘 묘사가 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빡침이 무한 반복 됩니다. 키이스의 '빅엿'사건 때 실로, 자연스럽게, 육성 욕이 나옵니다. 3번째 다리는 양심이 없다! 하면서 보았기에, 연우가 도망 갈 때 카타르시스를 느꼈으나, 연우의 고뇌가 멈춘 것은 아닌지라 키이스의 후회가 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함에도 해피엔딩이 반가웠죠.

저는 4권 중반부터 완결까지 반권 정도를 여러번 반복 해 봤는데, 키이스가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는 부분이예요. '진실'을 마주하는 용기, '나는 원래 그래', '내 환경에선 어쩔 수 없다는 것도 이해해줘.', '나를 사랑한다면 감내해.'라는 개소리는 바로 그 용기가 없는 패자의 변명인 셈이죠. 그래서, 키이스의 찌질함이 절정에 다다른 그 부분에서 키이스가 제일 멋있게 보였는지도 모릅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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