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시맨틱 에러

작가: 저수리

출판사: 비욘드

출간일: 2018.02.01

분량: 본편 4권 + 외전 1권

 

 

 

 

 

 

 

 

 

 

 

point 1 책갈피

 

 

" 조금요. 사람은 누구나 약점이 있으니까 이해는 해요. 슈퍼맨도 크립토나이트가 있잖아요."

 

 

 

 

point 2 줄거리

 

 

기: 추상우는 2학점 교양수업 발표에 무임승차 학생들을 제외하고 혼자 발표를 한다. 그리고, 그 무임승차자 중 한명인 장재영은, 유학이 예정된 상태로 형식적이고 의미없이 이 교양수업에 F를 맞아 졸업을 못하게 되는 불우한 상태에 직면한다. 하지만, 조장인 추상우는 연락이 되지 않고, 정정기간이 끝나 졸업은 못하고 취업은 취소 된 채 한학기를 더 다니게 된다.

 

승: 추상우는 자신이 만들고 있는 '야채맨' 게임어플 프로젝트 중에 취업이 된 디자인과 선배의 추천으로 장재영을 만난다. 그리고, 그가 무임승차3임을 알고 피해다닌다. 그 모습에 화가난 재영은 본인의 인맥과 재력을 사용해, 추상우를 괴롭힌다. 하지만, 괴롭히기 위해 관찰하면 할 수록 신기한 똘아이 추상우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결국, 추상우의 '야채맨'을 도와주며 둘의 사이는 가까워 진다.

 

전: 추상우에겐 에러! 장재영과 함께 하면 할 수록 처음 느껴보는 감정, 신체변화, 판단 등에 매일 머리에 에러메세지가 팝업된다. 섹파가 되어 장재영이 졸업할 때까지만 관계를 하면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던 그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추상우는 혼돈에 빠진다. 자신을 좋아하면서도 그게 좋아하는 줄 모르는 상우에게 재영은 지쳐간다. 하지만, 그는 모든 인내를 끌어 모아, 상우가 답을 찾을 때까지 힌트를 주며 기다린다.

 

결: 추상우는 힘겹게 답에 접근한다. 그리고 재영은 유학을 포기하고 한국에서 취업을 한다. 둘은 '야채맨'을 훌륭하게 완성한다. 추상우는 졸업 후 미국으로 가서 원해 마지않던 게임회사에 취업하고, 재영은 3번이나 원서를 넣었던 그 대학원을 다닌다. 물론, 당연히, 둘의 손가락에 같은 반지가 껴져 있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return 0; or return 1; 

 

 

제 주변에는 공돌이 후배와 선배가 있는데요, 솔찍히 재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무임승차를 극도로 혐오하면서도 재영의 입장에서 보게 되더라고요. 물론, 그들이 공대생의 대표 표본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일단, 제가 그들, 저의 지인인 우수한 두 개발자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출력은 되는데 입력이 안 되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매우 힘들고, 혼자하는 일은 잘해서 도움이 되지만 협업은... 나만 아니길 바라는... 별명은 둘 다 AI!  별로인 팀장인데도 그 둘과 이야기 하는 것을 볼 때면, 없던 연민도 생깁니다. '탈 인간화'란.... 물론, 히가시노 게이코도 공돌이었지만, 누구보다 인간의 입장에 선 스릴러 소설을 쓰고 있죠. '모든' 공대생의 속성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단, 그들에게 물었습니다.

 

1) 시맨틱 에러: 식은 맞는데 항의 카테고리가 다른 에러, 가령, '색'을 넣어야 하는 항에 '크기'를 넣었을 경우 발생.

2) 신텍스 에러: 아예 식이 틀린 경우 발생하는 에러

3) return=값을 반환하다./return 0=틀린 값 혹은 '0'을 반환하다./return 0;=틀린 값 혹은 '0'을 반환하고 종료한다.

4) return=값을 반환하다./return 1=옳은 값 혹은 '1'을 반환하다./return 0;=옳은 값 혹은 '1'을 반환하고 종료한다.

 

아, 참고로 그들은 저의 매우 친한 지인들입니다. 제가 똘아이를 좋아합니다. 슬픈 운명이죠.

 

추상우는 바른 생활 사나입니다. 마치, 칸트처럼요. 칸트가 '에밀'과 '프랑스 혁명'신문 기사를 읽다가 산책에 늦은 반면 추상우는 장재영의 복수 때문에 산책을 못한 셈이니, 더욱 낭만적이죠. 게다가, 칸트는 평생 혼자 살았지만, 상우는 결혼도 하고 염병첨병 오글거리는 신혼생활도 생활도 했으니, 훨씬 성공한 삶 입니다. 차이는, 상우에게는 '장재영'이라는 '에러'가 있었다는 겁니다. 

 

추상우는 이 에러의 원인을 찾아 많은 값을 넣습니다. 자신의 경험과 상식을 통해, 우수한 프로그램 개발자로서 훌륭한 연산과정을 수행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return0; 틀린 값을 반환하고 종료합니다.

 

재영의 삶에도 상우는 '에러'였습니다. 누구도 자신의 의도를 이렇게 빗나가는 결과값을 출력하지 않습니다. 재영은 옳은 해의 값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에러 넘버0 '상우'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상우에게 재영은 '시맨틱 에러' 재영에게 상우는 '신텍스 에러'인 셈이죠. 

 

그래서 상우는 재영에게 끊임 없이 연락하고, 재영은 상우를 지워버리려고 잠수 합니다. 하지만, 재영은 상우를 보지 않는 트라이얼 기간을 견디지 못하고 유학을 포기하고, 상우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카테고리 밖에서 값을 찾습니다. return1; 옳은 값을 반환하고 종료! 해피 엔딩인 셈이죠.

 

그 똘아... 저의 친한 개발자 지인들에게 이것 저것 묻는 중에 이런 말을 하더라구요.

"에러가 없는게 꼭 잘한 코딩은 아니야, 왜냐면 에러가 없는건 말이 안 되거든. 에러가 없다면, 에러를 못 찾거나 에러가 발생할 일 없는 초간단 코딩을 한거겠지.. 테트리스처럼"

 

"에러"가 있는 삶은 스트레스 받습니다. 하지만, "에러"가 없는 삶음 무료하겠죠. 계획대로 완벽하게 통제 되는 삶은 당연히 목표가 되겠지만, 결국 삶이란 통제 되지 않는 "이벤트"들을 해결하는 과정인지도 몰라요. 그것을 '실패'나 '지연'이라고 생각 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상우가 칸트보다 행복하다는 저의 의견에 동의 할 테닌까요.아니라면, 당신은 외전을 읽지 않았을 것 입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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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믹

작가: 모아이

출판사: 비하인드

출간일: 2019.07.15

분량: 본편 4권 + 외전 1권

 

 

 

 

 

 

 

 

 

 

 

point 1 책갈피

 

 

이제 가장 중요한 한마디가 남았다. 지금 말하지 않으면, 나는 이전과 전혀 다르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심호흡을 해보려 해도 하고 싶은 말이 목을 두드려 제대로 말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눈물로 엉망이 된 얼굴로 터져 나오듯 말을 내보냈다.

 

"나랑 사귈래요?"

 

생애 첫 고백은 내가 알고 있는 그 어떤 고백보다 멋없는 고백이었다. 나는 6년을 거슬러, 드디어 그날의 고백을 꺼냈다.

 

"형과 마주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point 2 줄거리

 

 

기:해강그룹 차남 오메가 이시현은 M 성향을 가지고 있다. 어느날 그는 상대도 모른채 기계적으로 맞선자리에 나간다. 그리고, 그곳에 자신이 오랫동안 짝사랑 해왔지만, 두 번이나 자신 앞에서 홀연히 사라져버린 AH그룹 차남이자 알파인 주하윤을 만난다. 하윤을 거부하려는 시현에게, 하윤은 시현과 결혼 할 생각이며 그의 성적 취향을 역시 알고 있다고 말한다. 시현은 10번의 BDSM 플레이가 끝나기 전에 그의 마음을 바꾸겠다는 하윤의 제안을 수락한다.

 

승:하윤은 열심히 플레이를 준비한다. 시현은 자신의 기억처럼, 혹은 그보다 더 자신을 아끼고 다정해진 그에게 마음이 기우는 것을 두려워한다. 무리하게 억제제를 복용하고 그를 피하다 결국 쓰러진다. 부모님의 반대로 시작한 외식사업이었기에, 몸관리도 제대로 못한 애지중지 막내에게 분노한 아버지는 회사를 뺏으려한다. 절망하고 있는 시현을 찾아온 하윤에게 그는 가시와 같은 말로 이별을 고한다.

 

전:시현은 어릴 때부터 몸이 약했고, 알파인 형과 다르게 사랑은 듬뿍 받으면서도 기대는 전혀 받지 않았다. 이런 자신이라서 하윤도 말없이 자신을 두번이나 떠나버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시현은 보호받는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 시현은 부모님께 처음으로 반항을 하고 홀로서기를 계획한다. 또한, 하윤에게 찾아가 못다한 이야기를 풀고 그에게 사귀자고 제안한다. 하윤은 자신이 떠날 수 밖에 없었던 비참한 집안 사정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못하지만, 시현에게 용서를 구하고 둘은 연인이 된다.

 

결:부모님은 언제나 아이같았던 차남의 모습을 인정하고 계열사로 편입도록 도와준다. 더블어 하윤과 달달 포근한 연애를 이어갔다. 그 동안 하윤은 자신의 형을 밀어내고, 아버지의 권력을 꺽으며, 실질적인 AH그룹의 1인자로 성장한다. 하윤은 시현에게 못다한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둘이 함께 할 미래를 약속한다. 시현 쥬니어 티니를 낳고, 뽀송뽀송 포근한 보노보노 콘스프 같은 달달한 결혼생활을 이어간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I love you exactly the way you are."

 

 

'Supernatural'이라는 미드를 아시나요? 미소년이 근육 아저씨로 변하는 씁쓸함이 있는 미드이긴 하지만, 딘과 샘 윈체스터 형제를 봐야 잠들 수 있었던 시절도 있었죠. "I love you exactly the way you are." "정확히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사랑합니다. " Supernatural에서 나온 대사인데, 각인이 된 건지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중요한 장면도 아닌데, 유독, 오랫동안, 기억하게 됩니다.

 

SM물이라고 하면, 대부분 스패킹처럼 물리적 위해를 가하는 것도 있지만, 기구로 몸을 구속하거나 통제하고, 배설을 금지하거나 강요하는 것도 있고, 수치플레이나, 방치플레이도 있죠. 상상만 해도 으~ 소리가 나오나요? SM을 다루는 BL소설들은 제법되지만, 기믹이 가장 다양한 BDSM플레이로를 다룬 작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작가님의 조사 열정이 보입니다.^^ 물론, 저도 가슴에 털난 배불뚝이 아저씨가 가죽부츠 신고 채찍을 들고 있는 장면을 생각하면, 토하고 싶긴 합니다. 유난히 SM이 변태스럽다고 생각이 드는 이유는, 이런 부정적 이미지가 대표 인상이 되었기 때문인 듯 해요. 근데, 정말 S와 M이 사랑하는 순간이 그렇게 더럽기만 한걸까요? 의도적으로 과장 된 표상이진 않을까요?

 

S와 M이 만나 사랑 할 수 만 있다면 천생연분 일 겁니다. 사실, 무성향의 경우는 누구를 만나든 괜찮고, 그래서 꼭 누군가를 만나야만 하는 이유도 없잖아요. 그런데, 만약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S이거나 M이라면 어쩌죠? "내가 너를 사랑한 시간을 돌려줘!"라고 할까요? 아니면, 괴롭지만 나의 성향 개조를 시도해 볼까요? 그런데, S와 M의 성향이라는 것이 정말 정상의 범주를 뛰어 넘은, 범접 할 수 없는 차이의 영역일까요? 답은 없겠지만, 기믹을 읽다보면 이 모든 질문이 그다지 의미없이 느껴집니다. 이들은 일상을 살고 있고, 매우 달달한 사랑을 나누고 있죠. 광대가 승천할 정도로요.

 

'어느 정도 한계에 몰려 펑펑 울고 싶다.' '어느 정도의 강압과 통증이 있을 때 흥분한다.' 오메가 이시현은 이 정도 수준의 M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현의 순수하고 올곧은 사랑이 자신의 삶에 첫번째 사랑인 주하윤은, 알파로서도 한 인간으로서도 이시현을 얻기 위해서만 살고 있었죠. 집 안을 감시를 피해, 멍청한 형을 끌어 내리고, 절대자인 아버지를 뒤엎고, 나의 시현이에게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느날 SM클럽에 들어가는 시현을 봅니다. 하지만, 자신이 S성향이 아니고 시현이 M성향이라는 것은, 오로지 시현을 얻기 위해 내가 노력해야 하는 한 가지 사실 이외에 어떠한 중요성도 갖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주하윤은 이미 이시현이 '누구'인지를 충분히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저는 저라는 인간을 꾀나 오래 데리고 살았지만, 누군지 잘 모를 때가 있습니다. 하물며, 타인은 말해 뭐하겠습니까? 그래도 안다고 착각합니다. 사소한 정보로 완전한 사람을 상상하고, 몇 번의 경험으로 확신을 하죠. 그리고 그렇지 않은 면을 발견하면 당혹감을 느낍니다. 그 사람은 평생 세모로 살았을 텐데, 알고 보니 네모가 이니었다는 사실에 실망하거나 화를 내죠. 그러면 네모인 연인을 사랑한 사람은, 알고보니 세모인 연인은 사랑하지 않나요? 그렇다면, 그 사람은 자신의 상상 속 가상 인물을 사랑한 셈이죠. 다시 말하지만, 누가 알든 모르든 세모는 세모닌까요. 보고싶은 것만 보여주는 소설 속 주인공처럼, 보고싶은 것만 보고 사랑한 것을더러 '사람'을 사랑했다고 할 순 없죠.

 

이러한 불확정성 속에서도 어쨌든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삽니다. exactly the way you are, 바로, 단지, 지금, 있는 그대로의 너 자체를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죠. 그것은 어쩌면 상대방 '실체'에 관한 것이라기 보다는, 그 사람이 어떠한 사람이든 사랑하겠다는 나의 '확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알지 못하는 단면이 있더라도, 미래에 네가 지금과 같지 않다고 하더라도, 내가 사랑한다고 확신하는 너의 본질과, 어떠한 너라도 회피하지 않고 직시하며 그 또한 너로써 사랑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겠죠. "너는 나를 사랑하면서 그것도 못해죠?" 진짜 개소리죠. 정말, 사랑이 쉬운 줄 아나... 하윤 같은 사람이 세상에 둘 있진 않겠지만, 저런 개소리남이라면 벤츠를 타고와도 단호히 거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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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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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이색

출간일: 2019.01.29

분량: 본편 5권 + 외전 2권

 

 

 

 

 

 

 

 

 

 

 

 

 

point 1 한 줄

 

 

"네가 두 시간 45분 기다렸어. 레스토랑 안에서."

 

낮게 속삭이는 그의 말에 이유 모를 소름이 끼치기 시작했다.

......

만족스러운 듯 활짝 피어진 범영의 얼굴을 본 순간, 영우는 자신을 시험한 것에 대한 분노보다 그의 입장을 공감하는 마음이 더 컸다. 그래서 더는 말을 할 수 없었다.

 

 

 

point 2 줄거리

 

 

기:영우는 사촌의 죄를 대신하여 교도소에 갔다. 부모 대신 미성년인 자신과 동생 영현을 키워준 작은 아버지가, 영우 대신 영현을 대학까지 잘 키워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4년 뒤 출소 한 영우는 작은 아버지의 집을 찾았으나, 재개발로 폐허가 되어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의문의 남자를 만나게 되고, 우연히 살인사건 용의자가 된다.

 

승:얼떨결에 살인사건 용의자로 쫒기게 된 영우는, 역시 우연히 의문의 남자 '범영'의 도움을 받아 그의 집에서 생활하게 된다. 범영은 영우에게 죄를 뒤집어 씌운 사촌 신민우가 자신의 동생을 집단폭행하여 자살하게 만들었다고 이야기하고, 같이 복수하자고 말한다. 영우는 범영과 함께 지내면서 범영의 통제 속에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길들여진다.

 

전:혼자 집을 지키던 영우는 창밖으로 청소년 집단폭행 장면을 목격하게 되고, 피해자를 구해준다. 그리고, 역시 또 우연히도 이 아이를 통해 자신이 살인용의자가 된 것이 조작된 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것을 지시한 것이 범영이며, 그가 살인 청부업자이고, 신민우에게 자신을 죽이라는 의뢰를 받았다는 사실 등을 연달아 알게 된다.

 

결:하지만, 영우는 범영을 벗어나지 못한다. 오히려 그의 일을 도와가며 신민우를 죽이고 더욱 큰 수렁으로 빠져든다. 그의 통제에 길들어 자신이 망가졌음을 알게 된다. 결국, 영우는 자해를 하며 무너지고, 범영은 영우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영우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진심이었기에 자수하려는 영우를 대신하여 감방에 가게 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가스라이팅의 명가

 

 

피폐물 서적 리뷰를 보면, 피폐물 순위를 매기는 독자들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기타 유형 보다, 피폐 강도라는 것이 있어서 그런지, '준비 된 쓰레기만 보라!' 도전적인 순위 경쟁처럼 보이기도 하죠. 저의 경우는... 정말 힘듭니다. 짬뽕과 짜장면을 고민없이 골라도, 인생작 3편, 완전 쎈 피폐물 3편, 이런 결정들은 저를 끔찍한 결정장애의 소용 돌이에 휘말리게 하죠. 그래도 간혹 그런 질문을 받아서, 기준을 정해서 답하곤 하는데, 요약하자면 1. 상황피폐 2. 육체피폐 3. 정신피폐 총 3가지 기준으로 각각 순위를 정하곤 합니다. 언젠가 이에 대해서 글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제가 정신피폐 1등으로 뽑는 것이 바로 '가스라이팅의 명가'인 '피난처'입니다. 폭우가 내리던 날 읽어서 그런지, 오늘 처럼 폭우가 내리면 떠오르는 작품이기도하죠. 오늘은 달달한 오메가버스 한편을 리뷰 할까하다, 급하게 바뀌었다는 것은 여담입니다.

 

가스라이팅이란 현실 상황에 대한 판단력을 상실하도록 조작하는 정신지배 활동의 일종인데요, 자낮인 경우에는 아주 사소한 계기로도 삽질을 하기 때문에, 가스라이팅을 잘 묘사하는 것은 쉽지 않아요. 스톡홀롬증후군과 세트로 보는 경우도 있지만, 스톡홀롬증후군은 가해자에게 피해자가 느끼는 비이성적 심리적 동조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가스라이팅의 경우에는 가해자나 피해자라는 인식이 굳이 필요하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가스라이팅은 무섭습니다. 오히려 2. 육체피폐 강압적 유형에서 흔히 나타나는 정신 통제의 경우는, 트라우마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통제당함과 통제의 원인을 알고, 힘들기는 하지만 벗어 날 가능성이 높아요. 진정한 가스라이팅이라는 것은, 자신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상대방의 의도에 따라 천천히 자신의 손으로 선택한 모든 일들이 통제자의 의도에 따르게 되는 것이죠. 정말 무시무시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가스라이팅이 나오는 작품은 많지만, '진정한' '찐의' 가스라이팅을 다루는 작품은 의외로 찾기 어렵습니다. 그러기에 저는 진정 파난처를 가스라이팅의 명가라고, 살며시 엄지 척 올려봅니다.

 

범영은 사이코패스 입니다. 사이코패스는 공감이 부족한 것이지 반드시 폭력적이라고는 보기는 힘듭니다. '괴물의 심연'을 쓴 제임스 팰런 역시 사이코패스였지만, 성공한 사회인이자 가장으로서 살아가죠. 사이코패스 범영이 느끼는 유일에 가까운 감정, 영우에 대한 애정입니다. 공감을 모르는 사람의 유일무이한 애정, 저는 피난처의 설정 자체가 정말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범영은 영우에게 친절하지만 잔인하기도 하고, 영우에게 거짓말을 하지만 그 거짓말로 인해 영우에게 죄책감을 느끼지도 용서를 구하지도 않습니다. 영우가 자신을 믿길, 도망치는 것을 포기하길, 자신에게만 의존하길 서서히 밀고 당기며 전략적이고 이성적으로 길들입니다.

 

정말 흥미진진 에피소드는 많지만, 저는 패밀리 레스토랑에 영우를 혼자 남겨 두고 간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네요. 혼자 남은 영우는 도망 갈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버려졌나? 내가 집안일을 안해서 그런가? 고민을 하며, 시킨 음식에 손도 대지 않고 자리만 지키는 그를 이상하게 보는 직원들에게 공포를 느끼며, 범영이라는 피난처를 기다립니다. 결국, 2시간 45분 후 식당을 나오는 영우를 범영은 꼭 안아주며 칭찬을 합니다. 영우가 범영이라는 덫에 완전히 포획되는 장면이었죠.

 

아쉬운 것은 결말입니다. 많은 정신장애나 강박을 벗어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특히나, 영우의 경우는 충분히 영악하지 못하고, 범영은 정신이 무너져 미쳐가는 영우의 행동을 자신에게서 벗어나려는 수작으로 치부하죠. 그러다, 갑자기 영우가 범영의 정신통제에서 벗어납니다. 깝툭튀 권선징악의 결말을 맞죠. 게다가 외전은 왠걸... 영우가 이렇게 똑뿌러지고, 범영이 이렇게 호구일줄이야... 갑자스러운 캐붕을 오로지 두 사람의 성장이라고만 해석 할 수 있는지, 저는 그다지 수긍이 되지 않았죠. 대작 타는 냄새 난다!!하고 결말로 향하다, 타다만 희나리를 보는 느낌이랄까요.

 

그럼에도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이면, 간혹 피난처가 생각이 납니다. 우리 모두는 피난처가 필요합니다. 피난처는 '안전'해야만 하죠. 그것이 가족이거나 사랑하는 사람이거나, 자신의 신념과 철학이었으면 좋겠지만, 말그대로 '피난처'가 있으면 '전쟁터'도 있어야 하는 셈이니, 피난처를 선택하거나 혹은 거부하는 선택은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목이 마르면, 기생충이 있어도 죽지 않기 위해 오아시스의 물을 마셔야 하는 것 처럼요. 저는 개인적으로, 영우가 범영에게 완벽하게 길들여져 판단과 현실을 버리는 것이 진정한 그의 '피난처'가 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범영은 영우를 아주 많이 기만하지만, 기만의 목적은 영우가 오로지 자신만을 안전하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었거든요.

 

영우에게 세상은 비정했습니다. 부모가 죽고 난 후 작은 아버지 일가는 어린 동생 영현과 영우에게 잔혹하게 굴었고, 16살 뛰쳐 나온 반지하방 생활 속에서 영현을 잘 키운다는 것은 너무 힘들었죠. 결국, 교도소에 가기로 결정 한 것도, 자신이 이 반지하방에서 결코 자신과 다른 미래를 영현에게 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어요. 교도소를 나오고, 동생은 고아원에서 방치되어 교통사로로 죽고, 작은 아버지는 그 사실을 숨기고 사라져 버리지, 사촌은 자신의 약점이 될 영우를 죽이라고 시키죠. 교도소 밖에도 안에도 영우는 끔찍한 고통에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어쩌면, 무던히도 노력했던 그의 삶에서 우연히 얻은, 유일하게 그에게 우호적인 것은, 이 사이코패스의 애정이 아니었을까? 통제되는 것 보다 통제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것 없는 세상에서도, 자유라는 것이 인권일까요?모르겠네요. 결말과 외전에서 엄청 줏대가 생겨버린 영우가 모든 문제을 해소하기에, 맺지 못한 잡념입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

출판사: 비욘드

출간일: 2019.02.08

분량: 본편 1권 + 외전 1권

 

 

 

 

 

 

 

 

 

 

point 1 책갈피

 

"거기. 누가 있습니까?"

막 내딛던 앞발이 허공에서 멈췄다.

"거기. 누구십니까?"

조용히. 조용히 돌아가자. 그렇게 생각하며 떨어지지 않는 발을 옮겼다. 그러나 움직일때마다 사부작거리며 소리를 냈다.

......

"윤. 혹시 당신입니까?"

그렇다고 대답해 주고 싶었다. 내가 여기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할 수 없었다.

 

 

point 2 줄거리

 

: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신은 곰족과 호족에게 100일간 동굴에서 마늘과 쑥만 먹으면 완전한'인간'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한다. 그러나, 곰족의 계략에 빠진 호족은 99일째 되던날 동굴을 나가게 되고, 곰만 '인간'이 된다. 이후 분노한 호족은 '인간'과 전쟁을 하지만 패배하고 산 속에 갇혀 살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인간'황실에서는 한 가지 일을 도와주면, 산을 나와도 관여하지 않겠다고 한다.

 

: 그 일은 사라진 황자를 찾는 일이었다. 그 황자는 호족 여자가 낳은 아이었다. 황실에 세력이 없었던 그녀는 살기 위해 아이와 함께 깊은 산속으로 흔적을 감췄다. 그러나 이후 천벌을 받은 것 처럼 황가의 혈족은 족족 죽음을 당하고, 그 아이가 남은 황가의 마지막 혈통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를 찾기 위해 족장의 아들 '윤'은 길을 나서고, 우연히 눈먼 약초꾼을 만나게 된다.

 

: 눈 먼 약초꾼은 깊은 산에 홀로 살고 있었다. 하루 종일 약초를 캐고 말리며, 돌뿌리에 걸려 크게 다쳐도 아프다 말할 이가 없어 하지 못한다. 윤은 이런 눈 먼 약초꾼의 사소한 일들을 도와주기 시작한다. 그러다 윤은 그가 사라진 황자 '수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윤은 수영을 위해 인간 세상으로, 그가 귀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보내준다.

 

: 수영은 자신을 지키는 '오위'라는 위사에게 의지하여 새로운 생활에 적응한다. 어느날 황궁에 침입한 호랑이가 수영을 위협하자, 어디선가 다른 호랑이 한마리가 튀어나와 막았다. 수영은 그 호랑이가 윤이라고 확신하고, 윤을 보고 싶다고 간절히 희구하게 된다. 그러자 눈이 뜨이게 되고, 앞을 보게 된 수영은 늘 자신 곁에 있던 '오위'가 '윤'임을 알게 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함께 일때 무음은 '평화', 혼자 일때 무음은 '적막'

 

저는 거의 일생 대부분을 도시에 살았습니다. 지금 이 늦은 시간에도 창 밖에선 크락션 소리가 들리네요. 과연 이런 일상에 '무음'의 시간이 있을까요? 그래서 입버릇 처럼 산 속에 혼자 살고 싶다!고 말해 왔죠. 그런데 정말 말에 힘이 있는지, 근래에 진짜로 몇 달간 산 속에 혼자 있었습니다.

물론, 산 속에도 완전한 무음은 없어요. 시간마다 우는 새 소리가 다르고, 물 흐르는 소리, 바람 부는 소리, 비 떨어지는 소리가 공간을 촘촘히 매우고 있습니다. 없는건 사람의 목소리였죠. 사람 소리를 들을 일이 없으니 말을 할일도 더더욱 없어졌고요. 가장 처음 찾아오는 감정은 부유감, 좋은 말로 하면 '자유' 나쁜 말로 하면 '무존재감', 즉 아무것도 아닌 느낌이었습니다.

 

눈 먼 약초꾼의 삶도 부유하는 듯 합니다. 땅에 단단히 뿌리 내린 것도 아니고, 바람 알갱이가 되어 날아가 버린다고 해도 아무도 알지 못하는, 정말 그렇게 될 것 같은 적막한 생활이요. 그러다 수영은 어느날 불쑥 나타나, 자신의 작은 일들을 간섭하고 도와주는 짐승을 만납니다. 수영은 눈이 먼 대신 귀가 밝았어요. 하지만, 기실 그가 호랑이건 인간이건 중요하지 않았죠. 자신을 도와주다 다친 그에게 연고를 만들어주지만, 그가 자신을 부담스러워 다시 안 올까봐 제대로 주지 못하고 평상 위에 놓아두고 전전긍긍해요. 익숙해 졌다고 말하지만, 실은 외로움에 익숙해 지는 사람은 없는지도 모릅니다.

 

처음엔 약초캐러가는 길만 동행하던 호랑이가, 집에서 호미도 찾아주고 말동무도 해주면서, 눈 먼 약초꾼이 사는 깊고 깊은 숲 속 작은 초가집엔 평화가 찾아옵니다. 늘 드는 빛이고, 늘 하는 약초 말리는 일임에도, 누군가 함께 이 공간에 있다는 것 만으로, 이 조용한 무음의 시간들이 더이상 외롭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수영을 위해 윤이 떠난 후 이제 그 공간엔 적막이 아니라 그리움이 남아 버렸죠. 눈이 멀어 윤을 잡을 수도 찾을 수 없는 수영은 나뭇잎 흔들리는 작은 소리에도 마당으로 뛰어 나와 묻습니다. "거기, 누구 있습니까?"라고...

 

본편에서는 둘의 재회로 막을 내립니다. 제가 본편을 읽고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다고 생각한 이유는, 아이들의 동화에서 '친구와 친하게 지내세요.'라든가, 뽀로로의 '노는게 제일 좋아'처럼 순수하게 사람 속에서의 삶을 즐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사' '사람사'라고 살기 힘든 어른들의 이야기는 '돈' '성공' '외모' 등 카테고리는 많지만, 결국 사람 속에 사는 힘겨움으로 수렴되기 마련이닌까요. '소음'과 '두통'이 유쾌한 세상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홀로 살아가는 것이 '무'의 생활이라면 그것은 말 그래도 나조차도 세상에 접합시키기 어려운 생활 일거예요. 결국, 그 무엇일지라도 사람은 사람 속에서만 삶의 색을 알 수 있나 봅니다.

 

이런 본편의 분위기와는 매우 다르게, 외전은 우리가 아는 그(?) 이야기 입니다. 후끈, 달달, 므흣한 이야기들이요! BL이 이럴 수 없다는 작가님의 사명감까지 느껴진다는... 그래서, 호불호가 나뉘는 외전인 듯 해요. 어떠한 독자들은 본편으로 완전했는데, 외전이 있어서 되려 아쉽다는 평을 해주셨죠. 저 역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아~~련한 본편의 풍미를 깊이, 오래 향유하고 싶으시다면, 외전은 그다지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수영과 윤의 밀당의 유혹은 거절하기 힘들죠? 뭐... 의미 없는 조언이었네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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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블랙아웃

출간일: 2017.10.16

분량: 본편 3권

 

 

 

 

 

 

 

 

 

 

 

point 1 책갈피

 

 

"살면서 한 번도 태어나길 잘했다는 생각은 안 했는데... 요즘은 느껴. 그래도 버티고 살길 잘했구나"

 

 

 

point 2 줄거리

 

 

: 조직 폭력배 기업인 석회장에게는 딸 세라와 아들 둘, 검사인 준영과 2대 오야붕 제하가 있다. 어느날 세라의 남편은 젊은 여자와 바람이 나서 토끼게 되고, 석하는 그 여자와 매형을 찾다가 그 여자의 동생인 이몽룡을 잡는다. 이몽룡은 부모없이 자신과 절에서 함께 자란 누나를 배신하지 않기 위해 모진 치욕을 당하면서도 특유의 똘끼로 제하를 여러번 엿 먹인다.

 

: 준영은 아버지에게 반발감을 느껴 검사가 됐다. 자신을 싫어하는 동생 제하와 사고뭉치, 문제아지만 자신을 따르는 몽룡 모두를 아낀다. 어느날 제하가 몽룡을 패고 감금한 것을 알고, 뭔가 하려고 헛방을 여러번 날리다 마지막 안타하나 치고, 섭공조차 되지 못한 채 퇴장한다. 제하와 몽룡은 쫒고 쫒기는 과정 속에서 비슷한 상처를 가진 서로에게 끌린다.

 

: 제하는 준영을 편애하는 아버지에게 인정 받고자 노력해왔다. 아버지가 정한 결혼 역시 당연히 받아드렸지만, 갑자기 고라니처럼 튀어나온 몽룡에게 정신없이 휘둘리는 동안, 결혼을 포기하고 몽룡과 함께 있을 것을 계획하게 된다. 그러나, 이를 알게 된 석회장은 몽룡을 협박해 제하를 찌르게한다. 결국 그 둘은 헤어진다.

 

: 제하는 아버지에게 반기를 들고 기업 1인자가 된 후 이몽룡을 찾지만, 몽룡은 사라져 버린다. 하지만, 못 잡는 도망수는 도망수가 아니다.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전쟁 같지만 역설적이게도 가장 평화스러운 동거를 시작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계자'형 '똘아이', 내 편이면 '사이다' 적 편이면 '독극물'

 

 

어떤 작가는 작품을 쓸 때마다 새로운 시도를 합니다. 엄청 시리어스한 작품 뒤에 코믹물을, 'one and only' 이후에 'only 몸정'을 쓰기도 하죠. 하지만, 이렇게 변신을 거듭하는 작가가 있는가 하면, 늘 쓰던 클리셰만 반복하는 작가들이 있습니다. 계자님의 경우는 후자입니다. 어떤 책을 읽어도, 그 전에 읽었던 작품의 '누군가'가 계속 떠올라요. 현재 연재중인 '죽어 마땅한 것들'도 묘~하게 이미 읽어 본 것 같은 느낌이죠.

 

그래도, 저는 계자님 작품에 실망도 하고 머리탁! 칠때도 있지만, 꾸준히 다 챙겨 보는 편입니다. '너에게 가는 길'부터 현재까지, 똘아이들도 나름 진화했달까요. 물론, 작가님도 많이 성장하셨구요. 글 잘쓰는 옆 반 친구에서 이제는 '계자'형 장르 소설 작가로의 진화를 목격했기에 애뜻함도 있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은 '너에게 가는 길'입니다. 장점과 단점 모두 너무 힘 빡! 줬다는 거죠. 이 책을 읽으면 이 곳에서는 작가님의 애정이 듬뿍 들어간 것 같아, 왠지 보는 저도 간질간질한 기분이었어요. 하지만 누군가 저에게 계자님 소설 중에 한 권을 추천해 달라면, 저는 단연 '미친놈 종합세트'를 추천 할 겁니다. 비교적 초기 작품이지만, 반찬이 다채로운 한식처럼 곳곳에 맛난 포인트들이 참 많거든요. 그 이후에 정말 '계자'기계가 쓴 것 같은 양산형 작품들을 보며 잉? 하기도 했지만, 특유의 유쾌함과 기존의 팬심으로 언젠가 진짜 제대로 미친 물건이 나오기를 기대하며 멈추지 못하고 보는 작가입니다.

 

계자님의 똘아이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말 빨'이죠. 겁 없고, 몸은 외설스럽고 마음은 여린 미워 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똘아이들! 저는 어느 시점으로부터는 '지는 것'='원만' or '후속 업무 없음' 이 되어, 싸움을 피하거나 이길 생각을 안하게 된 것 같아요. 예전에는 말싸움 지면 잠도 안오고, 다음 날은 '오늘은 내가 밟는다!' 벼르기도 했던 것 같은데 말이죠.

 

계자님의 소설을 끊지 못하는 이유도, 이게 제일 편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사실은 한번도 스스로 참고 싶지 않았던 많은 순간들에 대한 보상 같은 느낌이 들어서가 아닐까 생각 한 적 있어요. 정말 이렇게 할 말 다하면서 살아도, 세상이 멸망하지 않는구나! 딱 내 옆에 이런 친구가 있으면, 매일 스프라이트 샤워하는 느낌일 것 같다. 그런데, 이 똘아이가 내 앞에 진상을 부리고 있다면... 정말 절레 절레입니다.

 

또 다른 특징은 멘탈 갑! 이라는 거죠. '미친놈 종합세트'에서 몽룡과 제하는 비슷한 아픔을 가지고 있습니다. 몽룡은 과거 자신을 버린 어머니가 찾아와 절의 불전함을 훔쳐오라고 시켰고, 제하의 아버지는 큰 아들 준영을 위해 작은 아들 제하를 대신 인질로 데려 가라고 했죠. 돈도 많고 힘도 세고 힘쓰는 동생들도 많은 제하, 그리고, 늘 돈 안되는 잡일에 맞는 것에 이골이 난 몽룡! 그런데 기죽지 않고, 회피하지 않고, 문제를 바로 보고, 방법을 찾는 것은 결국 몽룡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상처 입는건 입는 거고, 움추려 드는 건 움추려 드는거지! 상처입는 다고 꼭 움추려 들 필요 없어.'라고 쿨~ 하게 말 할 것 같은... 그렇게 버티며 살아가지요.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았지만, 결론은 이겁니다.

 

똘아이여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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