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요미북스

출간일: 2017.02.15

분량: 본편 2권

 

 

 

 

 

 

 

 

 

 

 

 

 

point 1 책갈피

 

 

" 나대는 놈들도 정말 용기를 가져야 할 때에는 침묵하지. 놈들은 용감하기 때문에 나대는 게 아니야. 그냥 겁이 없어서 나대는 거지."

 

 

 

point 2 줄거리

 

 

기: 바샤와 사귄지 1년, 은한의 집에서 동거를 시작했지만 바샤는 대부분 출장 중이다. 그러다 은한이 은행강도의 인질이 되는 사태가 발생한다. 다행히 은한의 급보를 받은 바샤는 은행강도를 협박하고 CSI와 협작(?)하여 은한을 무사히 구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바샤는 총을 맞고 기억을 상실한다.

승: 바샤의 18살로 퇴보했다. 그때도 마피아 보스였던 바샤는 훨씬 거칠었다. 미래의 자신이 약한 동양인 게이와 연인이라는 것을 참을 수 없었던 그는 은한을 보자마자 목을 조른다. 은한은 바샤가 자신에게 맡긴 USB를 돌려주고, 이별증서에 서명을 받는다. 처음에는 인정 할 수 없던 은한이었지만, 맞고 다니면 열받고 이별증서에 어이없음이 느껴졌다. 18살의 바샤는 은한에게 관심을 갖는다.

전: 그때 은한은 가족들로부터 연락을 받는다. 어머니는 한국을 떠나는 은한에게 음성메세지를 남겼지만, 은한은 듣지 못했고, 어머니가 뉴욕으로 은한을 찾아 갔을 때 그곳에 없었던 것이었다. 은한은 귀국을 선택한다. 그리고 인천공항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바샤에 의해 다시 마이애미로 온다. 은한에 대한 애정을 인정한 바샤는, 순수하고 저돌적으로 사랑을 표현한다.

결: 하지만, 곧 바샤는 기억을 찾는다. 바샤와 은한은 사귄 1년간 그리고 기억을 잃은 기간동안의 일들에 대해 묵은 이야기를 털어낸다. 그리고 바샤와 은한은 서로의 가족들을 만난다. 은한은 바샤의 청혼을 수락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겁쟁이의 용기

 

 

'페이데이'를 '메이데이'의 외전인가 연작인가 애매하긴 하죠. 저는 일단 책 제목이 다르면 연작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목은 이야기의 주제닌까요. 우야튼, 저는 '메이데이'보다 '페이데이'를 더 좋아합니다. 메이데이가 잔 사건이 많았다면, 페이데이는 좀 더 굵은 사건이 많은 느낌이랄까요. 은한과 바샤가 미뤄놨던 일생의 과제들 말이예요.

 

바샤는 겁이 없습니다. 은한은 겁이 많죠. 바샤가 겁이 없는 이유는 그가 살아 온 환경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였죠. 반면에 은한이 겁이 많은 이유는 주변의 환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방어기제의 일환이었어요. 모두 잘 살기 위해서 그렇게 변해왔고, 그런 사람이 되어서 서로를 만났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은한은 바샤의 '펫'이 아니라 '반려'가 될 수 있었을까요?

 

은한은 '페이데이'에서 많이 맞습니다. 기억을 잃고 으르렁대는 바샤를 찾아가 목이 졸리고, 자신이랑 자고 싶어 안달난 마카엘에게 USB를 돌려 달라고 찾아가 구타당하죠. 그리고, 이별 대가로 받은 만 달러에 대한 공증서류 서명을 받으러 가기도 합니다. 덩치 크고 무시무시한 마피아 세명에게서 서명을 받아낸 것은 덜덜 떨고 있는 작은 동양인이었습니다. 성한을 대할 때도, 한국으로 돌아가 가족을 만나기로 했을때도, 케이 린버그의 제안을 거절 했을 때도 은한이 쿨하고 담대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용기 있는 선택을 했죠.

 

황소 앞에서 배가 터질때까지 가슴을 부풀리는 현실 속 황소개구리들을 알고있나요? '사람을 잘 본다.''딱 보면 어떤 사람인지 안다.'고 하는 사람 중에 진짜 사람을 잘 보는 사람을 아직은 보지 못했습니다. 신기한 것은 '사람을 잘 본다.'라고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겁니다. 서로가 서로를 잘 알 수 없는, 피상적인 상황에서 '나는 너를 알고 있다. 나는 그런 사람이야.'라는 것은 말의 진위와 상관없이 우위를 점 할 수 있죠. '나를 안다.'는 건 사람을 겁나게 하는 말이닌까요. 공포는 공포를 만든다. 겁이 나면 겁나는 것을 숨기기 위해 과장된 행동과 실수를 하게 되죠. 마치 황소개구리 처럼요.

 

겁이 많다는 것은 용기가 없다는 것도 아니고 비겁하다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겁이 없다는 것은 '강하다.' 겁이 많다는 것은 '약하다.', 그래서 겁 없는 사람은 '조심 해야 하는 사람' 겁 많은 사람은 '막대해도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라고 쉽게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경우가 드물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편견도 생긴거겠죠. 그런데 말이예요, 주변에 거침 없이 행동하고 늘 후회하는 사람은 없나요? 반면에 조용한데 늘 중요한 결정에 키를 쥐고 있는 사람들은요? 의외로 많을 걸요.

 

'해야 할 일을 해야 할때 하는 것'은 정말 힘들어요. 그건 겁이 많은 사람이든 겂이 없는 사람이든 마찬가지죠. 누군가는 하고 누군가는 하지 않아요. 은한이 용기 있다는 말은 은한도 믿지 않은 말이지만, 바샤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왜냐면, 그래서 반했거든요. 몇 시간 전 저는 구타유발 마우스를 가지고 있는 동생을 보며 '페이백커'를 찾았지만, 이제는 해야할일을 해야 할 때인 것 같아요. 용기가 필요한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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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Mayday, Mayday, Mayday)

작가: 그웬돌린

출판사: 요미북스

출간일: 2017.02.15

분량: 본편 2권

 

 

 

 

 

 

 

 

 

 

 

 

point 1 책갈피

 

 

" 가서 사장에게 전해. 페이백커가 왔다고"

 

 

 

point 2 줄거리

 

 

기: 마이에미에서 돈세탁 업자로 살고 있는 윤은한은 안전제일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그는 사촌 윤성한에게 강간당하지만, 성한은 되려 은한에게 누명을 뒤집어 씌우고, 할머니는 은한을 강제로 유학보낸다. 가내 추방이나 다름 없는 조치에, 은한은 가족과 연락을 끊고 홀로 조용히 살고 있었다.

승: 그러던 어느날 바실리 아비노비치 카민스키(바샤), 민간보안업체 사장이자 레드 마피아 보스인 그의 범죄현장을 목격한다. 바샤는 은한을 죽이려 하지만, 그가 자신의 돈 세탁업자였던 케이 린버그의 제자로 자신의 일을 처리 한 적이 있음을 기억하고, 은한에게 감시겸 자신의 돈 세탁 업무를 맡긴다. 설상가상 사촌 윤성한이 자신을 찾아온다.

전: 은한의 평온한 생활은 산산조각난다.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바샤가 무서워 거절하지 못하고 '애인 후보'라는 애매한 관계를 유지하면 몸정만 쌓아간다. 윤성한은 결혼하기 전에 저지른 과오인 은한을 죽이기 위해 그의 주위를 맴돌고, 죽은 줄 알았던 케이 린버그는 사실 FBI였고 자신을 미끼로 이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결: 바샤는 엉망으로 꼬여버린 은한의 일상으로 깊이 침투한다. 마성의 게이인 은한의 사생활은 정리되고, 어줍지 않게 은한에게 위해를 가하려던 윤성한은 바샤에 의해 즈려밟혀진다. 은한은 바샤의 진심에 조금씩 용기를 내 다가가기 시작하고, 케이 린버그의 증인보호프로그램 제안을 거절한채 바샤를 선택한다. 조금은 살벌한 둘의 연애는 시작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 페이백커를 불러주세요!"

 

저는 오늘 분명히 다른 책을 리뷰 할 예정이었습니다. 귀여운 뱁새가 나오는 "염병천병" 연애사를 풀어 볼 예정이었죠. 급격하게 바뀐 이유는 바로 저의 "염병" 동생 때문입니다. 9g 뱁새의 이야기를 하기에는, 오늘 저의 심신상태가 매우 전투적으로 매말라있습니다. 그리하여, "페이백커"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웬돌린님 작품들에서 자주 발견 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발암 가족이 등장한다는 것이지요. 수의 가족일때도 있고, 공의 가족일때도 있지만, 꾀나 비중있는 악역을 담당하죠. 그리고 모두 처절하게 응징 당합니다. 메이데이에서 성한은 칼빵 맞고, 파일럿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될 뿐더러 파혼도 당합니다. '인연'에서 신연의 동생 세연은 거의 초죽음이 되어 간신히 가림국으로 도피하고, '화도월해'의 경우는... 감옥에서 산채로 목이 따이죠. '정의로운 연애'에서 아버님은 폭탄과 함께 저세상으로 바이바이를 외쳐요.

물론, 제가 저의 너무 사랑스러워 분노를 자아내는 동생에게 이러한 불의 철퇴를 내리기를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악역'이 '가족'일 경우 발생하는 '장애'를 생각 해 볼 뿐입니다. 진짜예요...믿어주세요...

BL소설에서 형제는 대부분 아름답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 할께요.(찡긋) 하지만, 가족과의 관계가 아름답지 않다면, 공수를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 주는 경우는 드물죠. 주로 강력한 장애의 형태를 띱니다. 애정으로 반대하든, 내 명예에 누가 되어 혐오하든, 그저 사람자체를 업수이 여겨서 낮잡아 보든, 물리적이고 심리적으로 방어 할 수 없는 무차별 공격을 가합니다.

아마도 가족이라는 이름은, 무엇이든 어디까지 괜찮다고 여겨지는 면죄부을 가지나 봅니다. 은한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이미 집 안에는 머리로는 이해 할 수 없는 위계가 있습니다. 할머니라는 절대 권력이 있고, 적장자 우선의 규칙이 있습니다. 그래서, 성한이 은한을 겁탈한 것을 알면서도, 성한에게만 발언권이 주어졌고, 게이인 은한이 성한을 꼬셨다는 거짓말이 사실이 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침묵하고, 은한은 연고 없는 미국으로 떨어집니다. 그리고, 그 집으로부터 완전히 벗어 나기 위해, 예정된 유학을 접고 아무도 모르는 마이애미에 정착하죠.

은한은 겁이 많아요. 늘 만나는 사람만 만나고, 선택의 기준은 일상의 평안입니다. 그런 은한에게 도와 줄 사람도 사람도 안정된 생계수단도 없는 마이애니는 설렘이 아니라 공포였을 거예요. 하지만, 그렇게해야만 그 가족이란 굴레에서 벗어 날 수 있다고 판단했죠.

가족을 '위해' 복수를 하는 결말은 분명 해피엔딩입니다. 그런데, 가족에게 '하는' 복수는 해피엔딩이라고 보기에는 찜찜해요. "I'm your father"라고 하면, 광선검을 휘두르면 안 될 것 같잖아요. 타인이었으면 쉬울 일이, 가족이라면 답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꼬리를 내리며 퇴장하거나, 기세를 잃어버린 조용한 삶으로, BL속 가족 악역들은 마무리 되는 듯 합니다.

그래인서 그웬돌린님 작품에서는 상대방이 상대방의 가족을 응징해 줍니다. 내가 나의 가족을 해치지는 않아요. 혹은 가족인듯 가족같은 가족같은 가족을 설정하죠. 볼 땐 오~~ 일관성 있어!라며 흘려 넘겼는데, 오늘! 왜 이렇게! 갑자기! 바샤가 반짝 반짝 떠오른 걸까요?

물론, 제 동생이 죽을 죄는 지지 않았죠. 칼빵이나 추방을 바라는건 아니지만, 참으로 그 '입'을...포용하기에는 그것이 가족의 위치를 악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는 없네요.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지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예요.

"제발 누가 페이백커 좀 불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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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피아체

출간일: 2016.04.12

분량: 본편 3권 + 외전 6권

 

 

 

 

 

 

 

 

 

 

 

 

 

point 1 책갈피

 

 

" 웃으면서 내 이름 불러주세요."

 

 

 

 

point 2 줄거리

 

 

기: 어느날 강서주에게 엄친아 후배 정우진이 비싼 밥을 사주겠다고 한다. 친하지 않은 후배지만, 서주는 별 경계없이 우진의 차에 탄다. 그리고, 정신이 들었을 때 몸은 망신창이가 되어 있고, 기억은 끊긴채 제주도 별장에 있었다. 잊혀진 기억속 시간에 우진은 서주에게 수면제를 먹였고, 이 곳에 온 이후에는 마약을 먹이고 몸에 바른 후 강간하고, 그 영상을 찍었다.

 

승: 서주는 문득 떠오르는 강간의 기억과, 남아 있는 영상, 도망 칠 곳 없는 섬, 철벽 같은 우진과의 대화에 무너져 간다. 그리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또 다시 눈을 뜬, 서주는 병원이었다. 기억상실에 걸린 자신을 극진히 보살피는 우진을 보며, 서주는 고마운 한편 우진이 느끼는 불안함과 석연치 않은 우진과의 관계를 미심쩍게 생각한다.

 

전: 우진은 극도의 불안함을 느끼며, 서주를 집 밖에 내보내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친구 갑돌이와 자신이 찍힌 강간 비디오를 찾게 되면서, 우진의 거짓말을 알게 된다. 우진이 서주에게 진실을 말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주는 기억을 찾는다. 그리고, 서주는 우진의 지갑 속 작은 쪽지를 통해, 자신과 우진이 같은 고아원 출신임 떠올린다.

 

결: 고아원 시절, 서주는 자신만 쫒아오는 동생에 대한 영웅심리와 우월감을 느끼며 잘 대해주지만, 우진이 그림대회에서 1등하고 인기가 있어지면서 열등감과 미움으로 바뀐다. 서주가 친 장난으로 우진은 죽을 뻔할 위기를 겪고, 둘은 헤어진다. 우진의 불안감의 원인이 자신임을 알게 된 서주는, 우진과 함께 살 것을 약속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유실이 '또' 외전이 나왔습니다. 본편이 3권인데, 외전이 6권 입니다. 서주와 우진을 놓아 주지 못한 작가님과 팬들이 많다는 것의 반증이겠죠.

 

유실은 2016년에 나왔습니다. 그때 "유실을 읽지 않은자, 쓰레기에 대해 논하지 말라!" 강피폐의 끝판왕이라는 리뷰를 읽고, 오~~하며 저도 읽었었죠. 1권은 그 말이 맞아요. 그러나, 1권만 피폐물, 2권과 3권은 일상물, 외전 6권은 달달물 입니다. 게다가, 본편 3권 중에서 1권 분량이 가장 적다는 거... 총체적으로 이걸 어찌 분류해야할지... 

 

유실은 성격이 급한 사람은 숨 넘어 가는 소설입니다. 고구마 전개랑 달라요. 같은 말과 상황이 무한 반복 됩니다. 소설 속에 서주도 여러번 욕을 하지만, 그 욕 조차도 반복되기 때문에, 같은 말을 잘 못 참는다면, 완독을 위해, 책을 던져버리고 싶은 위기를 이겨내셔야 합니다.

 

"우진이라고 불러주세요." "화났어요?" "같이 살면 안되요?" "떠날거예요?"라는 말을...... 우진이는 몇 번이나 했을까요? 느낌상 수백번은 한 것 같은데... 물론, 서주는 그보다 더 많은 "씨foot"을 합니다.

 

우진은 서주를 지나치게 통제하고, 서주가 화를 내면 우진은 울고, 서주가 왜 우냐고 하면, 우진은 화났냐고 떠나지 말라고 빌어요. 그럼 서주는 뭔 소리냐고 또 화를 내죠. 정말 이게 끝입니다. 이 이상의 서사 전개 되지 않고, 섹턴도 뜸하고, 피폐물이라더니 빻빻한 장치도 더 이상 나오지 않은, 이 이상한 책은 뭘까요?

 

우진은 서주의 모든 것을 기억합니다. 그 기억 속에 서주는 무서워하는 자신을 안아주고, 모르는걸 알려주고, 웃어주고, 편식을 하면 혼내는, 나를 많이 좋아해주는 내가 너무 좋아하는 형이었죠. 하지만, 큰 잘못을 한것도 아니고, 싸운 것도 아닌데, 형은 자신을 싫어하기 시작해요. 우진은, 내가 편식을 하지 않았다면, 형이 하지말라는 것을 안했다면, 아무리 많은 가정을 해봐도 미움받는 이유를 알지 못합니다. 그러다, 오지 않은 형을 기다리다 죽을 뻔하고 알게 되죠. 형은 자신을 떠났다는 걸요.

 

그 이후에 훌륭한 스토커로 자란 우진은 계속 서주를 스토킹합니다. 미움이든 괴씸함이든 찾은 이유야 여럿이었지만, 실제로 찾고 보니 내가 원하는 것은 나를 떠나지 않고, 내 이름을 불러주고, 나를 보고 웃어주는 강서주와 영원히 함께 사는 것 뿐이었죠. 하지만, 왜 형이 어느날부터 나를 싫어하게 되었는지, 떠나게 되었는지 모르는 우진에게는, 다가가는 법도 꿈처럼 함께 사는 법도 서투를 수 밖에 없었어요.

 

서주는 가장 일반적인 사람입니다. 입 걸걸하고, 어느 정도의 연민과 도덕성이 있고, 작은 일에 우쭐하고 현실 인식 빠르고, 그러면서 대단한 열의나 각오는 없는... 우진은 비범합니다. 규범성도 죄책감도 없으면서, 완력과 지력은 높고 재산은 많아요. 이런 상극인 둘이 대화를 하는데, 우진은 서주가 화를 내면 일단 울고 사과를 하기 때문에 소통이 안 되요. 우진은 그저 서주가 떠나지만 않으면 되기 때문에, 참고 실패하고 사과하고 불안해하고를 반복하죠. 서주는 그걸 멈추기 위해서 대화를 시도하지만, 그런 시도가 우진에게는 또 '형이 화났어, 그래서 날 떠날꺼야!'로 이어지기 때문에 도돌이표예요. 

 

그런데 그렇게 답답하고 돌고 도는 대화를 통해, 서로가 서로를 조금씩, 아주 조금씩 이해해가기 시작합니다. 그것이 묘한 감정을 느끼게 해요. 저는 재탕 할때, 외전4 -> 본편 3권 -> 외전5 봤는데, 아~ 하게 되는 포인트가 참 많았습니다.

 

이해가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단지 포기하는 것에 익숙하죠. 누가 이렇게 답답하고 짜증나고 머리 아픈 궁구의 과정을 거쳐, 나라는 사람을 이해해 줄까요? 맛있는 음식 먹고, 좋은 선물 사주고, 즐거운 가쉽이야기 하는 것이 더 괜찮은 생활 일텐데요. 마음의 공동화란 인간 본연의 고독일테니, 나도 나를 좋아한다는 사람도 지분은 없을지 몰라요. 하지만, 원한다고 요구하지 못하더라도 이미 바라고 있는 것도 있는 법이닌까요.

 

'나의 이름을 불러주세요.'는 '나를 이해해주세요.', '내 이름을 부르고 웃어주세요.'는 '진짜 나를 이해하게 되면, 웃어 줄 수 있나요?'의 다른 표현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주걸륜의 七里香(칠리향)이라는 노래에 你是我唯一想要的了解(너는 내가 이해하고 싶은 유일한 사람이야)라는 가사가 있습니다. 매일 삐걱거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나를 이해해주는 것, 내가 세월이 지나도 그 사람을 이해하기를 포기 하지 않는 것, 그게 계속 사랑하는 노력이겠죠.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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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시크노블

출간일: 2019.09.11

분량: 본편 1권 + 외전 1권

 

 

 

 

 

 

 

 

 

 

 

 

point 1 책갈피

 

 

나뭇가지는 잘라도 그 뿌리에서 타고난 성질과 같다. 밤나무에서 자란 나뭇가지가 감나무가 될 순 없는 법이다.

 

 

 

point 2 줄거리

 

 

기: 이서요는 양인으로 발현되어 황태자에 오를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평인이 되어 궁에서 쫒겨나 비참한 인생을 산다. 어느날 자신의 음인으로 삼아주겠노라 약속했던 나르예가, 극양인이자 강한 왕부의 주인이 되어 이서요 앞에 나타난다. 그리고, 그 날 술에 취한 자신을 강간하고, 자신의 왕부로 데려가 감금한다.

승: 군왕을 타락시킨 요물이 되어버린 이서요, 그는 이복동생과의 관계를 견디지 못하고 미쳐간다. 나르예는 도망치는 이서요의 발목에 활을 쏜다. 돌아온 서요는 식음을 전폐하고, 누가 죽어 나가든 반응하지 않게 된다. 쌓은 원한이 부메랑이 되어, 왕부에서 죽어간 의원의 아비 계략에 의해 이서요는 죽는다. 나르예는 사술을 부려 다섯번의 구(九)를 지나 환생하여 이서요를 만난다.

전: 다시 태어난 '윤서요'는 전생에서 그가 평인으로 발현되었던 13살에 '이서요'의 기억을 찾는다. 그리고, 자신의 곁에 나르예와 너무나도 닮은 권차헌을 경계하지만, 친구도 없고 몸도 약한 윤서요를 인기 많고 성격 좋은 권차헌은 살뜰히 챙겨준다. 윤서요는 나르예와 전혀 다른 권차헌과 불편한 친구 관계를 이어간다.

결: 그러던 어느날 자신이 '나르예'라는 사람이 나타나, 윤서요를 납치한다. 공포에 떨고 있는 윤서요를 권차헌은 구하고, 그가 더 이상 나르예가 아닌 나를 오랫동안 챙겨주고, 좋아하는 권차헌임을 확신한다. 둘은 연인이 된다. 멀고 먼 세월을 돌아 비로서 '나르예'는 망가지지 않고 죽지 않은 '이서요'를 손에 넣는데 성공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비와 당신

'여백의 흔적' 외전이 나왔습니다! 저는 외전을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외전에 큰 비중을 두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줄거리 에도 굳이 외전을 넣지 않습니다. 외전은 말 그대로 외전이죠. 그런데, 외전이 본편과 별개의 이야기를 하거나 상반된 톤&무드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요, 좀 더 극단적인 경우에는, 본편의 줄거리나 메세지를 뒤엎는 경우도 있어요. 저는 꼬리로 머리를 치는 경우라고 보기 때문에, 좋게 보진 않아요. 그런 경우 연작 혹은 2부 형식으로 본편과 분리 시켜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백의 흔적이 '극단적인 경우'는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2부 형식으로 ㅇㅇ의 흔적으로 나왔으면 더 좋았었겠다는 아쉬움은 생기네요. 외전은 서요와 차헌이 함께 하고 있으니, 더 이상 '여백'도 아니기도 하고...

본편의 내용이 '나르예'가 운명과 시간을 거슬러 '서요'를 집요하게 갖기 위한 여정이었다면, 외전은 '서요'를 가진 후에 '나르예'가 그 현실에 '정착'하는 모습입니다. 본편에서 나르예는 강한 정복자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전에서 나르예는 불안하고 서툴죠.

본편은 촘촘하게 장치를 배열한 서스펜스 영화, 외전은 서정적인 풍경화 같았습니다. 서늘한 북방의 바람, 사락사락 눈 밝히는 소리, 을씨년스럽고 날카롭게 솟은 자작나무 숲, 시야를 흐리는 안개비, 건조한 모래성처럼 흩어지는 차헌의 윤회 속 기억, 외전은 영상기가 돌려 독자에게 서요와 나르예가 있는 정경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합니다. 그 흐리고 젓어드는 장면 속에 서 있는 서요는 마치, 나르예에게 '잡을 수 없는 것' 같은 그립고, 불안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부수는 것보다 세우고 지키는 어렵다고 합니다. 열두 갑자가 다섯 번 돌아 육십년에 한번 돌아오는 환생을 아홉번이나 거친 나르예의 윤회는 쉽지 않았을 듯 합니다. 서요를 만난 마지막 환생 전까지, 나르예는 서요를 가진 거짓 환상 속에서 멈추지 않고, 서요를 만날 수 있는 날이 가까워졌음을 기꺼워 하며, 스스로를 계속 죽이죠. 그리고, '윤서요'를 만났을 때, 다시는 결코 실패하지 않겠노라 다짐합니다. 물론, 주변 사람을 정리하고 납치극을 조작한 것을 조심스럽다고 말하긴 그시기하지만, 이외 기타등등은 매우 애썼다고 인정 해 줘야겠죠? 하지만, 나르예는 '서요를 잃어버리지 않는 방법'에 골몰한 나머지, '서요와 함께 행복하게 사는 법'을 놓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환생하고 착해진 집착 광공이 몇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과 나르예의 가장 큰 차이는 나르예는 후회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내가 서요에게 어떻게 그렇게 잔혹한 일을 할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둘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결론과는 달라보입니다. 이제 서요는 더 이상 괴로워 하지 않습니다. 많이 웃고, 편안해 지고, 행복해 졌어요. 하지만, 나르예가 보는 서요는 늘 신기루 같은 풍경 속에 있습니다.

비와 당신, 그 당신을 하염 없이 바라보는 '나'는 어디에 있나요?

분명히, 공이 수 발목을 아작내는 전형적인 피폐물인데, 이렇게 공이 안스럽다니... 이것도 다 이모의 마음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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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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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블루코드

출간일: 2020.08.06

분량: 본편 4권 + 외전 1권

 

 

 

 

 

 

 

 

 

 

 

 

 

point 1 책갈피

 

 

"형님께서 자비로우시기를 나는 바라지 않아요. 그러니 구태여 이리 자애롭게 마음을 쓰실 필요 없습니다."

 

 

 

point 2 줄거리

 

 

기: 이화국은 황룡의 피가 황족에게 이어져 내려오는 황룡의 나라이다. 황룡의 피를 이어 받은 황제는 금색머리와 눈을 갖게 되고, 황제가 승하 한 후에 다음대 황룡의 피를 갖은 황제가 금색머리와 눈으로 변하게 된다. 황룡의 피 이외에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재상 박제문은, 이해언을 어릴때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키우며, 이해언을 제외한 모든 황족들을 죽인다. 그리고 이해언은 그 곳에서 자신의 첫사랑이자, 박제문의 외동아들 박기준을 만난다.

 

승: 유일하게 살아남은 황족인 이해언의 머리가 금색으로 변하고 황제가 되자, 박제문은 그를 허수아비로 만든다. 어떠한 결정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사람이 아닌 자들을 모두 처결하고, 수시로 해언에게 치욕을 주며 황제 위에 자신이 있음을 각인시켜 준다. 이런 박제문에 반기를 든 황후가 죽고, 맞수가 없어진 박제문과 해언의 후궁이 되어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기준 사이에서, 해언은 몸과 마음을 모두 내어준 빈껍데기 생활을 한다.

 

전: 해언의 애정을 거절 할 수 밖에 없었던 기준은, 죽은 전 황후와 모종의 계약을 하고, 해언을 지키기 위해 후궁이 된다. 하지만, 해언은 그런 기준을 증오하며 상처 준다. 기준은 모든 비난을 박가와 자신에게 향하도록 사치스럽고 잔인한 생활을 이어가고, 한편으로 해언이 스스로 세력을 모을 수 있도록 뒤에서 도으며, 살아남은 다른 황족 '원이'를 태감으로 삼아 보호한다.

 

결: 절대 권력의 말미에서 박제문은 기준이 박가의 모든 혈족을 죽였고, 자신을 죽이고, 스스로도 죽음으로서 역사에서 박가를 지우고, 황룡의 분노를 잠재우려 함을 알고 절규한다. 해언은 급히 궁으로 돌아오지만, 기준의 계획을 막지 못한다. 해언이 자신의 피와 또 다른 황룡의 피인 '원이'의 피를 기준에게 먹이자, 기준의 머리는 황금색으로 변한다. 그는 패악한 롱화귀비가 아니라 황룡의 유일한 반려인 '황후'로서 평화롭게 살아간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착한 악'과 '못된 선'

 

 

'착한 악'과 '못된 선'이라니... 무슨 말장난인가 싶으시죠? 그럼에도 왠지 뭔지 알 것도 같지 않으신가요? 고전이나 클래식을 읽으면 주로 '절대 악'과 '절대 선'이 나와요. 누가 봐도 못된 놈! 누가 봐도 착한 놈!이요. 그런데, 실제로 못된 놈인데 안스러움이 들고, 착한 것 같은 뭔가 찜찜한... 그런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옳고 그름과 선 악은 다른 차원의 문제이긴 하지만, 규범이든 도덕이든 공동체가 잘 굴러가기 위해서 사람들은 기준을 세우고 살아요. 그 기준에 대한 의심이 안정성을 해치는 '악'이 될 수 있기에, 우리는 옳고 그름이든, 선 악이든 다수가 비슷한 답을 낼 수 있도록 훈련을 받고 살아왔죠. 그런데, 그런 사회적 차원이 아니라, 한 인간의 삶에 있어서 정말 선과 악은 구별 할 수 있을까요?

 

롱화귀비전에서 박제문은 '절대 악'입니다. 고민 할 필요가 없어요. 저는 이 책을 연재로 읽었는데, 정말 박제문 나오면 그 날은 그닥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롱화귀비도 '악'입니다. 아주 많은 사람을 죽이거나 잔인하게 신체를 훼손합니다. 심지어 박제문보다 더 많이 죽여요. 자신이 유일한 은신처였던 해언이 애정을 갈구 했을 때는 매몰차게 몰아내다가, 해언이 자신을 거부하자, 그를 매우 탐하고 집착하죠. 하지만, 박제문과 다르게 박기준을 볼 때, 어딘가 계속 가슴이 아려요. 그 탐욕의 이유가 오로지 '해언이 마땅히 가져야 하는 것'을 돌려주는 것 뿐 이었으닌까요. 심지어, 그 곳에는 자신의 생명도 애정에 대한 보답도 없었어요. 계획의 날이 온다면, 해언은 진실한 황제가 될 것이고, 그날이 자신이 죽는 날이죠. 해언이 숨 죽이며 살다가 비로소 행복해 질 때, 자신은 죽습니다. 그 날이 오도록 도우면서, 그 전에 해언의 마음 한 자락 받을 수 있기를 염원하죠.

 

이 책에서 제일 독특한 캐릭터는 이해언입니다. 해언은 탄생부터 비참한 인생이 정해진 가련하고 불쌍한 황제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어릴때부터 박제문에게 길러지면서 그에게 굴종하는 법을 배웠죠. 또,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사랑하는 형님에게 계속 거부 당하죠. 황제가 된 후 유일하게 마음을 나눈 내편 황후는 박제문에게 반기를 들다 자신의 눈 앞에서 끔찍한 최후를 맞습니다. 차라리 본인이 황제를 하고, 상황으로 물러나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황룡이 아닌 박제문은 정전에 해언을 앉혀 두고 온갓 모욕을 줍니다. 방으로 돌아가면 그곳에는 롱화귀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현실에 짓눌린 '선'의 전형 같은 모양새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썩~ 그렇게만은 보이지 않아요.

 

해언은 의외로 잔인합니다. 용도 뱀과라 그런가요? 저는 가끔 해언이 화려한 비늘을 가지고 있어 눈길이 가지만, 가까이 가면 맹독으로 사람을 마비시키는 독사 같이 느껴질 때가 있어요. 해언은 특별히 누군가를 죽이진 않습니다. 해치지도 않아요. 하지만, 그들이 박제문이나 박기준에게 죽거나 다칠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는 황궁 안에 조차 만들지 못한 전 황후의 무덤에서 죄책감에 서럽게 우는데요, 그건 내가 사랑하지 못한 누님에 대한 미안함에 가까웠죠. 그는 박기준이 자신을 해치지 못 할 것을 압니다. 어쩌면 그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그저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폭행이었던 셈이죠. 그렇다고 복흑이라고 보기에는 '악의' 보다는, '무감' 쪽이예요. '알고 보니 무서운 놈이었어!'라기 보다는 '상처 입은 가녀린 짐승은 아니다!'란 느낌이랄까요. 묘~한 캐릭터였어요. 

 

착한 악과 못된 선 즉, 이타적인 악과 이기적인 선, 어쩌면 우리 주변에 많은건 '이기적인 선'인지도 몰라요. 아이러니하게도 '이타적인 악'은 '이기적인 선'과의 관계에서 약자가 됩니다. 그 이타성 안에 이기적인 선이 들어 있으닌까요. 참 묘~하죠. 주변에 나를 위해서 다른 사람에게 '악'을 자처하는 사람이 있나요? 그를 말리며, 걱정하며, 비난하며, 혹시 일신의 평화를 지키는 '이기적인 선'은 아닌가요? 저는 요즘 뉴스에서 '이기적인 선'을 자주 봅니다.

 

롱화귀비전은 팔에 힘줄이 빡! 솟는 근육질 미남이, 호리호리한 황제의 후궁이 된다는 것 부터가 새로운 설정이었어요. 비록 본편은 15세라 아쉬움은 많았지만, 신박함이 많은 소설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치 AS하듯 외전에서, 그 '집요하게 탐했다.'라고 하는 문장을 세세히(?) 장황하게(?) 여러 시점(?)에서 풀어 줍니다. 찌롱 잠수 구간이 다소 긴 편이긴 하지만, 휘발성 작품들 속에서 조금은 묵직한, 읽을 만한 작품이었습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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