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프린시플(principle)

작가: 사치모

출판사: (주)조은세상

출간일: 2019.04.03

분량: 본편 1권

 

 

 

 

 

 

 

 

 

 

 

 

 

 

 

 

# point 1 한 컷

 

 

(주)조은세상
(주)조은세상

 

 

 

# point 2 줄거리

 

 

기: 게이 야마시로는 많은 규칙을 지키고 살고 있다. 자신의 성적성향을 숨기지 않기, 동료에 손대지 않기, 머리 좋은 놈은 패스, 30살 이상의 동정이랑 관계는 한번으로 끝, 상대에게는 안대를, 신음을 내지 않고, 최대한 만지지 않는다 등등... 어느날 동정 낚기에 실패하고 돌가는 길, 야마시로 앞에 함께 작업하는 1등 건축사 야시로가 나타난다. 

 

승: 야마시로는 30살이 넘은 동정이라는 야시로의 거짓말을 알았지만, 아직 '의심하기' 원칙이 없던 고로 하룻밤을 보낸다. 그리고, 야마시로는 13번째 규칙, '누구도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원칙의 위기를 맞는다. 규칙을 지키기 위해 야시로를 피해다니지만, 스토커처럼 야마시로 앞에 계속 나타나는 야시로에 의해 '관계는 한번으로 끝' 원칙은 깨진다.

 

전: 전통 목수 집안에서 태어난 야마시로는 남자의 둘러 쌓인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게이임을 알게 된다. 게이로서 잘 살아보려고 노력했지만, 결과는 상처 뿐인 연애와 집안의 방출뿐이었다. 상처를 받을 때마다 야마시로의 규칙은 늘어났다. 반면, 사랑을 믿지 않는 야시로의 규칙은 하나뿐이다.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면, 반드시 내것으로 만든다. 그리고 야시로는 야마시로를 발견한다.

 

: 야시로에 의해 지켜왔던 규칙이 모두 깨져버린 야마시로는, 규칙이 정말 자신을 보호하고 있었던 것이 맞는지 의심한다. 야마시로는 오래동안 연락을 끊었던 집에 연락을 한다. 그리고, 야시로와 서로 좋아하는데 사귀지는 않는 이상한 섹스프렌드가 된다.

 

 

 

# point 3 진지충의 Review: 규칙 파괴자

 

 

저에게는 징크스가 있습니다. 특별히 가지 않는 길, 입지 않는 옷, 쓰지 않는 물건도 있습니다. 모두 불행했던 기억을 부르는 대상들이죠.

 

기억을 파일 처럼 휴지통에 버리거나, 적어도 순서지정을 해서 뒷자리로 밀어 버릴 수 있다면 좋을텐데, 늘 좋고 감사한 기억보다는 아프고 상처 입은 기억들이 먼저, 자주 떠오릅니다. 식중독을 톡톡히 앓고 난 뒤 회는 더 이상  먹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사는 것을 멈출 수는 없으니 이런 기억들을 외면하기 위해서 나름의 규칙이라는 것을 만들게 되죠.

 

사치모님의 작품은 다크 하드코어에 있어서 실패가 없습니다. 하지만, 피폐물이거나 애정물이라고 말하기에는, 공 수 모두 강단있고 분위기 자체도 매우 시크하죠. 딱히 누가 누구를 어찔 할 수 있는 상황은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모두 딥블루가 아니라 딥블랙에 가까운 이야기를 해요.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장애, 그러닌까 운명같은 것들이 갈등의 주 원인으로 등장합니다. 그 중 프린시플은 가벼운 축에 속한다고 할 수 있어요.

 

야마시로는 훌륭한 목수입니다. 그 난잡한 사생활과 다르게 전통 목수의 후계자 였죠. 야마시로는 열심히 삽니다. 가문의 일도 열심히 배우고, 자신의 성향을 비난하더라도 굳굳히 계속 사랑을 해요. 그렇게 노력하면 노력 할 수록, 야마시로는 거절 당하고, 상처 입고, 비난 당하죠. 그래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을 원망하기보다 흔한일이라고... 그 기억들을 흘려보내고 무시하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세상에 당연한 상처는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사람은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죠. 하지만, 그래서 어쩔 수 없는 상처가 당연한 건 아닙니다. 역시 아프고, 무섭고, 모른척 할 수도 없죠. 어딘가는 금이가서, 스칠때마다 따끔거리는 것이 우리내들의 불행한 기억이 아닐겠습니까? 그래서, '접근금지' 팻말을 세우는 것 처럼 규칙을 세우지만, 그 것이 정말 나를 지켜주고 있는 걸까요?

 

야마시로의 규칙 들은 모두 야마시로의 꿈입니다. '절대로 좋아하지 않기'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꿈, '신음하지 않기''만지지 않기''상대방에게 안대 씌우기''관계는 한번만'은 마음껏 신음하고 만지는 나를 사랑하는 눈을로 봐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꿈, '동료를 사랑하지 않기''머리 좋은 놈은 패스'는 머리 좋은 동료를 사랑해도 그에게 비난 받지 않는 꿈이죠. 

 

어쩌면 그 규칙들은 상처에 붙힌 밴드처럼 있는 상처를 안보이게 해 줄 순 있을지 몰라요. 하지만 그 규칙들은 정말 내가 하고 싶어하거나 바라는 것들도 역시 가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도 쉽게 무너트리기에는, '좋을 수도 있는 것'은 '반드시 아플 것 같은 것'을 이기지 못하죠. 그래서, 야시로 같은 규칙 파괴자가 필요한 건지도요.

 

자기 규율에 엄격한 사람을 흔히 자제력 강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가끔 그런 사회가 무섭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럼 자기 규율 넘어에 있는, 더 가치 있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여기며 살게 되잖아요. '나는 잘 살고 있다.'라는 자기암시를 걸면서요. 의외로 그 밖에는 진짜 더 '나'다운 것이 있을지도 몰라요.

 

물론, 규칙 파괴자로 진화 할 수 있는 용기 주머니에 용기를 모으기 전에는 책을 읽습니다. 마음의 장벽 넘어를 넘어간 사람들의 이야기로, 내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해 공상을 하면서...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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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악마와 계약

작가: 하루

출판사: 블랑코믹스

출간일: 2019.01.08

분량: 본편 2권

 

 

 

 

 

 

 

 

 

 

 

# point 1 한 컷

 

 

블랑코믹스
블랑코믹스

 

 

 

# point 2 줄거리

 

 

기: 오디션에 떨어지는 나날을 보내던 료스케는 인기절정의 대배우 코지마의 외제차에 기스를 낸다. 배상을 위해 가불을 요청한 료스케에게 악덕 소속사 사장은 약을 먹여 포르노를 찍게 하려한다. 다행히 코지마에 의해 구해진 료스케는 그의 수행원이 되어 빚을 변재하기로 계약한다.  코지마는 료스케를 만지고 키스하고 놀리며 악마처럼 괴롭혔지만, 료스케는 우상인 코지마의 곁에서 성실하게 일한다. 

 

승: 코지마의 생일파티에서 만난 방송사 프로듀서 PD 사이온지는 료스케에게 코지마를 위한 깜짝 이벤트를 제안한다. 하지만 사이온지는 의심없이 호텔로 찾아간 료스케를 강간하려하고, 료스케에게 코지마가 미성년과 부적절한 관계인 증거가 있다면 협박 한다. 한편,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몸에 흔적까지 남아있는 료스케에게 분노한 코지마는 강제로 그를 안고, 계약해지를 통보한다. 

 

전: 료스케는 자신을 피하는 코지마에게 찾아가고, 마침내 두 사람은 서로의 서툰 애정을 확인한다. 그리고 사이온지의 폭로를 역으로 받아친 코지마는 료스케의 연인이 되고, 배우로서 도약을 하는 료스케 곁을 지킨다. 평화는 끝나게 되어 있는 법, 배우로서 연인으로서 알콩달콩 콩을 볶던 두 사람 앞에 코지마의 스토커가 나타난다. 그 스토커는 자신을 무시하는 코지마를 해치려하고, 료스케는 코지마를 지키려다 크게 다치게 된다.

 

결: 오래 전 코지마는 우연히 위기에 처한 할머니와 강아지를 돕는 소년을 본다. 그리고,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오디션 현장에서 자신 이미지와 절대 안 맞는 역을 연기하는 그 소년을 다시 만난다. 관심이 생기고, 도와주고 싶고, 함께 있고 싶었다. 코지마는 료스케가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치료를 받고 나아진 료스케가 배우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코지마는 꿀 떨어지는 눈으로 지켜본다.

 

 

 

# point 3 진지충의 Review: 감기처럼 

 

 

"나는 절대 하지 않을거야!"라고 다짐했던 일이 있었죠. 저의 경우는 "절대 책상 앞에서 굽신 거리는 일은 하지 않을거야!"였습니다. 학창시절, 양복입고 죽지 못해 사는 얼굴로 걷고 있는 샐러리맨들이 정말 좀비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학원다닌다고 좋아하는 책도, 영화도, 변변한 취미 생활 하나 없는 공부 좀 한다는 친구들이 정말 불쌍해보였어요. 그래서 나는 절대 대학도 안 가고, 절대 회사원도 안 되고, 졸업만하면 세계를 누비며 글쓰고 사진찍는 사람이 될 거야! 라며 정말 쿨~하게 학업을 놓았죠. 

 

그래서 정말 그렇게 살고 있냐고 물으신다면, 세상은 마음대로 안 되더라고 대답하겠습니다. 물론, 사회 음모론을 말하려는 건 아닙니다. 그저, 미래의 내가 어떤 경험을 해서 무엇을 깨닫고 선택하게 될지 모른다는 거죠. 그리고, 미뤄논 숙제를 몰아하는 것은 매우 힘듭니다. '절대란 것은 절대 없다.'는 것을 배우는 것도 제법 아픈일이고요.

 

코지마는 연기에 대한 광기로 배우가 되어 성공합니다. 물론, 반반한 얼굴과 완벽주의 성격도 한 몫했겠지만, 셀럽의 삶의 거부하는 담백한 인간관이 더 '그'다운 설명일거예요. 늘 지나다니는 거리에 있는 맛집도 관심이 없으면 안보이는 것 처럼, 코지마의 삶에 타인은 관심 밖에 존재였죠. 심지어, 대스타께서 매니저도 없이 홀로 다니셨으닌까요. 그러다가 '사람'이 보입니다. 착하고, 바보같고, 불쌍해서, 귀여워서 이상하게 찜쩍대고 싶은 소년이요.

 

"너무 오랫 동안 사랑하지 않았더니 내 몸이 불타버릴 때까지 내가 하는 것이 사랑인 줄 몰랐습니다."라는 어느 소설의 한구절처럼, 코지마도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죠. 피를 볼때까지요. 단지, 이상하긴 했어요. 내가 이렇게 충동적인 사람이었나? 내가 이렇게 오지랖이 넓은 사람이었나? 왜 소중히 대하고 싶지? 그러다가 눈 앞에 사랑스러운 료스케쿤이 있지 않겠습니까? 고민은 멈추고 손을 움직여야할 타이밍이 되어버리죠.

 

그러다 어느날 부지불식간에 일어난 난입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료스케는 한 쪽눈에 피를 철철철 흘리며 쓰려져 있어요. 자신에게 향한 칼날을 대신 맞았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죠. 태어나서 처음 느끼는 무력감, 자기혐오감, 분노와 절망감, 그것이 이미 료스케가 자신의 소중한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줍니다. 그리고, 곧 자신이 너무 자신만만하게 컨트롤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던 자만심이, 그 결과가 자신의 소중한 것의 꿈을 피기도 전에 밝아버릴뻔 했다는 사실도요.

 

이런 감정이 싫어서, 이렇게 우왕좌왕 되는 꼴이 싫어서 절대 소중한 사람 따위는 만들고 싶지 않았는데, 사실... 그날 유독 착한 소년의 모습이 눈에 들어 온 순간 '절대'는 이미 '절대'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생이 자꾸 주인의 의지를 꺽으려 들때면, '너랑 나도 같은 배를 탔는데, 그냥 노력하는데로 흘러가 주면 안되겠니?'라고 인생에게 따지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절대'가 붕괴해야만 보이는 것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가령, '신에게 빌 시간에 노력을 해!'라며 신사에 소망패를 걸던 료스케를 타박했던 코지마가, 료스케의 건강을 비는 소망패를 걸게 된 것 처럼요. 

 

누가 '나는 감기는 절대 걸리지 않을 거야.'라고 확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요. 모두 다 감기같은거 아니겠어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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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스케이프 저니

작가: 오게레츠 타나카

출판사: (주)현대지능개발

출간일: 2017.03.24

분량: 본편 3권

 

 

 

 

 

 

 

 

 

 

# point 1 한 컷

 

 

(주)현대지능개발사
(주)현대지능개발사

 

 

 

# point 2 줄거리

 

 

기: 사교성 갑인 나오토는 자신과 같은학교 같은학과에서 전 남친 타이치를 만난다. 사귈 때 매일 싸우고 서로에게 상처만 주던 타이치와 거리를 유지하려고 하지만, 실패하고 다시 연인이 된다. 사랑이 넘치는 가족들 사이에서 기둥 역할을 해왔던 나오토에게 타이치는 늘 화를 내는 사람이었고, 언제나 혼자였던 타이치는 나오 주변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는 것이 싫었다.

 

승: 최악이었던 과거 연애를 반복하지 않으려 타이치는 노력한다. 나오 주변에 바글거리는 사람들과 친해지고, 화도 참고, 어쩔 수 없는 초조함은 섹스로 채웠다. '몸만 필요 할 뿐 좋아한적 없다.'과거 헤어질 때 타이치는 그렇게 말했고 나오토는 크게 상처 입었었다. 결국, 강박적으로 섹스를 하려는 타이치에게 나오토는 화를 내고, 둘은 심하게 싸운채 헤어진다.

 

전: 어느날 나오토는 타이치가 고백 받는 장면을 본다. 그리고, 영어를 싫어하는 타이치가 영문과에 오고, 사람과 어울리기 싫어하는 그가 변한 것이 모두 자신을 위해 노력한 것임을 알게 된다. 가까이만 가면 좋아 할 수 밖에 없는 둘은 다시 사귀기 시작하고, 어느덧 졸업을 준비한다. 나오토 밖에 없고 나오토만 있으면 되는 타이치는 나오와 함께 살 미래를 계획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오토가 포기해야 할 것들을 알고 겁먹는다. 둘은 또 싸운다.

 

결: 마지막 대학축제에서 타이치는 공개적으로 나오토에게 고백을 하고 키스를 한다. 나오토는 강했고, 이혼한 타이치의 엄마처럼 자신을 떠나지도 않을 것이다. 둘은 서로의 가족을 만나 사랑하는 사람과 양자결연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예상했던 것 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비난 받기 시작했지만, 자신을 지지해주는 가족과 친구들이 남아 있었다. 싸우고, 화해하고, 상처주고, 사과하고, 그렇게 계속 함께 있기로 약속한다.

 

 

 

#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싸우고 실망하고 상처받아도 함께인 것이 당연한 사람

 

 

'영원'이라는 것이 무슨 의민지도 모르고, 노래 가사에 나오기에 그저 좋은 뜻이 겠거니 썼을 때가 있었습니다. 언젠가 늙어 추하고 나약해지고, 좋은 향기와 정돈 된 옷이나 공들인 화장도 없고,  성취감에 도취한 자신만만한 날들도 없어지겠죠. 더 이상 지적이거나 유능한 사람도 아닐거예요. 자신 좀 괜찮아 보이는 모든 것이 사라져서 초라해 져도, 그래도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시간... 평생이라는 것도 이런데, 영원이라는 건 얼마나 질리도록 길까요?

 

오게레츠 타나카님의 작품은 수위가 높습니다. 일본 하드BL 특유의 '빗치'들이 대거 등장하죠. 그래서 이스케이프 저니를 봤을 때는 내심 놀랐습니다. 아니아니!!! 이 분 이중인격 아닌가? 맥스!하이! 변태 에이빌리티!가 없으면 쓸 수 없는 고수위 작품들이었기에, 이렇게 정상적(?)적인 작품을 쓸 수 있는 분이라는 걸 알고, 진정한 21세기 하이브리드형 인재라고 감탄했죠. 인격이 두 개 있지 않으면 불가능 할 텐데... 

 

이스케이프 저니는 지나치게 현실적입니다. 러브 판타지 조차 없죠. 둘이 싸우는 걸 보면, 너무 유치하고 익숙해요. 뭔지 아시리라 믿습니다. 큼큼... 둘 사이에 갈등은 세계평화도 아니고, 정의, 생계나 명예와 같은 거대한 것도 아닙니다. 아주 사소해서 지나칠 수 있는 것들 입니다. 하지만, 충분히 멀어질 수 있는 단초가 되기도 하죠. 타이치 어머니가 그랬던 것 처럼요.

 

타이치 아버지는 열심히 일하는 성실하고 묵뚝뚝한 가장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따뜻한 가정을 원했죠. 아버지는 어머니를 사랑하고 큰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니지만, 조금씩 틈이 벌어지고 지치고 결국은 헤어지게 됐어요. 타이치는 아주 작은 계기로도 사람은 떠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그 간극을 메워야 하는지는 배우지 못했죠. 나오토를 잃어 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불안함과 인내의 연속이었고, 끝내 폭언과 폭력으로 이어졌어요. 

 

다시 기회가 주어지면, 이번에 절대 실패하지 않아야지! 나오토를 따라 대학을 들어가고, 나오토의 친구들과 친해지고, 밝고 세심하게 나오토를 아껴줘야지! 하지만 늘 그렇잖아요. 하나를 조심하면 다른 하나가 문제가 생겨요. 그리고 '섹스'로 싸울 줄 몰랐던 타이치는 또 자신을 떠나는 나오토의 등을 보게 되죠. 순간 화를 참지 못하고, 힘으로 나오토를 누르고 폭력을 휘두릅니다. 두번 다시 반복하지 않길 원했던 최악의 이별, 그 뒤이은 두번째 최악의 이별을 맞이합니다.

 

세상에 사랑하는 사람들은 한 무더기고, 모두들 행복하게 사랑하는데 왜 나만 힘들까?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에도 타이치에게 나오토를 없는 삶은 없었죠. 구질구질하고 누구한테 말하기는 남사스러울 정도 별 것 아닌... 그런 일들에 고집피우고 자존심 지킨다며 화를 내고, 먼저 화해하기 싫어 방치하면서 멀어지는 것에 겁내하는... 그렇게 매일 보고 사는 사람이 있죠. 그게 가족이고, 유일무이한 사람일겁니다.

 

즐겁기만한 연애는 가능합니다. 연애가 직업인 것처럼 유쾌하고 능숙한 사람도 있죠. 정말, 매번 감동이고 짜증 날일 없는 사람이요. 그런데 가족이 되어 살아간다는 것이 결코 그럴수는 없습니다.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보여 주기에는 평생은 너무 길고, 평생을 배우로 살 수 있는 사람도 없을 테닌까요. 함께 늙어 갈 수 있는 사람, 아마도 그 사람은 나를 제일 자주 찌질하고 후회하게 만드는 사람이자, 앞으로도 그러 할 예정인 사람이겠죠. 평생이요. 체험 할 수 있는 영원과 가장 유사한 시간동안...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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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이토 마코토

작가: 모리요

출판사: 넥스큐브

출간일: 2018.06.29

분량: 본편 1권

 

 

 

 

 

 

 

 

 

 

 

# point 1 한 컷

 

 

넥스큐브

 

 

# point 2 줄거리

 

 

기: 마코토는 사라진 전 남자친구의 빚 500만엔이 있다. 이 감당하기 힘든 빚에 몸을 팔 계획을 하던 마코토에게 쌍둥이 형제가 말을 건다. 셋이 함께 하는 조건으로 이상한 형제에게 몸을 판다. 마코토는 3달간 쌍둥이의 펫이 되기로 하고, 빚을 청산받는다. 똑같은 얼굴, 똑같은 옷, 똑같은 헤어스타일, 서로가 같다는 쌍둥이 형제와 동거가 시작 된다.

 

승: 알파 세이지, 오메가 아이지는 형제이자 서로의 짝이기도 하다. 비정상적인 생활이지만, 마코토에게는 그저 사랑하는 사이로 보인다. 마코토는 자신을 가족이라 불러주는 두 형제를 좋아하고, 무엇인가를 해주고 싶어한다. 그러나 세이지와 아이지를 구별하며 관여하기 시작한 마코토를, 아이지는 가혹하게 대한다. 그렇게 마코토를 심하게 다룬 다음날, 아이지는 마코토에게 오메가 발정제를 먹이고 난 뒤 세이지를 부른다. 마코토는 온 힘을 다해 목을 지켜낸다.

 

전: 어린 시절부터 늘 똑같았던 세이지와 아이지는 알파, 오메가로 발현 된 후 서로가 달라졌음을 깨닫는다. 어느날 아이지를 싫어한 한 아이가 아이지의 억제제를 숨기고, 그 장면을 세이지는 보지만 가볍게 넘긴다. 그러나, 그날 아이지는 갑작스러운 히트를 맞고, 본능을 참지 못한 세이지는 아이지의 목을 문다. 그러나, 부모님은 잘못한 세이지가 아닌 오메가인 아이지를 시골로 보내려 한다. 아이지를 혼자 보낼 수 없었던 세이지는 아이지와 함께 집을 나왔던 것이었다.

 

결: 마코토는 알파인 세이지를 자신과 맺어주고, 짝이 된 이상한 형제의 흔적을 없애려는 아이지를 찾아간다. 아이지는 세이지가 언제든 자신을 떠나고 혼자 남겨 질 거라고, 세이지의 희생으로 유지되는 관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이지는 아이지와 함께 있었던 이유는 사랑 때문이라고 말한다. 알파와 오메가가 아닌, 아이지와 세이지가 되어 마코토와 애인이 된다. 

 

 

 

#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우리는 모두 다 다르다.

 

 

이제는 oo버스의 종류가 많아져서, 때론 이게 뭔 세계관이여? 읽기 전에 모르는 경우도 생기고 있습니다. 양자역학은 어렵지만 평행세계론은 흥미로운 문학적 소재가 되었나 봅니다. 멀티버스에 대한 꼬장꼬장하고 머리가 팽팽도는 논문을 보면서도, 어딘가 오메가버스가 떠올라 미소짓는 동인녀가 있었다는 것은 여담입니다.^^

 

단순히 남자가 임신을 하는 설정 때문에 오메가버스가 사랑을 받는건 아닐겁니다. 굳이 BL을 읽으면서, 여자의 고충을 수에게 이입하는 것이 '오메가버스가 재미있는 이유'에 대한 설득력있는 대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오메가버스는 참 재미있습니다. 오메가버스 안에서 생긴 갈등은 어딘가 현생과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훨씬 다양하고 복층적이죠. 단순히 갑자기 '몸이 마비 된다. 통제가 안 된다.'는 신체 장애라면 안타깝기만 했겠지만, 섹턴이 폭팔하는 가운데 몸이 통제가 안 된다는 설정은 므흣하기까지 하죠.

 

하지만, 사회적 차별로 확장되면, 뭔가 씁쓸합니다. 물론, 현실 동성애와 가상의 BL은 다르다고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어떠한 다름도 비난의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서요. 그냥 싫어하는 것은 인정합니다. 저도 누군가가 좋아 죽는 드라마를 잘 못 봅니다. 

 

아이토 마코토에는 오메가버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알파 오메가의 사회적 차별을 정말 독특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바로 같은 외모의 형제라는 설정입니다. 아담하고 예쁜 오메가와 덩치크고 굵직하게 생긴 알파가 아닙니다. 연상과 연하도 아니고, 부자와 거지도 아닙니다. 단지, 알파와 오메가일 뿐입니다. 이 것만으로 아이지는 혼자남겨지는 사람이 되었고, 세이지는 아이지를 위해 희생하는 사람이 되었죠. 둘이 같아진다는 것이 누군가에게 불안감, 누군가에겐 죄책감이 된 셈입니다.

 

우리가 같다는 것이 당연한 둘이지만, 세상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똑같은 목의 물린 자국을 만들어 등장한 쌍둥이를 부모님은 숨기려 합니다. 만약 세상이 우리를 다르다고 한다면, 우리는 우리 세상에만 있자. 우리만이 서로의 가족이 되고, 연인이 되고, 이해자가 되어 주자. 하지만, 이 둘은 마코토를 집으로 들여요. 그 전에도 많은 친구들이 거쳐 갔습니다. 즐기기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사실 이해가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죠. 아이지와 세이지는 자신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줄 누군가를 기다렸죠.

 

마코토에게는 아이지와 세이지는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다리 꼬는 방향이 다르고, 입맛이 다르고, 좋아하는 것도 달랐죠. 그저 아이지와 세이지였고, 꽁냥꽁냥 예쁜게 사랑하는 사이었습니다. 마코토에게 이해받는 것이, 아이지에는 기쁘고도 슬픈 일이었을 거예요. 이해받는다는 것은 기쁘지만, 세이지가 아닌 아이지가 되어버린 아이지는 오메가가 되었을테니까요. 언제든 홀로 남겨 질 수 있는데 오메가 말이예요. 하지만, 아이지는 이해받았다는 것을 용기 삼아, 아이지가 되어 살아가려고 합니다. 

 

책상에 펜이 한 자루 놓여 있습니다. 그럼 나는 펜이 한 자루 놓여 있다고 말하면 됩니다. 그 펜을 싫어 할 수도 있고, 그 펜이 필요 없는 쓰레기 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그냥, 펜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논란이 되어야 하는 걸까요? 저는 어떠한 차별을 볼 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왜 펜이 여기 있어? 펜은 여기 있으면 안되? 그러면 내 책상의 펜은 연기가 되나요?

 

그저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있다고 받아드리는 것... 이것이 당연하지 않다는 것이 되려 놀라운 사실이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모두 다 다릅니다. 아이지는 아이지고 세이지는 세이지죠. 마코토의 극한(?) 기구 체험(?) 후 어렵게 이끌어낸 당연한 이야기 입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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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Season

작가: 아소우 미츠아키

출판사: (주)현대지능개발사

출간일: 2017.03.17

분량: 본편 1권

 

 

 

 

 

 

# point 1 한 컷

 

 

 

(주)현대지능개발사
(주)현대지능개발사

 

 

 

# point 2 줄거리

 

 

기: 이노세가는 유서 깊은 기노모 명가였으나 시대가 바뀌고, 어린 아즈마와 병약한 어머니만을 남겨두고 아버지가 죽자 고용인들이 재산을 가지고 달아나 곤궁해진다. 어느날 과거 이노세가에 큰 은혜를 입었다는 사채업자 마츠오카 스에지가 찾아와, 금전적 원조를 약속한다. 이후, 스에지는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지속적으로 보내주었고, 아즈마는 마츠오카가 오는 날을 기다리게 되었다.

 

승: 마츠오카가 어머니의 재혼을 설득하는 과정을 오해한 아즈마는 스에지에게 화를 내고, 이후 마츠오카는 물건만을 보낸다. 어머니의 재혼식에서 마츠오카를 만난 아즈마는 사과를 하며 좋아한다고 고백을 한다. 마츠오카는 아즈마를 밀어내지 않으면서도 다가가지는 않은 애매한 거리를 유지한채 대한다.

 

전: 마츠오카를 그리워하는 아즈마를 보던 의사인 양부는, 아즈마에게 간단한 심부름차 마츠오카에게 보낸다. 그리고, 마츠오카의 집을 도착 했을 때, 그에게 원한을 품은 채무자에게 아즈마는 폭행을 당하고 칼에 찔린다. 마츠오카는 아즈마에게 다가가기 위해 부정하게 부를 축적하고, 이것이 알려질까 두려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즈마는 마츠오카를 변함없이 사랑하며 떠나지 말아달라고 한다. 마츠오카와 아즈마는 드디어 뜨밤을 보낸다.

 

결: 아즈마는 의학부에 다니기 위해 고향을 떠나 마츠오카와 함께 살게 되고, 변함없이 마츠오카 곁에 있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던 중 자살한 부모님 대신해 마츠오카에게 복수하던 사람이 아즈마의 유일한 대학친구라는 것이 밝혀진다. 아즈마는 마츠오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 친구에게 끊임없이 다가간다. 마츠오카는 나의 착한 연인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마츠오카는 사채업을 접고 아즈마와 함께 고향으로 내려간다.

 

 

 

#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당신의 가치

 

 

아소우 미츠아키님의 작품은 정말...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요. 일전 '소설' 설명란에서 잠시 언급했 듯 BL이라는 용어 자체도 일본에서 사용하는 상업화된 여성향 동성물에서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고,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들도 20년 이상 혹은 15년 이상 되신 분들도 많죠. 정말 '선생님'들 입니다.

 

그 중에 첫작품을 고른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습니다. 소설, 웹툰, 만화 중에 첫작품을 고르기 가장 힘들었습니다. 흠흠... 서두가 길었습니다. 너무 먹먹해서 그래요. ㅠ.ㅜ 아소우 마츠아키님의 작품 중에서는 제법 강도가 쎈 것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기본 톤은 '잔잔'이예요. 내용이 격하거나 잔인하더라도 '던짐'이 아니라 '울림'으로 표현하는 작가님이죠.

 

그렇기 때문에 흐린눈으로 읽으시면 심심하다고 느껴질 수 있어요. 어느 순간에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스파클링이 튀지 않아요. 심지어 강피폐물에서도 그닥 더티토크가 나오지 않죠. 하지만, 서정의 끝판왕이라고 단정 할 수 있죠. 촉촉한 감성의 비를 맞고 싶으시면, 강추입니다.

 

마츠오카는 어린시절 가축처럼 팔려, 폭력적인 주인에게 짐승 취급 당합니다. 그런데 머리에 피를 흘리며 눈위에 앉아 있는 더러운 자신에게, 어린 도련님이 다가와 서슴없이 손을 내밀죠. 약을 가지고 오겠다고 하는 잠시, 자신을 찾는 매서운 부름에 고맙다는 인사조차 전하지 못하고 헤어지지만, 마츠오카에는 인생에 단 한번 받아 본 순수한 친절이었어요.

 

이후 마츠오카는 사채업자로 거칠게 살아옵니다. 그러면서 그 단 한번의 순수를 이유 삼아 자신을 정당화하며 돈을 벌죠. 그러면서도 그 한번의 순수가 자신을 '인간'으로 만든 것에 원망을 하기도 합니다. 아니었으면, 자신은 짐승이 되었을 것이고 그러면, 이렇게 죄책감이나 부끄러움도 없었을 거라고요. 아즈마의 애정을 받으면서도, 그에게는 이런 추악한 욕구가 아니라 좀 더 아름다운 것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이미 부정한 자신이 줄 수 있는 아름다운 것이 무엇일까요? 마츠오카는 아즈마에대해서 만은 겁쟁이인 셈입니다.

 

물론, 마츠오카가가 돈을 빌려주고 회수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비극을 합리화 할 수는 없습니다. 분명히, 죽은 사람도 불행해진 사람들도 많죠. 많은 사람들이 마츠오카에게 손가락질 합니다.하지만, 아즈마에겐 평범하고 흔한 것이 아닌 특별한 것을 주고 싶은 사랑하는 사람이죠. 오로지, 그것만이 마츠오카의 가치입니다. 왜냐면, 마츠오카는 오로지 아즈마에게만 '인간'이기 때문이죠.

 

물건은 사고자 하는 사람만이 물건의 가치를 매깁니다. 물건이 후져서 사지 않겠다는 사람에게 그 물건은 가치는 없는 것이죠. 가치가 '낮다'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 '없다.'는 것입니다. 매매가 없는데, 가격은 존재하지 않죠.

 

나를 '내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만이 나의 가치를 평가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밖에 무수한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려고 하죠. 표현의 자유는 어느 정도 용납 해 줄 수는 있지만, 그것은 나의 가치에 어떠한 영향이나 판단의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나의 애정을 지불하고, 당신이 나에게 당신을 준다면, 나는 당신의 가치를 매겨드리죠. 세상에 유일무이한 한사람이라고요. 아즈마가 마츠오카에게 하고자 했던 말이 아닐까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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