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소년과 행방불명

작가: 유키 링고

출판사: 블랑코믹스

출간일: 2020.08.11

분량: 본편 1권

 

 

 

 

 

 

 

 

 

 

 

 

 

 

 

 

# point 1 한 컷

 

 

블랑코믹스

 

 

 

# point 2 줄거리

 

 

기: 신사에 버려진 아이 슈이치로는 참배하러 온 노부인 토시코에게 거두어 진다. 토시코가 죽고 슈이치로는 마을을 떠난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귀신이 보였던 슈이치로는 도중에 부정한 것과 마주치고, 도망치다가 쓰러진다. 눈을 떳을 때는 수상한 가면을 쓰고 있는 텐이라는 사람의 집에 있었다. 치료해 주고, 잠자리를 제공하는 텐은 슈이치로가 자신이 사랑하던 사람과 닮았다고 말한다. 슈이치로 역시 꿈에서 보던 남자와 가면을 벗은 텐이 닮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승: 얼덜결에 동거는 시작되었다. 슈이치로는 텐이 잡은 물고기를 마을에 팔았다. 어느날 마을에서 슈이치로는 소매치기를 잡게 되고, 지갑의 주인은 자신의 식당에서 일할 것을 권유한다. 텐은 슈이치로가 마을에서 일하는 것을 말리지 않고, 슈이치로는 텐이 자신에게서 과거에 좋아했던 누군가를 보는 것이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한편, 식당에 장갑을 두고 간 단골 손님의 집에 찾아간 슈이치로는, 그가 10대 납치범이라는 사실을 알고 위기를 맞지만 텐에 의해 구해진다.

 

전: 기절한 슈이치로는 꿈을 꾼다. 꿈 속에서 귀족의 혼외자인 텐은 승려 죠닌의 제자가 된다. 텐은 덕심이 깊고 상냥한 자신의 스승을 존경한다. 그러던 중 죠닌은 천일간 걷는 고행을 떠나고 돌아오지 않는다. 텐은 법명을 받았지만, 죠닌이 떠난 후 부정한 현실에 부딪치고 마음이 검게 물들어갔다. 결국, 텐은 죠닌을 찾아 길을 떠나고, 백골이 되어 있는 죠닌과 그가 남긴 일기장을 본다. 꿈에서 깨어난 슈이치로는 자신이 죠닌임을 알게 된다.

 

결: 텐은 죠닌의 환생을 기다리며 산을 지키는 신, 텐구가 되었다. 돌아온 슈이치로는 텐과 가까워지고 싶지만, 텐은 언제든지 마을로 다른 사람에게로 자신을 보내 주려 한다. 그리고 끝내 슈이치로는 영원을 살아야 하는 텐의 두려움을 알게 된다. 그 두려움으로부터 도망치는 텐을 슈이치로는 찾아간다. 그리고, 자신에 남은 여생을 주겠다고 약속한다. 1953년 한 마을에는 신령에 의해 행방불면 된 소년의 이야기가 남아 있다.

 

 

 

# point 3 진지충의 Review: 기억과 용기

 

 

세상에는 무서운 것이 참 많습니다. 추상적이게는 어떤 방향으로 튀어 갈지 모르는 미래도 무섭고, 구체적으로는 코로나, 공포의 통장 잔고, 진절머리나지만 봐야만하는 기타등등의 인사와 미뤄놨던 일들, 요즘은 거울 보는 것도 무섭습니다. 하지만, 그 중 가장 무서운 것은 '기억'입니다. 

 

프로이드의 말처럼 사람은 누구나 일정한 편집증과 강박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 역시 강박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부정적 사고의 강박증, 즉 싫은 기억을 잘 잊지 못합니다. 임계치를 넘는 불행한 기억들을 떨치지 못하는 정도가, 일반적인 수준 보다 조금 높은 편입니다. 그렇다 보니 기억이 낙인처럼 달라붙어 무의식의 밤 혹은 정신적으로 힘든날에 어김 없이 뇌 속에서 불쾌한 영상기를 돌리죠.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서, 강박증이라는 영화관에 절찬리 방영 가능한 기억들은 점점 늘어나고, 빈도도 더 조밀하게 늘어나죠. 이 감정조차 익숙해져야 마땅하겠지만, 익숙함의 정도가 기억의 속도를 따라잡지는 못하는 모양입니다. 이럴 때마다, 망각이란 가장 강력한 신경 안정제는 쉽게 선택을 당해주지는 않더라고요.

 

영원을 사는 사람의 기억이라는 것은 어떨까요? 그 기억이 지식이나 노하우에 관한 것이라면 만능 AI가 될지 모릅니다. 그래서 흔히 책 속에 영원을 살거나,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들은 치트키를 갖고 시작하는 것 처럼 유리하게 묘사되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강한 감정을 동반한 경우에 기억 강화가 일어나,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변화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죠. 그래서, 어제 먹은 점심은 잊어도, 10년 전에 간 맛집은 더듬거리면서도 찾아을 수 있는지도요. 

 

그런데 말이예요, 사랑이라는 것이 얼마나 강한 감정이던가요? 그럼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기억을 잊을 수 있을까요? 기억 할 수 있는 능력이 남아 있는 그 마지막까지 가지고 있을 가장 강한 기억이 있다면, 그건 무엇에 대한 기억일까요?

 

텐은 죠닌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슈이치로를 기다렸습니다. 죠닌의 다정함, 고행을 떠나던 뒷 모습, 백골이 되어 눈 속에 뒤덮힌 그와, 그가 죽음 직전까지 돌오아고자 했던 일기... 그 모든 기억을 가지고 살았겠죠. 그리고 다시 태어난 슈이치를 봅니다. 처녀에게 태어나 버려진 슈이치로를 신사로 데려가고, 신사에서 다시 노부인에게 거두어 진 뒤에도 계속 그를 지켜봅니다. 하지만, 섣불리 다가가지 못합니다.

 

마을을 떠난 슈이치로가 위기를 맞이하고서야 눈 앞에 나타나죠. 그리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동거인으로 자리를 지킵니다. 슈이치로가 마을에서 사람들과 살길 바란다고 말합니다. 

 

전생에 당신이 고행을 떠난 뒤 노승이 자신을 어떻게 대했는지, 당신을 찾아 떠난 길 끝에서 백골이 된 당신을 만난 것이 얼마나 슬펐는지, 너무나 당신을 만나고 싶어서 내가 무엇을 했는지, 얼마나 사모하고 있었는지, 아무것도 말하지 않습니다.

 

전생을 알고 나서 슈이치로는 그런 텐의 태도가 못내 서운해서, 괜히 심술도 부리고 시험도 해봅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텐은 더 더욱 자신을 멀리하죠. 

 

텐에게도 무서운 것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 가장 무서운 것은 슈이치로가 죽고 난 뒤에도 자신이 영원이라는 시간을 살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때 자신이 기억하는 슈이치로의 모습 일 겁니다. 기억이란 반복되고 반복되다 보면, 내가 하는 기억이 과거의 '사실'인지, 아니면 내 두려움이 키워낸 '망상'인지, 혹은 그때 알았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던 '후회의 산물'인지 모르게 되곤 해요. 텐은 그 고통스러운 되새김질을 아주 긴 시간 홀로 해야 합니다.

 

텐은 슈이치로에 관한 어떤 것도 선택 할 수 없었어요. 그 것이 무엇이든 반복하다보면 분명히 후회하게 될테닌까요. 슈이치로는 이 생이 다 할때까지 함께 하고, 늙어 병이 들면 수발도 해주고, 백골이 되면 묻어 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 생에서 텐이 슈이치로를 '향'으로 찾은 것 처럼, 다음 생에서도 그렇게 찾을 수 있을까 고민을 하죠. 

 

슈이치로는 사람이 아닌 신과 사는 일생을 선택합니다. 이것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겠죠. 하지만, 저는 텐의 선택에서 더 큰 용기를 느꼈습니다. 당신과 함께 있는 시간, 당신이 없는 시간, 그 모든 시간 당신을 기억 하며 살아갈 용기... 고즈넉한 낡은 산 속, 두 사람이 있는 전경만으로도 가슴이 아릿한 것은, 그 용기의 무게가 너무도 엄청 날 것 같아서... 그래서 인 것 같습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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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래도 다정한 사랑을 한다.

작가: 요네다 코우

출판사: (주)현대지능개발사

출간일: 2015.11.25

분량: 본편 1권

 

 

 

 

 

 

 

 

 

 

 

 

 

 

 

 

# point 1 한 컷

 

 

(주)현대지능개발사
(주)현대지능개발사

 

 

# point 2 줄거리

 

 

기: 게이 데구치는 영업부 사원으로 서글한 성격에 적당히 즐기는 삶을 살고 있다. 어느날 시스템팀 시마가 게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차별받는다는 사실을 알지만 무심히 넘긴다. 한편, 노멀 친구인 사쿠마와 만난 자리에서 또다른 친구 오노다를 만난다. 착하고, 편안한 오노다와의 만남이 늘고, 둘은 친구가 된다. 그리고 노멀은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데구치는 오노다에게 마음이 기울기 시작한다.

 

승: 시스템팀 시마는 회사를 그만둔다. 그리고 우연히 오노다의 입에서 시마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오노다는 자신팀 노멀 과장과 묘한 분위기인, 게이 시마에 대한 편견이 없었다. 그 후 얼마 뒤 오노다는 시마를 좋아하게 된다. 하지만, 곧 오노다는 자신이 '그'를 좋아하는 시마의 모습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마음을 접는다. 

 

전: 데구치는 시마가 남자를 좋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용기를 얻어 오노다에게 고백을 한다. 하지만, 오노다는 데구치의 가벼운 고백을 장난으로 넘긴다. 하지만, 상처 입은 데구치를 본 오노다는 그의 진심을 깨닫고, 기다려 달라고 부탁을 한다. 3년간 절친, 같이 있으면 즐겁고 편한 데구치에게 느끼는 감정이 좋은 친구 이상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오노다는 게이에 대해서 공부한다.

 

결: 게이로 살아 온 데구치와, 게이로 살 것을 선택해야 하는 오노다는, 갈등과 혼란의 과정을 거쳐 둘은 연인이 된다. 오노다와 사귀게 된 데구치는 자신을 좋아하는 마음과 별개로 오노다가 게이로서의 생활을 받아드릴 수 있는지 조심스럽지만, 둘은 조금씩 함께 극복 해 나간다.

 

 

 

#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좋은 사람, 좋아하는 사람, 좋은 연애

 

 

일본BL은.... 정말 무궁무진하죠. 아무래도 역사도 오래되고, 시장도 큰 편이닌까요. 그만큼 B급도 S급도 많고, 명작도 많습니다. 읽고 나면, '누군가와 말하고 싶어!! 이 감동을 어떻게든 해야만해!!!'라며 손 떨게 되는 경우도 제법 됩니다. 과흥분 상태를 부르는 작품을... 하지만, 그 다수는 장편인데 완결이 안났어요. ㅠ.ㅜ 리뷰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습니다. 

 

잡지 연재도 단행본으로 나오려면 반 년을 기다리는데, 심지어 연재작도 아닌 경우는 다음 권이 언제 나올지도 몰라요. 제가 '일본 BL 만화의 정수'라고 생각하는 ZE는... 1권을 읽은지 언제인지 생각도 안 나네요. 일본에서는 완결이 나서 원서로는 봤는데, 아직 한국에 정발은 안 됐습니다. 그 밖에도...말잇못입니다. ㅠ.ㅜ

 

요네다 코우님의  '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도 아직 완결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래도 다정한 사람을 한다.'를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부디 내게 닿지 않기를'의 스핀오프 작품이죠. 이곳에는 어떤 극적인 갈등이나 트라우마도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요네다 코우님 특유의 서정성이 잔득 녹아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나쁜남자 컴플렉스라는 것이 있습니다. 타지 않는 쓰레기임에도 계속 그런 못된놈을 좋아하게 되는 현상이죠. 상남자, 거친남자, 차가운 도시의 남자... 좋지 않은 사람임에도 좋아하게 되는 이유, 제 친구는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몸에 좋은 음식보다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게 당연하잖아. 건강은 나빠지겠지만..."

 

슬프게도 수긍 되긴 합니다. 좋은 사람을 좋아하는 것을 실패한 경험도, 좋은 사람과 좋은 연애를 하지 못한 경험도 있으닌까요. 그 찜찜한 시간 동안에 '게가 참 착한데' '게가 나한테 참 잘해줬는데' '게만큼 좋은 사람도 없어.'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되새김질 자체가 좋아하는 마음은 순항 중 이라고 말 할 순 없을 거예요.

 

좋은 사람은 이해해 주려고 노력해요. 늘 조심스럽죠. 그런 모습이 배려 같아서 좋았던 시절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평행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과 같이 너는 좋은 사람이고, 나는 너를 좋은 사람이라고 부르지만, 우리는 얼마나 깊어지고 변해왔는가 생각해보면, 제자리 걸음이라는 결론이 나와요.

 

그럼에도 좋은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은 언제나 나쁜 사람이기에, 나는 나쁜 사람인것도 같죠. 많이 싸워보지 않은 커플은 사소한 싸움에도 어떻게 화해를 해야하는지 알지 못하고, 별거 아닌 말에도 상처 입고 회복하지 못해요. 어색하고, 불편하고, 미안한 마음... 다시 '좋은 사람이다.' 세뇌를 해봐도 또 맴도는 기분...

 

오노다는 좋은 사람입니다. 데구치도 좋은 사람입니다. 오노다는 이성애자고 데구치는 동성애자죠. 오노다는 데구치의 입장에서 자신을 맞추려고 하고, 데구치는 오노다의 입장이라면 거북할 자신의 게이 요소들에 불안해 합니다. 서로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지만, 전혀 다른 생활을 해왔던 두 사람은 서로가 불편해 할 만한 작은 돌뿌리들을 모두 제거하지는 못하죠.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었을테닌까요.

 

전전긍긍, 좌불안석... 왜 나는 너를 위해서 바텀이 될 각오까지 했는데, 네가 나를 좋아해만 준다면 욕심내지 않겠다고, 강요하지 않겠다고 늘 조심스러웠는데, 이렇게 노력하는데, 이렇게 좋아하는데, 왜 우리의 연애는 이렇게 힘들기만 할까요? 

 

퇴근 후 근처 선술집에서 하는 술 한잔은 일상적이지만, 술은 술이라 취하고 독해요. 오노다와 데구치는 회사를 나가서 일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만나서 키스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지만, 그러면서도 마음은 복잡하고 생각은 많아지죠. 하지만, 아무도 멈추지 않아요. 불안해도 대면하고, 못하는 싸움이지만 애처럼 굴어보기도 합니다. 

 

사랑에 '해결'이라는 말은 틀린 말이었을 지도 모르겠어요. 사랑이 '문제'일리 없으니, 결국 깨지고 망가지지 않도록 갈고 닦는 부지런함이, 그 멈추지 않는 노력을 할 각오가 필요했을 뿐 일지도요.

 

이 책은 그 좋은 사람들이 한발짝 한발짝 함께 걸어가는 동행기입니다. 그래도 다정한 사랑을 합니다. 역시 좋은 사람과의 연애는 좋지만은 않다는 것은 변명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주)현대지능개발사

 

 

※ 동일 작가의 다른 만화 리뷰

 

2021/01/31 - [BL 만화] - [현대물/리맨물/애절물] 요네다 코우 - 부디 내게 닿지 않기를

 

[현대물/리맨물/애절물] 요네다 코우 - 부디 내게 닿지 않기를

출판사: (주)현대지능개발사 분량: 본편 1권 ​ ​ ​ point 1 한 컷 ​ ​ ​ ​ ​ ​ point 2 줄거리 ​ ​ 기: 시마 토시아키, 이직 후 첫 출근 날 엘리베이터에서 숙취와 담배에 찌든 남자를 만난다

b-garden.tistory.com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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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운트 포지션

작가: 타카기 료

출판사: 서울미디어코믹스

출간일: 2019.12.26

분량: 본편 1권

 

 

 

 

 

 

 

 

 

 

 

 

 

 

 

 

# point 1 한 컷

 

 

서울미디어코믹스

 

 

# point 2 줄거리

 

 

기: 고등학교 음악교사 이치토는 감기가 심해져 수학여행 도중 집으로 돌아온다. 그런 이치도를 기다리는 것은, 바람피우고 있는 남자친구 아유무와, 그 상대방의 연인이었다. 늘 바람을 피웠지만 끝내는 자신에게 돌아 오는 아유무를 보호하기 위해서, 흥분한 상대방 연인 소우시를 끌고 나온다. 그리고 이치토는 소우시의 므흣한 분풀이 대상이 된다.

 

승: 아유무는 바람 상대인 사쿠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아유무의 집에서 쫒겨난 이치토는 갈 곳없이 배회하다 소우시의 집으로 찾아간다. 들어갈 땐 마음대로 들어갔으나 나올 때는 그럴 수 없었기에, 이치토와 소우지의 동거는 시작된다. 탑을 담당했던 두 사람의 탑 포지션을 놓고 벌이는 신경전도 계속 되지만, 이치토는 연일 패배한다.

 

전: 과거 이치토가 아웃팅을 하고 집을 나왔을 때, 자신의 소꿉친구인 아유무는 자신을 받아준다. 하지만 아유무는 이치토를 가족처럼 소중하게 생각하지만 사랑 할 순 없었다. 외과의사인 소우지는 환자인 사쿠를 사랑했지만, 과묵하고 무심한 태도가 사쿠를 외롭게 만들었다. 사랑은 했지만, 버림받은 두 사람은 서로의 헛헛한 옆자리를 메꿔준다.

 

결: 이치토와 소우지는 사귀게 된다. 동등한 관계를 바랐던 이치토는 소우지와 살고 있는 비싼 맨션에서 나가 집을 구하러 돌아다니다 소우지와 마주친다. 소우지는 이치토와 함께 살자고 말하고, 이치토는 서서히 바텀에 익숙해지기 시작한다. 어쨌든 happy ending!

 

 

 

# point 3 진지충의 Review: 가볍다! 예쁘다! 유쾌하다!

 

 

가끔 예쁜 그림이 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또 생각이 하기 싫은 날이 있죠. 감정적 소모도 없이 시간을 소비하고 싶을 때, 좀 더 욕심을 부리자면 그냥 유쾌했으면 좋겠다! 

 

그럴 때 찾는 작가가 몇 명 있습니다. 그 중에서 한분이 타카기 료님이죠.

 

일단, 타카기 료님은 그림이 예뻐요. 강한 할리킹물들이예요. 바보처럼 착한 소공녀 수에 위로받은 스펙갑 공이 무한한 사랑을 퍼부어 주는, 착한 헌신수를 이용해 먹었던 전 남친들의 쓸쓸한 뒷모습은 보너스입니다. 고구마가 없다는 소리죠. 하지만, 스토리 라인이 매우 약합니다. 볼 때마다 괜찮은 스토리 작가와 협업하다면, 명작도 나올만 한데... 아쉽다가도, 또 이런게 타카기 료 스타일이지!싶은... 오래 된 작가님이죠. 

 

킬링타임용이라는 말을 길게 해 보았습니다.

 

마운트 포지션은 나름 신작인데, 소공녀 수치가 가장 낮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전 작품들은 어벙한 수가 하는 바보짓에, 공이 화를 내거나 뒷처리 해주는 것이 주요 플롯이었기 때문에, 공 수가 티카타카하는 장면이 길지는 않은데, 이 작품은 주류를 이뤄요. 결국, 누가 바텀이냐를 놓고 아웅다웅하는 거겠지만, 그럴 수 있다는건 그 만큼 수가 강하다는거겠죠. 

 

외과의사, 바텐더, 음악선생님, 음대생이 나오는데, 외과의사와 바텐더는 고급맨션 집주인들이고 음악선생님과 음대생은 더부살입니다. 다행히도 크로스로 더부살이 집을 이사하는 꼴이 되서 거지꼴을 피했지만, 기본적으로 집주인과 헤어지면 홈리스가 되는 신세들이죠. 

 

음대생이야 그럴 수 있다고 치지만, 음악선생님이 도박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돈을 못 버나? 싶기는 합니다.ㅜ.ㅜ 어쨌든 소우지가 입는 명품셔츠 근처도 못가는 싸구려 넥타이밖에 선물 못하는 신세죠. 하지만, 이치토는 소우지에게 가장 필요한 한가지를 해주는 사람이죠. 바로, 잠을 잘 수 있게 해줍니다.

 

소우지는 인간으로는 서툴지만, 의사로서는 유능합니다. 의사가 아닌 소우지가 잘 짓지 못하는 부드러운 미소, 상냥한 음성으로,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로 사람을 도와줍니다. 하지만, 가운을 벗으면 얼굴 뻣뻣해지고 말이 짧아지죠. 그런(?) 현장에서도 매정하게 자신을 버렸던 사토가 돌아 올 것을 생각해서 사쿠가 쓰던 방을 매일 챙겨요. 그래놓고 말없이 짐만 챙겨간 사토를 원망도 못하고 한없이 울적해지죠. 이 예민한 대형견공을 토닥 토닥 편히 잠 들 수 있게 해주는 것, 바람직한 수의 견본입니다.

 

온전하고 완벽한 것은 위대하지만, 서툴고 부족한 것은 가볍고 신경이 쓰여요. 원래 꽁냥대는 연애는 그 신경쓰임으로부터 시작하지 않나요? just like them!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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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유기견 로망스

작가: 우에카와 키치

출판사: (주)현대지능개발사

출간일: 2020.08.21

분량: 본편 1권

 

 

 

 

 

 

 

 

 

 

 

 

 

 

 

# point 1 한 컷

 

 

(주)현대지능개발사

 

 

# point 2 줄거리

 

 

기: 유기견인 시바견 겐짱은 동물병원 원장선생님 미카즈키에게 한눈에 반한다. 그리고, 열심히 어필한 끝에 자칭 미카즈키 동물병원의 스태프가 된다. 어느날, 미카즈키와 산책하는 도중 갈 곳 없는 사람한명과 그 옆에 유기견 한마리를 본다. 저돌적 유기견, 치와와 공갈이로 인해 살던 집에서 쫒겨난 나오를 방관 할 수 없었던 미카즈키는 집으로 데리고 온다. 그리고, 나오는 부모님께 연락 시키려는 마키즈키의 바지를 벗긴다.

 

승: 본의 아니게 나오에게 못할 짓(?)을 한 마키즈키는 묵는 것을 허락한다. 그리고, 공갈이는 정식으로 럭키라는 이름을 얻고, 나오의 반려견이 되어 함께 살게 된다. 럭키 몫의 집세까지 몸으로 갚겠다는 당돌한 나오에, 늘 그렇듯 어른 미카즈키는 넘어가고 자괴감에 빠진다.

 

전: 원장임에도 동물에게 인기가 없는 미카즈키와 다르게 나오는 동물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런 모습을 지켜본 마카즈키는 동물관련 전문학교를 추천하고 나오는 처음으로 목표라는 것을 갖게 된다. 그러던 중 나오키의 형이 집에 찾아오고, 나오를 데리고 간다. 부정(?)한 어른인 미카즈키는 나오를 잡지 못했다.

 

결: 나오가 집을 떠나고, 두 마리의 개와 한 명의 인간은 깊은 우울증에 빠진다. 결국, 두 마리 개의 격려로 마키즈키는 나오를 데리러 가고, 좋아한다고 고백을 한다. 나오는 형님에게 급 아웃팅을 하며 마키즈키를 좋아한다고 선언한다. 다시 집으로 돌아온 두 마리 개와 두 사람은 죄책감(?)없는 알콩달콩한 동거를 즐긴다.

 

 

 

#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유기견이 하드캐리 하는 만화

 

 

우에카와 키치님은 연작을 많이 쓰시죠. '유기견 로망스'도 '카모네기 연애사변', '사랑스러운 몬스터', '개의 행복과 나의 우울'과 연작입니다. 다크 하드코어 리맨물 부터 인외 애절물, 알콩달콩 일상물까지 다양한 분위기의 BL '단편' 만화를 그리셨죠. 전체적으로 흡입력이 높거나 인상적인 작품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원체 다작 작가이기 때문에 BL러로 살다보면 결국은 읽게 되는... 살짝 그런 느낌...::::::

 

근래에 너무 무거운 작품만 리뷰한 것 같아서, 가볍게 리뷰 할 수 있는 작품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문득 떠오른 작품이 유기견 로망스였습니다!

 

저는 전형적인 랜선 집사예요. 강아지나 고양이를 보는 것은 좋아합니다. 가끔, 동물을 그린 일러스트나 만화, 웹툰을 마구 보고 싶은 욕구도 들고, 캐릭터 제품도 곧 잘 사는 편이지만, 실제로 강아지나 고양이를 보면 잘 못 다룹니다. 미카즈키처럼 동물들에게 그다지 인기도 없지만, ㅠ.ㅜ 무엇보다 어떻게 다뤄야 할지도 잘 몰라서, 달려들면 달려드는데로 무섭고, 안오면 안오는데로 섭섭하달까요... 어쨌든, 이런 이유로 동물은 간접적으로만 만나고 있습니다.

 

'유기견 로망스'은 사람이 주인공인것 처럼 보이는 개가 주인공인 작품입니다. 유기견들이 의지에 의해 주인을 고르고, 나름의 주관을 가지고 자신의 일을 해 나가죠. 물론, 두 남자의 므흣함도 부족하지는 않습니다. 

 

유기견 럭키, 전 이름 공갈이는 귀엽게 생겼지만 성격은 정 반대인, 외로움 많이 타는 치와와죠. 많은 인간들이 귀여운 외모에 럭키를 데려가지만, 곧 성격을 알고 다시 버립니다. 추운 겨울, 더 이상 춥고 싶지 않았던 럭키는 알바를 끝내고 돌아오는 나오가 데려가 줄 때까지 계속 몸을 부딪칩니다. 선천적으로 몸이 약했던 나오는, 떨고 있는 작은 강아지를 무시하지 못하고 끝내 주인이 되어 줍니다. 

 

겐짱은 구조 된 유기견 중 하나로, 정기검진을 위해 미카즈키 병원에 오게 되요. 미카즈키를 보는 순간 필살기 '버티기'를 시전하여 병원에 남게 됩니다. 수컷이지만 마음만은 암컷인 겐짱은, 미카즈키에게 보탬이 되고자 노력합니다. 땡깡 피우는 강아지를 달래고, 담요를 가져다 주고, 동물들에게 상처 받은 미카즈키를 위로하고 응원해주죠. 그리고, 반려견의 덕목, 주인의 뜨밤에는 자리를 비워주는 센스까지 보입니다. 

 

힘내는 동물들을 보면, 어쩌면 노력하고 사는 것은 인간만이 아닌 것도 같습니다. 본능에만 충실한 인간을 더러 동물같다고 합니다. 먹고, 싸고, 자는 것만 관심이 있다고요. 하지만, 그들도 사랑 받고 보답하려고 애쓰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것은 이 만화의 하드캐리어는 켄짱과 럭키라는 것! 두 사람과 두 마리가 가족이 되기 위해 으쌰으쌰 힘내는 강아지쿤들에게 '감바레'를 보냅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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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여기는 상냥한 정원

작가: 엔조우

출판사: 루트레이드

출간일: 2018.11.22

분량: 본편 1권

 

 

 

 

 

 

 

 

 

 

 

 

 

 

 

 

# point 1 한 컷

 

 

루트레이드

 

 

 

# point 2 줄거리

 

 

기: 여자의 집을 전전하며 살고 있던 아키라는, 그 여자의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하고 기절한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는 자신을 마모루라 부르는 카오루라는 남자에게 치료 받고 있었다. 곧 그가 자신에게서 죽은 동생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다정한 애정과 평범한 일상을 원했던 아키라는 마모루인 것 처럼 연기를 하고 그 집에 남는다.

 

승: 마모루 대역으로만 살 수 없음을 깨달은 아키라는 집을 나와서 또 여자의 집에 들어갔다. 그리고 우연히 자신을 찾으러 돌아다니는 카오루를 만난다. 자신의 손을 꼭 잡아오는 따뜻한 손길에 아키라는 다시 카오루의 집으로 들어가 마모루로써 산다. 그리고 카오루와 함께 정원에 꽃을 심는다. 아키라는 꽃이 필 때까지 카오루랑 있을 수 있기를 속으로 바랐다.

 

전: 아키라는 어머니가 데려온 남자에게 강간과 추행을 당할 뻔 하고, 그 장면을 본 어머니는 아키라에게 뜨거운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힌다. 사랑받지 못한 아이의 낙인처럼 남아 있는 상처를 카오루는 감싸 안아 준다. 아키라는 더 이상 마모루로 곁에 있고 싶지 않아졌다. 아키라로 카오루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어졌다.

 

결: 부모가 죽고 동생을 위해 학업을 포기하고 일을 하던 카오루는, 마모루를 잘 키우려고 노력한 나머지 동생이 원하는 것을 바로 보지 못했다. 카오루와 말싸움을 하고 뛰쳐나간 마모루는 사고로 죽는다. 사실, 아키라가 마모루가 아닌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마모루에게 해주어야 했던 착한 형을 연기하면서 죄책감을 모른척 해왔다. 하지만, 자신에게 정면으로 부딪쳐 오는 아키라를 보며, 아키라를 아키라로서 사랑하고 함께 살겠다고 결심한다.

 

 

 

#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제일 좋은 걸 주고 싶어서 그랬던 거야.

 

 

배틀연애물을 보면 서로 죽일 듯 싸우던 두 사람이 미운정 고운정 들고 사랑하는 사이가 되면, 조류의 대왕이 되어 닭살 연애를 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합니다. 자주라기보다는 절대적 다수죠. 

 

타인이었던 두 사람이 타인 이상의 관계가 되어 서로의 일상에 깊이 침투하려면, 일정량의 '싸움'은 꼭 필요한 것 같다고 생각을 합니다. 다른 두 사람이 한 가지 결정을 해야하는데, 일방의 인내나 배려만으로는 대등하지 않으니 치열하게 맞춰가는 과정을 피할 수 없죠. 차이는 '싸움 후에 평화'인지, '평화 후에 싸움'인지가 다른 것 같습니다. 전자이신가요? 아니면 후자이신가요?^^

 

저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후자 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내가 이렇게 좋은 사람이었나?'싶을 정도로 많은 배려를 해줍니다. 호의에서 그 이상의 감정으로 넘어 가기 위해서, 나를 사랑 할 만한 사람으로 생각 해 주길 바라서요. 그런데, 애정이라는 감정으로 묶이면 싸우기 시작합니다. 왜 나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지, 왜 나를 섭섭하게 하는지, 이래야 하는거 아니야 저래야 하는거 아니야, 하며... 이런게 문제가 되나 싶은 것들도 모두 작은 불씨들이 되죠. 

 

하지만, 멀어지게 되면 그 유치한 자존심이 보입니다. 다시 돌아가면, 더 좋은 사람 일 수 있다고, 그보다 더 잘 할 수 있다고, 후회가 남습니다.

 

카오루 역시 마모루에게 하지 못한 말도 행동도 많았습니다. 마모루가 따라주는 차를 마시며 상냥한 미소를 보내고,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죠. 이것 저것 아주 사소한 일상이라고 물으면서, 마모루에 대해 알고 공감해 주고 싶었습니다. 내가 얼마나 너를 걱정하고 있는지 말해주고 싶었죠. 집 앞 무성한 잡풀이 우거진 정원을 다듬고 꽃을 심어, 함께 꽃피기를 기다리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 했죠.

 

일에 지쳤다는 것은 핑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입을 열면 잔소리를 하게 되고, 내가 얼마나 너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알아달라고 유세아닌 유세를 부리게 되죠. 이별은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 왔고, 카오루는 후회 합니다.

 

부모님도 동생도 모두 사고로 떠나 보내고, 혼자 남겨진 그 집에서 카오루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다시 돌아간다면, 한번 더 기회가 있다면, 나는 정말 네게 해주고 싶었던 것들만 해줄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카오루는 길거리에 쓰러져 피를 흘리는 아키라를 보고, 사고를 당한채 쓰러진 마모루를 겹쳐 봅니다. 그리고, 마모루가 죽지 않고  조금 다친 다른 현실을 살아 버리죠. 자신이 정말 희구했던, 좋은 형이 되어서요.

 

하지만, 카오루가 마모루인 아키라에게 했던 말은, 아키라가 너무도 듣고 싶어 했던 말이었습니다. 그의 어머니가 자신에게 그렇게 표정짓고 그렇게 말해주었으면 바랐죠. 결국, 마모루의 대역에 만족하지 못했지만, 마모루 대신으로 살았던 시간도 아키라에게는 꿈 같은 시간이었을 거예요.

 

이 들이 상냥한 정원에서 함께한 생활이, 단지 마모루와 아키라만 원했던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좀 더 다정 할 수 있었고, 상처를 주지 않고도 잘 해결 할 수 있었던 갈등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순간 지면 안된다는 생각이, 또는 나를 이해하지 않는 너의 모습이 섭섭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말 중 가장 모질고, 너를 잘 알아 그것이 아픈 줄 아는 말들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도 말하지 못하고, 이제는 기회도 없겠지만, 그래도 내 마음은 제일 좋은걸 주고 싶어서 그랬던 거야. 그런데,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아서 화가 났나봐. 그렇게 말하지 못했던 사람이 문득 떠오르는 밤 입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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