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주)현대지능개발사

분량: 본편 3권

 

 

 

 

 

 

 

 

 

 

 

 

 

 

point 1 한 컷

point 2 줄거리

기: 25살 하이지마 카나데는 어느 날 깨어보니 아이가 되어있었다. 연인 유우키는 아이가 된 카나데의 모습에 당황하지만, 곧 카나데를 안심시켜주고 한결같이 사랑해 준다. 한편, 유우키의 의붓동생 유우타는 카나데가 그만둔 극단 참새좌와 인연을 맺으면서, 유우키의 집에 더부살이를 시작한다. 유우타는 유우키의 집에 있는 아이 카나데를 조카처럼 여기면서도, 형 유우키의 미심쩍은 행동에 그 둘의 관계를 찜찜하게 여긴다.

승: 아이가 된 카나데는 동네를 배회하다 참새좌 극단주 스즈메의 집으로 찾아간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로 변하기 전날 유우키에게 상처를 주었던 일과 달빛에 소원을 빌었던 일을 기억한다. 카나데는 집으로 돌아가 유우키에게 사과하고, 유우키는 카나데를 따뜻하게 받아준다. 한편, 유우타의 재능을 동경하고 시기했던 카나데는 아이가 되어 유우타의 시나리오에 조언을 하고, 유우타는 카나데의 도움으로 스즈메에게 시나리오를 통과 받는다.

전: 카나데는 현재의 상황이 자신이 쓴 이야기라는 것을 기억해 낸다. 그리고, 유우키에게 자신의 열등감을 고백하고 현실을 마주하기로 결심한다. 유우키는 유우타에게 '진실'과 '진심'을 고백한다. 카나메는 유우타의 시나리오 완성을 위해,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과거 자신이 쓴 글을 건네준다. 그리고 유우타는 중학교 시절 시나리오 콩쿠르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던 극본의 내용을 떠올린다. 바로, 아이가 되고 싶어 하는 어른이 어느 날 아이가 되어 겪는 이야기였다.

결: 한편, 현실과 마주하기로 한 유우키는 참새장을 찾아간다. 그리고, 스즈메에게 속죄하며 수습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그리고, 유우키 역시 현실에서 도망치지 않기로 한다. 유우키는 카나데에게 카나데가 아이로 변할 수 있었던 '비밀'에 대해 고백한다. 그리고, 유우키는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카나데를 떠나고, 극단 블로그에 적힌 유우타의 데뷔 공연을 보러 공연일에 찾아간다. 공연이 끝나고, 유우키와 카나데는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그림자와 함께, 현실을 살아가자!

 

'굿바이, 남자아이'는 다소 난해합니다. 유우키, 카나데 그리고 유우타가 각자의 이야기를 완성시키는 내용이지만, 그 여로가 교차된 시점으로 뒤섞여 있어서, 자칫 카오스에 빠질 수 있어요.

 

'굿바이, 남자아이'는 크게 두 가지 줄기로 전개됩니다.

 

하나는 '이야기'예요. '종이 위에서라면 자신이 바라는 세계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유우키는 상상하는 것을 현실로 만드는 초능력으로, 카나데는 달빛에 힘을 빌린 시나리오로 '카나데가 아이가 되는 세계'를 만들어 냅니다. 이건, 유우타가 중학교 시나리오 콩쿠르에서 수상하고, 스즈메에 의해 극단 '삼인좌'에서 공연되었던 '그' 내용이었어요. 시나리오 속, 현실에 지쳐 아이가 되고 있었던 주인공은, 실제로 아이가 되어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완벽한 인생을 사는 것 같지만, 곧 뒤틀린 시계로 잃어버린 것들을 깨닫고 후회하게 됩니다. 바로 유우키와 카나데가 직면하게 된 현실처럼 말이에요.

 

다른 줄기는 '한 남자'예요. 그 남자는 유우키의 '마음의 소리'이고, 카나데의 '열등감'이죠. 사실, 그 존재에 대해서 딱히 명확한 정의는 없습니다. 그 스스로도 '사람이 아닌 존재'라고만 명명할 뿐이니까요. 다만, 유우키가 마음을 숨기며 거짓말을 시작했을 때 '들리'기 시작해서, 카나데를 아이로 만들길 바랄때부터 '보이'기 시작해요.

 

스즈메는 유우키의 초능력을 알고, 그 초능력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다행이라는 듯 말합니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고 말이죠. 하지만, 유우키는떠나는 카나데를 놓아주지 못하면서, 그 선 언저리를 맴돕니다. 그리고, 소리에 불과했던 '그림자'는 사람의 모습으로 유우키에게 나타납니다. 부피를 키우며, 마치 경고하듯 눈앞을 배회해요.

 

하지만, 카나데에게 '그 남자'는 불현듯 나타나, 현실을 마주하기로 결심한 순간 사라집니다. 카나데는 스즈메의 가족이 될 수 없는 현실, 유우타같은 재능이 없는 현실, 유우키의 애정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상처만 주는 현실로부터 도망칩니다. 도망친 현실이 명확했기 때문에, 돌아오는 길도 하나뿐이었죠.

 

반면, 유우키는 좀 달랐습니다. 유우키의 초능력도, 그를 이용해 이루지 못한 애정을 섹파에 덧씌운 것도, 가족들에게 하지 못한 아웃팅과 카나데에게 사랑받고 싶은 욕구는, 용기만으로 해결되기엔 보다 근본적인 문제였으니까요. 결국, 드물게 나마 유우키는 계속 그 남자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유우키와 카나데의 해피엔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바로 동생 유우타였습니다. 유우타는 재능을 가지고 있는 시나리오 작가이고, 유우키의 짝사랑 대상였으며, 카나데에게 열등감을 안겨주는 존재였죠. 하지만, 유우타는 '가족'을 대상으로 한 시나리오를 매번 스즈메에게 퇴짜 맞는, 나름 고민 많은 작가 지망생이기도 합니다. 유우타에게 수상의 영애를 안겨 준 '이야기'는 결국 비극으로 끝납니다. 거짓으로 도망친 현실에서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교훈을 주면서요.

 

하지만, 카나데와 함께 만들고 완성한 시나리오는 좀 다른 결말로 귀결됩니다. '그럼에도 꺼림칙한 그림자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 말처럼, 아무리 노력해도 완벽한 '해피엔딩'이란 현실에서 보기 어렵죠. 누구나 마음에 그림자를 지고 삽니다. 분명, 유우키의 '바람'과 카나데의 '글'은 도피였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림자에게서 가벼워지기 위해서, '도피'는 필요합니다. 그렇게 무거운 짐을 잠시 내리며, 한숨, 한고비를 넘기며 살아가죠. 그건 사람에게 '이야기'가 절실한 이유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카나데와 유우타가 함께 쓴 극본이 들려주고 싶은 진심일지도요.

 

 

 

'굿바이, 남자아이'는 곱씹을 수록, 참 잘 쓰인 만화예요. 유우키가 카나데를 아이로 만들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 다시 재탕을 하면 1권에서 유우키의 죄책감이 보입니다. 유우키는 아주 오랜 시간, '진실을 말할 수 있는' 그림자를 만들어야만 했어요. 자신의 입으로 결코 하지 못하는 말이었지만, 그건 분명히 자신 안에서 생긴 '진실'이었으니까요. 마음을 갈구하면서고, 유우키의 초능력은 그 마음만은 결코 건드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카나데를 잃고 싶어 하지 않은 간절함이, 카나데를 아이로 만들죠. 카나데가 어른이 되지 않을까 고민하는 유우키의 모습은, 결국 자신의 이기심에 대한 죄책감이었어요. 어른인 카나데는 자신을 떠날 테니까요.

 

유우키의 고백 이후, 진실을 알게 된 카나데는 유우키를 구원해 주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카나데는 '남자'를 떨쳐내지 못하는 유우키를 보며, 유우키의 마음을 추측합니다. 카나데가 남자를 보는 동안 느꼈던 혼란을 떠올리면서요. 그럼에도, 유우키는 초능력으로 마음을 움직이지 않았고, 그 이유는 유우키의 상냥함과 양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카나데는 유우타에 대한 열등감을 이기고, 유우타에게 자신의 졸작을 주며, 유우타와 시나리오를 완성합니다. 유우키에게 헌정하는 구원의 이야기를 말이에요.

 

 

 

'굿바이, 남자아이'를 유우키와 카나데의 시점으로 보자면, 이렇습니다.

 

쿠와다 유우키:

- 쿠와다 유우키는 마음속에 있는 것을 꺼낼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고, 사춘기 시절부터 '마음의 소리'를 들어왔다.

- 유우키는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은 모두 여자를 좋아하고, 유우키는 몸만 섞는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사람의 얼굴을 덫 씌웠다.

- 15살 유우키는 서점에서 동성애를 다룬 극단 삼인좌의 '스리피스' 공연 포스터를 보고, 극단을 찾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극단주 스즈메를 만나 자신의 초능력을 고백하고 연애 고민을 상담받는다.

- 그 후, 스즈메와의 인연은 이어지고, 스즈메와 함께 극단 '참새좌'를 열게 된 하이지마 카나데를 만나고 사랑에 빠진다.

- 카나데가 스즈메를 좋아하는 줄 알면서도, 카나데에게 구애하고, 결국 카나데와 연인 관계가 되어 동거를 시작한다.

- 하지만, 스즈메가 결혼하자 카나데는 극단을 나오고, 유우키에게 혼자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 카나데와 헤어지고 싶지도 않았던 유우키는 '카나데에게 사랑받는 세계'를 간절히 원한다. 그리고 '마음의 소리'는 처음으로 모습을 보인다.

- 다음날, 카나데는 아이가 되어 있었다.

- 한편, 부모님의 재혼으로 의붓동생이 된 쿠와다 유우타가 극단 참새장에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며 함께 생활하게 된다.유우타에게 게이라는 사실을 숨기는 유우키는, 연인인 카나데도, 스즈메와 참새장도 모르는 척 한다. 하지만, 유우타가 아이와 성인을 반복하는 카나데를 목격하며, 결국 아웃팅 하게 된다.

 

 

하이지마 카나데:

- 하이지마 카나데의 아버지는 하이지마 죠, 천재 연출가다. 하지만, 아들인 카나데는 아버지와 같은 재능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 카나데는 중학교 15살, 동갑인 쿠와다 유우타가 최우수상을 받은 연극을 보기 위해 극단 삼인좌를 찾는다. 그리고, 유우타의 재능을 동경하고 시기한다. 한편, 그날 공연을 마지막으로 극단 삼인좌는 해체한다.

- 카나데는 20살이 되었을 때, 스즈메를 만나고 극단 '참새좌'를 만든다. 하지만, 쓰는 극본마다 유우타의 모사품이라는 스즈메의 혹평을 받는다. 더불어, 유우타가 유우키의 동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둘 사이는 어색해지고, 유우타의 이야기는 암묵적 금기가 된다.

- 스즈메와 유키의 결혼을 결정되고, 결국 카나데는 참새좌를 그만둔다. 그리고, 달빛을 보며, 간절히 좋아하는 스즈메와 유키의 아이가 되고 싶다고 소원을 빈다. 그때, 아버지를 닮은 남성이 나타나 원하는 이야기를 써보라고 유혹한다.

- 그 다음날, 카나데는 아이가 된 모습으로 깨어나고, 전 날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아버지를 닮은 '그' 볼 수 있게 된다.

- 카나데는 현실로부터 도피가 만들어낸 망상이라는 것을 깨닫고, 참새좌로 돌아간다. 그리고, 유우타와 함께 시나리오를 완성한다.

 

 

 

 

유우키에게 카나데는 처음으로 가져 본 좋아하는 사람의 실체였고, 카나데에게 유우키는 열등감에서 도망치지 바빴던 인생에 돌아갈 수 있는 안식처였습니다. 사는 건 쉽지 않고, 쉽지 않은 이유조차 쉽지 않아요.

 

내 안에 또 다른 그림자가 있다면, 그 그림자는 쉽지 않은 진실을 찾는, 다소 냉정한 여행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하지 않으면 사라지지 않지만, 그 무거운 동행자를 안고도 사람은 살아야 합니다. 체념하고 낙담하지 않는 삶은 반드시 '무엇'인가가 되고 말죠. 카나데는 아버지나 유우타와 같은 재능은 없었지만, 결국 유우타에게 길잡이가 되어 준 것처럼 말이죠. 그래서, 사는 건 웃프면서도 재미있는듯합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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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넥스큐브

분량: 본편 1권

 

 

 

 

 

 

 

 

 

 

 

point 1 한 컷

넥스큐브

 

point 2 줄거리

기: 마시로 케이타, 게이지만 이성애자를 좋아하는 불운의 '금사빠'다. 그런 케이타의, 필연적이고 반복적인 실연 후 상처를 달래 주는 것은, 고교 동창 류지로였다. 류지로는 고교시절 싸움꾼이었던 케이타에게 다정하게 대해준 유일한 친구였지만, 게임 벌칙으로 키스하게 된 날 이후 시작된 짝사랑의 대상이기도 하다. 케이타는 이성애자인 류지로와 비슷한 사람에게 쉽게 사랑에 빠졌던 것이었다.

승: 번듯한 직장인이 된 류지로와 편의점 알바인 케이타는 성인이 된 후 우연히 만났고, 어렵게 만난 짝사랑을 잃고 싶지 않았던 케이타는 고백을 하지 못한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뜨밤을 보내고 있었으며, 류이치로는 케이타가 사랑에 빠질 때마다 삐지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친구라고만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 날, 케이타는 류이치로가 샤이한 여성과 대화 중인 것을 발견하고, 여자친구라고 오해한다. 그리고 류지로와 연락을 끊는다.

전: 타치바나 류지로, 게이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이성애자만 좋아하는 게이'라 이성애자를 연기하는 불운한 짝사랑러다. 금사빠인 케이타를 좋아하는 것은 힘들지만, 케이타의 연애는 늘 오래가지 못했고, 실연을 당하면 반드시 류지로에게 돌아왔다. 고등학생 류지로는 혼자 잘 울고, 웃을 때면 화사한 케이타를 좋아했다. 일부러 게임에 져서 키스도 하지만, 떨려서 정신 못 차리는 케이타를 보고 자신과의 키스를 싫어한다고 오해한다.

결: 류지로는 고향에 돌아와 취직 후 케이타를 만나지만, 계속 이성애자라고 속이며 때때로 몸만 섞었다. 그러다 갑자기 자신을 피하는 케이타에게 깊은 상처를 입고 게이바에 가고, 그곳에서 케이타와 마주친다. 케이타는 게이바에 있는 류지로의 친구들을 통해, 류지로의 고단한 짝사랑에 대해 듣게 된다. 케이타는 류지로를 찾아가 고백하라고 다그치고, 두 사람은 기나긴 삽질을 끝내고 연인이 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도대체, 누굴 보고 있는 거니?

'실연 중독'은 삽질물입니다. 대놓고 좋아하는 게 티 나는 공수가 열심히 삽질하는 내용이죠. 진지와 개연은 내려 놓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유쾌한 작품입니다. 읽으면서고 귀여운 두 사람의 모습에 피식피식 웃게 됩니다. 특히, 부끄쟁이 케이타의 편의점 사장님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빵! 터지고 말았죠. 뭐에 꽂혔는지 모르겠지만, 너무 깜찍하게 느껴졌어요.

오해의 시작은 고교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케이타는 싸움만 하느라, 변변한 친구하나 없지만, 마음 여린 겁쟁이었어요. 어느 날부터 계속 무시해도 자신을 졸졸졸 따라다기 시작한 류지로를 좋아하게 됩니다. 하지만, 관찰 결과 류지로는 모두에게 친근한 사람이었다고 확신하고 말아요. 반면, 류지로는 정말 케이타에게 관심이 있어 따라다닌 거였고, 실험 삼아 해 본 키스에게 확실히 사랑을 깨닫습니다. 다만, 당황한 케이타를 보며 길고 긴 삽질을 시작해요.

결국, 두 사람은 사랑을 깨닫자마자 실연 당한 셈입니다. 그리고, 졸업 후 성인이 되어 만나요. 두 사람은 이번에는 절대로 실패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져요. 그래서, 케이타는 류지로와 친구로 지내며 류지로의 대체품을 찾아 번번이 실연 당하고, 류지로는 이성애자 밖에 좋아할 수 없는 사랑 많은 케이타의 위로처가 되어버렸죠.

금사빠 케이타의 행동력은 대단했고, 류지로는 삐짐과 초췌를 반복하는 생활을 이어갑니다. 류지로는 게이바를 찾아가 게이 친구들에게 연애상담을 받고, 케이타가 좋아하는 좋은 몸을 만들기 위해 근육통을 이기며 근력운동을 해요. 외로움을 참지 못하는, 욕망쟁이 케이타를 붙들기 위해 잠자리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자신을 피하기 시작한 케이타를 보며, 뭐가 잘 못 됐는지 깨닫지 못한 채 우왕좌왕해요. 슬프게도, 삽질을 하는 자들은 삽을 보지 못하지요.

케이타는 좋아하는 이성애자에게도, 좋아하는 이성애자의 대신인 이성애자에게도 사랑받지 못한다고 낙담합니다. 케이타는 지하철에서 다정한 연인들을 보며, 가장 좋아하는 사람과 서로 좋아하는 사이가 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인지 궁금해하고 부러워하죠. 물론, 마지막에는 그 감정이 눈물 나게 감동적이라는 몸소 체험하게 되지만요.

'어떻게 저 타는 듯한 눈빛과, 발그레한 볼, 달구어진 몸댕이를 보고도 모를 수 있어?'라고 생각할 정도로, 두 사람은 '말'을 제외한 모든 수단으로 사랑을 표현합니다. 앞에서 말했듯, 진지와 개연은 내려놓자고요. 다만, '실연 중독'의 '삽질'의 이유 중 공감 가는 부분도 있습니다. 바로, 서로가 서로를 '눈'이 아닌 '머리'로만 본다는 거예요.

케이타는 류지로에게 우리가 무슨 사이인지 묻습니다. 류지로는 '친구'라고 대답하죠. 한껏 기대했던 류지로는 상처 입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실연'을 당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대화는 케이타와 사귀기 위한 류지로의 혼신을 다한 연기였습니다. 케이타에게 이성애자로 보여아만,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류지로는 이성애자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케이타의 모습이, 케이타에겐 이성애자라고 말하는 류지로의 모습이 각인되어, 실상 눈 앞에 서로를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저는 첫인상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입니다. 많은 시간과 여러 번의 시험을 통과해야 좋아하는 감정이 생긴다기보다는, 첫인상으로 대부분 호불호를 결정되는 편이죠. 물론, 첫인상과 실제 성격이 다른 경우도 많지만, 첫인상의 각인이 유독 강하게 남아 노력해도 잘 지워지지가 않아요. 그래서, 객관적으로 '그 사람'을 인식하기 위해 별도의 수고로움을 들여야 합니다. 물론, 이런 자각에도 불구하고,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긴 합니다.

껄껄 웃으면서 보다가도, 이 프로 삽질러들을 바보라고만 비웃을 수 없는 이유도, 감정의 색 안경을 쓰고 너무 뻔한 '진실'을 놓쳤던 경험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어떤 실패든 '중독' 될 정도로 반복 중이라면, '그 실패'가 아니라 씐 색안경이 있는지 더듬어 봐야 하는지도요. 그런데, 왜 딱! 그 상황에는 이 생각이 안드는 걸까요? 뭐... 그래서 삽질물이 재밌는거겠지만 말이에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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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주)에이블윅스 씨앤씨

분량: 본편 1권

 

 

 

 

 

 

 

 

 

 

 

 

 

point 1 한 컷

 

(주)에이블윅스 씨앤씨

point 2 줄거리

기: 유아교육과 대학원생 켄토는 오른 기숙사비와 오르지 않는 보육원 알바비로인해, 저렴한 집을 찾아 급하게 이사한다. 그리고 한겨울 가스설비가 없는 집에서, 켄토는 죽을 위기에 놓인다. 그때 옆집에 사는 소우시가 쓰러진 켄토를 구해준다. 말 대신 표정과 분위기로 의사를 표현하는, 시커먼 메탈 애호가, 하지만 소우시는 켄토에게 난방 기구를 챙겨주고 맛있는 치즈케이크도 준다. 그날 이후 켄토는 소우시와 함께 식사하기 시작한다.

승: 사교적인 켄토는 소우시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 반면, 소우시는 서투르다. 파티쉐로 일하면서도, 그곳 점장의 술초대 거절도 잘 하지 못하고, 슈퍼 추첨에 당첨되어서도 우물 주물 한다. 그런 소우시에게 메탈은 외부의 소리를 지워주는 수단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진짜 메탈을 좋아하게 됐고, 대화도 하고 싶어졌다. 자신의 이야기를 조금씩 꺼내기 시작한 수줍은 소우시의 모습에, 켄토는 사랑을 느낀다. 켄토는 게이였다.

전: 잠든 켄토에게 도둑 입맞춤 한 날부터 켄토는 소우시를 피한다. 소우시는 그런 켄토의 모습에 상처받지만, 용기를 내서 켄토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예약증을 전달하고, 크리스마스이브에 소우지의 과자점을 찾아온다. 켄토는 소우시에게 아웃팅하고, 소우시를 좋아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한동안 혼란을 겪던 소우시는, 결국 켄토를 좋아한다고 화답해 준다.

결: 두 사람은 연인이 되었던 겨울은 지나고, 계절은 돌고 돌아 다시 겨울이 된다. 그때까지 잔잔한 스킨십만 이어가고 있던 두 사람이지만, 켄토도 소우시도 그다음 단계를 원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소우시는 '그 한 걸음이 미래를 바꾼다.'는 정치 선전 문구를 보고, 뜨밤을 결심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또 한 번 특별한 겨울을 맞이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겨울... 그 추위와 추억

'이웃집 메탈러'는 이웃님 블로그 리뷰를 보고 접하게 된 책입니다. 제가 읽은 마미타 작가님의 첫 작품인 셈이죠.

두 사람은 3번의 겨울을 함께 보냅니다. 켄토가 얼어 죽을 뻔 했던 첫 번째 겨울, 소우시와 켄토가 연인이 되었던 두 번째 겨울, 그렇게 켜켜이 쌓인 두 사람의 애정이 마지막 고지를 넘은 세 번째 겨울이요. 그리고, 소리 없이 사박사박 내리는 눈처럼, 마땅히 돌아오는 혹한의 계절처럼, 네 번째 다섯 번째 겨울도 있을 것 같은, 잔잔한 일상물입니다.

유례없는 폭설과 세금 먹보 서울시의 경악할 제설 작업으로, 눈이라면 한동안 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질렸지만!!! 그럼에도 또 이렇게 다정한 겨울 이야기를 보면, 마음이 사르르 녹습니다. '인문학은 자살을 막는다.' 대학교 교양 수업 중, 한 교수님이 말씀하신 구절인데 문득 떠오릅니다. 감정은 칼같이 솟아올라, 뇌 회로를 끊고, 입 밖으로 나가 타인의 마음을 해치고, 돌이킬 수 없는 후회로 내게 돌아오죠. 그렇게 내 마음을 죽입니다. 그런 면에서, 책을 읽는다는 것이 확실히 자살을 막는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혀 때문에 흥한 자 현 때문에 망한다.' 영업직 출신들을 보면 가끔씩 드는 생각입니다. 달변가는 유리하게 상황을 유도하고 '우리'의 공로를 '나'의 공로로, '나'의 흠결을 '너'의 잘못으로 만드는 능력이 있어요. 그것이 이치와 충돌하는 정도에 이르면, 궤변가와 허언 증익 되겠지만, 분명 동일한 노력을 해도 더 빛나 보이는 재능은 맞습니다. 마치, 날로 사면 5천 원이 장미를, 포장하면 5만 원이 되는 것처럼요.

그런데, '도취'라는 것은 중독되기 쉬운 성질의 것이라, 말 잘 하는 사람들은 그 '좋은' 재능을 '위험'하게 사용할 때가 있습니다. 반대로 쓰여도 영향력이 줄지 않는 것이 '말'은 많은 이들에게 생채기를 내고도, 스스로 날붙인줄도 몰라요. 그렇게 말로 다친 이들이, 말문을 닫는 방법으로 간신히 상처를 돌보고 있는 줄도 모르죠. 앙칼진 여자친구를 만나고 말 수가 줄은 남자친구가, 독설가 상사를 두고 과묵해진 사원이, 또래에 언어폭력이 시달린 피해 학생이 그렇듯 말이에요.

이웃집에 사는 메탈 애호가, 소우시 역시 그렇습니다. 소우시는 말이 느렸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그 조금 느린 소우시의 말을 기다려 주지 않았죠. 소우시는 타인과 말할 때마다 빨리 말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긴장과 불안이 극대화된 짧은 순간 '좋은' 대답을 찾을 수 없었어요. 그러게, 소우시는 세상과의 소통을 단절 시켜주는 메탈로 귀를 막고, 입을 닫고, 무시무시한 오로라를 풍기며, 자신을 말 많은 세상으로부터 지키기 시작합니다.

소우시는 자신이 파티쉐로 일하는 과자점 점장님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알고 있고, 자신에게 추첨 사실을 알려주는 슈퍼 점원의 호의도 느끼고 있어요. 하지만, 그들이 자신의 대답을 기다려 주는 '그 순간'이 힘들었죠. 그건 중첩된 상처의 기억들이 만들어 낸 반복된 공포였으니까요. 그래도, 소우시는 사람들과 대화하고 싶었습니다. 켄토를 좋아하게 되면서, 켄토를 알고 싶어 합니다. 소우시는 소우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힘을 다해, 켄토에게 다가가죠.

'이웃집 메탈러'는 이웃이 연인이 되는 다소 흔한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자낮수와 다정공의 만남, 앞으로 나아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 말이에요. 하지만, '메탈'과 '말'이라는 장치는, '겨울'이라는 배경과 더불어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 냅니다. 시끄러운 음악과 과묵한 메탈러, 돈 없는 대학원생을 얼어죽이는 잔혹한 추위와 그래서 발견된(?) 따뜻함, 추운 건 싫지만 붕어빵은 좋은 느낌이랄까요.

BL 중에 주인공이 파티쉐인 작품들이 꾀 있습니다. 역시, 먹는 것만큼이나 마음을 여는데 좋은 무기는 없고, 특히나 달달한 케이크라면 가산점이 적지 않죠. 하지만, 저는 그래도 호빵과 붕어빵 파인가 봅니다. 연신 눈이 내리는 배경과, 털 모자와 목도리를 둘둘 감은 복슬복슬한 옷차림에도, 따끈한 겨울 간식만 있으면 포근함이 느껴지는 건 왜일까요? 요즘은 코로나의 여파인지, 길거리 겨울 간식도 보기 힘듭니다. 그래요. 어쩌면 폭설과 혹한만이 문제는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올해 겨울이 유독 추운 것은, 나의 계란빵이 실종된 까닭입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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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주)조은세상

분량: 본편 6권(동급생 1권 + 졸업생 2권 + 소라와 하라 1권 + O.B 2권)

point 1 한 컷

(주)조은세상

 

point 2 줄거리

동급생: 사죠와 쿠사카베, 사랑에 빠지다.:

이름만 쓸 수 있으면 합격한다는 지역 최고 바보 남고, 동부제일고에서 합창대회가 열린다. 고등학교 2학년, 밴드 기타리스트 쿠사카베 히카루는 같은 반인 모범생 사죠 리히토가 입만 벙긋 거리며 합창 연습에 불성실한 것을 발견하고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하지만, 교실에 남아 혼자 합창곡을 연습하는 사죠를 보고 첫눈에 반해, 노래를 알려주겠다고 제안한다. 사죠는 수락하고, 쿠사바케의 도움으로 합창곡을 마스터한다. 그러던 중 쿠사카베는 사죠가 음악 선생인 하라 마나부에게 잘 보이기 위해 합창곡을 연습했다고 오해하며, 동시에 사죠를 많이 좋아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쿠사카베는 사죠에게 저돌적으로 대시하고, 풋풋한 연애를 시작한다.

졸업생: 사죠와 쿠사카베, 어른이 되기 위해 필요한 시간:

고등학교 3학년, 사죠는 교토대 입시를 준비한다. 마지막 공연 후 밴드를 해체한 쿠사카베는 진로를 고민하던 중, 인디 레이블 소속사 캐스팅을 받고 음악을 하기로 결심한다. 한편, 사죠의 어머니는 암으로 진단받는다. 해외에 체류 중인 아버지를 대신해, 사죠는 집안일을 하고, 어머니 병간호를 하며,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힘든 일정을 소화한다. 쿠사카베는 그런 사죠의 곁에서 힘이 되어줬고, 사죠는 무사히 수술을 마친 어머니에게 쿠사카베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소개한다.

사죠는 교토대에 합격하고, 쿠사 코베는 인디 레이블 관계자를 통해 프랑스 페스티벌에 참여하며 가능성을 인정받는다. 사죠와 떨어지고 싶지 않았던 쿠사카베는 교토에서 함께 있겠다고 하지만, 사죠는 거절한다. 사죠는 쿠사카베가 도쿄에게 음악인으로 성공하길 바란다.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은 진심을 나누고, 무사히 졸업한다. 두사람은 20살이 되면 결혼을 하기로 약속한다.

소라와 하라: 소라와 하라, 실연을 딛고 앞으로:

하라 마나부는 고등학교 시절 화학 선생이었던 아리사카를 좋아하지만, 그는 유부남이었고 첫사랑은 허무하게 끝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음악교사가 된 하라는 우연히 쓰러진 학생을 데리러 지하철로 가고, 그곳에서 사죠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라는 사죠가 졸업 때까지 기다리다가, 갑자기 나타난 쿠사카베에게 사죠를 빼앗긴다. 그리고 심술 난 하라가 끼어들수록 두 사람의 사랑은 깊어졌다. 씁쓸함을 곱씹고 있는 하라는 게이바에서 소라를 만나지만, 사죠가 떠올라 그냥 헤어진다.

그 다음날 하라는 교복을 입은 신입생 소라라 마주친다. 하라의 마음을 알게 된 소라는, 특유의 친화력은 사죠의 연락처를 알아내고, 두 사람의 데이트를 밀어 부친다. 사죠와 데이트를 하며, 하라는 마음을 정리한다. 한편, 소라에게 시련을 안겨 준 후지오는, 소라의 학교에 친선경기를 오게 된다. 동시에, 갑작스럽게 병가를 내게 된 모리 선생님을 대신해, 아리시카가 임시 부임한다. 얼떨결에 두 사람은 서로의 과거 상처를 알게 되고, 의외로 미련을 떨쳐내는 계기가 된다. 소라는 하라에게 고백한다.

O.B: 그리고 그 후 그들의 이야기:

1) 사죠와 쿠사카베: 사죠는 학교생활을 통해 알게 된 친구들에게 연인이 남자라는 것을 밝힌다. 사죠는 색기있고(?) 원만한 대학생활을 하고, 쿠사카베는 사죠와 교토를 오가며 달달한 연애를 계속한다. 그리고, 사죠는 졸업식날 쿠사카베가 했던 것처럼, 쿠사카베에게 청혼한다.

2) 코마츠와 류이치: 하라의 게이 친구이자, 소라를 패션모델의 길로 인도해 준 코마츠와의 과거 연애담이다. 못된 남자 류이치에게 여러모로 당했던 아픈 경험이 이었다. 영업맨이 되어 나타난 류이치는 애 딸린 이혼남이 되었고, 코마는 그의 전 여자친구와 걸즈토크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여유로워졌다.

3) 아리사카와 히비키: 한차례 시련을 이겨낸 아리사카와 히비키는 순탄한 연애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아라사카의 딸이 결혼 전 아버지를 만나고 싶다고 연락해 온다. 히비키에게 용기를 얻은 아라사카는 딸을 만나러 가고, 딸에게 이혼한 진짜 이유를 고백하며 히비키를 소개한다.

4) 소라와 하라: 소라는 패션모델로서 성공하고, 영업맨이 된 후지노는 직장 동료의 요청으로 소라의 사인을 받기 위해 만난다. 소라는 후지노와의 관계를 '우정'이라고 정의한다. 한편, 하라는 어머니의 기일 아버지에게 아웃팅 하려 하지만, 결국 불발 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힘들어도, 사랑이야!

BL계의 바이블 같은 작품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나카무라 아스미코의 '동급생 시리즈'죠. 청게물의 바이블로 애니메이션과 만화책 모두 인기를 얻기은 작품이자, 각각의 연작 모두 명작이라고 평가 받을만한 수작들이기도 합니다. 일상을 단편으로 쪼개 얼기설기 엮여 있어, 6권을 '동급생 시리즈'라고 묶어 리뷰를 하게 됐지만, 각 편당 모두 수다가 퐁퐁 솟아나는 좋은 이야기들이예요.

어느 날 감기처럼 예고 없이 찾아온 사랑, 그 사랑을 인정하기까지의 시련, 그리고 그 사랑을 지켜가기 위한 노력들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이루어진 사랑'이 아니라 '이루어 가는 사랑'을 묘사한, 꾸밈없는 진솔함이 직구로 날아오죠.

하지만, 여러 커플의 이야기가 무작위로 섞여 있는 단편 모음이라 산만한 경향이 있습니다. 권당 줄거리를 요약하기는 어려운, 여러 권에 걸쳐진 자투리 이야기를 모아야만 오롯이 느낄 수 있는 포인트들이 있기 때문이죠. 각 커플은 나름의 갈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쿠사카베의 대사처럼, 고민해 봐야 어쩔 수 없고, 행복해 지려고 노력하면 될 뿐이에요. 모두 그 진리를 깨닫기 위해, 고군분투의 시절을 견뎌내죠.

사죠와 쿠사카베: 생각하는 사죠와 느끼는 쿠사카베, 달라도 결국은 사랑이야!

분량이 제일 많이 할당된 메인 커플이자, 가장 무난한 커플이기도 합니다.

멍청이들 집합소, 동부제일고의 빛과 같은 교토대 입학자 사죠! 당연히 동부제일고를 들어오고 싶진 않았죠. 사죠는 고교 입학시험을 보러 가는 지하철 안에서 쓰러집니다. 그 이후 지하철을 타면 공황증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설상가상 가고 싶었던 학교도 모두 떨어집니다. 부정적 사고, 실패에 대한 두려운, 끝나지 않은 진로 고민, 그리고 쿠사카베를 사랑하면 겪게 될 편견들... 사죠는 생각도 걱정도 많습니다. 사는 게 쉽지 않았죠.

하지만, 쿠사카베에게 쉬웠습니다. 교실에 홀로 남은 사죠를 보며, 관심이 생겨 노래를 알려줬고, 사죠를 좋아한다고 깨닫는 순간부터 열심히 사랑합니다. 함께 있고 싶고, 만지고 싶고, 힘든 일도 즐거운 일도 나누려고 노력하죠. 그리고 당연히 사죠와 함께 있을 미래를 계획합니다. 다만, 속도가 다른 사죠에게 섭섭한 것은 어쩔 수 없었어요. 하지만, 사랑 아닙니까! 두 사람은 서로의 삶 속에 마땅히 녹아든 존재가 됩니다.

소라와 하라: 어린 상처 소라와 어른 상처 하라, 아파도 결국은 사랑이야!

서브 커플이자, '소라와 하라'의 메인 커플입니다. 그리고, 가장 탈 많은 커플이라고도 생각합니다.

하라...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정말 타이밍의 신이 버린 인물... 쿠사카베도 히비키도 모두 하라가 놓친 인물들을 적재적소에 만나 이루어져요. 만약 하라의 경험이 없었다면, 그들이 커플이 될 수 있었을까? 그럴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습니다. 죽 써서 개 준, 그러고도 순정을 버리지 못한 아픈 손가락이죠. 그래서, 폭풍같은 연하남 소라의 구애를 받는 하라는 보며, 드디어 쥐구멍에 볕들 날이 왔구나... 뿌듯하기까지 했어요.

하라는 유부남 아리사키와 시작도 못 한, 첫사랑의 쓴맛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게이인 사죠와 여자친구가 있었던 쿠사카베와의 끝도, 그렇게 쓴맛이 될 거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쿠사카베는 아리사키처럼 겁쟁이도 아니었고, 사죠에게 상처를 주지도 않았어요. 두 사람은 당당했고, 여지조차 허락하지 않은 완벽한 커플이 됩니다. 아리사키와 닮은 사죠에게, 사죠와 닮은 소라에게 끌리는 하라만 과거에 묶인채 남아있었죠.

소라는 친구 후지노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간접적으로 마음을 표현하지만, 거절 당하죠. 불편해진 관계로부터 도망친 소라는, 사죠에게 마음을 고백하지 못한 하라를 보며, 지나치지 못합니다. 관심은 관계의 시작! 소라와 하라는 서로에게 새로운 시작이 되어줘요. 그리고 소라와 하라 모두 과거를 극복해내줘. 이제 그들은 지난 이들을 보며, 여유로워집니다. 그들에게 남은 과제는... 포지션 결정뿐!

아라사카와 히비키: 겁쟁이 아라사키와 겁쟁이를 사랑한 히비키, 무서워도 결국은 사랑이야!

뒤늦은 등장과 많지 않은 분량에도, 제법 임팩트가 있었던 커플입니다. 메인 커플과 서브 커플이 달달물이라면, 이 커플은 애절물입니다. 가장 많이 운 커플이 아닐까 싶네요.

아라사카는 막 부임한 학교, 음악실에서 피아노를 치던 학생 하라를 엿보다 말을 걸죠. 두 사람은 그 음악실에서 가까워지고, 사랑을 확인합니다. 하지만, 아리사카는 결국 도망칩니다. 아리사카에게는 아내가 있었거든요.

기침을 참을 수 없듯, 아리사카도 마음을 숨길 수 없었고, 아내에게 고백을 합니다. 하필이면 그때 아내는 임신중이었고, 딸이 태어난 후에야 이혼을 하게 돼요. 아리사카는 하라에게도, 아내에게도, 딸에게도 죄인이었습니다. 아리사카는 예고 없이 찾아온 사랑을 죄처럼 지고 살죠. 그래서, 히비키와의 사랑에서도 솔직해지지 못합니다.

히비키의 부모는 아라사카를 격렬히 반대하고, 히비키의 절절한 호소에도 아라사카는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임시로 부임한 학교에서 하라를 만나게 됩니다. 하라는 히비키로부터 도망치는 아리사카를 붙잡고 다그칩니다. 그제서야 아리사카는, 자신의 '사랑'이 사람들을 상처 입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도망' 친 것이 그들을 아프게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요.

겁쟁이는 용기를 냅니다. 아라사카는 히비키를 포기하지 않고, 딸에게 자신의 치부를 고백합니다.

저는 이 커플을 보면서 X-Japan의 'Crucify My Love'라는 곡이 떠올랐습니다. 곡 분위기도 어울리지만, 무엇보다 십자가에 못 박을지언정 멈추지 못했던 사랑처럼, 이들 역시 그런 것 같아서요. 비난받는 사랑은, 아프고도 강한 것 같습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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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넥스큐브

출간일: 2020.12.04

분량: 본편 1권

 

 

 

 

 

 

 

 

 

 

 

 

 

 

point 1 한 컷

 

넥스큐브

 

point 2 줄거리

기: 지긋지긋한 인생을 끝내기 위해, 마츠모토 쿠니미는 지하철로 뛰어 든다. 그리고 눈을 떳을 때, 과거로 돌아와 있었다. 습관처럼 모교로 발을 옮기던 쿠니미에게 육상부 후배, 가쿠 이치류가 다가 온다. 절친인듯 허물없이 다가오는 이치류를, 쿠니미는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고지식 할 정도로 바른, 육상부 에이스 이치류의 짝사랑 상대가 자신임은 알게 된다.

승: 쿠니미는 부상으로 육상을 그만두었고, 이치류는 쿠니미에게 육상을 계속 권한다. 쿠니미는 한결같이 자신의 곁을 머무는 이치류의 고백을 받아 주지만, 아저씨의 마음도 모르고 이치류는 순서(?)를 지키며 쿠니미를 소중히 대한다. 쿠니미는 문득 이런 이치류가 왜 자살하려는 미래의 자신 곁에는 없었는지 의문을 품으며, 막연히 중요한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불안함을 느낀다.

전: 한편, 촉망받는 육상선수인 이치류는 세이카이 재단에서 스카웃을 받지만, 쿠니미를 위해 토우타이로 진학하려 한다. 그 모습을 보며, 쿠니미는 과거 자신이 전국체전에 나갈 정도로 뛰어난 선수였고, 그런 쿠니미와 함께 육상을 하기 위해 이치류가 지금의 학교로 따라왔다는 사실을 기억해 낸다. 그리고,열등감 때문에 이치류를 포함한 모든 사람과 연락을 끊고 지방대로 도피했었다.

결: 쿠니미는 병원에서 눈을 뜬다. 졸업 후 이치류는 육상선수로 승승장구했고, 이치류에게 도망쳐 변변치 않게 살고 있던 쿠니미는 그런 이치류를 의도적으로 잊으려 했었다. 쿠니미는 꿈에서 깨어나 이치류를 찾아 간다. 그리고 현실의 이치류는 꿈 속과 같았고, 쿠니미를 찾기 위해 인터뷰마다 그를 언급해 화제가 됐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쿠니미는 이치류와 꿈을 속편을 살아가기로 선택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잊어버린 것들

뇌는 장기기억와 단기기억을 담는 그릇이 다르다고 합니다. 단기기억을 담는 그릇에서 장기기억을 담는 그릇으로 굳어지기 위해서, 반복 혹은 강한 감정이 필요하다네요. 그리고 대부분의 강한 감정들은 긍정적인 것보다는 부정적인 것들이 많습니다. 열등감, 수치심, 패배감, 위기감, 불안함, 두 번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감정은, 아이러니하게도 효과 좋은 기억의 강화제인 셈이죠. 그리고 강한 감정으로 각인 된 장기기억은, 연상작용이라는 잔인한 기능을 가집니다. 결국, 그 트리거는 고통스러운 챗바퀴 안으로 나를 밀어 넣고, 숨을 헐떡이며 달려도 그 자리에서 한발도 나아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명상을 배우고 종교의 힘을 빌려 머리를 비우려 노력합니다. 기억과 감정, 어느 것도 남기지 않는 고요하고 평안한 상태를 지향하라는, 아주 많은 자기개발책들이 말하듯 말이예요. 한국 스님, 일본 스님, 미국 요가마스터가 쓴 책들을 저도 열심히 읽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정말 정답일까요? 확실히 편안해 지고, 여유로워 질 것 같습니다. 누구도 괴롭고 싶지 않고, 괴롭지만 않다면 그 상태만으로 충분히 '좋다.'고 말할 수 있겠죠. 하지만, 저는 조금 불안했습니다. 반드시, 꼭, 기억 해야 하는 것들 조차도 비워질까봐요.

쿠니미는 훌륭한 성적을 가진 육상선수 였고, 육상부의 부장이었죠. 그런 쿠니미는 후배 이치류에게 폼을 칭찬하고, 쿠니미와 함께 달리고 싶었던 이치류는 쿠니미의 학교로 진학합니다. 타인에겐 냉정하지만, 자신에겐 연심을 숨기지 않으며 언제나 졸졸졸 뒤를 쫒는 후배... 쿠니미는 이치류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이치류를 보며 쿠니미는 자신의 성향도 깨닫죠.

그러던 어느날 쿠니미는 이치류의 스카웃에 들떠, 쿠니미와 이치류를 비교하는 선생님들의 잡담을 엿듣게 됩니다. 쿠니미가 체육선생님이든 코치든 육상을 포기하지 않길 바랐던 이치류는 '그' 스카웃을 거절하고 진학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그런 이치류를 보며, 쿠니미는 애정이 아닌 열등감을 느끼죠. 이런 비참한 비교를 졸업 이후에도 듣고 싶지 않았죠. 결국 쿠니미는 도망칩니다. 그리고 도망쳐 간 곳은 결코 피난척도 안식처도 아니었어요. 또다른 전장이었고, 쿠니미는 그 끝에서 자살을 선택합니다.

쿠니미가 뛰어든 지하철은 급정거에 성공했고, 쿠니미는 살아 납니다. 그리고, 연일 메달리스트로 오르내리는 이치류를 보지 않으려 노력했고, 끝내는 잊어버렸다는 사실을 떠올립니다. 쿠니미가 잊은 것은, 오로지 자신만을 생각했던 한 남자였고, 그건 차가운 지하철 선로로 스스로 던졌던 쿠니미에게 절실한 하나였죠. 쿠니미가 외면했던 인터뷰들은, 후배 육상선수의 성공담이 아닌 쿠니미를 애타게 찾고 있던 짝사랑남의 고백이었어요.

있으나 있지 않고, 보고 있으나 보이지 않는 것들의 존재를 짐작하고 있어도, 현실은 내가 기억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쉽게 치부해 버립니다. '기억'은 주관적이라는 걸 알면서도, 꼭 누군가의 기억에는 객관적인 현실이 있을 것 처럼 믿어버리죠. 하지만, 꿈이 달의 이면을 비추 듯,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진실의 뒷면을 보여준다면 어떨까요? 고통의 챗바퀴 밖으로, 드디어 걸어 나올 수 있을까요? 쿠니미처럼 말이죠.

쿠니미는 이치류를 찾아 갑니다. 과거 엉망이었던 이별과, 한심해져 버린 샐러리면 쿠니미를 비난의 눈빛으로 볼 수도 있을거라고 생각하면서도요. 하지만, 이치류는 마치 꿈 속에서 뛰어 나온 것 처럼, 펜스 밖에 쿠니미에게 다가옵니다. 가장 먼저 다친 쿠니미를 걱정하고, 변하지 않은 연심을 고백하고, 그간 홀로 절망적인 시간을 보냈을 쿠니미를 위로했죠. 무엇도 쿠니미의 예상과 같지 않았고, 쿠니미는 실패한 인생도 아니었어요.

좋은 사람, 행복한 순간, 어느 답답하고 암담한 날에 필요한 깨달음... 이런 것들은 송곳처럼 날카로운 감정을 동반하지 않지만, 꼭 기억하고 싶은 것들이죠. 하지만, 살을 애는 시린 기억을 뚫고 지나야면 만날 수 있는 수면 아래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는 듯 합니다. 언젠가의 내가, 오늘의 나를 발 견 할 수 있도록요. 쿠니미의 꿈은 바랄 수 없으니 말이죠.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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