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주)조은세상

출간일: 2019.12.03

분량: 본편 1권

 

 

 

 

 

 

 

 

 

 

 

 

 

 

point 1 한 컷

(주)조은세상

 

point 2 줄거리

: 사람 좋은 츠지 쇼마는 알바를 끝나고 돌아가는 길, 한겨울 맨션 쓰레기장에 쓰러진 취객을 지나치지 못하고 집으로 데리고 들어온다. 그런데, 씻고 나온 취객은 중학교 동창인 아시다 카케루였다. 과거 츠지의 친구 중 한 명을 좋아했던 아시다는 그 사실을 들키고, 츠지 무리에게 졸업때까지 괴롭힘을 당했다. 하지만, 아시다는 유쾌하게 웃으며, 남자친구와 쫒겨났다고 말한다. 츠지는 아시다를 하룻밤 준다.

: 그 다음날 남자친구와 제대로 헤어진 아시다는 다시 츠지의 집을 찾아와 한동안 지내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친절하고 상냥한 츠지는 수락한다. 둘은 동거는 시작된다. 대학생인 츠지와 밤에 일하는 아시다는 대부분 잘 지내지만, 과묵했던 중학생 아시다가 마성의 게이로 변함에 따라 츠지는 때때로 곤란한(?)사태에 직면하게 된다.

: 어느날 새로운 남자친구와 또 헤어지고 온 아시다와 뜨밤을 보내게 된 츠지는 친구의 범위를 넘어섰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츠지는 자신의 감정을 깔끔하게 인정한다. 하지만, 아시다는 그런 츠지의 변화에 선을 그으면 은근히 밀어낸다.그런 아시다에게 츠지는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아시다는 사귀자고 하지만, 츠지는 아시다가 좋아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거절한다.

:아시다는 츠지를 피한다. 아시다의 기억 속 중학생 츠지는 참견쟁이에 착한사람, 그리고 다신 만났을 때 역시 다정한 사람이었다. 변함없는 츠지의 모습과 츠지의 애정을 의지하게 된 아시다는 기존의 연애처럼 허무하게 끝날까봐 두려워한다. 하지만, 아시다의 두려움을 알게 된 츠지는 한결같이 웃는 얼굴로 아시다를 보듬어 준다. 두 사람은 함께 한걸음 나아간 관계가 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츠지의 진짜 파워!

가끔 '성격'이 존경스러운 사람이 있습니다. 늘 웃는 얼굴, 나긋한 목소리, 강요하는 법 없고, 쉽게 트러블이 일어날 예민한 문제가 온유하게 풀어나가는 사람... 어떻게 저런 사람이 있을까? 그 옆에서 저는 한없이 꼬인 성격이 되어버려요. 이것이 빛과 어둠이겠죠.

그런 사람은 '진짜 성격 좋은 사람'으로 자주 회자됩니다. 사회생활갑이다. YES맨이다. 어둠 없이 밝게 자랐다.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 평가는 다르지만 지칭하는 사람은 같죠. 그런데, 그런 사람... 사람과 잘 어울리고 맞춰주니까 쉬울 것 같지만, 의외로 그 속을 보면 순하지만 않습니다. 착하다는 것이 순진하다고 여겨지곤 하지만, 그 중엔 고집쟁이도 많고 무장들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하는 사람은 좋은사람이 되기 쉽지 않습니다. 사람은 다 다르고, 상황에 정답은 없는데, 우유부단함이란것이 '악의'는 없을지언정 답답하고 결과도 좋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만약 누군가가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평가를 받는다면, 그 사람의 진짜 파워는 그 사람 안에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에게든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거겠죠.

아시다에게 츠지는 '어느반에든 있는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솔찍하고, 성실하고, 다정한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이죠. 하지만, 이 짧은 단권에서 조차 남자친구가 2번이나 바뀐 아시다는 좋아하는 사람과 오래 연애를 하지 못합니다. 자신은 솔찍하지 않고, 성실하지 않고, 다정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죠. 그래서, 자신과 다른 츠지에게 의지하고 이용한다고 생각하는지도요.

하지만, 아시다와 츠지의 차이는 그렇게 보여지는 곳에 있는 걸까요?

아시다는 헤테로를 게이로 만드는 매력과 스킬을 가진 마성의 게이지만, '사랑'을 느낄 때는 소극적이 됩니다. 물러서고, 의심하고, 두려워하고 주춤하죠. 몸이 단단해도 마음은 단단하지 않아요.

하지만, 츠지는 '사랑'을 느낄때 강해집니다. 게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았던 아시다를 봤으면서도, 아시다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깔끔하게 인정합니다. 몸정부터 들어버렸지만, 섹파의 길은 단호하게 거부합니다. 자신을 좋아 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는 아시다 앞에서도, 노력해보겠다고 말하죠. 아시다가 밀어낼때 역시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건 아시다가 나를 좋아하게 될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을 견지하는 성실함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널 싫어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지 궁금하다.' 저도 아시다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부러운 자식!!!

'지는 경기여도 물러날 생각은 없다.' 화를 내거나, 쪽팔려서 죽고 싶거나, 혹은 겁을 먹거나 생각하는 것만으도 스트레스 받아 예민해 질 때, 그 대상은 늘 타인이죠. 진짜 키워야 하는 건 마음 속 속근육인데 말이예요.

알지만 바꾸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미 그런 사람이 이렇게 부러운거겠죠. 에잇! 멋있다! 츠지!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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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팔랑팔랑 차오르는

작가: 리루

출판사: (주)현대지능개발사

출간일: 2020.09.11

분량: 본편 1권

 

 

 

 

 

 

 

 

 

 

 

 

 

 

 

 

# point 1 한 컷

 

 

(주)현대지능개발사

 

 

 

 

# point 2 줄거리

 

 

기: 중학교 교사 이와타는 연락이 소원했던 여동생 유키가 교통사고를 당해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그 곳에서 동승한 다른 남자, 그의 동생 요시히코와 살아남은 조카의 존재를 알게 된다. 요시히코와 이와타는 서로의 조카인 소라를 함께 양육한다. 이와타는 사교적이고 소라를 잘 돌보는 요시히코가 자신에게 이성적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요시히코가 없이 소라를 키우는 생활을 상상 할 수 없었기에 모른척 한다.

 

승: 그러던 어느날 이와타는 요시히코에게 대뜸 호텔에 가자고 제안을 한다. 요시히코를 붙잡아 두려하는 이와타에게 요시히코는 함께 소라가 잘 커가는 모습을 보고싶었다고 말한다. 이와타는 순수한 요시히코의 마음을 되돌려주고 싶어졌다. 뜨밤을 보낸 두사람은 연인이 되어 행복한 신혼을 즐긴다. 요시히코의 전 남친인 테츠오가, 죽은 형의 차용증을 가지고 오기 전까지...

 

전: 사라진 아버지, 시설에 맡겨 놓고 찾아오지 않는 어머니, 빚을 떠넘긴 형, 하지만 그마저도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던 요시히코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형의 빚을 갚기 위해 테츠오의 가게에서 몸을 팔았었다. 공사장 현장직만으로는 빚을 갚을 수 없었기에, 요시히코는 테츠오의 가게에 주임으로 들어가 일을 시작한다. 낮,밤으로 일하며, 육아와 고등학교 입시까지 준비하던 요시히코는 나날히 마르고 결국 쓰러진다.

 

결: 요시히코가 눈을 떳을때는 테츠오의 집이었고, 외박을 했음을 알게 된다. 걱정이 된 이와타는 테츠오의 가게에 찾아오고 요시히코의 과거와 형이 남긴 빚을 알게 된다. 이와타는 요시히코에게 가족이라고 말해준다. 가족이니까 과거가 어쨌든 함께 살아가자고 안아준다. 요시히코는 테츠오의 가게를 그만두고, 고등학교에 입학을 준비한다.

 

 

 

#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착한사람은 착한사람을 만나야 한다.

 

 

"이봐, 요시히코, 네가 원하는건 언제나 가질 수 없는 것이야. 너를 버린 어머니가 한번이라도 시설에 얼굴을 비춘 적 있었어? 네가 하나뿐인 형을 믿어도 한번이라도 성실해진적 있었나?"

 

개과천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과거의 잘못을 속죄하고 새로운 사람이 되어서 살아가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수십년이 지나도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는거죠. 둘다 맞는 말이겠지만, 후자가 더 흔히 발생한다는 점은 부정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변성암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압력을 견뎌내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고, 관성이라는 것은 가는 방향이 정해져 있는 법이죠.

 

요시히코는 가족이 필요했고, 그래서 그들을 믿어야만 했지만, 그것은 늘 가질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 믿음이 먼저였을까요? 아니면 그 믿음을 이용하는자들이 먼저였을까요? 만약 믿음이 먼저였다고 하더라도, 믿음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싶지 않습니다. 믿음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응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죄책감을 가져야 맞겠죠.

 

요시히코의 형은 아무리 믿어줘도 성실해 지지 않았습니다. 늘 방탕하게 살다가 빚을 지고 와서, 요시히코에게 고개를 숙이며 '부탁'을 했죠. 그리고 요시히코는 그 빚을 청산하기 위해 몸을 바쳐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그 형이 죽고 남긴 아이마저 맡게됐죠. 하지만, 요시히코는 짜증내거나 싫어하지 않았습니다. 형도 가족이고, 소라도 가족이었으니까요. 

 

테츠오는 그것을 '가족놀이'라고 비웃으면서, 소라가 사실은 요시히코의 형과 무관하다는 사실을 알려주죠. 그래서 호적에 올리지 않은 거라고요. 결국은 소라는 이와타의 여동생, 유키의 아이는 맞지만 요시히코의 가족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요시히코는 세상에 이어진 것이 없어지는 것이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소라가 클 때까지 자신의 과거를 숨긴다면, 그때까지는 가족으로 함께 있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테츠오는 요시히코의 마음에 닻을 무참하게 끊어 버립니다.

 

그렇지만 이때 우리의 중학교 선생님은 발분합니다. 이와타는 중매에 열을 올리는 교감에게 단호하게 말합니다.

"제대로 된 가정이 그렇게 중요한가요?"라고 말이죠. 그리고 동성인 연인과 함께 아이를 키워나갈 생각이라고 폭탄발언도 합니다. 

 

혈연이라는 것이 분명 가족의 '시작'이 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노력하지 않고 유지되는 것이 지구상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발상 아닌가요? 30년만에 나타나서, "내가 너의 아버지다."라면 존경감이 생기고, 피로서 알아본다니요... 멕시코에서도 한국인을 보면 알아봅니다. 중국인, 일본인과 다르거든요. 그 정도로는 알아볼 수 있겠죠. 피는 무슨, 뱀파이어도 아니고...

 

갈고 닦아 귀해지는 것이 인연이라면, 가족도 마땅히 그래야합니다.  돌아온 요시히코에게 폭 안기는 소라를 보며, 아이의 존재는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츠지무라 미즈키의 '아침이 온다.'라는 소설에서도, 분명 '아이'라는 존재는 불임부부에게, 미성년 미혼모에게 고통의 존재였지만, 또 그들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데 계기와 원동력이 되잖아요.

 

소라 역시, 요시히토에게 보답 받지 못할 줄 알면서도 포기 할 수 없었던 가족으로부터의 구원을, 아와타에게 무심하고 서툴러 이해해주지 못해 멀어져버리고 끝내 죽어버린 여동생에 대한 만회를,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BL소설 속 발암가족에 대해서 리뷰 할 때도 잠시 언급했지만, 가족 악역의 존재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뉴스를 볼때도 늘 그런생각을 하지만... 제발 착한사람은 착한사람만 만나고, 못된 사람은 못된사람들끼리만 만났으면 좋겠어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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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뉴욕뉴욕

작가: 마리모 라가와

출판사: 대원씨아이

출간일: 2017.03.14

분량: 본편 4권

 

 

 

 

 

 

 

 

 

 

 

 

 

 

 

 

# point 1 한 컷

 

 

대원씨아이

 

대원씨아이

 

 

# point 2 줄거리

 

 

기: 뉴욕 경찰로 일하는 케인워커는 파트너를 구하러 온 바에서 완벽한 이상형인 멜 프레데릭스를 만난다. 두 사람은 곧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극도로 아웃팅을 기피한채 가벼운 만남만 이어왔던 케인과 헌신적인 멜 사이에 갈등이 발생한다. 케인의 지난 멜의 연인들에게 질투하며 멜을 배신하지만 멜은 케인을 용서한다. 어느날 멜은 마약범죄에 휘말리고 칼에 찔린다. 케인은 멜이 자신에게 잃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음을 깨닫는다. 

 

승: 케인은 부모님께 아웃팅을 하고 멜을 소개하기 위해 보스턴 본가로 간다. 고교 교사인 아버지는 멜의 존재를 받아드리지만, 어머니는 멜의 존재를 받아드리지 못한다. 오랜만에 만난 케인의 친구도 그의 아웃팅에 배신감을 느끼며 그를 비난한다. 케인은 어머니에게 멜의 어두운 과거를 이야기하고, 상처 입은 멜을 감싸 안아준다.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케인의 부모님은 멜을 받아드린다.

 

전: 한편, 직장동료이자 게인인 고슈가 에이즈로 죽는다. 케인은 멜에게 청혼한다. 케인과 멜은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돌연 멜이 사라지고, 실종 18일째 결혼반지와 함께 멜로 추정되는 시체 일부가 발견 된다. 실의에 빠져 있는 케인에게 FBI 루나 피츠버그가 찾아와 멜이 살아 있을 가능성과 함께 범인으로 죠지 클라인을 지목한다. 케인은 루나와 함께 사건을 쫒는다.

 

결: 죠지는 자신의 죽은 형, 에릭과 닮은 사람을 납치하고 감금, 강간, 폭행 후 살인을 반복한다. 천신만고 끝에 케인은 멜을 구해내고, 루나는 죠지의 누나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이 사건은로 멜은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여론과 주변사람들은 게이커플을 비난하고 조롱한다. 케인과 멜은 뉴욕을 떠나 보스턴으로 간다. 멜과 케인은 그곳에서 가족이 되어, 자랑스러운 아버지들이 되어 살아간다.

 

 

 

#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누군가에겐 '꿈'인 삶

 

 

비야흐로 클레식의 시즌입니다. e-book으로는 2017년에 나왔지만, 종이책으로는 오래 전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겠네요. 마리모 라가와 작가님은 '아기와 나'로 한국에 잘 알려진 작가님이라, 의외로 BL 서적의 존재는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사실, '뉴욕뉴욕'을 떠올리게 된 계기는 '흡협귀와 유쾌한 친구들'입니다. 고노하라 나리세 원작과 마리모 라가와 작화라니... 읽기 전부터 기대를 했는데, 역시나 실망이 없는 작품이었습니다만, 미완입니다. 언젠간 리뷰 할 수 있겠죠. ㅠ.ㅜ

 

마리모 라가와 작품에는 특유의 따뜻한 시선이 담겨 있습니다. 사회의 터부를 일상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봅니다. 사회의 그늘에서 네가 손가락질 했던 것들이, 네 이웃이 되고 네 동료가 되었을 때 너는 무엇을 느끼는가?라고 묻는 것 같아요.

 

'뉴욕뉴욕'에 있어서는,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고든의 대답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전히 차별받고, 외롭고, 곤란한 일은 많을거예요. 하지만, 누군가는 바뀌려고 노력하고 있을 겁니다. 그렇게 조금씩 이해의 지평이 넓어지고, 그것은 과거에 누가 꿈꾼 세상의 일면에 가까워 올지도 모르죠. 마치, 케인의 삶처럼요. 그래서, 전 '뉴욕뉴욕'이 '상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PC(Political Correctness)운동을 아시나요? 미국에선 꾀 오랜역사를 가지고 있는 운동입니다. 소수자를 차별하는 표현을 쓰지 말자는 운동인데, 정치적으로 올바른 표현을 쓰자는 의미에서 PC라고 불립니다. 물론, 논란도 많고, 해석에 따라 논점도 여러갈래로 나뉩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소수자 차별에 대해서 사회가 불편해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삿대질하는 사람들이, 이제 그 사람들에게 불편해지는 사회... 정말 누군가는 꿈에 그린던 세상이 아니었을까요?

 

동성애가 차별 받은 이유 중에 하나는 동성애가 '에이즈를 옮긴다'는 루머 때문이었습니다. '뉴욕뉴욕'을 처음 봤을 때만해도, 멜이 동성 범죄자에게 강간 당한 후 에이즈 검사를 받는다던지, 그 결과가 나오지 않아 케인과 잠자리를 하지 못하거나, 고든이 게이 파트너에게 옮은 에이즈를 중국인 게이에게 옮긴 부분들에 대해 의아함 없이 봤습니다. 불편하지 않게 봤다는 사실이 불편해지는 부분이죠.

 

'뉴욕뉴욕'은 케인이 멜을 만나 인생이 바뀌게 된 이야기입니다. 케인은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님의 지지와 사랑을 받고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마쳤어요. 잘생긴 외모와 무례하지만 직설적인 화법에 인기도 많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해 본적이 없습니다. 지금의 생활을 유지 할 수 있다면, 적당한 거짓말과 거리감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멜은 그렇지 않습니다. 세상에 유일한 신을 섬기듯 '사랑'자체에 헌신적입니다. 케인은 그가 자신했던 것처럼 사랑했던 모든 이들을 질투합니다. 그 서툰 사랑의 방식은 멜을 상처 입힙니다. 하지만, 멜은 상처 입고도 다시 케인에게 돌아와 그를 사랑하죠.

 

멜이 기억하는 최초의 기쁜 날은 친모가 자살하던 날입니다. 놀이동산에 데려가, 맛있는 음식도 사주고, 짙은 화장도 없는 수수한 얼굴로 웃어 준 날이었죠. 멜에게 그날, 그 멘하탄은 상처이자 추억의 장소였습니다. 의부에게 학대를 당하고 도망쳐 올 수 있는 곳도, 그 멘하탄 뿐이었죠. 멜은 그곳에서 콜보이가 됩니다. 악질적인 어른들에게 몸을 팔고 하룻밤 침대를 빌리는 생활을 하죠. 

 

그런 멜이 하는 순수하고 맹신적인 사랑은 케인에게 모든 것을 바꿀 이유가 됐어요. 케인은 적당주의 생활을 청산합니다. 그리고 가족에게, 친구에게, 끝내는 동료에게 멜의 존재를 밝힙니다. 멜과 가족이 되고, 멜의 지지자가 되죠. 사실, 그런 것들은 멜을 잃는다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으니까요.

 

가족의 비난, 사회의 편견, 자기 부정, 소수자라는 것만으로 메야만 하는 짐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켜야 할 것들이 생기면서, 그 위에 자기만의 십자가를 집니다. 하지만, '지켜야 할 것들의 존재'은 무겁지만 소중합니다. 행운이고 행복이 되기도 합니다.

 

'무엇을 무서워 하고 있는걸까?' 케인은 극초반에 생각하죠. 멜을 숨기고, 동료들에게 거짓말을 하며, 숨어 파트너를 찾는 생활... 하지만, 케인의 말년은 딸의 눈에 비추어 보아도 편안해 보이죠. 그는 아픈 멜의 곁에서 노래를 불러주었고, 멜과 함께 했던 시간만큼 혼자 살아야 했지만, 그건 멜을 만나지 못했던 시간과 같지는 않았습니다. 멜이 남겨준 것이 있었고, 멜을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었죠. 편안하게 눈을 감는 케인의 앞에는 이상형의 천사가 나타나요. 그날, 그 바에서 처럼...

 

만약, 누군가가 바라던 삶이 있다면 그건 이런 삶이 아니었을까요? 행복한 삶 말입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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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노을빛 아웃포커스

작가: 쟈노메

출판사: BB허니밀크

출간일: 2020.07.17

분량: 본편 1권

 

 

 

 

 

 

 

 

 

 

 

 

 

 

 

# point 1 한 컷

 

 

BB허니밀크

 

 

# point 2 줄거리

 

 

기: 노멀인 마오와 게이인 히사시는 룸메이트다. 둘은 서로의 성향을 이해하고 즐겁게 생활을 하고 있다. 마오가 소속한 영화부는 BL을 소재로 한 영화를 찍기로 하고, 히사시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한고 싶어 한다. 날라리 인상이지만, 누구보다 배려심있는 히사시와 영화 속 주인공을 함께 떠올리며 마오는 마음 속에 걸리는 감정을 느낀다.

 

승: 지금까지 어디에 소속된 적 없었던 히사시는 영화를 찍기로 결정한다. 카메라 앞에서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마오를 보고 진지해지고 싶졌기 때문이다. 순간, 마오는 마음 속에 걸리는 그 감정을 깨닫는다. 그리고 바로 실연을 경험한다. 히사시는 남자친구가 있었다.

 

전: 히사시는 날라리처럼 생긴 외모때문에 꼬인 인생을 살았다. 재혼한 가정에서 잘 적응하지 못했고, 애인인 중학교 담임과도 겉도는 관계를 위태롭게 이어왔다. 하지만, 마오를 만나고 그 관계를 정리 할 용기를 얻었다. 헤어지고 온 날 마오는 히사시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거기까지! 진전은 없고 영화 촬영은 속계되었다.

 

결: 진지하게 영화를 찍는 마오를 보며, 히사시 역시 정신을 바짝차리로 영화를 찍지만 카메라 넘어로 마오를 보며 한편으로 섭섭함을 느낀다. 하지만, 히사시의 키스씬이 있는 날, 마오는 정신줄을 놓고 둘 사이를 급진전 된다. 히사시는 연기에 대해 흥미를 가지게 되고, 연극부에 들어간다.

 

 

 

#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뷰파인더 안의 세계

 

 

저는 SNS 좋아하지 않습니다. 인스타나 트위터는 하지않고, 모먼트, 틱톡, 밴드는 존재만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카톡은 하긴 하지만, 마지막 보루로 스마트폰 자체를 거부했었죠. 어떻게 살 수 있었냐고요? 많이 불편하긴 했습니다. 친구, 후배, 선배는 어쩌겠습니까? 그러려니 했겠죠. 문제는 회사였습니다. 

 

참다 참다 어느날 불러서 21C에 스마트폰 없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노동계약서에 스마트폰이 필수라는 조항이 없으니 어디까지나 개인 기호품이라고 주장했죠. 결국, 대세를 거스르지 못하고 스마트폰도 사고, 카톡도 깔긴 했지만, 그래도 한동안은 우울했습니다.

 

지금이야 그렇게 심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끔 닌텐도에 삽질하는 캐릭과 보험회사 챗봇, 그리고 카톡에 '내'가 무슨 차이가 있을까 생각이 듭니다. 

 

사람을 아는 것은 정말 힘듭니다. 사소한 표정, 음성, 대화 간극 침묵에 느껴지는 분위기, 손버릇, 말할 때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눈동자 호선, 향수는 바뀌어도 바뀌지 않는 그 사람을 체취, 자주 쓰는 단어, 짜증나는 사람에게 시작하는 문장 첫머리, 기분을 보여주는 입꼬리... 이런 것들로도 나는 사람을 잘 모르겠습니다. 

 

하물며 웃지 않는 표정으로 치는 'ㅋㅋㅋ', 전혀 닮지 않은 이모티콘이라니... 리뷰하다 이 자기고백은 무엇인가요? 저와 다르게 뷰파인더로 세상을 보는 소년 이야기를 하려다보니 너무 길게 왔습니다.

 

예술, 특히나 영화, 사진은 BL에서도 정~~말 많이 다루는 소재죠. 그러다보니 사진이나 카메라 전문용어들도 제법 많이 알게 됐습니다. ^^ 이 작품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입으로는 거짓말을 해도, 카메라는 진실을 찍고 있다는 것!

 

마오는 카메라 앞에서만은 솔찍해 집니다. 그래서 중요한 순간에는 기록을 남기죠. 연인에게 차이고 술취해 게이라는 것이 틀킨 룸메 히사시를 위해서도 카메라를 켭니다. 마오는 절대 히사시의 비밀을 밝히지 않겠다고, 히사시는 마오를 절대 건드리지 않겠다고 말하죠. 잘생긴 날라리에서 비밀을 공유한 친구가 되었기 때문일까요? 차가운 미남은 유난히 다정해 집니다.

 

마오가 소속한 영화동아리에서 동성애 영화를 찍기로 하고, 카메라 너머로 주인공역인 히사시를 보기 시작하면서 마오는 히사시에 대한 감정을 깨닫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실연이 찾아옵니다. 히사시는 연인이 있었으니까요. 

 

카메라라는 신기한 기계예요. 카메라 앞에 서 있는 사람은 거짓과 가식을 벗고, 카메라 뒤에 서 있는 사람은 한 시도 눈을 떼지 않고 앞에 선 사람을 응시 할 수 있죠. 눈이 마주쳐 급히 피할 필요도 없고, 너무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이 아닐까 고민 할 필요도, 자신의 마음이 들킬까 두려워 할 필요도 없습니다. 참 사랑하기 좋은, 메신저 같은 도구죠?

 

히사시는 마오가 영화동아리에 있었기 때문에, 일상이 너무 무료했기 때문에, 시나리오가 동성애를 다루고 있었기 때문에, 주인공 역할을 수락합니다. 그리고 카메라 앞에 섭니다. 진지함과는 어울리지 않는 인생이지만, 그건 진지함이 없기 때문은 아니었어요. 누구도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죠. 당연히, 잘 놀고 가벼울거라고... 외모를 보고 판단해 버렸으니까요.

 

카메라 앞에 선 히사시는 진지해집니다. 자신을 곧게 바라보고 있는 마오의 시선을 느낍니다. 있는 그대로 함께, 공간을 내어주는 룸메이트와의 시간에서 편안함을 느낍니다. 히사시는 끌려다니는 생활을 그만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는 늘 연상의 연인과 헤어질까봐 불안했지만, 실제로 헤어지니 후련했습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마오가 있는 방으로 빨리 가고 싶어졌죠. 그리고 그날 마오는 히사시에게 고백합니다.

 

영화가 끝나고 히사시는 연극부로 들어갑니다. 본격적으로 연극을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물론, 히사시의 옆에는 자신을 응원해주는 마오가 있죠. 영화같다. 두 사람에게 영화같다는 것은 너무 행복한 순간의 다른 표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친구와 여행을 갔는데, 쌍무지개가 평원 끝과 끝을 널뛰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보는 풍경, 제 친구는 '사진을 찍어야겠어!'라고 핸드폰을 찾길래, 순간 울컥한 마음에 '눈에 담아!'라고 화를 냈죠. 이렇게 아름다운 광경을 작은 렌즈을 통해서만 보겠다는 것이 답답했는데... 어쩌면, 제 친구가 남기고 싶었던 것은 단순히 잘 찍은 사진 한 장이 아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드네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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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是(ZE)

작가: 시미즈 유키

출판사: (주)현대지능개발사

출간일: 2020.01.23

분량: 본편 11권

 

 

 

 

 

 

 

 

 

 

 

 

 

 

 

 

# point 1 한 컷

 

 

 (주)현대지능개발사
 (주)현대지능개발사
 (주)현대지능개발사

 

 

 

# point 2 줄거리

 

 

기: 언령술사 미토가에 강한 피를 가지고 태어난 리키이치, 그는 자신의 동생 우타를 위협하는 마을 사람들을 모두 죽이고 피의 업으로 불노의 육신을 갖게 된다. 그는 사도를 익히고 인육을 먹은 불노불사의 타계승 와키를 만난다. 리키이치는 지루한 삶을 살아가던 와키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약속하고, 와키는 언령의 저주를 대신 받을 수 있는 카미사마를 만드는 인형사가 된다. 마음껏 언령을 쓸 수 있게 된 리키이치는 돈을 벌어 땅을 일구고 그들만의 도원향을 만든다. 

 

승: 어느날 칼에 찔린 형제가 마을로 흘러 들어오고, 이 중 동생인 호즈미를 사랑하게 된 우타는 마을을 나가 아들 쇼우이를 낳는다. 행복하게 사는 줄 알았던 우타는 병이 들어 죽고, 호즈미는 쇼우이를 이용해 마을에 쓰레기를 버리다 리키이치에 들킨다. 이 과정에서 쇼우이를 구하기 위해 리키이치는 죽고, 마지막 언령으로 와키에게는 '살 것'을 남은 카미들에게 '지킬 것'을 명한다. 

 

전: 리키이치를 따라 죽지 못한 이들은 남아 살아 간다. 가주 쇼우이를 중심으로, 실권을 진 인형술사 와키에 의해 미토가는 언령을 써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착한 외국인 라이조가 미토가의 가정부로 들어오면서 미토가의 분위기는 바뀐다. 언령술사의 폭주로 인해 홀로 남아 버린 카미 콘을 좋아하게 된 라이조는 콘의 언령술사가 되겠다고 하고, 콘은 라이조를 선택한다.

 

결: 이 선택은 와키가 오랫동안 잊고 있던 "희망"에 빛을 보여준다. 이후 수명을 다한 아사리가 쇼우이에 대한 깊은 사랑으로 기억을 되찾고 부활하자, 와키는 기적을 믿어보고 싶어졌다. 자신이 소중히 여겼지만, 자신의 것이 되지 않은채 리키이치의 카미로서 죽어버린 마가네를 깊은 잠에서 깨운다. 와키는 리키이치가 없지만, 그가 남긴 혈육들이 지키고 있는 도원향에서 마가네와 함께 살아간다. 

 

 

 

#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인형사가 바란 기적 "마가네"

 

 

제가 진짜 ZE를 리뷰하고 있는건가요? 잠시 눈물을 좀 닦겠습니다. 정말 가슴이 벅차오르네요. ㅠ.ㅜ 감개 무량합니다. 2004년입니까? BLer로서 ZE만한 작품을 만났다는 것은, 그리고 끝내 완결을 보았다는 것은... 정말 울컥하네요.

 

11권이... 길었습니다. 1권을 펴자마자드는 생각, "이건 무슨 코스프레, 변태물이야?" 였습니다. GL, BL, 포르노 그냥 자극되는건 다 섞어 보겠다는 뽕빵물이군! 솔찍한 저의 첫 인상이었죠. 그래서 지금 시작하시겠다는 분이 있으면, 손목을 꼭~잡고, 3권까지는 제발 속는셈 치고 읽어보셨으면 좋겠다고...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ZE에는 많은 언령술사와 카미사마가 나옵니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는 인형술사에게 "희망"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와키는 기억이 있던 순간부터 산 속에서 알지 못하는 수행을 하고, 약을 먹고, 인육을 하며 사도를 익혔죠. 이후 산을 떠나 세상을 떠돌지만, 자신은 늙지도 죽지도 않고 인간들은 진절머리가 납니다. 그렇게 무력한 삶을 살아내던 자신에게 한마리 늑대가 다가옵니다. 고독의 냄새가 유독 닮았던 둘은 그저 함께 있는 것 많으로 서로에게 안식이 되죠. 하지만, 자신에게 돌은 던지던 마을 사람들의 낫질에 늑대는 배가 갈려 죽습니다.

 

카미를 만들 때 우연히 그 늑대의 어금니가 섞여 들어가고, 그렇게 마가네가 만들어집니다. 와키는 자신이 만든 인형에 마음을 뺏깁니다. 하지만, 카미는 언령술사를 위해 만들어 진 존재 였고, 마가네 역시 라키이치를 충직하게 지키죠. 꽃잎이 되어 흩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마가네는 리키이치를 찾습니다. 와키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죠. 그만큼 리키이치는 강하고 멋졌으며, 카미가 언령술사를 선택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법칙이닌까요. 그래서 마가네를 복원시키고도 깨우지 못합니다.

 

그런 와키에게 희망을 보여주는 존재들이 나타납니다. 리키이치의 피를 이어받은 그의 후손들이죠.

 

 

라이조 X 콘 : 카미는 언령술사가 아닌자를 선택 할 수 있는가?

 

콘은 마토가의 방계 긴카의 아들, 아키미츠의 카미로 만들어지지만, 카미를 받기도 전에 급하게 언령을 써버린 언령술사는 죽고 콘은 홀로 남아버리죠. 하지만 마가네와 비슷하게 만든 콘을, 와키는 곁에 둡니다.

 

라이조는 언령술사 없이 존재하는 카미는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콘에게, 자신이 언령술사가 되어주겠다고 합니다. 어처구니 없는 의식을 치르고, 콘은 자신의 언령술사로 라이조를 받아드립니다. 카미로서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어 험한 일도 가리지 않았던 콘에게 와키는 남는 언령술사가 있다면 어떻하겠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콘은 대답하죠. 나의 언령술사는 라이조라고요. 자신은 라이조를 선택할거라고 말입니다. 와키는 콘을 만들어서 다행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러면서도 라이조를 보고 생각합니다. 콘이 라이조를 선택한 것은 밝기 때문일까? 하고 말이죠.

 

 

겐마 X 히미 : 카미는 의지는 믿을만한가?

 

라이조와 콘이 와키에게 사랑을 받았다면, 유독 와키의 독설에 시달리는 커플도 있습니다. 바로 겐마와 히미 커플입니다. 본의 아니게, 와키의 희망을 꺽었기 때문이죠.

 

물론, 와키와 다르게 한 잡지 인터뷰에서 보니 ZE의 커플 중에 확고불변 가장 사랑받는 공, 수, 커플 3 분야 모두 겐마, 히미, 겐마와 히미라고 합니다. 쇼우이와 아사리는... 아! 물론, 저도 겐마와 히미가 좋습니다.^^

 

히미는 세이마의 카미로 만들어졌죠. 하지만, 세이마는 히미에게 아~~무것도 시키지 않습니다. 정말 아무것도요. 소중히 여겨만 집니다. 세이마는 언령을 쓰지 않았고, 히미는 카미일을 하지 않았죠. 사람을 만나거나 가업을 거드는 것 조차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세이마가 죽기 전에 히미에게 한 가지 유언을 남깁니다. 바로, 자신의 집을 남겨달라는 거였어요. 히미는 자신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주인에게 받은 명령을 지키기 위해, 백지로 돌아가는 일을 거부합니다. 그리고 와키는, 히미의 선택을 허락하죠.

 

세이마라는 언령술사의 카미로 만들어진 히미는 겐마를 언령술사로 모십니다. 겐마가 젠틀한 언령술사였어도, 히미에게 쉽지 않은 일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겐마는 입을 대화의 용도로, 도무지도 쓰지 않는 작자였죠! 하지만, 와키는 괴로워하는 히미를 지켜봅니다.

 

히미는 겐마를 지키다가 핵이 파괴되어 백지로 돌아갑니다. 겐마는 히미를 부활시키지만, 깨어난 것은 모양만 같은 다른 히미였어요. 와키는 그 비극을 봅니다. 결국, 겐마는 새롭게 깨어난 히미를 또 다시 사랑하게 되기에 둘은 해피 엔딩이지만, 와키에게는 그렇지 않았어요.

 

와키는 히미의 의지를 믿습니다. 믿지 않는 것은 기적의 존재였어요. 하지만, 기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 존재에 대해 심술 돋은 말을 멈추지는 못합니다.

 

 

쇼우이 X 아사리 : 기적은 일어나는가?

 

리키이치의 첫 번째 카미인 아사리, 자존심 강하고 정 많고 책임감 강한 카미 대장은 두번째 언령사를 쉽게 받아드리지 못합니다. 아시리에게 리키이치는 단순한 언령술사가 아니었으닌까요. 코노하와 코노에, 쇼우이와 아시리 두 커플의 가장 큰 차이는 리키이치의 잔흔이라고 생각합니다. 똑같이 리키이치의 카미였지만, 역시 첫번째라는 것은 특별한가 봅니다.

 

쇼우이가 기억하는 한, 만악의 근원인 아버지나 안스러운 어머니, 위대한 외삼촌은 없었겠지만, 그들의 흔적은 너무나 짙어 그림자가 되어 한시도 빠짐없이 자신을 쫒아 다니고 있었을 거예요. 자신이 존재하는 순간부터 미워하고 있는 카미를 믿고 언령을 평생 써야만 하는 미토가의 저주라니... 이 소년이 어린 자신이 든 가방을 받고 죽은 리키이치를 기억하는 아사리와 사랑하기까지의 험난함을 말해 뭐하겠습니까?

 

오래, 많이, 두들긴 철이 더 견고하다던가요. 단단해진 두 사람은 기적을 만들어 냅니다. 카미로서 리키이치의 언령의 의무를 끝낸 아시리는, 바라마지 않던 리키이치 곁에서 맞이한 평안을 거부합니다. 쇼우이의 목소리를 따라 그에게 스스로 가죠. 그리고, 쇼우이에 모든 것을 기억한채 부활합니다.

 

와키는 마가네가 잠든 관을 엽니다. 그 기적의 가능성을 아사리를 통해서 보게 되죠.

 

 

코노하 X 코노에 : 운명은 벗어 날 수 있는가?

 

제목 是(ぜ)는 ZE라고 음독하는데, 뜻은 한자 그대로 "옳다."입니다. 이것은, 리키이치가 자주하는 대답이기도 하죠.

 

정발이 되고 나서 "얼마든지"로 해석 된 것을 보았을 때, 제 개인적인 감상은 잉? 이었습니다. 원본을 읽었을 때 '꼭이다!' '옳다!' '당연하다!' '반드시다!' 요런 느낌이었거든요. 과거 산속이 배경이고, 술꾼에 호쾌한 리키이치 성격을 감안했을 때 "옳타구나!", 현대식으로 표현하면 "반드시다."정도로 생각했습니다만...뭐... 전문 번역가님께서 하셨겠지만... 리키이치가 저 대사를 쓰는 부분이 좀 힘이들어가 있는! 대화에 방점을 찍는 듯한! 부분이여서 "얼마든지"는 좀 힘빠지는 어감이었습니다.

 

리키이치와 와키 모두 비범한 사람이죠. 늙지 않고, 초인적 능력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을 죽였고 죽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운명 밖으로 나가지 않습니다. 리키이치는 자신의 피를 저주하면서도 오로지 그 힘으로만 가족들을 지키고 자신의 세계를 만들죠. 그건 와키도 마찬가지입니다. 끔찍하더라도 그렇게 삽니다.

 

하지만 리키이치의 딸인, 어머니를 죽일 정도의 강한 언령술사로 태어난 코노하는 그 운명 밖으로 나옵니다. 언령술사로 살지 않는 삶 말입니다. 물론, 코노하에게 그것은 코노에가 다치지 않고 계속 함께 있을 수 있는 삶일 뿐이었을지라도 말입니다.

 

리키이치가 죽고 난 후, 리키이치의 카미들은 남아 그의 혈족들을 지킬 것을 명령 받죠. 그렇기 때문에, 코노에가 코노하에게 미토 가주자리를 버리게 하고, 미토가를 나간다는 결정은 엄청난 결단이었을 겁니다.

 

미토가에서 태어난 사람은 미토가에서 죽는다. 쇼우이도, 심지어 리키이치도 벗어나지 못한 굴레였죠. 게다가 코노하는 강한 언령술사였고, 가주였습니다. 게다가 언령술사가 없는 카미의 존재는 가치가 없는데, 코노에는 보모가 아니라 카미사마입니다. 미토의 비밀을 지키기위해서 살아서 나갈 수 없을지도 모르고, 나간다고 하더라도 언령술사가 아닌 코노하와 카미가 아닌 코노에는 무가치할 수 있죠. 미토가를 떠난 유타처럼 말입니다.

 

그래도 나가지 않는다면 코노하에게 양지란 없을테고, 그건 미토가에 남겨진 코노하의 운명과 같습니다. 빛을 보려면 이곳에서 발을 띠어야 합니다. 코노하와 코노에는 그 일을 하죠. 그리고 그 결과를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제목이 말해주고 있으닌까요!

 

 

류세이X모리야 : Life just goes on

 

마지막까지 고생(?)에 비해서 보상을 받지 못한 커플이 있다면, 류세이와 모리야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본인들에게 인터뷰를 한다면 그다지 상관하지 않다고 툴툴대면서 편의점 도시락 사러 갈 것 같긴 합니다. 미토가의 피도 이렇게 저렇게 섞이다 보니, 본인이 미토가의 피를 타고났다는 것도 모르고, 언령이라는 것을 쓸 수 있다는 것도 모르는 언령술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잘 못을 저지르고나서야 자신이 괴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왜 늘 독설을 내뱉게 되는 존재들은 소중한 존재들일까요?

 

류세이는 자신이 언령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안 순간부터, 언령을 봉인합니다. 그것은 죄의 낙인이었습니다. 감히 자살이라는 쉬운 방법으로 용서 받을 수 없고, 일생동안 살면서 속죄해야 하는 죄값이었죠. 하지만, 어느날 너의 죄가 무엇인지 잊지 말라는 듯 카미 모리야가 나타 납니다. 류세이는 언령술사라는 것을 앎과 동시에 어머니를 죽였고, 언령술사의 삶을 거부함과 동시에 모리야를 죽이게 되는 운명에 처합니다.

 

분명히 나 보다 못 난 것들도 많은데, 왜 그들은 나보다 잘 사는 것 같죠? 내가 나를 모르고, 내가 그들을 모르니, 이 마음은 모두 자만심이고 자격지심이다... 네... 그렇게 저를 다독거립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 내심에는.... 떨쳐버리지 못한 못난 생각이 있습니다.

 

모리야는 자기보다 못난 언령술사를 만나면서, 그들을 모셔야 하는 카미로서의 삶에 자부심따위는 갖지 못합니다. 그런 언령술사 하나 죽었다고 따라 죽는 것도 싫었죠. 그래서 백지가 되는 것을 거부합니다. 그렇게 두번째 기회를 얻지만, 류세이 역시 모리야가 보기에는 자기보다 못난 언령술사였습니다. 더불어 천박하기까지한...

 

하지만, 이 남자 류세이, 여자한테 친절하고, 어린아이한테 더 친절하고, 동료한테 의리 있고, 악몽에 시달리며 밤을 세우고도 아침이면 시덥지 않은 농담을 하며 웃습니다. 모리야는 지저분하고 문란하며, 자신의 언령술사가 되어 주지도 않는 남자가 사랑스러워보이기 시작합니다. 류세의 살아가려는 힘, 버텨보려는 몸부림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존재가 류세이에게 괴로움이 된다면 백지가 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삶은 계속 됩니다. 모리야가 없더라도, 원죄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출신이 바뀌는 것도 아니죠. 그렇다면, 함께 살아가자. 류세이는 모리야의 언령술사가 되기로 합니다. 그것은 언령을 쓰겠다는 의지는 아니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류세이는 언령을 쓰진 않습니다.

 

류세이는 이런 삶이라도 모리야에게 함께 살아달라고 말합니다.

어떠한 삶이든 어떻게든 살아가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

 

이것이 마지막 장면에서 와키와 마가네가 보여주는 ZE의 진정한 결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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