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비애코믹스

출간일: 2020.11.04

분량: 본편 1권

 

 

 

 

 

 

 

 

 

 

 

 

 

 

point 1 한 컷

비애 코믹스

 

point 2 줄거리

기: 알파인 하바키는 호르몬 분비가 어려운 각인 오메가 엔을 위해 수사1과 발령을 거부하고 지역 관할에 머문다. 부모님을 자동차 사고로 잃은 하바키와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엔은 보호시설에서 한 방을 썼다. 하바키는 사고로 실의에 빠져 있던 자신을 구원해 준 엔을 좋아했지만, 엔은 자신과 거리를 두었다. 성인이 된 후 짝이 되었지만, 언제나 벗어나고 싶어하는 엔에게 하바키는 계속 청혼한다. 한편, 발령 후 첫 사건으로, 하바키는 오메가 연쇄 살인사건을 담당하게 된다.

승: 고등학교 작가로 등단한 엔은 계속 글을 쓰지 못하고, 심사나 대리작가 일을 하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책이 좋았던 엔은 모든 생각을 글로 남기는 버릇이 있다. 학창시절, 육상부 에이스였던 하바키는 알파, 천연 백발인 엔은 오메가라고 여겨졌다. 버스 검사 후 하바키는 알파로 진단 받았지만, 엔은 베타였다. 엔은 하바키에게 검진결과를 숨긴다. 그러던 어느날, 백발의 오메가가 한 무리 남성들에게 끌려가는 것을 보고, 하바키는 구하러 가고 그곳에서 러트가 발생한다.

전: 하바키는 이성을 잃고 피해 학생을 물어 뜯는다. 소식을 듣고 온 엔은, 하바키가 상처 입을 것이 두려워 끌려간 피해 학생을 자신이라고 속인다. 그리고, 자신을 구해주러 온 하바키와 각인을 맺었다고 거짓말 한다. 엔은 오메가를 철저히 연구하고 연기하며 하바키를 속이지만, 곧 그 거짓말의 대가를 치룬다. 하바키가 운명의 상대와 만날 기회를 빼앗았다고 생각한 엔은 각인을 해제하고 헤어지자고 하지만, 하바키는 엔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두 사람은 관계는 이어져 왔다.

결: 한편, 오메가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은 알파가 되고 싶었던 베타로 좁혀지고, 증언을 통해 경찰관이라는 사실을 유추해 낸다. 하바키는 곧 파트너인 사기누마를 떠올리지만, 그때 이미 사기누마는 엔을 납치한 뒤였다. 하바키는 엔을 구하러 가고, 홀로 남겨진 엔은 늘 소지하고 다녔던 오메가 향수병을 이용해 창고에 불을 낸다. 그 불로 엔은 발견되고, 사기누마는 검거된다. 그리고 병원에 도착한 하바키는 지금까지 자신을 지켜 준 거짓말쟁이 베타 수호천사의 진실을 알게 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세번째 생일

아소우 마츠아키님의 작품은 너무 좋습니다. 물론, 아소우 마츠아키 님 작품에 주로 등장하는, 열등감을 극복 해 나가는 외유내강수와 그런 수에게 일편단심인 공도 애정하지만, 갈등을 풀어나가는 공수의 세심한 내면 묘사는 정말 사랑합니다. 글자로서 받는 감동과 그림으로서 받는 감동은 차이가 있지만, 아소우님 작품에서만큼은 그 둘이 정확히 맞물려 드러나는 시너지가 있습니다. 저에겐 귀한 작가님이예요!

이번에 발매된 신작 리버스도 너무 우울하지도, 너무 가볍지 않은 오메가버스 입니다. 원판에는 두 사람이 양자결연 맺는 이야기가 실려 있어, 하바키의 청혼이 드디어 성공했구나! 코~쓱~ 뿌듯함이 느껴졌었는데... 한국 정발판에는 그 부분이 없어, 개인적으로 아쉬웠습니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정발로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입니다.

"RESET"에 관한 욕망... 저는 많은 편입니다. 특히나, 인생의 변곡점들을 회상 해 볼 때,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인지 막연한 후회인지 모르겠지만, 유독 RESET을 강하게 바라게 됩니다. 그래서 간혹, TV에 나오는 성공 사례담에서 당당히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하는 이들을 보면 부럽습니다. 과거를 뒤돌아 그런 의연함을 발휘 할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해보여요. 그럼에도 정말 RESET 버튼이 눈앞에 있다만.., 선뜻 누를 자신은 없습니다. 만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 조차 없으면 내 존재가 휘발 되 버릴 것 같은 불안감 때문에 말이예요.

엔은 '엔'을 위해서 RESET버튼을 누릅니다. 하바키의 부모님은 음주운전 차량에 잔인하게 죽습니다. 그리고 그 난자당한 시체 앞에서 하바키는 방치되죠. 자신을 지키고 끔찍한 몰골로 죽어버린 부모의 모습은 뇌에 각인되어, 어린 하바키에게 극심한 트라우마를 남겨요. 먹지도, 자지도, 웃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하바키를 울게 만든건 어린 엔이었죠. '숨을 내쉬기 위해서는 숨을 들이마셔야 한다.' 그 구절처럼 엔은 하바키에게 현실을 들이 마시게 해줍니다.

그 후 하바키는 '하바키'가 됩니다. 엔의 침대에 비집고 들어와 잠을 자고, 잘 웃고, 잘 먹고, 튼튼하게 자라 육상 선수로 주목 받아요. 하바키에게 엔은 가족이었고, 언제부터라고 시기를 정 할 필요 없이, 언제나 좋아하는 사람이었죠. 그런 밝고 적극적인 하바키를 피해다니면서도, 엔에게도 하바키가 곁에 있는 것이 당연했죠. 점점 커가면서, 하바키는 '알파'가 엔은 '오메가'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실제로 엔은 '베타'로 발현되죠. 엔은 알파 하바키에게 가족이 되어 줄 완벽한 오메가는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래도, 하바키에게 베타라고는 차마 말하지 못해요.

그러다 하바키는 갑작스러운 러트로 오메가를 덥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오메가 특별법'... 오메가가 히트일때는 강간을 해도 무죄가 되는, 그 인권에 침 뱉은 법으로 인해, 하비키는 가해자의 신분에서 벗어납니다. 하지만, 죄책감은 남아있죠. 분명히 엔은 부모님의 사고로 극심한 상처를 입은 하바키를 알고 있었고, 이 사건으로 또 다시 마음의 생채기를 헤집는 일이 발생할거라고, 진심으로 생각했을 거예요. 하지만, 그보다 먼저 떠오른건 하바키의 오메가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엔이 소설을 쓰지 않는 이유는 소설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예요. 하지만, 편집자는 계속 말합니다. 엔의 거짓말에 위로 받는 사람이 있다고, 자신이 그 증거라고 말이예요. 하바키에게 한 거짓말이 진실로 하바키만을 위한 것이 었다면, 그건 '위로가 되는 거짓말'이었겠지만, 엔은 그 거짓말 일지를 '쓰레기 같은 잡문'이라고 표현합니다. 실은 그 거짓말이 엔을 위한 거짓말이었으니까요.

엔은 하바키의 행복을 빼앗았으면서도, 거짓말로 하바키를 묶어 두고 있는 현실을 그만 둬야 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달아나고 싶지 않았고, 달아 나지 않아요. 그저 달아나야만 한다고 스스로를 다그치죠. 그래서 수 많은 명작면 중에서도, 납치 된 엔이 고개를 들어 창 밖을 직시하는 장면이 가슴에 남았는지도 모릅니다. 그 장면은 엔이 또 다시 태어나는 장면처럼 느껴졌거든요.

베타로 태어난 엔은, 오메가로 다시 태어납니다. 자신의 설정을 잊지 않도록 얽매여 있는, 연기 된 삶... 그 RESET의 동기는 하바키의 오메가가 되고 싶은 욕망이었죠. 하지만 하바키의 각인 오메가 엔은, 하바키의 반려 베타 엔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다시 태어난 엔에겐 '알파'가 아닌 비로소 엔에게 반지를 건낼 수있게 된 하바키가 있죠.

엔은 다시 소설을 씁니다. '이 세상 모두가 베타라면'이라는 오메가버스가 없는 세상의 이야기를 말이예요.

아소우 마츠아키님의 작품의 결론은 비슷합니다. '많이 싫고, 부정하고 싶은 나라도,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어. 이대로도 괜찮아.' 그럼에도 저에게 그 많은 주인공들 하나 하나 모두 소중한 것은, 그렇게 다양한 사람 모두가 위로 받고 행복해지는 이야기가 보고 싶기 때문일거예요. 작가님! 사랑합니다. 제발 오래 오래 다작 해 주세요!

 

 

 

 

※ 동일 작가의 다른 만화 리뷰

 

2020/08/16 - [BL 만화] - [시대물/잔잔물] 아소우 미츠아키 Season

 

[시대물/잔잔물] 아소우 미츠아키 Season

제목: Season 작가: 아소우 미츠아키 출판사: (주)현대지능개발사 출간일: 2017.03.17 분량: 본편 1권 ​ # point 1 한 컷 ​ # point 2 줄거리 기: 이노세가는 유서 깊은 기노모 명가였으나 시대가 바뀌고,

b-garden.tistory.com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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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MM코믹스

출간일: 2016.08.16

분량: 본편 2권

 

 

 

 

 

 

 

 

 

 

 

 

 

 

point 1 한 컷

MM코믹스

 

MM코믹스

point 2 줄거리

기: 코우죠대학 교무과 사무원인 츠츠즈키 료이치로는 영어를 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루터족의 차기수장 카르타카와 동거를 시작한다. 루터족에 홀딱 빠진 이사장은 권력과 지위와 자금과 빽을 이용하여, 아름답고 재능있지만 교육에서 소외된 루터족을 코우죠 대학 유학생으로 입학시키고, 그 서포트를 모두 료이치로에게 넘긴다. 그렇게 료이치로는 자동차, 비행기, 심지어 비데까지 처음 접한 원시부족민 카르타카를 일본사회에 적응시키는 일을 돕게 된 것이었다.

: 카르타카는 이사장의 말대로 빠르게 언어를 습득하고 대학생활에 적응한다. 료이치로는 카르타카의 순수하고 올곧은 신념을 보고 조금씩 사랑을 키워나간다. 그러던 어느날 카르타카의 동생 아크남이 일본에 온다. 변화보다 유지를 원했던 아크남은 카르타카의 신부를 찾아 빨리 돌아가려하지만, 카르타카는 마을의 미래를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료이치로는 그런 카르타카를 지지한다. 카르타카는 료이치로에게 애정을 표시하고, 둘은 뜨밤을 보낸다.

: 카르타카는 아크남처럼 변화를 거부하는 마을 사람들을 위해 소수민족의 교육을 지원하는 단체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료이치로는 아크남과 루터로 돌아가는 카르타카에게 마지막으로 고백한다. 하지만, 카르타카는 단체를 만들 준비와 함께 료이치로를 사랑해 수장이 될 수 없다고 말하고 일본으로 돌아온다. 카르타카는 언젠가 루터로 함께 돌아가 죽을 때 까지 살자며 청혼하고 료이치로는 수락한다. 한편, 방학을 맞아 료이치로는 카르타카와 함께 루터로 놀러간다.

결: 루터족의 일부는 외지인이자 약한 남자 료이치로를 받아드리지 못하지만, 료이치로는 게의치 않고 루터와 카르타카를 좋아한다. 카르타카는 정식으로 료이치로에게 청혼을 하고 둘은 부부가 된다. 그때, 갑작스러운 쿠테타로 료이치로는 기약 없이 일본으로 떠나야 하는 상황이 닥치고, 카르타카는 냉정히 료이치로는 보낸다. 하지만, 료이치로는 카르타카와 함께 루터에 살기로 결심한채 일본행을 거부한다. 그즈음 권력과 지위와 자금과 빽과 친구를 이용해 이사장은 루터로 오고, 루터엔 학교가 생긴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미래로 나아간다. 바람이 분다. 루터가 변한다.

떠나고 싶습니다. 요트 살 돈은 없지만, 그래도 자제하고 조심해 온 시간을 펑!하고 터트릴 만큼 새롭고 광활한 이국 어디론가 떠나고 싶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진 않죠. 기약도 없는 희망이긴 합니다. 하지만, 저에겐 책이 있습니다. 바다가 나오는, 미지의 장소를 찾자! 그렇게 뒤적뒤적거리다 보니, 엔조우님의 '마더스 스피릿'이 보이더군요. 촉촉 감성 장인 엔조우님다운 작품이었습니다. 게다가 코믹요소까지 알뜰히 챙기셨더라구요.

료이치로는 전형적인 샐러리맨입니다. 권력과 지위와 자금과 빽을 가진 이사장의 한마디로 수상한 가면을 쓰고 등장한 원시인과 동거하게 되죠. 거부권은 사직서와 함께... 그렇게 영어조차 통하지 않는, 루터족 전사와의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밀어부쳐지는 일에 약하고, 불합리한 일도 좋은게 좋은거다 생각하며 넘기는 료이치로는, 그런 삶이 평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두다 나 같이 살고 있다고 말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그 샐러리맨이 외로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원하는 것과 해야하는 것이 늘 같은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허울 좋은 말로 스스로를 합리화하기도 하고, 작은 일에 짜증내고 투털거리고, 이기적이게 굴며 억눌린 마음을 풀어내기도 합니다. 도시인의 쓸쓸한 뒷모습을 만드는, 조금은 허무한 생활이죠.

그런 료이치로 앞에 카르타카가 나타납니다. 카르타카 역시 차기 수장으로 엄하게 훈련 받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루터족의 전통에 따라, 모든 교훈은 자연으로부터 파생됐죠. 사회의 규칙이나 눈치가 아니라요. 카르타카는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합니다. 그리고, 그 가치로운 일을 견지하는 굳건함도 가지고 있었어요. 료이치로는 그런 카르타카의 아름다운 영혼에 이끌립니다. 하룻밤이라도 카르타카를 가져 본 추억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료이치로의 카르타카에 대한 욕심은 하룻밤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료이치로는 카르타카와 더 오랜시간, 더 긴 여로를 동행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자신 안에 있는 줄도 몰랐던 용기를 내죠. 료이치로를 탐탁해하지 않던 루터족의 장로들은 그런 료이치로를 통해 '에이제나' 봅니다. 루터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치있는, 바로 그것 말입니다.

'에이제나'... 루터족의 정신이자 어머니인 혼인 '에이제나'는 '자연 그대로 반짝이며 언제나 아름답게 그곳에 머문다.'라는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료이치로는 자신을 아름다운 영혼이라 생각하는 카르타카 앞에서 곤란해 합니다. 카르타카와 다르게 강하지도, 순수하지도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요. 하지만, 카르타카와 함께 있는 료이치로는 강하고, 담대하죠. 그리고, 그 모습은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루터족을 변화시킵니다.

카르타카 홀로 변화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변화하려고 노력해요. 그건 시해적 충족도 아니고, 불가피한 변혁도 아니었죠. 루터족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루터족의 지속가능한 터전을 지키기 위해, 루터족에 의해 일어나는 움직임이었어요. 그래서, 벼락이 아니라 바람이 되었고, 료이치로의 존재는 루터족에게 '에이제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꾸미지 않은 료이치로 자체가 가장 아름답게 빛날 수 있는 곳이 카르타카 옆자리이고, 바로 루터일테니까요.

어딘가에 있는 나 또한 '에이제나'일 수 있는 장소가 있을까요? 뭐... 그렇다고 하더라도, 코로나 이후에 찾아야겠죠. 지금은... 답답하지만, 집에 있어야... 흑... 정말 참을 수 없이 떠나고 싶네요. 적도 어딘가의 나라로, 수평선 너머 가라앉는 불타는 석양을 보고 싶습니다. 청혼 해줄 카르타카는 없겠지만... 답답함이 빵빵한 풍선 속 수소가스처럼 가득한 하룹니다.

마지막으로 루터족의 '에이제나' 종유동의 한 장면 남깁니다.

 

MM코믹스

 

 

 

 

※ 동일 작가의 다른 만화 리뷰

 

2020/08/27 - [BL 만화] - [현대물/잔잔물] 엔조우 - 여기는 상냥한 정원

 

[현대물/잔잔물] 엔조우 - 여기는 상냥한 정원

제목: 여기는 상냥한 정원 작가: 엔조우 출판사: 루트레이드 출간일: 2018.11.22 분량: 본편 1권 # point 1 한 컷 # point 2 줄거리 기: 여자의 집을 전전하며 살고 있던 아키라는, 그 여자의 남자친구에게

b-garden.tistory.com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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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주)조은세상

출간일: 2020.10.27

분량: 본편 1권

 

 

 

 

 

 

 

 

 

 

 

 

 

 

point 1 한 컷

(주)조은세상

 

(주)조은세상

 

point 2 줄거리

 

기: 39살의 인기 많고 유능한 직장인 노즈에, 하지만 근래 반복되는 일상뿐인 생활에 우울해졌다. 29살의 충실한 부하 직원 토가와는 노즈에를 좋아한다. 어느날 함께 나간 외근, 지하철을 놓치고 남은 시간 토가와는 노조에를 데리고 팬케이크 전문점에 간다. 노즈에가 평소 가고 싶어 했지만, 아저씨가 갈 만한 장소가 아니라 가지 못했던 곳이었다. 그곳에서, 타카와는 노즈에의 치부를 가감없이 찌르고, 노즈에의 갱년기가 심해지기 전에 도와 주겠다고 말한다.

승: 그 후 타카와는 퇴근 후나 주말에 노즈에를 데리고 파르페 가게 등 여자들이 좋아 할 만한 아기자기한 디저트 카페를 찾아다닌다. 매번 타카와에게 신세지는 것이 미안했던 노즈에는 여자 직원들에게 좋은 가게를 물어 타카와와 가거나, 타카와의 집에 찾아가 저녁을 해 주었다. 그러던 어느날 노즈에는 여자직원과 즐겁게 대화하는 타카와를 보고 미묘한 기분을 느끼고, 이후 타카와를 피한다. 하지만, 기분은 나아지지 않고 결국 열이난 채 술자리에 참석한 노즈에를 타카와는 집으로 데려온다.

전: 타카와는 잠든 노즈에에게 스킨쉽을 하고, 더 이상 흔들리고 싶지 않은 노즈에는 모른척 한다. 그러던 어느날 상사의 반강압적 요청에 의해 타카와와 노즈에는 미팅에 나간다. 즐겁게 대화하는 노즈에를 보며 타카와는 과음하고, 술에 취한 타카와를 노즈에는 집으로 데리고 온다. 다음 날 타카와는 노즈에에게 진한 키스를 하며 고백을 한다. 노즈에는 대답을 하지 않고, 그 다음날부터 평범한 상사와 부하로 돌아간다.

결: 그 후 회식에서 먼저 돌아간 노즈에에게 타카와는 우산을 챙겨준다. 그 모습을 보고 노즈에는 신입사원이었던 타카와를 떠올린다. 노즈에는 더 이상 타카와의 평범한 상사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타카와에게 고백을 하고 둘은 연인이 된다. 하지만, 노즈에는 섹스를 하고 난 뒤 타카와가 자신에게 질릴 거라고 생각하고 계속 피한다. 타카와는 계속 다가가고, 노즈에는 결국 진심을 토로한다. 타카와는 그런 귀여운 아저씨를 마음껏 사랑해주고, 그 다음날 부끄럽쟁이 아저씨에게 청혼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아저씨

밥 잘 사주는 누나에서 밥 잘 사주는 이모가 된지도 제법 된 듯 합니다. 이상한 것은, 딱히 고모로 불리지는 않는다는 것... 아빠와 더 친해도, 돌에 걸리면 '엄마!'를 부르는 것과 같은 원리 일까요? 음... 미스테리해요.

그런데, 20살이 될 때도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민증 뚫지마자 친구들이랑 술집에 가서, '우리 더 이상 10대 아니다. 늙었다. 진짜.' 깊은 한숨 내쉬며 쓴 술을 꾸역꾸역 넘겼던 기억이 납니다. 대학교 2학년 부터는 '헌떼기'취급을 받았지요. 3학년부터 '원로'였습니다. 4학년때는 자리 차지 하는게 부담스럽다며, 부러 후배들 모이는 곳에 짧게 있는게 매너였죠. 오늘은 내일보다 젊은 날일텐데, 늘 어제보다 늙은날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것 같습니다.

노즈에는 입버릇 처럼 스스로를 '곧 마흔'이라고 부릅니다. 거절을 할 때도, 술을 마실테도, 디저트 카페에 줄을 설 때도, 모든 대화에 '39살 아저씨'라는 것이 마치 장애인것 처럼 말을 하죠. 실제로, 그 수수하게 웃는 얼굴로 남녀 불문 홀리고 다니면서요. 누구든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상사, 상사의 잔업을 줄여주기 위해 부하들이 합심하는 이상적인 조직의 리더, 상사가 승진시켜주지 못해 안달난 능력자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가치를 격하하고 살아요. 후회하고, 우울해 하죠. 39살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엔 너무 늦고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 그 일들을 하지 못한채 성실하기만 살았던 젊은날을 후회합니다.

그래서, 성실하기만 살았던 삶이 남긴 것들을 제대로 보지 못해요. 능력, 신뢰... 뭐 그런 것들도 있겠지만, 29살 연하의 마음에 불을 짚혀 놓은 것!

'후회는 행복해 지기 위한 과정이고 인생의 연료다.' 노즈에는 과거 신입사원 면접을 보고 돌아가는 타카와에게 이런 말을 해줍니다. 그리고, 타카와는 노즈에의 포로(?)가 됩니다. 노즈에를 지켜보고, 그래서 노즈에도 보지 못한 노즈에의 이면을 정확하게 인지하죠. 여학생들이 발랄하게 셀카를 찍으며 노는 모습을 보고 부러워 하는 노즈에를, 타카와는 팬케익 카페로 데려갑니다. 그 날 아침, 중년의 남자 혼자 갈 수 없는 장소라고 스스로 체념했던 일을 마치 알았듯이 말이예요.

그리고, 노조에가 사람 좋은 미소로 숨기고 있었던 치부에 대해 낱낱히 읊어요. 노조에에게 한 대 맞을 것을 각오하고 말이죠. 자신의 밑바닥을 이미 알고 있는 후배에게, 노조에는 더 이상 숨길 것이 없어졌습니다. 물론, 순간 빡!은 쳤지만요. 이렇게 두 사람은 디저트 카페 투어를 시작합니다.

파르페를 먹는 노조에는 너무 행복해 보였고, 39살이 있는 아기자기한 풍경은 예상과 달리 전혀 이상하지도 않았어요. 노조에는 오래된 휴대폰을 버리고, 스마트폰을 삽니다. 39살, 옛날 사람에게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버리고, 옛날 사람이라 포기했던 일들을 하나씩 해 나갑니다. 타카와에게 더 좋은 여자친구, 더 좋은 연애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아저씨는 용기를 냅니다. 그리고, 아저씨는 그 대가로 대형 트로피를 받죠. 타나와라는...

'올드 패션 컵케이크'는 제목 그대로 레트로 스타일의 달달한 연애물입니다. 고민을 많이하고, 뻔한 결말을 맞죠. 하지만, 고민은 가볍지 않고, 뻔한 결말도 쉽지 않습니다. 노조에와 타코와의 보글보글 피어나는 고뇌와 각오를 따라가는 길이, 단순히 '킬탐용'이라고만은 생각되지 않습니다. 잔여물이 많이 남지 않지만, 묵직한 버터를 듬뿍 넣은 케익처럼 말이죠.

마지막으로 아저씨의 용기 한 구절 남깁니다!

(주)조은세상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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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BLovers OMEGA

출간일: 2018.03.22

분량: 본편 1권

 

 

 

 

 

 

 

 

 

 

 

 

 

point 1 한 컷

BLovers OMEGA

 

point 2 줄거리

기: 17년간 알파로서 완벽한 엘리트 학생회장의 삶을 살아온 치카는, 운명의 짝을 만나고 본인이 오메가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운명의 짝은 초등학생, 괴롭힘 당한 고양이를 불량배로부터 지키던 하루카였다. 치카는 착각이길 바랐지만, 자신을 구해준 치카를 찾아온 하루카를 본 순간 히트를 경험한다. 다행히 억제제를 먹고 위기를 넘기고, 하루카는 치카가 구해준 아기 고양이를 키우게 되었다며 집으로 초대한다.

승: 운명의 짝을 곁에 둔 오메가는 연일 곤란한 신체 반응을 일으킨다. 하루카와 친해진 치카는 억제제로 버텨보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치카는 알파와 오메가도 모르는, 심지어 사정을 해 본적도 없는 초등학생에게 정욕을 느끼는 오메가의 본능에 비참함을 느낀다. 한편, 알파인 줄 알았던 학생회장이 오메가로 알려지면서, 학교에서 치하를 저평가하며 조롱하는 무리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치카는 하루카를 피하려하지만, 참지못하고 다시 하루카를 찾아간다.

전: 하루카가 보여주는 순수한 애정과, 오메가가 아닌 자신을 똑바로 봐주는 올곧은 시선에 치카는 사랑을 느낀다. 치카는 하루카에게 결혼을 전제로 사귀어 달라고 하고, 하루카의 부모님께 성인이 될 때까지 결코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 한다. 하루카와 치카는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중 하루카와 보내기 위해 억제제를 과용한 치카는 쓰러지고, 하루카는 자신이 곁에 있으면 아플 수 밖에 없는 치카의 사정을 이해하게 된다.

결: 하루카는 치카에게 성인이 된 다음 찾아 올 테니, 기다려 달라는 편지를 쓰고 이사를 간다. 시간이 흘러, 치카는 제약회사 연구원이 되고, 하루카는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하루카는 치카를 찾아간다. 11년간 한순간도 서로를 잊지 않았던 두 사람은, 참아왔던 뜨밤을 보내고 하루카는 치카에게 각인한다. 두 사람은 완전한 짝이 되어 꿈꿔왔던 연애를 시작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운명의 상대

'당신의 짝은 의외로 멀리 있을 수도 있습니다.' 결혼정보회사의 광고문구로 기억합니다. 결국은 살면서 자연스럽게 짝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소리겠죠.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 말입니다.

한국에서 아메리칸 마인드라고 주장했던 사람도, 미국에 가면 바로 very korean이 됩니다. 친구와 나는 매우 다른 것 같지만, 제3자가 보면 끼리끼리예요. 소속이 같고 오랜시간을 보낸 사람들은, 그 밖에 있는 사람들에 비해 이미 많이 비슷한 사람이거나 비슷해지고 있는 사람들이죠. 당연히, 잘 맞는다고 생각 될거예요. 그래서 지인이 많이 겹치는 커플들이 더 잘산다고 하는지도 모릅니다. 유사점이 더 많은 사람들일테니까요.

하지만, 모두가 이런 경우에 해당하지는 않을 거예요. 공통점이 전혀 없고, 쓰는 어법과 단어도 달라 말만 하면 오해를 부르는, 대화를 하려면 설명이 더 길고, 사소한 하나까지 노력해야만 간신히 맞춰지는 습관을 가진, 이렇게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의외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데, 많은 공유점이 필요하거든요. 하지만, 감기처럼 예고 없이 닥쳐온 사랑에, 운명처럼 홀려버린 뒤에는 가시밭길이 예상될 지라도 거부 할 수가 없겠죠.

많지는 않지만, 찾아보면 없지도 않습니다. 머리로 생각 하면 편하고 즐거운 연애 상대자가 있음에도, 보이지 않은 붉은 끈이 단단히 엮어져 있는 듯 고난의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오래 전 잃어 버린 내 것을 마땅히 찾는 것 처럼 의심하지 않고 사랑하는 사이, 이런게 운명의 짝이구나 싶습니다.

그래서 가끔 엉뚱한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거부할 수 없는 사람이 반드시 거부해야 하는 사람이면 어떻하지? 이런 호기심이 금기를 넘나드는 아침드라마의 시발점인지도 모르겠네요.

로리타 컴플렉스는 어린아이에게 성적욕구를 느끼는 일방적인 애정이지만, '안녕, 알파'에 치카와 하루카는 서로가 운명적 끌림을 인지한 양방향의 애정입니다. 그래서 치카는 곤란한 사태에 직면하죠. 본인이 알파인 줄도 모르는 하루카에게 운명의 짝을 설명 할 수도 없고, 더군다다 자신의 몸의 변화를 이해시킬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운명의 짝인 두 사람이 떨어지는 것도 불가능 했어요. 하루카는 치카형을 영웅이라고 불렀지만, 치카는 하루카를 만나는 순간 자신이 쌓아 왔던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느낌이었을 것 같습니다.

설정자체가 배덕하게 흘러갈 것 같지만, 의외로 '안녕, 알파'는 건강한(?) 전개를 보입니다. 하루카는 욕정이 무엇인지 이해를 못했기 때문에 치카를 오메가로 보지 않습니다. 치카는 자신을 알파로서 존경했던 사람들과, 오메가로서 무시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성취감을 느끼거나 패배감에 빠졌었죠. 하지만, 자신도 알파와 오메가로서 평가하는 자기 자신을, 하루카는 제대로 봐줍니다. 노력하는 사람, 치카로 말이죠. 치카는 알파가 아닌 이런 하루카를 사랑합니다. 그것은 본능이 아닌, 치카의 선택이었어요.

아치나시 키미님 작품은 일편단심 연하공이 기존 관계에 얽매인 연상수를 정복하는 구조의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이복형제거나 오랜 선후배의 경우처럼요. 그래서 '안녕, 알파'는 쌍방 일편단심 공수인 작품이 신선하기도 했고, 설정자체도 흥미로운 작품이었죠.

다른 것, 불편한 것, 근본적으로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도 의미가 없어지는 운명의 짝... 못 만났다면 아직 태어나지 않았거나 지구 반대편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뭐... 그렇게 생각하면 치카의 경우가 나쁘다고만은 볼 수 없겠네요. 11년을 기다렸지만, 끝내는 이루어졌으니까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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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루트레이디

출간일: 2020.10.14

분량: 본편 1권

 

 

 

 

 

 

 

 

 

 

 

 

 

 

point 1 한 컷

루트레이디

 

point 2 줄거리

하야토의 우울

: 고등학교 사회교사 키리노 유스케는, 첫 수업에서 자신을 뚫어지게 보는 남학생을 만나고 당황한다. 평범한 남학생인 사오토메 하야토, 유스케는 그 시선이 자신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하야토를 피해다닌다.하지만, 유스케는 하야토와의 대화하며, 그것이 착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유스케는 이미 하야토에게 너무나 의식되기 시작한 후였다.

하야토는 방어적 태도를 보이면서, 언제나 자신을 보고 있는 사회교사 유스케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버스 정거장에서 여자과 친근하게 서 있는 유스케를 보고 자신이 착각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눈조차 마주치지 못하고 유스케를 피해다니던 어느날, 유스케는 하야토에게 그 이유를 묻는다. 하야토는 자신의 착각에 대해 고백하고, 유스케 착각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리고 수줍은 happy ending!

수요일의 크로노스타시스

: 세탁기를 방에 둘 수 없는 허름한 멘션에 살고 있는 자이젠과 마사키, 수요일마다 함께 빨래는 돌리는 사이다. 느긋한 마사키는 성격이 급한 자이젠을 좋아한다. 자이젠과 조금이라도 시간을 함께 보내고자, 세탁물을 느리게 접고 편의점을 조르며 시간을 끌지만, 자이젠이 인내 할 수 있는 시간을 그렇게 길지 않다. 마사키는 필사적으로 수요일 세탁시간을 늘리려 노력하지만, 자이젠은 세탁기가 있는 집으로 이사 가고 싶어한다.

그런 자이젠에게 마사키는 키스를 한다. 그리고 수요일 세탁을 두 번 미룬 어느날, 자이젠은 마사키가 이사갔다는 사실을 듣는다. 순간 상실감에 휩싸인 자이젠은 바로 이사를 간다. 그리고 이사를 간 곳 옆 집에서 마사키를 본다. 어색하게 인사를 하며 집으로 들어가는 마사키를 잡는다. 자이젠은 착각이라고 생각했던 마사키에 대한 애정을 인정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착각

저는 기본적으로 장편을 좋아합니다. 이전 리뷰에서도 언급한 적 있지만, 저는 수다쟁이 작가님을 좋아합니다. 과묵하게 깨달음 한구절 남겨 놓고 여백으로 메꾼 소설을 보면, 멋있긴 하지만 좋지는 않아요. 그래서, 하고 싶은 이야기 많고,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아, 교통정리가 안 되는 책들을 미숙하다고만 생각하지않죠. 그런 작가님들이 노련미가 생기면 대작이 나오거든요. 그리고 저는 그런 성장에 함께 하는 것도 자부심 느낍니다. 자부심까지.. 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정말 뿌듯하고 자랑스러워요. 마구 마구 소문내고 싶어집니다.

비록 완결이 너무도 늦게 나는 일본BL만화의 특성상, 진짜 애정이 퐁퐁 솟는 작품들은 리뷰하지 못하고 있지만... ㅠ.ㅜ 근래, 아주 쌈빡한 단편을 읽었습니다. 단편은 구성이 매끄럽지 못하면, 이야기 중간을 끊어 온 듯한 부족함을 느끼기 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연작을 주로 보는 편인데요, '하야토의 우울'은 오랜만에 단편으로 적합한, 아쉬움없이 만족스러운 책이었습니다. 단편 장인이시더라구요.

'하야토의 우울'에 키워드는 '착각'입니다.

착각... 현실에서도 많은 해프닝의 도화선이 되죠. 고등학생 자녀까지 둔 중장년의 선배 한 분이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데 눈에 뭐가 들어가서 눈도 깜빡거리도 울기도 했지만 도무지 빠지지 않더랍니다.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이 버스에 내려 회사로 걸어가고 있는데, 대학 막 졸업하고 갓 입사한 것 같은 풋풋한 남성분이 갑자기 나타나서 "왜 저한테 그러세요, 버스에서 한시간동안 윙크하면서 쳐다보더니, 왜 회사까지 오시는 거예요?" 화를 냈다고 합니다. 눈에 이물질 때문에 어떻게 생겼는지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얼굴을 빨게져 있었다고... 웃지 못 할 일화죠.

유스케와 하야토처럼 아름다운 결말은 아닙니다. 누가 나를 쳐다보는 것 같은 느낌, 그 시선에 어떤 감정이 들어있다는 추측, 그리고 그 추측을 확신으로 바꾸는 '나딴에' 근거들... 유스케의 친구처럼, '너 좋아하는게 확실하다니까'라는 말을 들으면 '사실'이 되어버리죠.

유스케의 착각은 착각이었습니다. 하야토는 유스케를 좋아하는게 아니라, 그냥 빤히 바라보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죠. 하지만, 유스케가 하야토를 의식했던 행동이 되려 하야토에게 유스케를 인식하게 합니다. 그리고 하야토에게 착각아닌 착각을 하게 만들죠. 결국, 자신이 착각이라고 판단한 하야토가 유스케에게 고백하는 장면이, 부지런히 삽질만 하던 두 사람을 진짜로 엮어주는 진짜 '고백' 장면이 되어버립니다. 이 귀여운 커플... 어쩔까요...

제목은 '하야토의 우울'인데, 저는 다른 단편인 '수요일의 크로노타시스'가 더 재밌었어요. 씬은 없습니다. 그냥 귀여운 커플만 나와요.

자이젠은 성격이 급합니다. 세탁실에서 서투른 자신 대신 능숙하게 옷을 게주던 마사키가 옆집에 사는 걸 안 이후, 세탁비도 절반으로 줄일겸 함께 세탁실에 가지만, 출발도 느릿느릿, 가는 길에 한 눈팔기, 쓸데없이 시간 끌기에 연신 버럭합니다. 하지만, 세탁기가 돌아가는 동안, 마사키와 함께 있으면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느낌을 받죠. 그리고 마사키가 돌연 입을 마추었던 순간도 똑같이 자이젠의 시간은 일시 멈춰버립니다.

한 공간에 얼마나 다른 시간들이 공존하는지 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저는 벗꽃 아래를 달리는 스포츠카를 볼 때 유난히 그렇습니다. 초속 5cm로 낙화하는 벗꽃잎을 가르며, 시속 200km의 자동차가 달리고 있는 장면... 그 사이를 걷고 있는 나의 시간은 얼마나 빠를까? 뜬금없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심장도 멈추고, 시계 바늘도 움직이지 않는 것 같은 순간, 크로노스타시스... 그 시간이 단순한 착각이라고 생각한 자이젠은 마사키를 볼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그 시간의 의미를 알았을 때는 더 이상 마사키의 흔적이 깃든 멘션에서 살 수 없었죠. 현실에서 이런 우연은 없겠지만, 자이젠은 이사간 멘션에서 마사키를 봅니다. 무려 옆집이었죠. 자이젠은 착각인 줄 알았던 착각아닌 감정을 더 이상 숨기지 않기로 합니다.

착각을 하는 것 자체는 수치사를 불러 올 수 있지만, 착각인 줄 알고 무시한 감정은 후회사를 일으 킬 수 있어요. 어차피, 죽는거 부끄러운게 후회하는 것 보다는 낫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용감해진 독자1은 미래 흑역사를 적립하게 됩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결국 선택은 할 수 있는 건 하나 뿐인걸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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