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피아체

출간일: 2018.10.08

분량: 본편 2권

 

 

 

 

 

 

 

 

 

 

 

 

 

 point 1 책갈피

 

 

"전 형이 태어나는 것도 못 봤는데... 죽는 것도 못 보면 너무 억울하잖아요. 하루만 주면, 어디에 있든 제가 형 곁에 갈 테니까요. 그럼 그때, 저랑 같이 다시 생각해 봐요."

 

새하얀 환자복을 입은 무릎 위에 눈물이 투둑 떨어졌다. 훌쩍이는 소리를 내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이를 악물었다.

 

 

point 2 줄거리

 

 

기: 김시호는 퇴사 후 고향으로 내려 온다. 그 곳엔 고3인 자신에게 고백을 했던 옆집 중학생이 대학생이 되어 있었다. 지치고 무기력한 자신을 집 밖으로 불러 내는 옆집 대형견 서정운, 그와 산책하고 아버지 일을 도아 배달하면서 자신은 겁쟁이가, 정운은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정운은 예민하고 불안한 시호를 배려하고 다독여 준다.

 

승: 정운의 부모님은 바빴고, 눈치가 빨랐던 정운은 어른들에게 사랑 받는 요령을 일찍 터득했다. 하지만, 눈이 예쁜 옆집 형에게는 효과가 없었다. 오기가 생긴 정운은 시호 곁은 맴돌지만, 오히려 속정 많은 시호를 짝사랑하게 된다. 시호는 정운의 고백을 받자마자 서울로 도망치듯 올라가 연락을 끊는다. 정운은 상처입고 돌아 온 시호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전: 돌아오기 전, 시호는 회식 후 낙하산 재벌3세 권실장에게 밀폐 된 차 안에서 성추행 당한다. 그리고, 권실장이 출장을 간 틈에 퇴사하고 고향으로 도망친다. 하지만, 타회사 면접장에서 만난 권실장은 자신의 사과라며 합격 할 것이라고 말해준다. 정운은 그에게 독설을 내뱉고 면접장을 나온다. 시호는 바에게 홀로 술을 마시다가 사소한 시비에 휘말린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이 몰랐던 정운의 모습을 본다.

 

결: 정운은 과거 자신의 폭력사실과 함께 시호를 계속 좋아했었다고 고백한다. 정운은 시호를 떠나 서울로 올라가려하지만, 시호는 그런 정운을 잡는다. 시호는 정운에서 용기 내어 고백하고, 자신이 퇴사한 이유에 대해서도 솔찍하게 털어 놓는다. 시호는 권실장을 고소하고, 정운과 연인이 된다. 정운은 대학교 졸업 후 시호가 일하는 회사에 들어와 함께 근무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정운아! 물엇!!!"

 

 

오늘 저는 매우 스트레스 받았습니다. 뭐... 가장 구질구질한 사람 스트레스죠. 분명 오늘은 숭고한 희생정신이 빛나는 달콩님 웹툰을 리뷰하려 하였으나, 국운과 생명을 건 사랑이야기를 하기엔 제가, 한여름 가뭄에 갈라진 논바닥 마냥 버석하게 말라있네요. 

 

창 내고쟈 창내고쟈 이내 가슴에 창내고쟈,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 줄 서스펜스를 봐야하나, 총질하는 느와르, 칼질하는 시대물, 장풍 쏘는 무협물, 이도저도 아니면 저세상으로 넘어갈까? 요리조리 고민을 해 봤습니다. 오늘 한 생각중에 가장 생산적이라고 볼 수 있었죠. 그러다가 문득 잊고 있던 작품 한 편이 떠올랐습니다. 역시, 개를 무는데는 개가 제격이 아니겠습니까?

 

아이제님의 소설 중 첫번째 리뷰는 반드시 '단수지벽'이겠지 싶었는데... 역시 반드시는 없나 봅니다. 오늘은 상처입은 고양이와 이중인격  대형견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스트레스와 상처의 양을 제는 저울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꾀 자주 생각합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한숨이 메트로놈처럼 자동발사 되는데... 얼마나 힘들어하면 되는 걸까요? 

 

고민은 대부분 말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좋은 소리도 아니고 남의 욕이라도 듣는 상대방 기분이 좋진 않겠죠. 스트레스의 이전이고, 불쾌감의 전염일거예요. 또, 실제로 타인에게 말해서 해결되는 고민도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배경이나 세부사안을 알아야만 이해 할 수 있기 때문에, 완전한 이해도 힘들고, 이해하지 못하면서 어줍지 않게하는 조언은 되려 빈정 상하기 쉽죠. 이래저래 말하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뭐든 게이지는 차면 폭팔하는 법! 비우기는 비워야해요. 내가 상처받지 않도록, 상대방이 무겁지 않도록... 그러다보면, 내가하는 고민이 얼마만큼 엄살을 떨어도 되는 무게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나는 분명 힘든데, 이건 나라가 망하는 일도 아니고, 명예나 목숨이 걸린 일도 아니고, 대단한 명분도 견고한 철학과 가치에 반하는 일도 아니예요.

 

대부분 자존심 상하고, 불편하고, 불쾌한 일이죠. 하지만, 진심입니다. 할 수 만 있다면, 메테오를 지구로 충돌시킬 겁니다. 죽고싶을만큼 수치수럽죠. 눈알이 열기에 파르르 떨리는 것 같고, 어금니 부딧치는 소리가 귓속까지 들리는 듯 하고, 등줄기부터 정수리까지 돌처럼 굳는 것 같아요. 내일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이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데 힘들지 않다고 할 수 있나요? 죽고 싶다고 말하면 엄살인가요? 많이 약한 걸까요?

 

시호는 많이 도망칩니다. 그래서 약해보일지 모르겠지만, 제법 사회성도 의리도 있습니다.

 

술은 예쁜 여자가 따라줘야 하느니, 요즘 사람들은 이기적이여서 아이를 안 낳느니, 내가 왕년에는 어쩌고 저쩌고, 성희롱, TMI, 사생활 침해는 기본인 꼰대 팀장... 시호는 이 폭탄을 온몸으로 막아 동료와 후배를 지키죠. 덕분에 술을 많이 마시지만 전멸만은 막습니다.

 

하지만, 술을 너무 많이 마신 시호는 권실장 차에 타게 됩니다. 몸도 못 가누는 시호의 입에 권실장은 자기 혀바닥도 넣고, 성기도 넣죠. 시호는 다음날 찢어진 입술과 구토감, 습한공기의 단편적 기억으로 어제밤 밀폐된 차 속에 있었던 일을 기억 해 냅니다. 정신이 온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예민한 감각으로 남은 그 순간을요.

 

시호는 공항에 빠집니다. 말이 말을 타면, 말은 생명이 생깁니다. 그것이 몇 다리를 건너 어떤 말로 '탄생'할지 상상도 못하겠네요. 그리고 그 '피해 사실'을 증명하고 '거짓 정보'를 정정하는 과정은, 그 날 그 차 안보다 더 끔찍할 지도 모르죠. 시호는 너무 힘들어서 죽고 싶어졌습니다. 죽는 것은 늘 부작용없는 방법처럼 보이거든요. 그것보다 나은 방법을 설득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결국, 시호는 또 다시 도망칩니다. '그'방법으로 부터, 권실장으로부터, 회사로부터...

 

하지만, 우리들의 BL소설에는 치트키가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바로 집착과 집념 덩어리인 주제에 다정하기까지한 대형견공이 있지 않겠습니까? 정운은 학교를 휴학하고 유명한 언론인인 어머니의 일을 돕습니다. 시호는 언론에 인터뷰를 하고, 권실장에게 피해를 입은 피해자를 모으고, 고소하고, 재벌3세가 벌인 '갑질'에 대해서 사회적 책임을 묻죠. 

 

권실장은 모호하고 자극적인 범죄가 피해자에게 얼마나 불리한지 잘 알고 악용하는 사람이었죠. 게다가 권력까지 있었으니까요. 자신은 가해자였고, 시호는 피해자였지만, 시호는 따지지도 못한채 도망쳤고, 오히려 가해자인 권실장은 당당히 시호를 찾아가 그가 간절히 원하는 구직자리를 배풀었습니다.

 

권실장이 몰랐던 것은 정운의 존재였죠. 덕분에 권실장은 쌓아 놓은 마일리지 죄값에 이자까지 더해 일시금으로 치루게 되었네요. 정말 제대로 물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끔은, 생각 없이 목표물을 향해 돌진하는 사냥개가 필요합니다. 그 치트키가 상처나 트라우마를 치료 해 주진 못해도,답답한 마음에 창 하나는 뚫어 줄 것 같아요. 하지만, 현실에서 대형견도 만나기 힘든데, 대현견공은 만날 수도 없고 만나도 큰 일 입니다. 그래도... 바라옵건데, 만약 시간제 대여가 된다면, "정운아!! XXX 한번만 물어 뜯어주면 안되겠니?"

 

 

 

※ 동일 작가의 다른 작품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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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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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BLYNUE 블리뉴

출간일: 2020.03.05

분량: 본편 1권 + 외전 1권

 

 

 

 

 

 

 

 

 

 

 

 

 point 1 책갈피

 

 

"너는, 나를 만나려고 그리 오래 기다렸던 거겠지."

 

 

 

point 2 줄거리

 

 

기: 반도깨비로 태어나 마을 사람들에게 차별 받으며 살던 여흔은 촌장에게 팔려, 황제의 신열을 내리는 그릇으로 황궁에 들어간다. 용의 피를 타고나 늘 고열에 시달리던 황제 희언은 여흔을 안고 열이 내린다. 희언은 자신을 괴롭히던 열에서 해방시켜준 도깨비에게 관심을 가진다.

 

승: 여흔의 어머니는 상인의 딸이었다. 어느날 마을을 지나던 나그네와 마음이 맞아 여흔을 가지게 되었지만, 그가 떠나고 나서야 도깨비였음을 알았고 홀로 여흔을 낳는다. 그녀는 여흔의 혀에 주술을 새기고 검은흔적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여흔의 세계에 하나뿐인 가족이었기 때문에, 여흔은 어머니가 죽고나서도 그녀의 환영을 만들어 외로움을 달랜다.

 

전: 여흔은 황궁에서 희언이 만들어 준 평화를 누린다. 희언은 자신을 괴물이라고 부르지 않았고, 반찬을 숟가락에 올려주고, 꽃을 꺽어 주고, 새로운 이름을 주었다. 희언에게 사랑 받을 수록 여흔은 도깨비로서의 모습을 찾아간다. 머리카락, 눈동자는 원래의 색을 찾고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희언은 그런 변화에 기꺼워하며, 여흔을 더욱 아끼고 사랑한다.

 

결: 한편, 난폭한 정복왕 희언의 변화에 신료들은 후궁과 후사를 독촉하고, 이 과정에서 후궁 후보로 거론된 한 방계혈족에 의해 여흔이 다치는 일이 발생한다. 분노한 희언은 여흔은 귀비에 봉할 것을 명하고, 여흔의 어머니를 불러들이는 과정에서 그의 이야기를 알게 된다. 여흔의 외로움을 알게 된 희언은 여흔의 것이 될 것을 약속한다. 여흔은 귀비가 되어 황태자를 배태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도깨비야 도깨비야

 

 

반도깨비는 예쁜 소설입니다. 그저 여흔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 미소 짓게 되는 힐링 소설이죠. 단지, 결말에서 너무나 여백의 미가 느껴져서 헛헛함이... 염화미소를 짓고 보다가 반도깨비 완결.을 보고 ???????물음표가 백개 정도는 머리 위에 맴돌았죠. 그래서, 외전을 많이 기다렸지만, 외전이 너무 짧아서 또 섭섭했다는...

 

어떠한 소설은 영화 또는 드라마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리고 반도깨비는 엽서가 연상 됩니다. 여행지에 가면, 그 곳에 전설 같이 구전되는 가담항설을 모아 놓은 그림엽서를 팔곤하잖아요. 꼭 한 묶음의 이야기 엽서집을 글자로 풀어 놓은 듯 한 느낌으로 감상 할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외롭다는 느낌을 표현한다면 어떤 동작과 표정을 지어야 할까요? 송곳으로 허벅지를 찌르는 포즈라도 취해야 할까요? 외로움을 색이 있다면, 짙고 선명해서 누구든 알아 볼 수 있는 가시성이 높은 빛을 띨까요? 저는 외롭다는 감정을 잘 모르긴 하지만, 만약 외로움을 그림으로 그린다면 마치 여흔과 같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길게 내려온 앞머리로 연신 얼굴을 가린채 옷소매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주변 사람의 기척에도 멈짓거리며 긴장하지만, 그렇다고 멀어지지는 않습니다. 나를 이상하다고 비난하는 것이 무서우면서도, 혼자 있는건 싫은 그런 마음...이 마음이 외로움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내 이름을 부르는 음성을 듣고 싶어서,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싶어서, 하루 종일 두 이름을 반복해서 적고 연습하죠. 혼자 할 수 없는 일, 그래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이라서 말이죠. 

 

이런 요물 도깨비는 정복왕의 마음에 물듭니다. 희언은 여흔에게 그저 '희언'이면 족했고, 홀로 외로운 시간을 보냈던 여흔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꽃을 주고, 가족을 만들어 주고, 아름다운 밤하늘을 수 놓은 불꽃을 보여주고, 귀한 자리에 올려 주고, 행복해 하는 여흔을 바라보면서 꼭 안아 줍니다. 

 

이런 한 장 한 장의 그림들은 참 간지럽습니다. 여흔아, 도깨비야, 참 어여쁘다. 하면서 보게됩니다.

 

여흔은 자신이 아픈 희언의 열을 식혀주기 위해 황궁에 왔다는 사실은 알지만, 언제 다시 돌아가게 될지, 혼자가 될지, 귀비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그저, 계속 희언과 살고 싶고, 더 이상 외롭기만 혼자인 삶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혼자인 시간이 길어서 일까요? 여흔은 그 쓸쓸한 삶으로 언제든 돌아 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일까요? 아름다운 풍경, 평화로운 시간, 행복한 순간들에 때때로 드는 슬픈 생각을 담담히 받아드리곤 합니다.

 

이런 여흔이라 희언을 만나서 참 다행이다. 오래, 많이 외로워서, 좋은 사람을 만났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말하기'글 보다 '보여주기'글을 좋아합니다. 특히, 수채화처럼 채도가 높은 글을 좋아합니다. 물은 그 속성이 투명하지만, 물감을 머금은 물은 종이를 물들이기도 하죠. 그 경계가 모호하기에 느낄 수 있는 아련함을 좋아합니다.

 

반도깨비는 분량이 많은 글은 아니지만, 씬은 제법 많습니다. 그럼에도 씬이 별로 기억에 남진 않아요. 전체적으로 촉촉, 아련, 달달, 그윽함입니다.

 

여흔이 온전한 자신의 색과 목소리를 찾고, 두려움을 이기고 마음을 열어 희언을 받아들인 직후 본편은 완결이 나죠. 그래서, 아쉬웠습니다. 여흔의 외로움의 시간을 보았던 만큼, 꽁냥이 넘치는 신혼생활, 좌충우돌 육아기, 특히 어머니로부터 받은 뒤틀린 애정을 갚고 남을만큼, 여흔의 아이가 여흔에게 주는 부모로서의 행복도 보고 싶었습니다.

 

외전은... 임신 후 야시장에 한 번 다녀옵니다 ㅠ.ㅜ 그 짧은 외전에 절반은, 희언과 여흔의 상하가 뒤바뀐 '막내 도련님이 쌀밥을 주셨네.'로 채워져 있죠. 본편부터 외전까지 진짜 맛있는 에피타이저 먹고 메인디쉬 기다리다가 퇴장시간 된 느낌입니다. 제가 외전2를 기다려도 될까요? 흑...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

출판사: BLYNUE 블리뉴

출간일: 2018.10.17

분량: 본편 2권 + 외전 2편

 

 

 

 

 

 

 

 

 

 

 

 

 

 point 1 책갈피

 

 

종착지는 아버지였다. 자신의 인생을 망가뜨렸지만, 유일하게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었다.

그게 슬프고, 기뻐서 눈물이 났다.

 

 

 

 point 2 줄거리

 

 

기:나이토가 7살때 빈민가의 삶에 실증이 난 아버지 엘시는 반지를 남기고 집을 나갔다. 14살, 어머니가 죽자 나이토는 4살 어린 동생 알토를 데리고 아버지를 찾아간다. 그 동안 엘시는 귀족을 상대로 포주업을 통해 큰 부를 쌓았다. 엘시는 나이토에게 연애금지, 하교 후 외출금지, 6시 함께 저녁식사 3가지 조건을 지키면 키워 주고, 대학도 보내주겠다고 한다. 나이토는 약속을 하고 알토와 함께 엘시의 집에 들어간다.

 

승:하지만, 조건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자유를 만끽하는 알토는 친구들과 어울리고 여행도 운전도 할 수 있었지만, 나오토의 생활은 아버지에 의해 완전히 통제 되었다. 설상가상, 대학에 진학하여 레이얀과 마음껏 사랑하는 것이 꿈이던 나오토에게 아버지는 대학을 보내주지 않겠다고 말한다. 이에 나오토는 아버지에게 반항하고 그때마다 제압당하는 것을 반복하다, 결국 폭팔한 엘시에의해 심하게 폭행 당하고 감금된다.

 

전:감금당한 나이토를 레이얀이 찾아고, 둘이 패팅을 즐기려했을 때 엘시가 들이 닥친다. 엘시는 레이얀을 폭행하고, 나이토를 강간한다. 이후 엘시는 나이토와 관계를 서슴치 않는다. 아버지와 이런 폭력적 정사를 견딜 수 없었던 나이토는 괴로워하고, 결국 여행지에서 엘시를 찌르고 도망친다. 하지만, 염색을 하고 일용직 노동자로 살고 있던 나오토는 동료 니콜과 모텔에 들어 가고 거사를 치르기도 전에 엘시에게 잡힌다.

 

결:다시 시작 된 감금 생활을 통해 나이토는 엘시에게 길들여 진다. 그러던 중 엘시가 대공의 윤간파티사건으로 인해 조사를 받는 틈에 레이얀은 나이토를 구출한다. 나이토는 레이얀에게 아버지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이를 인정하지 못한 레이얀은 나이토에게 폭행을 휘두르며, 탈출을 감행하지만 엘시는 둘을 찾아낸다. 레이얀을 피떡을 만들고, 다른 의미로 나이토를 피떡으로 만든 엘시는 아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 온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근친 피폐물"의 명가 "유아르"

 

 

근친 피폐물의 경우는 불타는 쓰레기통으로 직급행이라 배덕감과 자극도가 높은, 쉬운 소재처럼 여겨 질지 모르겠지만, 제 생각은 굳이 그렇지도 않습니다. 어디 맛있기가 그렇게 쉽나요?

 

중국 요리 중에 '피탄'이라는 것이 있는데 비싼 요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파는 식당이 흔하지도 않습니다. 만들기가 까다롭거든요. 오리알은 진흙에 묻어 썩힌 요리인데, 푸르딩딩한 색이며 꼬리꼬리한 냄새가 썩 손이 가지 않지만, 전체요리로 입맛을 돋구는데 제법 으뜸으로 쳐줍니다. 썩은 오리알과 피탄의 차이가 바로, 썩히는 재주가 아니겠습니까? 

 

유아르님은 근친요소가 있는 피폐물의 명가시죠. 유아르님의 자타공인 가장 유명한 키잡 작품은 "홍염",  역키잡 작품은 "격리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허락된 불온"이나 "광염"은 MSG 넣은 것은 분명한데.... 브로컬리 맛나는 치토스 같은 느낌이었어요. 피폐의 묘미는 빻빻함인데, 변명이라도 하고 싶었던 걸까요. 음... 어쨌든간에 근친 피폐를 소재로, 어떤 작품이든 평타이상의 기대감을 충족 할 수 있는 작가님이라는 점은 부정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근친 요소는 생물학적 양육관계는, 실질적 양육관계든, 이미 한 쪽이 부모 혹은 자녀의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남남이외에도 한 가지의 근본적 관계에 대한 원천적 부정을 근간으로 시작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똑같은 대사가 백번 쯤은 나온다는 거죠. "아들이잖아요""아빠잖아요"

 

하지만, 유아르님의 소설이 맛깔나는 이유는, 원앤온리가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방법론에 있어서 합법(?)적인 범위는 다소 많이 탈피하는 듯 하지만, 계략으로 사랑을 성취해보겠다고 오랜 시간 숨죽인채 요망을 떤 짝사랑꾼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죽지 않는 절륜함으로 끝끝내 상대방에게 항복을 이끌어 내죠.

 

제가 생각하는 가장 "순수한" 유아르님의 소설은 둘만의 밤 입니다. 물론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저는 "유아르"을 생각하면 "둘만의 밤"이 생각이 자연스럽게 연상이 됩니다. 그리고, 기본 디폴트 값 같이, "둘만의 밤"을 기준으로 비교가 됩니다. 가장 세심하게 공들여 묘사가 되어 있음에도, 저에게 "홍염"은 둘만의 밤 시대물 버전이라는 느낌이 드는 이유인 것 같아요. 정말 보는 동안, 흑발과 은발 아니었음 머리 속에서 끊어내기 힘들 뻔 했어요.

 

유아르님 소설의 "공"은 절륜함... 정말 씬이 많습니다. 씬이 많다는 것은 "다양하다"고 "길다"의 의미가 있는데, 주로 "길다"라고 하고 싶지만, 절대 숫자가 많기도 합니다. 고작 두 권인데도, 일단 감금의 횟수자체도 많고, 감금 전후의 잔혹(?)함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적을 수가 없긴하죠. 결코 남들에게 말할 수 없는 "둘만의 밤"... 늘 한겨울 같습니다. 밤이 끝나지 않는 기분이랄까요.

 

어딘가에서 소설은 금기에 대한 도전으로 파생된 장르라는 글귀를 본 적이 있는데,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네요. 소설을 볼 때, 독자가 글에 비추어 보는 것은 모두 다르겠죠. 그 일부는 현실에 근간하고 있기도 하고, 아마 현실과의 단절을 목표로 할 때도 있을 것 같네요.

 

저는 무엇이든, 시작되었다면 일단 재밌을 것, 맛있을 것, 맛깔날 것, 그 이야기 자체가 존재의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시대와 사람에게 필요해서 그 이야기가 만들어졌다기보다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읽혀진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요. 확실히, 유아르님 글은 재미있습니다. 물론... 제일 마지막 읽은 작품이 "광염"이라 조금 목소리가 작아지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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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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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억의 무게

작가: 샤샤슈슈

출판사: 비욘드

출간일: 2016.09.09

분량: 본편 2권 + 외전 2편

 

 

 

 

 

 

 

 

 

 

 point 1 책갈피

 

 

매번 울음기가 맺혀 있던 제보 전화, 누군가 뒤에서 쫓아오기라도 하는 듯 속삭이며 필요한 정보만을 꼳아 내고 끊어 버리던, 아무런 이득이 없음에도 그저 사람 하나를 더 살리려고 본인의 정의를 행하던 그 전화들.

 

"그렇게 무서워하면서도 사람을 구하기 위해 애쓰던 너를..."

"너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어."

 

 

 

point 2 줄거리

 

 

기: 대학생 유은형은 사물이나 사람과 접촉하면 기억의 잔상을 볼 수 있다. 조절 할 수 없는 능력을 일시적으로 정지 시킬 수 있는 방법은 정액을 받는 방법이기에, 잔상이 발동하여 시각을 잃는 날이면 바에서 자신에게 접근한 남자와 무조건 잠을 잔다. 그리고, 잔상을 본 어느날 연쇄강간살인사건을 조사중이던 강력계 팀장 강성한과 잔다. 강성한은 자신의 이상형 유은한에 관심을 갖는다.

 

승: 한편 연쇄강간살인사건의 피해자가 유은형의 인근주인으로 밝혀지면서 유은형 역시 조사를 받는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 유은형은 사건의 잔상을 본다. 은형은 고민을 하지만, 납치된 여자를 살리기 위해 목격사실을 증언한다. 하지만, 오히려 은형은 용의자로 몰리며 경찰에게 폭행당하고, 범인에 의해 범인으로 조작당한다. 하지만, 3번째 살인 당시 은형과 모텔에서 있었던 성한은 은형의 무고를 믿는다.

 

전: 결국, 성한은 다친 은형을 집으로 데리고 오고, 두 사람은 '보호'의 이름 아래 동거를 시작한다. 성한은 마음을 열지 않은 은형을 사랑하게 되지만, 은형의 상황은 점점 수세에 몰린다. 은형은 다시 용의자에 오른다. 그리고 조사를 받던 과정에서 은형은 최형사와 접촉하게 되고 그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은형은 성한에게 자신의 비밀을 말하고 최형사가 범인임을 밝힌다.

 

결: 성한은 은형의 말을 믿는다. 그리고 2년 전 사건과의 연결고리를 찾은 성한은 최형사를 체포하는데 성공하지만, 그 과정에서 은형은 칼에 찔리고 은형이 가족에게 버림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깨어난 은형과 성한은 진실한 동거를 시작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당신의 무게

 

 

9월에 나온 외전들은 전체적으로 달달합니다. 본편들은 '살짝' 무거운 경향이 있음에도 말이지요.

 

기억의 무게는 '사이코메트리' 초능력을 가진 수가 연쇄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형사인 공과 사랑하게 되는, 어찌 보면 흔한 클리셴데요... '정액'을 받아야 한다는 설정에 경악했던 기억이 납니다. 초능력의 부작용이나 반사작용으로 성적흥분을 하거나 성행위를 해야하는 설정은 많지만, 꼭 집어 정액을 받아야 한다니... 신녀가 신의 정자를 받는 것도 아니고... 그때는 헉 뭥미? 하면서도 샀으니 마저 보자 했었죠.

 

재미의 포인트는 소심하지만 결코 소심하게 행동하지 않은 은형의 태도 였습니다. 기억이라는 것은 참 무섭습니다. 뜻하지 않게 생겨서 마음대로 사라지지 않죠. 그런데, 그것이 내가 아닌 남의 것, 혹은 사물의 것까지 해당 된다면 그것은 매일 지뢰밭을 살아가는 기분일거예요. 소설 중 은형의 말 처럼, 그렇다고 젊은 나이에 죽고싶지는 않으니 어떻게든 살아야만 합니다. 하지만, 구태여 은형은 제대로 보이지도 않은 눈으로 112를 눌러, 시야를 뒤덮는 기억의 잔상을 신고합니다.

 

그것이 의심 받는 행동이라는 것도, 아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꺼리게 되는 행동이라는 것도, 가족에게 버림받고 이용당하게 만드는 행동이라는 것을 잘 알고도 그렇게 행동합니다. 은형은 바보가 아니고, 영민하게 상황을 파악 할 수 있지만, 늘 그렇게 행동합니다. 그리고 끝내 그런 행동으로 인해 위협당하죠.

 

연쇄살인사건 용의자로 몰리면서도 은형은 억울해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원망하거나 탓하지 않죠. 충분히 그럴 수 있고, 예상했던 일이 단지 발생 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은 '자신이 아닌 것의 기억'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은형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는 듯 합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 무게를 담담하게 받아드리는 은형을 지켜 봐야하는 성한의 이야기처럼 보였습니다.

 

성한은 늘 뛰어다닙니다. 은형이 걱정되서, 은형이 보고 싶어서, 늘 걷지 못하고 뛰죠. 자신과 함께 있었던 알리바이조차 말하지 않은 채 용의자가 되어 버린 은형을 위해 대신 대변인을 자처하고, 무식한 팀장한테 맞아 피를 흘리는 은형을 병원에 데려가고, 진단서 떼서 그 놈도 대신 혼내 주죠. 혹시 자신으로부터 안 좋은 기억을 볼 까 걱정 되는 날에는 꽃을 사갑니다. 

 

어느날 나의 이상형을 모두 한 곳에 몰아 넣은 것 같은 사람을 만났는데, 심지어 그 사람이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장소에 약자의 위치에 있습니다. 사랑은 아래로 흐른다고 하던가요? 쏟아지는 걸 막을 방도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그 사람이 매우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나는 어떻해야 할까요?

 

일단, 주변에 이해는 둘째치고, 내가 제대로 이 사람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걸까? 불안하기 시작할 것 같아요. 이 사람이 겪었던 일 중에 용납하기 힘든 일도 혹시 이 사람의 특수한 능력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것이 었을까? 화를 내야 할지 덮고 넘어가야 할지, 아니면 위로를 해야 할지 고민하겠죠.

 

그래서 저는 이런점에서 은형의 형이 굉장히 중요한 시사점을 남길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은형은 단순히 가족에게 버림 받거나 게이가 된 경우가 아니었으니까요. 그리고 그것이 굉장히 악질적인 반인륜적 범죄자를 통해 최악의 방법으로 밝혀지게 되었죠. 그런데 있는 듯 없는 듯 지나가 버려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다르다'는 것은 제법 무겁습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사람은 모두 비슷한 것을 통해 비슷한 것을 찾는다고요. 심지어 여행가서 새로운 음식을 먹어도 비슷한 맛을 찾는데요. '아! 이건 김치에 설탕을 넣은 맛이네. 이건 지중해에 단 김치야!'

 

그러기에 '다르다'라는 것을 사랑하는 것 역시 아주 무거울 것 같습니다. 이번 외전에서 역시 '일가족 연쇄살인사건'에 휘말리는데, 차이가 있다면 은형은 무방비한 위험에 자신을 노출하지 않고, 성한이라는 안전장치는 언제나 은형을 지키고 있다는 겁니다.

 

그건 아마 은형이 지고 있는 기억의 무게와 더불어 성한이 지고 있는 무게가 함께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바로, '당신을 사랑하는 무게' 말입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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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시크노블

출간일: 2018.06.18

분량: 본편 2권 

 

 

 

 

 

 

 

 

 

 

 

 

 

 

 point 1 책갈피

 

 

그러는 도중에도 작은 손에 담긴 잉어는 끊임없이 아가미를 벌름거리며 숨을 쉬려 노력했다. 바둥거리는 지느러미가 점점 힘없어지는 것이 보였다. 감지 못하는 눈동자는 마치 먹물을 한 방을 떨어뜨린 것처럼 그저 까맣고 깊었다.

......

"형님이랑 똑같네."

 

 

 

point 2 줄거리

 

 

기: 제3왕자의 꿈은 어머니인 중전과 함께 궁을 나가 평화롭게 사는 것이다. 제3왕자에게는 양인으로 발현한 제1왕자와, 미발현한 제2왕자가 있었고, 그 중 제1황자가 세자가 될 것이라 믿는다. 그러던 어느날 대비는 제4왕자를 건청궁으로 데리고 들어 온다. 제3왕자는 깡마른, 잠만 자는 동생의 방에 드나들며 혼잣말로 대화도 하고 어여삐 만져주기도 한다. 하지만, 제4왕자가 깨어난 후 궁의 판도는 바뀐다.

 

승: 제4왕자는 양인으로 발현했으며, 대비의 비호아래 단숨에 세자 후보로 등극한다. 제1왕자는 내내 전장을 돌아다니다 큰 화상을 입은채 궁으로 돌아온다. 제3왕자는 제1왕자를 세자로 추대하고, 제1왕자 세자등극을 위한 사냥연에서 제2왕자가 습격 받는 사건이 생긴다. 한편, 제4왕자는 제3왕자에게 '어떤 약'을 먹을걸 강요하며 매일밤 겁탈하기 시작한다. 더불어 오래 앓았던 중전은 죽는다.

 

전: 제3왕자는 제4왕자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다. 더불어, 주상인 아바마마를 통해 자신의 전대에 일어난 끔찍한 비극 역시 듣는다. 흥분한 제3왕자는 대비를 찾아가고 난동을 부리다 옥에 갇힌다. 옥에 나오니, 제3왕자는 세자가 되어 있었다. 제2왕자 시해 범인으로 제1왕자는 유폐되고, 도와 준 제4왕자는 변방에, 사주한 대비는 사찰로 간다. 그 후 2년 뒤 제3왕자는 음인으로 발현한다.

 

결: 양인만 왕이 될 수 있었기에, 세자는 왕이 되지 못한다. 세자의 반려에게 양위하겠다는 왕의 선언에, 궁은 혼란에 빠진다. 이때, 제4왕자는 쿠테타를 일으켜 제1왕자를 죽이고, 제3왕자는 진실을 듣게 된다. 충격을 받은 제3왕자는 말더듬이가 된다. 그리고 이 모든 배후에 제2왕자가 존재했음을 알게된다. 제3왕자는 제2왕자를 칼로 찌르고, 궁에서 나온다. 왕자로서의 삶에서 스스로 벗어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Death Match

 

 

추리소설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특히나 미국이나 영국 추리 소설보다는 일본 추리 소설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데, 범인을 찾는 것보다는 그 뒤의 깔려 있는 스토리를 더 좋아합니다. 같은 시간과 같은 공간을 살고 있었도, 다른 맥락 속에서 살고 있기에 눈치채지 못했던 진실... 그것을 알아 채는 순간이 스릴러가 주는 쾌감의 절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BL 스릴러 장르에는 많은 기대를 하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일단, '비밀'과 '피폐'라는 것에 과몰입 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분위기에 비해 스토리가 별 것 없는 경우가 많죠. 솔찍히, '왕자죽이기'를 보자마자 제3왕자가 제 정신이 아니겠구나 싶었습니다. 일단, 제3왕자 단일시점인데, 제3왕자가 보는 모든 사람들이 모두 자기 할 말만 하는 것 처럼 보였거든요. 

 

상대방이 똑같은 말만 한다고 느낀다면, 그건 내가 똑같은 것만 묻거나 혹은 내가 듣고 싶은 말만 선별적으로 듣고 있는 것일 확률이 높죠.  만약 내가 같은 질문을 하고 있지 않는데 같은 말을 계속 듣고 있는다면, 내가 유독 그 대답에만 예민하게 반응하고 나머지를 배제하는 경우 일 것입니다. 

 

제3왕자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하니, 그 다음부터 제3왕자가 생각을 반대로 읽게 되요. 그러다 보니, 진실에 접근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굳이 왜 제4왕자가 진실을 알려주는 방법으로 제3왕자를 그렇게 잔인하게 매일밤 겁탈해야 했는지... 궁인들이 제3왕자가 완전히 미칠까와 묵인했으면서 겁탈 당할 때 모른척 한건 뭔가 싶었습니다. 부분적으로, 독자의 "그랬으닌까, 그랬겠지~"라는 자체 보정효과가 필요한 부분이 있었죠.

 

하지만, 플러스 마이너스 합산, 저는 플러스가 훨씬 높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스릴러에서 자주 등장하는 문장이 '무대에 오르다.'라는 말 입니다. 시작 버튼은 누르고, 타임 리미트는 작동하고, 참여자들은 결말을 향해 나아가죠. 가지 말라는 장소를 가거나, 이상한 사람을 만나거나, 혹은 직업상 묘한 사건에 휘말리는 순간 무대에 오르게 됩니다. 끝날 때까지 내려 올 수 없죠. 일종에 데스매치인 셈입니다.

 

근데, '왕자 죽이기'에서 많은 사람들은 무대에 오른 줄도 모르고 데스매치가 시작이 됩니다. 그건 그들의 겜블링 테이블에 장막이 드리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 장막은 일종의 '기만'입니다. '가족'이라는 기만이죠. 부부 서로 사랑해서 아이를 낳고, 그렇게 낳은 아이를 부모는 사랑하고, 아이는 부모를 따른다는 아름다운 '거짓말'이요.

 

첫번째 데스매치는 '양인 만들기'였습니다.  왕이 되고 싶었던 양인 왕자들은 서로 전쟁을 했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중에 살아 남은 것은 평인 왕자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양인 여인을 얻어, 수렴청정을 하며 양인 왕노릇을 합니다. 하지만, 양인 여인은 그 결과로 자신이 사랑한 음인을 잃게 됩니다. 모든 걸 잃은 '양인'은 독한 마음을 먹고, 비가 되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끔찍한 평인왕과 많은 아이를 낳고 단 한 명의 양인을 '만듭'니다. 양인이 아닌 아이들은 모두 죽이죠. 양인 아들은 왕이 되고 본인은 대비가 됩니다.

 

양인 아들도, 양인 아들의 후궁들도 모두 어장에 풀어 놓은 잉 떼였습니다. 어떻게 접붙혀 양인을 만들지만 중요했지, 그것이 누구의 아인지는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 어장 속에 잉어 후궁들은 양인 왕보다 더 강한 양인 대비의 선택을 바랐죠. 제3왕자의 어머니인 중전 역시 그랬지만, 불행(?)히도 그녀는 왕의 아이를 낳게 됩니다. 그리고, 대비 역시 왕의 아이를 낳게 되죠. 양인과 양인이 낳은 더 강한 양인인 제4왕자는 그렇게 태어납니다.

 

두번째 데스매치는 '왕 되기'였습니다. 왕이 되고 싶은 사람은 제1왕자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그의 어머니 집 안은 반역으로 도륙이 나 있었죠. 그리고 누가봐도 약간은 미쳐있지만, 너무나 사랑스럽게 생겨 궁의 모든 사람에게 동정받는 제3왕자가 완벽한 세자후보였어요. 양인으로 발현만 된다면, 이미 끝난 게임이었죠. 그랬기 때문에, 이 게임에는 촉진제가 필요했습니다. 그게 바로 제2왕자였어요. 

 

원래, 전통적(?)으로 웃는상은 음험한 캐릭터가 많아요. 그저 왕의 객기로 들여 온, 왕자가 아닌 왕자, 그는 그저 이 게임을 망치고 싶습니다. 그래서, 궁을 탈출하고 싶은 제4왕자를 회유하고, 주제를 모르는 제1왕자를 부추기고, 외로운 제3왕자를 이용하죠. 그리고 그 계획은 제법 성공한 것 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원치 않게 무대에 오른 사람이 있다만, 뜻밖에 등장한 복병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게 제4왕자가 그토록 원하던 자유를 포기하게 만든 제3왕자에 대한 애정이었죠. 

 

궁에 있는 사람들은 제3왕자를 사랑합니다. 하지만, 고쳐쓰려고는 하지 않습니다. 너무 많이 망가지지 않을 만큼만 잘 속여서, 양인으로 발현되면 세자가 되고 왕이 되리라 생각하죠. 물론,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확실한 것은 왕의 자리에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서 여겨집니다. 제4왕자와 제3왕자는 매우 닮았습니다. 차이는 제4왕자는 본인이 하고 있는 게임판을 알고 있었고, 제3왕자는 자신이 게임 안에 있는 줄도 몰랐다는 것입니다. 제4왕자는 그걸 제3왕자에게 알려주려고 합니다. 왜냐면, 그래야 이 게임이 끝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선우휘의 '불꽃'에도 나오죠. '살아 있지 않았으니 죽을 수도 없다.' 게임을 끝낼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그 게임을 시작한 사람 뿐일 겁니다.

 

'이것은 왕자인 나를 죽인 이야기다.'... 그것을 용기라고 보아야 할 지, 도망이라고 봐야 할 지, 무책임이라고 봐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제3왕자가 왕자를 죽인 이야기는, 제3왕자가 끝낸 길고 긴 데스매치의 종결임은 확실 한 듯 하네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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