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수'에 해당되는 글 32건

  1. 2020.08.19 [현대물/잔잔물] 잠상 - 꽃낙엽
  2. 2020.08.16 [시대물/잔잔물] 아소우 미츠아키 Season

출판사: 시크노블

출간일: 2019.10.11

분량: 본편 2권

 

 

 

 

 

 

 

 

 

 

 


 

point 1 책갈피

 

 

너는 한평생 내 주변으로만 부유하던 어렴풋한 잠상이었는데, 이제는 또렷한 형체를 찾아 세상 모든 사람에게 존재를 드러낼 준비를 한다.

 

 

 

point 2 줄거리

 

 

기: 미국에서 유학 중이던 연서는 부모님의 부고 소식을 듣고 귀국한다. 그리고 가해자 유족인 자신은 거대한 유산을 물려 받았지만, 피해자 유족이 었던 어린 유재는 고아원에 보내졌다는 사실을 듣는다. 우연히 고아원으로 차를 몰던 연서는 그곳에서 유재를 본다. 그리고, 그가 10년간 반복된 데자뷔 속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 본다. 이후, 연서는 유학을 접고 위장결혼을 하고 그다지 원치 않았던 상업 사진작가가 된다. 그리고, 유재를 입양한다.

 

승: 연서는 평범한 일상의 데자뷰를 보곤한다. 하지만, 예언과 같은 비통한 말을 내뱉는 유재를 본, 그 데자뷰만은 연서의 뇌리에 각인되었다. 연서는 유산처럼 물려진 죄업이 유재에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하며, 헌신적으로 유재를 아끼며 돌본다. 어느 순간 유재는 연서의 인생의 중심이 되어버리고, 연서는 데자뷔와 다른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 유재와의 완벽한 이별을 준비한다.

 

전: 유재는 바르고 유능한 대학생이 되어 연서의 자랑이 되었다. 연서는 유재가 상처 받지 않는 이별의 방법을 고민한다. 그리고 유재는 그런 연서의 변화를 눈치 챈다. 당연한 일이었다. 유재는 오래전부터 연서가 숨기려 했던 모든 일을 알고도 그를 온전히 가지기 위해 철저히 계획해 왔기 때문이다. 우재는 연서를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압박하며 자신의 곁에 두려하지만 끝내 모질게 굴지 못하고 연서를 놓아준다. 그리고 우재는 입대한다.

 

결: 연서는 원하던 여행사진 작가가 되어 세계를 돌아다닌다. 그리고, 유재의 제대에 맞춰 귀국한다. 연서는 유재와 호적을 정리하고, 새로운 관계가 되자는 제안을 한다. 아직 유재처럼 연인 관계를 받아 드릴 수는 없었지만, 연서 역시 유재 없는 삶을 살 수는 없었다. 급격히 절륜해진 유재와 불혹의 연서는 어쨌든 happy ending이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미래를 본다는 것은...

 

 

'플래쉬 포워드'를 아시나요? 1분43초간 전 인류를 미래를 보게 된 후의 일을 그려내고 있는 미드입니다. 전형적인 용두사미라 아쉽긴했지만, 설정 자체는 흥미로웠죠.

 

그 속에서 어떤 이는 희망을 보고, 누군가는 절망을 보고, 일부는 아무것도 보지 못합니다. 미래를 보기 시작한 인류는 오로지, 자신이 본 미래의 그 날을 종점으로 현재를 살아가지요. 물론, 그 중에 누군가는 미래를 보고 용기를 내서 꿈을 쫒아 가지만, 원치 않는 미래를 보고 괴로워하고 도망치고 심지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도 있죠. 그 중 일부는 그런 선택으로서 자신이 본 참사를 막기도 하지만, 또 어떤 일부는 오해와 속단의 비극만은 경험해요.

 

미래를 본다면... 그 만큼 많이 하게 되는 염원이 있을까요? 미래를 예측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실마리만 알았더라도, 피할 수 있었던 고난과 착오가 얼마나 있을까요? 저는 사실 이 소설을 읽은 오늘만 해도 "이 일을 미리 알았더라면,"이라는 상상을 3번은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미래를 알고도 나는 몰랐던 어제와 같이 '현재'를 살 수 있었을까요? 내가 본 미래는 정말 미리 본 '정답'일까요? 잘못 컨닝한 '오답'일까요?

 

연서는 데자뷔를 통해 자신이 유재를 슬프게 만들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유재는 자신을 향해 비난하고, 나는 후회할거라고 생각하죠. 아이들을 데리고 돈장사를 하려는 무례한 고아원 원장을 보며, 자신이 유재를 입양 할 수 있는 자격을 얻기 위한 4년 동안 불행했을 유재의 생활을 짐작합니다. 연서는 그런 유재를 보고 다짐하죠. 반드시 내가 나의 모든 것을 다해 너를 행복하게 해 줄꺼야! 그리고, 정말 최선을 다해 유재를 기릅니다.

 

그리고 데자뷔의 날에 와서야 알게 되죠. 그 장면 속에 맹렬하게 내뱉던 말들은 자신을 향한 원망이 아니라, 자신을 향한 연정이었다는 것을 말이예요. 연서가 쏟아부은 애정은 불행한 미래를 막기 위해서였지만, 실제로 그런 노력은 유재에게 연서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사람으로 만들었죠. 호적상 아버지라는 것도, 연서가 세상에 드러내길 두려워 숨겨 왔던 진실과, 연서가 쌓아 온 것들을 무너트릴 수 있는 트리거를 당기는 일도 서슴치 않는 저돌적인 연심을 키워냈어요. 아이러니하게 말입니다.

 

연서에게 그 날의 데자뷔는 잠상과 같습니다. 상은 있으나, 드러나지 않고 렌즈 속에 맺혀 있습니다. 현상된 잠상은 더 이상 잠상이 아니고, 심지어 잠상과 같지도 않습니다. 우리도 미래의 어떤 시점에 현상 될 잠상 몇 가지를 가지고 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원해서 혹은 피하고 싶어서, 얽매이게 되는... 일어나리라 확신하는 어떤 일들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치열한 고민들이 실제 그 때가 되면 참으로 허무해지는 결과도 경험합니다. 연서의 삽질처럼요.

 

'잠상'은 역키잡과 근친설정에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배덕함은 없습니다. 일단, 유재가 연서를 부모처럼 대하는 기간이 없습니다. 아버지라고 부르지 않는 건 당연하고, 반말을 쓰고 이름을 부르죠. 게다가, 분명 연서가 15살이 많은데, 아재로 느껴지는 부분이 없습니다. 불혹이 가까워진 30대의 사진작가에게서 대학생이 유재보다 더 도련님 분위기가 난다고 할까요.

 

막판에, 둘의 호적이 정리되고 연인이 된 후에는 유재가 심하게 절륜해집니다. 하지만, 그 전에는 우얏든 합의 정사만 등장하고, 유재가 복흑과 계략공이긴 하지만, 금단을 자극 할만한 '광'적인 일을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이 작품은 서정성이 매우 높습니다. 연서의 시점으로, 얼마나 유재가 사랑스럽고, 유재와의 이별을 힘겹게 준비하고 있으며, 그와의 일상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한 기술이 간질거려요. 자극을 얻으러 갔다 생각 한 무더기를 얻을 올 수도 있지만, 무게감 제대로 실린 필력을 볼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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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Season

작가: 아소우 미츠아키

출판사: (주)현대지능개발사

출간일: 2017.03.17

분량: 본편 1권

 

 

 

 

 

 

# point 1 한 컷

 

 

 

(주)현대지능개발사
(주)현대지능개발사

 

 

 

# point 2 줄거리

 

 

기: 이노세가는 유서 깊은 기노모 명가였으나 시대가 바뀌고, 어린 아즈마와 병약한 어머니만을 남겨두고 아버지가 죽자 고용인들이 재산을 가지고 달아나 곤궁해진다. 어느날 과거 이노세가에 큰 은혜를 입었다는 사채업자 마츠오카 스에지가 찾아와, 금전적 원조를 약속한다. 이후, 스에지는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지속적으로 보내주었고, 아즈마는 마츠오카가 오는 날을 기다리게 되었다.

 

승: 마츠오카가 어머니의 재혼을 설득하는 과정을 오해한 아즈마는 스에지에게 화를 내고, 이후 마츠오카는 물건만을 보낸다. 어머니의 재혼식에서 마츠오카를 만난 아즈마는 사과를 하며 좋아한다고 고백을 한다. 마츠오카는 아즈마를 밀어내지 않으면서도 다가가지는 않은 애매한 거리를 유지한채 대한다.

 

전: 마츠오카를 그리워하는 아즈마를 보던 의사인 양부는, 아즈마에게 간단한 심부름차 마츠오카에게 보낸다. 그리고, 마츠오카의 집을 도착 했을 때, 그에게 원한을 품은 채무자에게 아즈마는 폭행을 당하고 칼에 찔린다. 마츠오카는 아즈마에게 다가가기 위해 부정하게 부를 축적하고, 이것이 알려질까 두려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즈마는 마츠오카를 변함없이 사랑하며 떠나지 말아달라고 한다. 마츠오카와 아즈마는 드디어 뜨밤을 보낸다.

 

결: 아즈마는 의학부에 다니기 위해 고향을 떠나 마츠오카와 함께 살게 되고, 변함없이 마츠오카 곁에 있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던 중 자살한 부모님 대신해 마츠오카에게 복수하던 사람이 아즈마의 유일한 대학친구라는 것이 밝혀진다. 아즈마는 마츠오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 친구에게 끊임없이 다가간다. 마츠오카는 나의 착한 연인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마츠오카는 사채업을 접고 아즈마와 함께 고향으로 내려간다.

 

 

 

#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당신의 가치

 

 

아소우 미츠아키님의 작품은 정말...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요. 일전 '소설' 설명란에서 잠시 언급했 듯 BL이라는 용어 자체도 일본에서 사용하는 상업화된 여성향 동성물에서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고,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들도 20년 이상 혹은 15년 이상 되신 분들도 많죠. 정말 '선생님'들 입니다.

 

그 중에 첫작품을 고른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습니다. 소설, 웹툰, 만화 중에 첫작품을 고르기 가장 힘들었습니다. 흠흠... 서두가 길었습니다. 너무 먹먹해서 그래요. ㅠ.ㅜ 아소우 마츠아키님의 작품 중에서는 제법 강도가 쎈 것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기본 톤은 '잔잔'이예요. 내용이 격하거나 잔인하더라도 '던짐'이 아니라 '울림'으로 표현하는 작가님이죠.

 

그렇기 때문에 흐린눈으로 읽으시면 심심하다고 느껴질 수 있어요. 어느 순간에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스파클링이 튀지 않아요. 심지어 강피폐물에서도 그닥 더티토크가 나오지 않죠. 하지만, 서정의 끝판왕이라고 단정 할 수 있죠. 촉촉한 감성의 비를 맞고 싶으시면, 강추입니다.

 

마츠오카는 어린시절 가축처럼 팔려, 폭력적인 주인에게 짐승 취급 당합니다. 그런데 머리에 피를 흘리며 눈위에 앉아 있는 더러운 자신에게, 어린 도련님이 다가와 서슴없이 손을 내밀죠. 약을 가지고 오겠다고 하는 잠시, 자신을 찾는 매서운 부름에 고맙다는 인사조차 전하지 못하고 헤어지지만, 마츠오카에는 인생에 단 한번 받아 본 순수한 친절이었어요.

 

이후 마츠오카는 사채업자로 거칠게 살아옵니다. 그러면서 그 단 한번의 순수를 이유 삼아 자신을 정당화하며 돈을 벌죠. 그러면서도 그 한번의 순수가 자신을 '인간'으로 만든 것에 원망을 하기도 합니다. 아니었으면, 자신은 짐승이 되었을 것이고 그러면, 이렇게 죄책감이나 부끄러움도 없었을 거라고요. 아즈마의 애정을 받으면서도, 그에게는 이런 추악한 욕구가 아니라 좀 더 아름다운 것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이미 부정한 자신이 줄 수 있는 아름다운 것이 무엇일까요? 마츠오카는 아즈마에대해서 만은 겁쟁이인 셈입니다.

 

물론, 마츠오카가가 돈을 빌려주고 회수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비극을 합리화 할 수는 없습니다. 분명히, 죽은 사람도 불행해진 사람들도 많죠. 많은 사람들이 마츠오카에게 손가락질 합니다.하지만, 아즈마에겐 평범하고 흔한 것이 아닌 특별한 것을 주고 싶은 사랑하는 사람이죠. 오로지, 그것만이 마츠오카의 가치입니다. 왜냐면, 마츠오카는 오로지 아즈마에게만 '인간'이기 때문이죠.

 

물건은 사고자 하는 사람만이 물건의 가치를 매깁니다. 물건이 후져서 사지 않겠다는 사람에게 그 물건은 가치는 없는 것이죠. 가치가 '낮다'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 '없다.'는 것입니다. 매매가 없는데, 가격은 존재하지 않죠.

 

나를 '내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만이 나의 가치를 평가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밖에 무수한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려고 하죠. 표현의 자유는 어느 정도 용납 해 줄 수는 있지만, 그것은 나의 가치에 어떠한 영향이나 판단의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나의 애정을 지불하고, 당신이 나에게 당신을 준다면, 나는 당신의 가치를 매겨드리죠. 세상에 유일무이한 한사람이라고요. 아즈마가 마츠오카에게 하고자 했던 말이 아닐까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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